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ull-time healer getting stronger and stronger RAW novel - Chapter 186
185화
볼프 내성의 창가. 엘로이는 방에서 불을 끈 채 바깥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엊그제부터 알 수 없는 불안감이 계속해서 그녀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자꾸만…….’
간자 벨리안을 사도와 알란아스터에게 넘기고, 벨리안이 가져다준 붉은 양피지까지 사도에게 넘긴 그날.
묘하게 섬뜩하게 웃는 사도에게 ‘진짜’ 오라버니와 자신의 미래를 약속받았다.
한데, 그 이후부터 잠자리도 불편해지고 마음 한구석이 뒤숭숭해졌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자꾸만 맴돈다.
도무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왜일까? 사도의 확답도 받았고, 진짜 오라버니를 위한 일을 한 건데…….’
그 불안함이 지금 이 자리에 몰래 숨어서 바깥의 전투를 바라보게 만들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지켜봐야겠다는 강한 일념이 그녀를 지배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어이 ‘가짜’ 오라비를 보게 되었다.
‘아아.’
오랜만에 보는 그리운 혈육의 얼굴.
어린 시절 제 손을 꼭 잡아 주던 오라비. 얼굴에 묻은 흙을 털어 주던 다정한 사람이 거기에 있었다. 반드시 가문을 일으킬 거라던 남자가 그곳에 있었다. 세월이 흘러 노년의 모습이 씌워졌고, 겨울이 온 듯 새하얀 눈썹과 피부가 그를 다른 사람처럼 보이게 했지만, 그녀는 알 수 있었다.
두근거리는 심장은 평소보다 유난히 빠르게 피를 내보내고 있었다.
그제야 제 불안함이 어디에서 기인한 건지 알게 됐다.
저 ‘가짜’가 이 모든 감정의 원흉이다.
‘오라비의 껍질을 뺏은 것에 불과한데… 대체 왜…….’
엘로이는 제 마음에 자꾸 물으면서도 그 가짜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가 사도의 찌르기에 적중당할 때는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고.
잔해에서 그가 걸어 나올 때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런 자신에게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상황.
마침내 그가 입에 담기도 힘든 흉악한 괴물이 되어서야 겨우 정신을 다잡을 수 있었다.
‘후우… 오라비의 거죽을 뒤집어쓴 악마일 뿐이야. 감정 이입을 해선 안 돼.’
엘로이는 자신의 손에 쥐어진 붉은 양피지를 매만졌다. 사도가 어디든 붙이라며 건네준 것이었다.
그때였다.
“찾았다.”
엘로이가 흠칫 놀라 돌아보자 처음 보는 병사 하나가 방문에 서 있었다.
소름 끼치는 건 언제 들어왔는지도 모르겠는 데다 혈색이 새하얗게 질린 게, 살아 있는 자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런 자가 자신을 찾았다는 건 한 가지 경우밖에 없었다.
“오, 오라버니?”
“그래, 나다.”
“지금… 저기 계신 거 아니었어요?”
“내 본신은 격의 개방을 통해 새로운 육신으로 재구성했다. 그 전에 티끌만큼의 영혼을 이 시신에 심어 너를 찾아다녔다.”
그 말에 엘로이는 낮추고 있던 몸을 일으켰다.
그녀가 말한 ‘저기’란 거울을 의미한 거였는데, 돌아온 대답은 괴물에 대한 것이었다. 그건 그가 가짜임을 의미했다.
엘로이 부인의 눈에 경계의 빛이 서렸다.
“여긴… 무슨 일이시죠?”
“오라비가 단 하나뿐인 동생을 보러 온 게 이상한 일은 아니지 않느냐.”
“한창 전투 중에 할 일은 아니지요.”
“널 데리러 왔다.”
엘로이의 표정이 묘해졌다.
“저를요? 왜죠?”
슥, 병사의 눈이 천천히 엘로이의 손에 쥐어진 양피지로 향했다.
“내가 부탁한 건 다 끝냈느냐?”
“…네.”
“잘했다. 그건 이곳 인간들을 모조리 나베리우스의 산 제물로 삼는 마법진이다. 곧 발동이 될 텐데, 네가 여기 있으면 휘말리고 만다. 그래서 따로 찾아온 것이다. 이것만 가지고 있으면 예외로 특정될 거다.”
병사의 손에서 또 다른 양피지가 나타났다. 피로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는데, 병사의 오른손이 단지된 걸로 보아 무엇으로 그렸는지 알 수 있었다.
그걸 보자 엘로이는 혼란스러워졌다.
가짜 오라비가 대체 왜 자신을 챙겨 준단 말인가?
“어, 어째서죠?”
“무슨 말이냐?”
“이미 저를 한 번 버리셨잖아요.”
사도와 함께 볼프 성으로 오는 길목에서 보르네스의 습격을 받은 걸 의미하는 말이었다.
병사도 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지. 그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금 현실을 보아라. 거기서 사도를 처리했다면 내가 무리를 해서 나서지 않아도 되었고, 볼프 성은 함락되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성전은 진작 승리를 했겠지.”
“…그럼 지금은 왜 저를 구하는 거죠?”
“이상한 질문이구나, 엘로이.”
병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우린 아인하르츠 혈족의 부흥을 서로의 목숨보다 중요하게 여기기로 하지 않았느냐. 그때는 널 포기하는 게 어쩔 수 없었다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지. 너는 내 유일한 혈육이니까.”
딱딱해진 시신의 발성기관을 빌려 말하는 것이기 때문일까. 목소리와 표정에서 도무지 감정이 읽히지 않았다.
엘로이는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죽은 병사는 그런 그녀에게 다가와 양피지를 넘겼다.
“금방 마법이 발동될 테니 그것을 잘 갖고 있거라. 동생까지 영양분으로 만들고 싶진 않으니.”
“……!”
“네 도움으로 이번 일이 문제없이 끝날 것 같다. 사도를 정리한 이후 바로 아헨탈을 집어삼킬 계획이다. 남은 해후는 그때 하도록 하자꾸나.”
목소리에 감정이 없어도 알 수 있었다.
이자는 지금 더없이 기뻐하고 있다는 것을.
“더는 떨어져서 살지 않아도 된다. 이번 일을 통해 나는 반신의 격을 안정시키게 되니. 어린 시절 내가 약속하지 않았더냐? 미래엔 더는 숨지 않아도 된다고. 내가 그리 만들겠다고 말이다.”
툭툭.
병사가 멀쩡한 왼손으로 엘로이의 머리를 투박하게 두드렸다. 의도는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려 했던 거였지만, 딱딱해진 시체로는 미세한 움직임에 한계가 있었다.
엘로이의 두 눈이 파르르 떨렸다.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이 행위는 오래전부터 오라비만이 해 주던 애정 표현이었다.
“오라비는 그 약속을 지켰다.”
쿵!
그 말에 엘로이는 심장이 덜컥 떨어지는 기분을 받았다.
그녀는 그제야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오라버니… 자, 잠시만요. 지금 뭔가가 잘못되었어요.”
“잘못되다니? 무슨 말이냐.”
엘로이는 상황을 막상 설명하려니 어디서부터 말해야 하는지 도통 감이 오지 않았다.
사도가 오라버니를 가짜라고 해서 진짜 그런 줄 알았어요?
사도가 내민 거울에서 오라비의 목소리가 들려서 진짜인 줄 알았어요?
사도에게 오라비가 준 양피지를 전달하고 칭찬을 들었어요?
부르르…….
아니, 그게 핵심이 아니다.
엘로이는 떨어지지 않는 입을 겨우 열어 힘겹게 내뱉었다.
“사도가… 우릴 속였어요.”
“……?”
그 말에 병사의 고개가 갸웃하는 순간.
퍼엉!
붉은빛의 기둥들이 성 군데군데에서 하늘로 쏘아지기 시작했다. 병사는 흥분해 외쳤다. 엘로이가 쥐고 있던 붉은 양피지도 반응했다.
“엘로이, 훌륭하구나. 시킨 대로 아주 잘했어!”
“오라버니… 아니에요. 저건 제가 한 게 아니라 사도가 한 거라고요!”
“…뭐?”
병사의 몸에 담긴 아스카론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입을 다물었다. 대체 제 동생이 무슨 말을 하는지 따라갈 수가 없었다.
저 말은… 엘로이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소리밖에 더 되는가.
설명을 요구하려다가 더는 그럴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다.
성 곳곳의 붉은빛이 점차 선홍빛으로 뒤바뀌고 있었던 것이다. 엘로이 부인이 쥐고 있던 붉은 양피지도 마찬가지였다.
마력의 색이 뒤바뀌는 현상……. 그도 아주 잘 알고 있는 것이었다. 모를 수가 없었다.
이건…….
흑마술사가 계약된 72악마 군주가 아닌, 다른 악마 군주를 통해 흑마술을 실현하려 들 때 벌어지는 일이다.
흔히… 초보 흑마술사.
그중에서도 어처구니없을 만큼 멍청한 놈들이나 벌이는 끔찍한 실수 중 하나였다.
72악마 군주는 유치하다.
그런 이에게 갖고 싶은 걸 줬다 뺏는 일처럼 분노를 일으킬 만한 게 있을까?
또, 자신의 계약자가 다른 악마 군주를 부르는 일만큼 화나는 게 있을까?
72악마 군주 중 하나를, 아니… 둘을 적으로 돌리는 최악의 수.
그리고 지금, 허공에 만들어진 마법진엔 서열 24위 ‘나베리우스’의 것이 아닌, 서열 1위 ‘바알’의 상징물이 담겨 있다.
부들부들…….
병사의 몸이 떨렸다.
완벽했던 모든 게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거의 다 왔는데, 거의 다 왔는데!
떨리는 그의 백탁 눈동자가 엘로이를 응시했다.
“엘로이, 네가……?
덜덜…….
엘로이 부인도 떨었다.
믿기지 않는다는 오라비의 물음 속에서, 얼마만큼 자신을 믿고 있었는지 그리고 자신이 어떤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와닿았기에.
이를 본 아스카론이 피를 토하듯 절규했다.
“엘로이… 엘로이, 네가―!”
―으어어어어어어어어어……!
* * *
어디서 누군가의 통곡이 들리는 것 같은데.
메시는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볐다.
그 앞에 있는 반신 아스카론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메시를 쳐다봤다.
정확히는 그 손에 있는 붉은 양피지였다.
자신이 분명… 그려서 보낸 것이 틀림없었다. 정확히 나베리우스의 상징물들이 배치된 마법진이었다.
「네놈, 네놈이 어떻게 그걸……. 그걸 어떻게 가졌어! 당장 말해!」
“네가 엘로이 부인에게 전달해 놓고 왜 나한테 그러지?”
당연한 걸 묻는다는 음성에 아스카론의 눈은 당장이라도 빠져나올 듯이 부릅떠졌다.
“아, 네 동생이라고 해야 하나.”
부들부들.
「네놈, 네놈이… 그걸 어떻게? 어디서 알아냈단 말인가……. 아니, 그럼 엘로이가 나를 배신했단 말이냐!」
아스카론은 지금의 현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기색이었다.
실제로도 그러했다.
허공에서는 ‘바알’의 상징물이 새겨진 마법진이 선홍빛을 내고 있었고, 눈앞에선 제 혈육이 배신했다는 증거를 사도가 흔들고 있었으니.
‘대체 이게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단 말이야……!’
아스카론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 그 마법진은 누가 변형했지?」
대답 없이 메시가 씩 웃었다. 그러곤 품에서 뭔가를 꺼내 그에게 보여 줬다.
갈구의 거울이었다.
메시의 손끝을 보는 아스카론의 동공은 더 커지려야 커질 수 없을 만큼 넓어졌다.
그제야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아스카론은 깨달을 수 있었다.
“툴라가 날 도와줬거든.”
그 말이 확정적이었다. 뚝, 하고 머릿속에서 신경 하나가 끊어졌다.
아스카론의 두 눈은 뒤집히고야 말았다.
「이… 이… 씹어 먹을 사도 년아! 반드시 널 쳐 죽일 것이야! 네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 악마 군주들의 음욕 노리개로 영원히 살게 할 것이야! 반드시 그리할 것이야―!」
“할 수 있으면 해보든가. 근데 과연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네. 악마 군주들도 화났을 테고, 너한텐 시간이 부족할 텐데. 그게 가능할까?”
유들유들한 메시의 놀림에 아스카론이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널 죽이겠다―!」
눈에서 붉은 광선이 마구잡이로 뿜어져 나와 메시를 노렸고, 허공에서 독날 손톱이 쏟아져 내렸다.
“언제는 안 그러려고 했나.”
거기에 대응해 메시 역시 수십 개의 빛줄기 사이에서 신들린 듯 움직이며 피해 댔다.
콰가가각!
노여움과 흥분으로 이성을 잃을 것 같으면서도 아스카론은 초조함을 숨길 수 없었다.
‘사도의 말 그대로다. 더는 시간이 없다!’
마법진이 완성되어 바알의 ‘분노’, 나베리우스의 ‘복수’가 쏟아지기 전에 사도를 죽여야 했다.
사도를 죽여서 최대한 빨리 도망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든 에이드리언 가문으로 가자.
쌓아온 경지를 일부 희생한다면 몸의 붕괴를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을 것이다.
에이드리언 가문과 후원자는 마법적 맹약을 맺었으므로 사도를 죽인 자신에게 반드시 약속을 이행해야 했다.
그것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제 눈앞에서 생쥐처럼 피해 다니는 메시를 향해 아스카론은 최후의 수단을 준비했다.
‘여기서… 여기서 이렇게 무너질 순 없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번쩍! 콰아아아아아!
쩍 벌린 아스카론의 입을 가득 채운 시뻘건 광선이 발사됐다. 메시를 죽이기 위해 전력을 다한 힘이었다. 그 어마어마한 힘은 볼프 성의 절반을 날려 버리고도 넘쳐서 산을 깎아 내렸다.
그것도 모자라 허공에선 수십, 수백에 달하는 붉은 마법진이 일시에 형성되어 핏물을 쏟아 냈다. 닿는 것만으로도 오염시키는 명계의 지하수였다.
콰르르르르!
핏물이 무너져 내린 산을 타고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어마어마한 양이었고, 그에 닿은 모든 것이 썩어 문드러졌다.
그런 생지옥을 만들어 낸 아스카론에게도 큰 힘이 들어간 흑마술이었는지 낯빛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몸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붕괴 현상이 점차 빨라졌다.
아까 전과는 풍경이 뒤바뀌어 버린 제 앞을 보며 아스카론이 중얼거렸다.
「해치웠나……?」
그 순간.
번쩍, 하고 황금빛 광휘가 무너진 땅 아래에서 틈을 타고 새어 나왔다.
쾅!
메시를 가로막고 있던 돌들이 중력을 무시하고 날아갔다.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그대로 깔려 죽었겠지만, 메시에겐 인간과는 거리가 먼 힘이 있었다.
메시의 몸은 방금 전의 공격으로 인해 흉측할 정도로 망가져 있었지만, 성화의 빛으로 인해 순식간에 치유되고 있었다.
그걸 확인한 아스카론이 고함을 질렀다.
「…제발 뒈지란 말이다아아!」
쾅쾅쾅쾅!
수십 갈래의 불꽃이 일시에 메시를 덮쳤다.
또다시 이리저리 피하기 시작하는 메시. 업화의 염화에 몸이 타올라도 다시 재생해 버리는 그의 신체.
“네가 제한 시간 내에 날 죽일 수 있을까? 응? 네 힘이 강할까, 내 치유력이 강할까?”
「……!」
메시의 말에 아스카론은 소름이 오소소 돋는 걸 느꼈다.
저 끔찍한 사도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불사의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아무리 죽이려 해도 소용이 없지 않은가.
언데드.
진정 그 말 그 자체가 아니냔 말이다.
죽음이 자신에게 닥쳐오고 있는데 놈은 마치 불사와도 같다.
아스카론은 두려움을 느꼈다. 반신의 격을 지닌 자신이 한낱 저 사도 따위에게 공포를 느낀 것이다.
메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아, 아쉽게도 내가 이긴 거 같네. 시간 다 됐다.”
쿠구구궁…….
하늘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72악마 군주 서열 1위, ‘바알’이 반응하고 있었다.
지옥 최악의 마신.
그의 분노가 시작된 것이다.
[뀨, 뀻!! 엄청난 마기다뀨!]
하늘을 수놓은 선홍빛 마법진 중간에 암흑 물질이 방울져 뭉치며 형태를 이뤄 가고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메시나 아스카론(티끌)조차 예상할 수 없는 단계.
분노한 바알로부터 무슨 대답이 돌아올까, 의문이 드는데.
「으, 으아아아아아……!」
아스카론은 하늘을 보며 비명을 질렀다.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게 무엇인지 알아챈 것이다.
[미쳤군……. 바알이 제대로 화난 게 틀림없어!]
‘저게 뭔데 저러는 겁니까?’
아스카론(티끌)이 외쳤다.
[저건… 바알의 지하 미궁 속 만악 신전의 내탕고內帑庫를 개방하는 걸세!]
‘그게 대단한 겁니까……? 그냥 창고를 여는 거잖습니까.’
[이런. 자넨 뭐, 다른 세상에서 왔나? 바알의 내탕고일세! 바알! 수백만 년을 살아온 마신의 보물 창고! 그걸 열겠다는 건 아스카론 본신을 반드시 찢어 죽일 수단을 내주겠다는 소리나 다름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