The Former Tyrant's Resignation RAW novel - Chapter (48)
사람이 난다. 여자들이 날아다닌다.
소매를 보호대로 묶고 허리끈을 바짝 조인 답호 차림의 두 여인이 낭창낭창한 연검을 날개처럼 휘저으며 공간 속을 주파하고 있었다.
오솔길을 따라 올라간 동산의 꼭대기. 그곳은 옴폭하게 파인 아주 작은 분지의 형태를 띠고 있었고, 그 안의 나무들은 대부분 잘려 있었다.
다만 잘린 부분이 아주 밑동은 아닌 터라, 몽주 허리 높이까지 솟아 있었다.
왜 그렇게 높이 잘랐는지는 여러모로 짐작이 가능했다. 잘린 나무통의 위가 반질반질하게 닳아 있는 걸 보지 못하더라도, 당장 두 여인이 나무통을 밟으며 ‘날아다니고’ 있었으니, 무협 영화에서나 보던 신법 혹은 보법 연마를 위한 장치임에 틀림없…….
‘우와, 나도 모르게 무협적 해석을 당연하게 적용하고 있어…….’
몽주는 잠시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좌우로 저어 댔다. 놀란 마음을 진정시켜야 했다. 지금은 색시의 무공 실력에 놀라 저도 모르는 사이에 초인의 영역에까지 상상을 펼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귓가로 들리는 연검의 휘청이는 소리와 간간이 섞인 금속 마찰음 등 온갖 소음이 평온을 방해했지만, 몽주는 그래도 얼마 후에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조심스레 눈을 떴다.
소리로 알 수 있었듯 두 여인은 여전히 대련 중이었다. 다만, 아까보다 조금 더 먼 쪽으로 이동해 있었다.
덕분에 두 여인의 움직임을 한눈에 보기 편해졌다.
“음, 역시 침착하게 보니 무협이랄 거까지는 없구나.”
몽주는 힘껏 담담하게 평가하였다.
분명 두 여인의 몸놀림은 비범했다. 듬성듬성 솟은 1미터 높이의 나무통을 밟고 다니면서도 연신 칼부림을 하고 있는 모습이 자못 신비롭기까지 했지만, 그렇다고 인간의 한계를 넘는 건 아니었다.
보라. 지금 뛰어넘고 있는 나무통들 사이의 넓이는 대충 4, 5미터 안팎에 불과하지 않은가.
멀리뛰기 세계기록이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8미터 후반이었으니, 절반에 불과한 것이다.
물론 도움닫기가 없기도 했고 좁다란 나무통을 건너다니는 일이기도 했으며, 그 와중에 대련 상대를 공격하고 상대의 공격을 막는 움직임도 함께해야 했지만, 그래도 중요한 건 멀리뛰기 세계기록보다는 낮다는 것 아니겠…….
“…….”
뭔가 설득력이 없는 설명에 몽주는 왠지 비참한 느낌이 들었다.
왜 비참한 감정이 드는 건지는 파악할 수 없었지만 정말 그랬기에, 몽주는 한숨과 함께 가까운 나무통에 팔을 얹으며 슬쩍 기대었다.
바지직!
“어엇!”
어이쿠. 몽주는 수풀 위로 나동그라진 몸을 얼른 일으켰다. 쓰러진 충격으로 인한 아픔보다는 창피함이 앞선 탓이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자신이 왜 넘어졌는지가 궁금해졌다.
“아니, 이게 왜…….”
몽주는 그가 쓰러진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었다. 그가 몸을 기댄 나무통의 윗부분이 부서져 있었던 것이다.
갑작스럽게 부서진 터라 그 나무통에 기대고 있던 몸의 중심을 잃었고, 그의 형편없는 신체가 중심을 되찾을 수 없어 그만 수풀 바닥에 넘어지고 만 것이었다.
문제는…….
“지금 이렇게 썩은 나무통을 밟으면서 저러고…….”
저렇게 날아다니듯 움직이는 것인지를 자문하며, 근처 다른 나무통도 살펴보았다.
손대면 우수수 부서질 정도는 당연히 아니지만, 몽린의 변변찮은 신체가 가진 악력으로도 나무 부스러기를 한 움큼씩 뜯어낼 수 있을 정도로 나무통은 말라비틀어져 있었다.
턱이 벌어진 채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하던 몽주는 시선으로 두 여인을 찾았다.
“어디 갔……!”
두 여인의 행방을 찾으려 고개를 돌리던 몽주는 바로 곁 약간 뒤쪽에 아내가 서 있음을 발견하곤 화들짝 놀라 버렸다.
“아…… 자, 잘 주무셨소, 부인?”
“…….”
무어라 할 말을 찾다가 겨우 아침 인사부터 꺼냈다. 대꾸가 없었다.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노려봄에 가까웠다. 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리도…….
“혹, 내가 어제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이오? 있다면 말씀해 주시오. 내 성심껏 고치도록 하겠소.”
“…….”
여전히 말이 없었다. 혹시 말을 못하는 것일까. 그런 이야기는 못 들었는데.
몽주도 더는 할 말을 찾지 못하고, 그저 아내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그제야 자신이 아내의 얼굴을 직시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예쁘다는 감상만 남은 채 정작 얼굴 생김새는 기억이 없었는데, 마침내 아내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예뻤다.
분명 예뻤다. 몽주의 눈에는 엄청나게 예뻤다. 입모(笠帽, 갈대로 만든 모자) 아래로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서, 비록 시선에 날이 서 있을지언정 아름다움과 건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좀 더 가만히 보고 있자, 왜 그녀가 추녀로 소문이 난 것인지도 알 수 있었다.
이 시대 미인의 기준과는 전혀 다른, 현대 미인의 기준에 적합한 여인이었기 때문이었다.
동글동글한 이목구비와 얼굴형, 그리고 아담한 체구 따위는 그녀에게 일절 없었다.
일단 인상이 진했다. 짙은 피부는 단지 햇볕에 탄 탓이 아닌, 조상 중 인도나 중동 사람이라도 있었나 싶었고, 높은 콧대와 살짝 꺼진 눈매, 그리고 갸름하기 그지없는 느낌의 턱 선은 분명 고려인의 선호에서는 많이 어긋난, 부담스러울 만한 모습이었다.
거기다 키도 170센티미터가 훌쩍 넘어 자신을 내려다볼 정도였으니, 일반적인 고려인들이 보면 낮도깨비라도 본 것처럼 놀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만 의아한 건, 얼굴 생김새나 키가 이 시대의 기준에 적합하지 않다 하더라도 굳이 흑나찰이라 부를 것까지야 있나 싶었다.
특히, 솥뚜껑만 한 주먹이라든지 남자만큼 두꺼운 허리와 다리라든지 하는 이야기는 과장이 심해도 너무 심했다.
손가락이 긴 것과 솥뚜껑만 한 주먹은 다른 법이지 않은가. 또 띠로 바짝 묶인 허리는 오히려 어지간한 여인보다도 가는 듯했고, 답호 자락과 풍성한 바지에 가려진 허벅지의 두께는 가늠하기 어려웠지만, 마포경갑(麻布脛甲)에 묶인 종아리로 가늠해 볼 때 남정네의 다리통에 비교하는 건 어불성설일 듯했다.
다른 소문이야 그렇다 쳐도, 직접 봤다는 탁기는 왜 그렇게 전한 것인지 의아스러웠다.
문득 몽주는 그녀가 안쓰러워졌다. 시대를 잘못 만난 탓에 흑나찰이라는 여성으로선 참혹한 별명까지 얻은 그녀이기에 충분히 불쌍했다.
현대에서 났다면 ‘몸짱녀’라 불리거나 모델로 활약했을 터인데…….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한 부분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 현대라면 전혀 다른 대우를 받았을 건 분명했다.
하여, 몽주는 그녀에게 위로를 해 주고 싶었다. 다른 이는 몰라도 자신만큼은 그녀를 미녀로 보고 있음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부인, 참으로 아름다우시오.”
조금 쑥스러운 고백이었다. 아내도 부끄러웠는지 금세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몽주는 그런 아내를 애잔하게 바라보며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진심이오. 내 눈에는 지금껏 본 그 어떤 여인보다도 아름…… 엇?”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세상이 빙글 돌았다. 한 바퀴도 아니고 두 바퀴하고도 반 바퀴 더 돌았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수풀 위에 자빠져 있었고, 한쪽 어깨가 아팠다. 아마 그 어깨부터 떨어진 모양이었다.
뭐지?
직전의 기억을 조립하는 시간을 잠시 갖자, 자신이 아내의 손을 잡는 순간 파바박-하는 소리와 함께 후다닥-거리는 아내의 손놀림에 그의 몸이 줄 끊어진 연인 양 나부꼈음을 추리할 수 있었다.
“아니, 어찌 이런 일이……!”
황당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화도 나기에 몽주는 벌떡 일어나 아내를 찾았다.
어느새 동산을 내려가는 뒷모습이 멀찍이 보이고 있었다.
“이보오, 부인. 부인!”
몽주는 그녀를 부르며 서둘러 산을 내려갔다.
아주 먼 건 아니었건만 그럼에도 쉽게 따라가지 못했고, 한참을 위태롭게 뛰어 산 아래 거의 도착해서야 몇 미터 뒤로 따라잡을 수 있었다.
사실 그것도 아내가 잠시 몸종에게 무슨 말을 건네느라 발걸음을 멈춘 덕이었다.
어쨌든 그녀 가까이 다가가자, 몽주는 다시 그녀를 불러 세우려 하였다.
“부인, 부인, 어찌 이러시오! 대체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 남편을 이리 박대하시는 게요!”
“…….”
대답 없이 날 선 시선만이 잠시 그를 향해 쏘아졌다. 이어 찬바람 날리듯 몸을 돌려 시선마저 이내 접어 버린 채, 아내는 다시 성큼성큼 멀어져 갔다.
“부인, 부……!”
얼른 그녀의 어깨를 잡으려 하는데, 무언가가 팔목을 툭 쳐 막았다.
그것은 놀랍게도 그리고 어이없게도 검이었다.
몸종이, 종옥이랬던가, 하여튼 여노비가 감히 몽주의 팔목을 검면으로 때려 아내의 어깨를 잡는 걸 막은 것이었다.
아무리 몽주가 현대인이라고는 하지만 정말로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건 자신을 친 자가 노비이기 이전에, 부부간의 문제를 부부가 풀려는 걸 막은 것에 기인한 분노이었다.
“지금은 가실 수 없습니다. 잠시 후에…….”
가는 여성의 목소리였으나 의외로 묵직함이 담긴 목소리였다.
“비켜라.”
“저는 제 주인의 명령을 따를 뿐입니다.”
“……이제는 나 또한 네 주인이다. 비켜라!”
마누라가 주인이면 남편도 주인인 법이다. 사실 부부간 재산권이 분명한 고려에서는 다소 억지긴 하다만.
“미리 사과드립니다.”
“……뭐?”
이미 사과해야 할 일을 해 놓고 미리 사과한다는 건 뭔가 싶을 때, 종옥이 다시 검을 휘둘렀다.
이거였나, 미리 사과한다는 것이!
이번에는 아까처럼 검면으로 살짝 치는 수준이 아니었다.
부드럽게 휜 연검의 그 날카로운 끝이 날 선 독사의 벌어진 아가리인 양, 살기를 품고 몽주를 향해 정면으로 쇄도하였던 것이다.
“흡!”
놀란 마음에 급히 들이쉰 숨이 채한 듯 막혔다. 그리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지난번 왜구 때는 죽는다는 생각이라도 할 수 있었고 눈을 질끈 감을 수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마저도 못했다.
한데, 그 쇄도하는 검격에 갑자기 출렁거림이 느껴지더니, 일순 검로가 기괴하게 휘어지며 귓가로 빗나갔다. 그 짧은 순간에도 말이다.
어쨌거나 그래도 정말 죽일 작정으로 공격한 건 아니로구나, 다행이다…… 라고 생각한 다음 순간.
딱!
몽주는 뒤통수에 충격을 받으며 눈앞이 캄캄해졌다. 실신하는 그 순간에 그가 궁금했던 건, 눈앞에 선 종옥이 그의 뒤통수를 때린 방법이었다.
귓가를 스친 종옥의 연검이 기묘하게 휘어져 검면으로 그의 뒤통수를 때렸다는 건 그 후로도 한동안 알 수 없었다.
조다 몽주(助多 夢主)
“그러니까 아직도 초야를 보내지 못했다고요?”
“네.”
몽주가 대답하자 두신이 머리를 긁적거렸고, 재상이 턱을 매만졌다. 그러고는 둘이 서로 시선을 잠시 마주하다가 동시에 몽주를 바라보았다.
시선 속에서 뭔가 뜻이 맞았다는 느낌이었다.
“몽주 씨.”
재상이 말문을 열었다.
“결혼과 관련된 몽주 씨의 설정은 처음에는 또 조미료친다는 느낌이었고, 그래도 듣다 보니 재밌기도 했는데요, 신혼도 한 달이나 흘렀는데 주인공이 초야도 못 보냈다는 건 좀…… 게다가 그 이유가 마누라가 무서워서라는 건 더 좀…… 그렇지 않습니까.”
“남편이 아내한테 기죽는 것도 정도가 있지, 말씀하신 걸 들으니 남편이 마누라 쫄따구처럼 느껴지네요.”
“또, 부부간 권력 관계에서 밀린다는 점 이전에, 주인공 자체가 쪼다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건 설정이 심해도 너무 심합니다. 주인공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얼마나 크고 어려운데, 겨우 마누라 문제에…….”
“…….”
재상과 두신의 평가를 통해, 쫄따구이자 쪼다가 된 몽주는 상황상 그게 틀리다고 부정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정말 최앵도 씨가 장난 아니거든요.”
몽주는 억울함을 애써 억누르며 변명했다.
“정말 평범한 사람들은 상상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무공의 경지가 높거든요. 창, 검, 도, 봉, 궁 등등 못 다루는 무기가 없고 맨손으로도 장정 열 명 정도는 가볍게 때려눕힐 수 있거든요. 진짜 저 같은 건 손짓 한 번에 기절시키거든요. 거기다가 종옥이 그 계집까지 무예가 장난 아니라서 굳이 자기 손이 아니더라도 저 같은 건 말도 못 걸게 쫓아 버릴 수도 있거든요. 무력이 완전히 딸리는 데다가 말도 못하는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하면 그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까요.”
“예예, 최앵도 여사께서 싸움을 잘하신다는 거야 이미 잘 알고 있죠. 하지만 그 여자는 몽주 씨의 아내예요. 아무리 정략혼이라고 해도 부부 사이가 무력으로 결정지어진다는 게 말이 됩니까. 게다가 아무리 바깥출입이 많다고 해도 잠은 집에 와서 잔다면서요.”
분명 집에서 잠을 자긴 한다. 그것도 신방에 들어와서 잔다. 비록 수렴을 쳐서 공간을 나누긴 했지만, 엄연히 한방이었다.
하나 문제는…….
“말만 붙이면 제 혈도를 짚어 버린다고요.”
말도 못 붙이게 수혈을 짚어 재워 버린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 점혈이라는 걸 꼭 설정에 넣어야겠습니까.”
재상이 인상을 찌푸린 채 물었다. 이미 그와 관련해서 한바탕 토론이 있었는데, 그는 이 놀이가 비록 ‘판타지’스럽긴 하지만 그 판타지는 시간 여행에 관한 것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점혈이라는 설정은 그 제한을 넘어서는 것으로 있어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하였다.
몽주도 사실 같은 생각이었다. 엄연히 그의 꿈은 그가 맞이하게 될 미래의 과거가 되어야 할 시간인데, 무협지에나 나올 법한 일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었다.
하나 어쩌겠나. 분명 점혈이 있는데. 열 번도 넘게 당했는데.
물론 막 검기를 뿜는다든지, 허공답보를 한다든지, 장풍을 쏜다든지, 칼로 바위를 썰어 버린다든지 하는 일은 없었다.
점혈 또한 손가락으로 톡 치는 게 아니라, 현대 격투의 초킹(Choking) 기술에 준하는 충격과 압박이 필요한 기술이기도 해서, 덕분에 몽주는 점혈로 인한 수면 내지 기절에서 깰 때마다 근육통과 타박통을 경험해야 했다.
아마도 그녀의 무공은 분명 물리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의 기술일 것이다. 다만 그것이 몽주가 알고 있고 예상했던 인간적 범주를 넘나들 뿐이었다.
“근데 말이죠.”
세 남자들이 2대1로 나뉘어 쌍방을 향해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을 때, 문득 두신이 한숨과 함께 말문을 열었다.
“우리의 히로인은 왜 그러는 거죠?”
참고로 히로인은 당연히 최앵도 여사였다.
본래 ‘흑나찰이 우리 히로인일 리가 없어!’라는 태세였는데, 앵도의 외모가 현대적 시각에서는 오히려 대단한 미녀라는 것을 알려 주자 다시 히로인으로 격상된 것이었다.
하지만 최앵도가 히로인이든 아니든, 두신의 질문은 쉽게 답을 찾을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저도 그게 궁금합니다…….”
“…….”
몽주의 대답에 재상과 두신이 모두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하기야 그들의 입장에서는 설정을 가져온, 그리고 강요한 몽주가 모르쇠를 시전하는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하나 몽주도 짐작하기 어려웠다. 대체 무엇 때문에 아내가 남편을 미워하는 것일까. 그것도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공통점 같은 것도 없습니까.”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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