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ull-time healer getting stronger and stronger RAW novel - Chapter 154
153화
바스카스 후작은 식어 버린 찻물을 마시며 속의 화를 달랬다.
‘아헨탈 후작과 빼닮았군. 은근히 사람 열 받게 하는 게…….’
하지만.
부정적인 마음과 비등하게 후작은 영주 대리 에레브에 대해 높은 평가를 했다.
‘나이가 이제 스물넷이라고 했나. 갓 후계가 확정된 데다가 두어 달 영주 대리를 했으면 권력에 취해 어깨에 과한 힘이 들어갈 법도 한데, 이 녀석은 아니군. 그리고 제법 훌륭하게 내 요구를 쳐 내고 있어. 갓 후계자가 된 놈들 중 영주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놈들이 태반인데.’
젊은 영주들은 한창 자존감이 올라 자신의 영지가 무한한 보물 창고라도 되는 줄 알고 인심이 넉넉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에레브는 그러지 않았다. 어느 가문보다 돈이 많은 아헨탈 가문일 텐데도.
영주의 본분은 영지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 그것을 위해 때론 단호히 거절할 줄도 알아야 했다. 저 이 공자는 그것을 했다.
‘제법이다.’
깐깐한 바스카스 후작이 에레브를 평균 이상으로 평가 내린 것이다. 어찌 보면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나 반전이 있었다.
‘하지만 이걸 예상하지 못했겠느냐? 이미 저 이종에게서 언질을 들은 상태겠지. 처음부터 물자를 내줄 거라 여기지 않았다.’
정략을 펼치려면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먼저 내보여선 안 된다.
주고받는 것이 필수적인 과정이기에 처음에는 성사되기 힘든 과한 패를 보여 줬다가 다음번에 진정 원하는 것을 요구한다.
때가 무르익자 비로소 후작은 진짜 요구를 개진했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영주 대리.”
“……?”
“먼저 사과부터 드리겠소. 아무래도 성전을 성공적으로 치르고자 하는 내 욕심이 과했음을 인정하리다. 왕명을 받고 내려온 일이다 보니… 내가 초조함을 못 이겨 아헨탈 영지의 부담을 미처 고려하지 못했소.”
에레브는 방금 전까지 바스카스 후작이 마시던 차를 지그시 바라봤다. 저기에 뭐, 약이라도 탔었나?
바스카스 후작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내 군대는 제대로 된 환경을 갖추지 못하고 전쟁에서 희생될 것이 뻔하고, 이는 성전 전체의 실패로 이어질 것이오. 또 아헨탈 가문 역시 지원을 하지 않았다는 일로 구설수에 올라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오.”
“흐음.”
에레브도 동의하는 바였다. 사실 적당히 거절하다가 생색 낼 수 있을 만큼만 내줄 계획이었다.
“그래서 생각을 해 봤소. 아헨탈 후작가의 부담도 크게 줄이면서 나 역시 지원을 받아 이번 성전을 훌륭하게 치러 낼 수 있는 방도를 말이오.”
“호오, 그런 좋은 수가 있었단 말입니까?”
“애버든 후작, 그대도 익히 아는 방식일 겁니다. 모금을 하는 것이지요.”
“험, 모금이라. 8왕국 전체에 말입니까? 그러자면 시간이 많이 들 텐데요. 안 그래도 오는 길이 지체된 판국에…….”
여기까지 오는 것도 당신 때문에 늦어졌는데, 이젠 가는 것도 늦출 셈이냐는 비판이었다.
그럴수록 바스카스 후작은 더욱 뻔뻔하게 굴었다.
이번 일은 단순 성전이 아닌, 왕위 계승이 걸린 문제이므로 상대가 승복할 만큼 공평한 시작을 하지 않으면 차후 불복하거나 딴소리가 나올 것임이 자명했기에, 애버든 후작이 반대할 수 없을 거란 계산이 깔려 있었다.
물론 적당한 타협도 필요했다.
“8왕국 전체는 너무 넓으니 아헨탈령 인근의 영지에 한하도록 하지요. 어차피 대부분이 가이아교의 독실한 신자일 테고, 크롬벨령 사태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이들이 많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단 하루의 자선회라도 충분할 터. 귀족과 상인들이 조금이라도 돕기 위해 몰려올 겁니다.”
애버든 후작과 에레브가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제안이 나빠서가 아니라 그 반대였다. 너무 괜찮다 보니 반대할 명분이 마땅히 없는 것이다.
바스카스 후작은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어젯밤에 엘로이 부인과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제가 나설 자리만 마련해 주세요.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세상에 밝히겠어요. 그리고 이번 일이 터진다면 이종과 교단도 제법 난처해지겠지요? 적십자단에서도 이번 일에 사람을 보내 돕도록 하죠. 바람잡이는 필요할 테니까요.]
아들을 잃은 여인인 데다가 적십자단의 흉수였으니 모든 계기가 그녀에게 딱 들어맞았다.
이번 자선회에는 바스카스 후작마저 감탄할 대단한 장면이 연출될 것임이 분명했다.
한 가문과 한 사도가 몰락할 신호탄이 그 자리에서 터지리라.
그때, 에레브가 태클을 툭 걸었다.
“성전에 대한 모금이라면 교단의 교회법 때문에 어려울 텐데요? 그들은 교무금 이외에는 아무것도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자선회를 여는 것이오. 자선회는 단순히 모금을 받는 게 아니라 그 대가를 내주는 것이기 때문이오.”
“저희가 내줄 것이 있습니까?”
“그건…….”
바스카스 후작은 슬쩍 시선을 메시에게 던졌다. 그가 교단 측의 대표였기 때문이다. 분명 교단에 바라는 것이 있는데, 하필 대표자가 메시라 말을 못 하는 느낌이었다.
하나, 메시가 웃으며 대답했다.
“자선회라……. 기부나 모금을 받고 그 대가로 ‘성전 참여증’ 같은 걸 발급해 주면 만족해하겠군요.”
움찔.
메시가 바라던 대답을 돌려주자 바스카스 후작은 조금 놀란 기색이었다. 자신을 도와줄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듯했다.
에레브는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테이블 아래에서 발로 메시의 다리를 툭 쳤다.
“…….”
둘의 시선이 잠시 허공에서 얽혔다.
그러다 에레브는 고개를 돌려 집무실 모두를 바라봤다.
“알겠습니다. 사도께서도 도와주시려고 하는 마당에 후작님의 이번 제안까지 거절한다면 세간에서 무슨 말을 들을지 겁이 나는군요. 돕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생각이오, 아헨탈 영주 대리. 그럼 자선회는 내일 저녁으로 잡으면 될 것 같소만.”
“예, 같은 생각입니다. 최근 물류 이동이 많이 늘어서 인근 영지까지 소식이 퍼지는 데 반나절도 걸리지 않을 겁니다. 마부 길드와 협의를 해서 대대적으로 마차를 공수해 내일 저녁까지 뜻이 있는 참여자가 모이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오오, 이렇게 전격 합의로군요!”
별들 사이에서 식사하는 일병 꼴이 되었던 란폴드가 가장 기뻐하며 박수를 쳤다. 숨통이 트인 것이다.
애버든 후작은 대충 호응해 주다 ‘나 삐졌어.’ 하는 느낌으로 먼저 자리를 떴다. 그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란폴드가 서둘러 따라 나섰다.
남아 있는 바스카스 후작만이 메시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았다.
“왜 날 도우셨소?”
“거룩한 성전을 성공시키기 위함이지요. 후작께서 새로 마음을 먹은 듯하니 도와드리는 것입니다.”
“…….”
어째서 도왔을까? 의문이 그의 눈에 가득했지만, 이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집무실을 빠져나갔다.
한참의 시간이 흘러서야 에레브는 심각한 표정으로 메시에게 물었다.
“무슨 생각이야?”
“이상하지 않습니까.”
“당연히 이상하지. 너,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냐? 원수를 왜 도와?”
“제 말은 그게 아니라… 후작은 이번 성전의 실패를 노리는 자인데 이리 열성적으로 성전을 준비할 필요가 없단 겁니다.”
얘기를 다 들은 에레브는 정석적인 답안을 내놓았다.
“그야 네 덕분에 적십자단하고도 틀어졌잖아. 이제 남은 건 성전에서 승리하는 길밖에 없을걸? 그러니 필사적으로 물자를 구하려는 거지.”
“후작은 아스카론과 적십자단에 대해 잘 아는 자입니다. 부딪쳤다간 자신도 멀쩡하지 않을 걸 잘 아는데… 저자는 절대 그 손해를 감내할 인물이 아닙니다.”
“그럼 뭐야, 저게 다 연기라는 건데?”
얘기를 묵묵히 듣고만 있던 레토가 말했다.
“바라는 다른 목적이 있다는 얘기구나.”
“맞아요, 아저씨. 겉으로 드러난 목적은 자선회의 기부금이지만… 어쩌면 다른 게 필요한 건지도 모르죠. 예를 들면 자선회라는 무대 자체, 사람이 많은 환경 따위요.”
“저 미친놈이 용병들처럼 모여든 사람들을 제물로 바칠 생각은 아니겠지? 그럼 적십자단하고 다시 화해했다는 소리인데?”
“제물이 필요했으면 도시 아헨탈 인구만으로도 넘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을 제물로 쓰는 건 한순간에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준비만으로 티가 날 텐데… 여기엔 성전십장이 셋에 성기사와 사제만 1,300명입니다. 그걸 못 느낄 리가 없어요.”
레토는 배경지식이 없는 탓에 메시와 에레브가 하는 얘기의 절반도 이해를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메시의 생각 흐름을 끊지 않기 위해 조용히 들었다.
“그래도 적십자단과 화해했을 가능성은 높군요. 그렇지 않다면 바스카스 후작이 저리 여유를 부리고 있진 못할 테니까요. 아마 시간을 있는 대로 질질 끌면서 적십자단과 협상을 하느라 바빴을 테죠.”
“…바스카스 후작과 놈들이 접촉할 만한 시간이 있었나?”
톡톡, 메시는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이 공자는 잊으셨나 봅니다. 당시 베네딕트 경과 제가 아헨탈 가문 내의 흑마술사를 찾아다닌 걸 말입니다.”
“그거, 결국 없었잖아?”
“없던 게 아니라 저희가 놓쳤던 거라면?”
“…끙.”
당시 모든 고용인과 기사를 훑어보았지만, 좋은 결과는 없었다. 그렇다면 혐의자는 대폭 줄어든다.
“확실한 건 우리를 괴롭힐 만한 무기가 지금 후작의 손에 있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고선 무대를 마련하려 하지도 않겠죠.”
“휴… 메시, 그럼 너나 나나 그 무기라는 걸 알 수 없는 상황인데 왜 자선회를 열도록 도와준 거야?”
아헨탈 영주 대리로서 에레브는 심각한 위기감을 느꼈다. 이러다 상대가 깔아 놓은 판에 영지민들이 다친다면?
메시를 믿지만, 염려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런 그의 입장을 알았기에 메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적어도 우리에게 대처할 기회가 주어지니까요. 만일 이번 자선회를 거절했다면 그가 어디서 그 무기를 사용할지 감도 안 왔을 겁니다. 지금은 그래도 어디서 일을 벌이려는지 만큼은 알지 않습니까?”
“젠장, 네 말이 맞아.”
“믿었으면 끝까지 믿어 보시죠, 이 공자.”
에레브는 고개를 끄덕였다.
“종이 한 장만 빌려주시겠습니까? 정 아니면 양피지도 괜찮습니다.”
“갑자기 그건 왜?”
궁금해하면서도 에레브는 종이 한 장을 가져다 메시의 앞에 펼쳐 놓았다.
메시는 그때부터 편지를 쓰듯이 깃펜을 놀리기 시작했다.
‘곧 기억이 본체로 넘어갈 시간이다. 이번 계획이 적십자단과 협의된 일이라면 무슨 계획인지 알고 있을 터. 메시야, 핵심 요점을 여기다 정리해 줄 테니 바로 파악해서 내일까지 알려 줘야 한다.’
또 다른 자기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다니. 이래서 이중인격자들이 미친놈 소리를 듣는 거구나 싶다. 하지만 분신 메시에겐 본체가 희망이었다. 그에겐 적십자단이 가까이 있고 아스카론(티끌)이 있기 때문이다.
의문 사항을 정리하고 있는 메시를 보며 에레브와 레토는 고개를 갸웃했다.
‘저렇게 하면 뭔가 답이 나오나?’
* * *
웨르베귄을 따라 긴 지하 굴을 걸어 내려가던 메시가 관자놀이를 살짝 주물렀다.
‘기억이 또 흘러들어 왔군.’
참으로 묘한 느낌이라 생각하면서, 머릿속의 또 다른 기억을 되씹으며 정리했다.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들이 메시의 기분을 좋게 했다. 특히 에레브는 제법 성장해 있었다.
피식, 바스카스 후작을 놀릴 때는 자신조차 무심코 웃어 버렸다. 웨르베귄이 이상하게 쳐다봤지만, 얼굴이 투구로 가려져 있으니 도리어 ‘자기가 잘못 들었나?’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다 기억이 분신이 남긴 종이로 넘어갔다. 그땐 저도 모르게 침음성을 흘렸다.
그제야 웨르베귄이 물었다.
“선대시여, 어디가 불편하십니까.”
“심각한 건 아니다. 그저 영혼과 몸의 조화가 완벽하지 않아 가끔 감정이 제멋대로일 때가 있다.”
“아, 그런 것이었군요.”
메시는 웨르베귄이 오해한 이후 부작용을 변명거리로 잘 써먹었다. 아스카론(티끌)마저 감탄할 지경이었다.
[자넨 적십자단에 들어왔어야 하네. 분명 성공했을 거야. 거짓의 72악마군주 ‘샥스’ 님이 자넬 예뻐했을 거거든.]
‘조언 감사합니다. 전직이 필요할 때 말씀드리죠.’
[끌끌… 자네에겐 내가 있지 않은가? 최고의 스승이 가까이에 있으니 어쩌면 나보다 더 뛰어난 흑마술사가 될지도 모르지.]
저런 말로 유혹하는 걸 보니 아스카론(티끌)은 메시가 가이아 교단의 사도인 줄 모르는 게 분명했다.
하긴, 알았다면 진작 질겁했을 터.
메시는 분신이 보내 온 정리 사항을 읽으며 의문들을 쭉 정리했다.
그중에서 가장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었다.
메시는 냉큼 아스카론(티끌)을 향해 물었다.
‘아스카론, 아헨탈 가문에 잠입시킨 적십자단의 끄나풀은 누구입니까?’
[음……? 갑자기 그건 왜 묻나.]
메시의 의문엔 고분고분 대답해 주던 아스카론(티끌)이 그답지 않게 경계하는 눈치였다.
이로써 한 가지는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아헨탈 가문 내에 적십자단의 간자가 숨어 있다는 걸.
‘언약을 잊으신 건 아니겠죠.’
[…크흠.]
메시가 묻는 건 언제나 대답을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아스카론(티끌)이 묘하게 대답을 어려워하자 메시의 의문은 더욱 증폭되어 갔다.
저 정도로 대답을 곤란해한다는 건 그 끄나풀하고의 관계가 그만큼 돈독하단 뜻이었다.
사람의 목숨을 단순 연구 재료로 취급하는 인간과 각별할 수 있는 사람이라?
가치관이 비슷한 존재거나 아니면 오래된 동료? 목표를 공유하는 파트너?
혹은…….
짐작 가는 게 있긴 했지만, 아스카론(티끌)의 대답을 재촉하지 않고 기다렸다.
지금 자신은 적십자단의 굴 안에 들어와 있었고, 이들과 대화하기 위해선 아스카론(티끌)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괜히 자극을 했다가 사이가 틀어지면 메시가 곤란했다.
마침 웨르베귄이 굴의 마지막 방 앞에 멈춰 섰다.
“여기가 저의 스승이신 우넨칠라 님의 방입니다.”
“오래전 스쳐 간 적 있는 기운 같구나.”
우넨칠라보다 더욱 선대임을 강조하는 메시였다. 웨르베귄이 고개를 조아렸다.
“제 스승님과 얘기가 잘 끝나신다면 아스카론 님과의 대화는 어렵지 않게 가능하실 겁니다. 저도 곁에서 도와드릴 테니 염려 마십시오.”
“그래, 도움을 받도록 하마.”
웨르베귄이 우넨칠라의 방문 앞에서 마력 작동으로 문을 열 때였다.
그사이 고민을 다 마친 건지 아스카론(티끌)이 입을 열었다.
[자네에게 언제나 도움을 주기로 했지만… 따로 약속 하나만 부탁하겠네.]
‘무엇입니까?’
[차후 그 아이에게 불이익을 가하진 말게.]
그 아이?
표현에서 애정이 묻어났기에, 이 부탁을 허락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도움도 영영 없을 거란 예감이 들었다.
메시는 냉큼 받아들였다.
‘물론입니다. 약속드리지요.’
문이 열리는 사이 아스카론(티끌)은 다시 한번 조용해졌다.
그리고 드디어 첩자의 정체가 밝혀졌다.
[…그 아이의 이름은 엘로이.]
‘엘로이? 어디서 들어 본…….’
메시는 금세 말문이 막혔다. 그 이름의 주인이 떠오른 탓이다.
‘엘로이 후작 부인……!’
설마 하던 인물이었다. 아스카론(티끌)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 아이의 진짜 풀 네임은 ‘엘로이 폰 아인하르츠’.]
‘뭐라고……?’
아인하르츠?
그 성이 여기서 왜 나온단 말인가.
여기서 더한 충격은 없을 거라 여겼지만, 아스카론(티끌)은 여지없이 한 가지를 덧붙였다.
[내 친동생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