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ull-time healer getting stronger and stronger RAW novel - Chapter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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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나는 메시가 원망의 숲에서 돌아온 이후부터 쭉 봐 온 사람 중 하나다.
그만큼 메시가 얼마나 이성적인지 안다.
자신을 치료해 준 일도 그에게 호감을 느낀 부분이지만, 항상 스스로를 통제하는 냉철함이 그의 큰 매력이었다.
그랬기에, 이번만큼 그가 제 감정을 흐트러뜨리는 건 처음 보았다.
메시가 눈을 떴다는 소리를 듣고 한걸음에 달려갔을 땐, 이미 사달이 난 상황이었다.
“당신이… 얼마나 큰 실수를 했는지 알기나 해?”
눈을 뜬 메시가 분노에 찬 눈길로 릴리의 멱살을 잡아 올린 것이다.
릴리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눈을 멍하니 뜨고 있었다. 몸이 축 늘어져 허공에서 흔들렸다. 그녀도 정상이 아니었다. 뭔가 큰 충격을 받은 게 틀림없었다.
“이보게, 메시! 진정해! 릴리 양은 막 눈을 뜬 사람이야!”
프로크스가 메시의 등에 폴짝 올라타 어떻게든 그 멱을 풀려고 난리를 피웠지만, 연구실 생활 50년의 마법사가 힘으로 메시를 이길 수 있을 리 없었다.
메시가 인상을 일그러뜨린 채로 프로크스에게 말했다.
“릴리 양? 아닙니다. 차라리… 릴리 양인 게 나았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이 사람은 벌목꾼 마드리 폰 에이드리언.”
메시의 말에 프로크스의 얼굴에 환희가 어렸다.
하지만 그 뒤로 이어진 말은 그의 얼굴을 굳혔다.
“내 사부가 비참한 삶을 살다가 가게 만든 원흉이지요.”
에레나와 프로크스, 둘은 메시가 얼마만큼 스승을 생각하는지 아는 사람들이었다.
또 그에 얽힌 비화도 알고 있었고.
‘상황이 심각하다.’
공통적으로 떠오른 생각이었다.
잘 화내지 않던 사람이 화를 내면 더 무섭다. 분노가 살갗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당장이라도 메시의 살인적인 주먹이 마드리의 안면을 부술 듯했다.
뒤이어 도착한 알란아스터, 베네딕트까지 처음 보는 메시의 노골적인 분노에 당황했고, 차마 나설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
그를 말릴 수 있었던 건 의외로 다른 인물이었다.
“멈추시게, 메시 경. 가이아께서도 말씀하셨지. 만족스러운 복수란 차가운 복수라고. 그대는 지금 너무 뜨겁군. 설마 교단 내에서 살인을 저지를 생각은 아니리라 믿네.”
교황의 차분한 음성에 메시의 꽉 쥐어진 주먹이 펴졌다.
그도 기껏 찾은 사부의 여동생을 때려죽일 마음이 있던 건 아니었다.
하나, 이상하리 만큼 분노가 차올랐다.
그녀가 원망의 숲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모르고 있던 것도 아니었다. 사부의 일기장으로 전말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눈으로 직접 보는 건 달랐다. 어릴 적 사부의 선택과 그로 인한 고생과 고뇌가 절절하게 느껴진 탓이었다.
물론 마드리의 생각과 감정이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녀 역시 에이드리언 가문의 피해자였다.
어린 시절부터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았고, 이후의 삶도 새장 속의 새였다. 자신이 사부의 목줄과도 같은 존재임을 깨닫고 누구보다 홀로서기를 갈망해 왔으리라.
‘하지만… 너만큼은, 너만큼은 사부의 힘이 되었어야 했다.’
원망의 숲에서 마드리가 사부의 편에 서서 유적에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해도 바뀌는 건 없었을 것이다. 아마 샤모와 베이드 같은 꼴이 됐을 터.
그래도 그녀가 원망스러웠다. 사부는 죽어 가는 마지막까지 마드리와의 관계를 회복하지 못한 걸 한으로 여기며 죽었다.
메시는 눈시울이 붉게 물든 채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때, 마드리가 발버둥을 쳤다.
“아니야……. 난, 그저… 자유롭고 싶었어! 오빠는… 겁쟁이야. 애초에 처음부터… 오빠가 함께해 줬다면… 오빠가 날 생각해 줬다면… 일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야! 분명, 우린… 자유가 될 수 있었을 거라고!”
마드리의 말에 메시는 그녀를 내동댕이쳐 버렸다.
쾅!
힘 조절도 하지 않았기에 벽에 처박혀 건물이 흔들릴 정도였다. 구차하게 쓰러진 마드리를 노려보며 메시는 또박또박 말했다.
“들어간 유적에서 자신의 신세를 바꿀 건 찾았나? 기껏 자료 뭉텅이 아니었어?”
으득…….
거기에 대해선 반박할 말이 없었다. 그 자료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는 몰라도, 원하던 건 아니었다.
마드리가 입술을 깨물었다. 선혈이 한 줄기 흘렀다.
“지금 당신과 말을 섞고 싶진 않지만, 이건 반드시 정정해야겠어. 사부는 겁쟁이가 아니야. 그리고 누구보다 당신을 먼저 생각했어.”
“네가 뭘 안다고……! 오빠는 날 이해해 주지 않았어!”
“적어도 자신을 위해 살다 간 친오빠를 저버린… 당신보다야 많이 알지.”
“네까짓 게… 아무것도 모르는 게……!”
메시는 고개를 저으며 슬픈 눈으로 대답했다.
“사부는 죽어 가는 어린 동생을 위해 살가라스의 극독이 담긴 암수 고독을 삼켰어. 당신도 에이드리언의 성을 지녔으니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진 않겠지.”
“…뭐?”
“사부는 알고 있었던 거야. 유적에서 그 어떤 것을 찾아낸다고 해도, 당신과 동료들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릴 만한 가치가 없다는 걸.”
마드리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부릅떴다. 새하얗게 질린 채로 동공이 파르르 떨렸다.
“말도 안 돼… 거짓말……. 오빠는 내게 그런 말을 해 준 적이 없어…….”
“왜 그 말을 해 주지 않았을까. 그건 이제 스스로 답을 구해 봐. 당신이 아는 사부라면, 어떤 생각을 했을지… 이미 알고 있잖아.”
그 말을 끝으로 메시는 방을 나가 버렸다.
조금 거칠긴 했지만, 상황이 무사히 종료됐다. 모두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성하, 방금 전 좋은 말씀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가이아께서 어디에 그런 말씀을 남기셨습니까?”
“베네딕트, 가이아께서 복수를 종용하실 리 없잖은가. 그냥 아무 말이나 지껄여 본 것이네. 메시 경이 화내니까 정말 살벌하군. 허허.”
“…….”
교황이 손부채질로 땀을 식히며 방을 나서자 한 사람씩 뒤따라 방을 나섰다. 마지막까지 남은 건 프로크스와 베네딕트였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아니야…….”
베네딕트는 무릎을 꿇은 채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마드리를 바라봤다.
프로크스가 그녀에게 다가가는 것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가 일주일째 마드리의 곁을 지속적으로 지킨 걸 알았다.
‘…대단한 사람이야. 역시 제겐 가이아 여신님밖에 없습니다.’
베네딕트는 조용히 문을 닫아 주고 나섰다.
“마드리…….”
흠칫.
프로크스의 목소리에 마드리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프로크스…….”
토후란을 가져다주던 젊은 마법사는 어디 가고, 이젠 주름 가득한 흰머리의 마법사만이 그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던 두 눈만큼은 변하지 않은 채였다.
“너무, 오래 걸렸지. 이젠 봄도 아니군…….”
프로크스의 그 말에.
마드리가 그만 눈물을 쏟아 버렸다. 끄윽, 끅 대는 소리가 문밖으로 새어 나갔다.
*
메시는 인과의 성유물을 통해 보았던 것들을 묵묵히 설명했다.
에레나는 프로크스와 마드리의 이야기에 눈물을 보였고, 알란아스터는 바르셀로의 천부적인 강함에 호기심을 띠었으며, 베네딕트는 이 모든 신과 운명의 장난에 조용히 기도를 올렸다.
“교황 성하.”
“으음? 왜 그러나.”
“알란 경, 베네딕트 경.”
“예. 말씀하시지요, 예하.”
“그리고… 에레나 양.”
“네?”
메시의 연이은 부름에 모두가 시선을 모았다.
그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제야 고백하는 거지만… 저는 지금까지 ‘복수’라는 이 한 가지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
“나를 살려 주신 그분이 왜 그렇게 살다가 가야만 했는지 답을 알고 싶었고, 이 세상에 선의와 올바름이 있다면 이를 가만히 놔둬선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이아의 사도다운 옳은 발상이십니다.”
베네딕트의 호응에 메시가 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신이 가이아가 아님을 알고도 넘어가 주는 그 씀씀이가 고마웠다.
“하지만… 일을 진행하면서 점차 이 사건이 제 개인적 원한으로 끝나는 게 아닌, 세상의 존립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아 버렸습니다.”
“그게 저번에 알게 된 오흐가나의 뜻인가?”
교황의 물음에 메시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흐가나가 다차원의 운명을 모조리 메시의 앞으로 통일시켰다. 그 사실이 말하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교황과 메시는 알고 있었다.
오흐가나라는 말에 알란아스터와 에레나는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으나, 베네딕트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놀라지 않으시는군요.”
“어렴풋이… 짐작만 해 왔습니다. 사도 예하의 신성은 가이아 여신의 것에 비견될 만한 바. 그런 잊힌 신은 몇 없지요.”
“화내진 않으십니까?”
“화를 어찌 내겠습니까. 그간 예하께서 보여 준 것이 있는데. 저는 애초 예하 안의 신을 바라본 적이 없습니다. 항상 예하를 바라봤을 뿐입니다.”
“맞아요.”
덩달아 동의하는 에레나의 말에 메시의 목소리는 힘을 얻었다.
“복수로 시작된 일은 갈수록 덩치를 키워 갔습니다. 아니, 애초에 제가 만지던 게 꼬리에 불과했을 뿐… 몸통과 머리는 따로 있었지요. 이제 단순히 저 혼자만의 일로 끝내기에는 사건이 커져 버렸습니다.”
“이 말씀을 하시는 이유는…….”
“예. 여러분이 절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도움을 청하는 메시의 말은 자연스러웠다.
아헨탈 후작이나 에레브에게 모든 걸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한 경험이 없었다면 이럴 수 없었을 것이다.
메시의 말에 가장 먼저 반응한 건 에레나였다.
“이걸 이제야 메시 경에게 직접 듣네요.”
“미안합니다. 에레나 양까지 휘말리게 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론 훨씬 예전부터 휘말렸지만…….”
“싫다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기쁜 거죠.”
에레나가 웃었다. 베네딕트가 뒤를 이었다.
“전 진작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예하의 뜻에 제 길이 있다는 예감을 받았지요.”
“예하께 받은 은혜가 적지 않은데, 도와 달란 말이 어찌 기껍지 않겠습니까. 크롬벨은 함께할 것입니다.”
“…뭐, 나야 선택지가 있나?”
알란아스터와 요한 바오로 1세까지.
모두가 수긍했다. 메시는 적어도 자신이 지금까지 해 온 일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저는 근래 들어 큰 비밀을 알게 됐습니다. 지금 8왕국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존재, 그에 관해서입니다.”
“…그게 누굽니까?”
알란아스터가 눈을 빛냈다. 메시가 말한 ‘문제’에 휘말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게 그가 아니던가.
‘세상의 안녕을 위협하는 존재는 누구인가.’
교황과 베네딕트는 본분을 잊지 않고 눈을 빛냈고,
‘그자만 처리하면 메시 경과 밀월여행이네.’
사적인 욕망을 불태우는 여인도 있었다.
그런 이들의 앞에, 메시가 대형 폭탄을 던졌다.
“지금부터 우리가 최종적인 적수로 맞서 싸우게 될 조직은… 벌목꾼 연합체라 불리는 곳입니다.”
“……!”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 수해 문명에서 살아가는 이상 수십 번은 그 이름을 듣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들의 소문은 범상치 않다.
고대 마수와 싸우는 전투의 달인들.
자유를 속박당한 채 오직 문명의 밖으로만 나아가는 개척자들.
만약 그들이 문명 내부로 칼을 돌린다면?
생각보다 적이 강대하다는 것에 다들 심각해졌다.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걸 지휘하고 있는 자는 벌목꾼 연합체의 1대 수장, 티프리메이식입니다.”
“뭐라!”
교황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정도였다.
티프리메이식이 누구인가.
현 수해 문명의 구원자이고, 가이아 여신과 함께 각 왕국에서 기념일을 챙기는 유일무이한 위인이 아닌가.
하지만 가장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그는 2,000년 전의 사람일세! 지금 그가 불사신이라도 된다는 소리인가!”
“저도 믿고 싶진 않지만… 저나이스 후작의 증언이 있었습니다. 분명 따로 확인은 해 봐야겠지요. 하지만 그냥 헛소리라고 치부하고 지나갈 일은 아닙니다.”
“이런, 가이아시여…….”
요한 바오로 1세는 경악을 하면서도 납득이 되는 현실이 두려워졌다.
어쩌면 그 정도는 되어야 오흐가나가 어쩌지 못할 위협을 만들어 낼 수 있으리란 생각도 들었다.
알란아스터가 무거운 입을 뗐다.
“예하, 티프리메이식이 위대한 모험가라는 호칭 외에 뭐라 불리는지는 아십니까?”
모를 리가 없었다.
단순히 모험가라면 그 많은 이가, 특히 ‘기사’들이 그를 경외할 리 없었다.
“…최초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
그리고, 인류에게 처음으로 불을 전달한 프로메테우스처럼.
숲에서 찾아낸 ‘시초의 마나연공법’을 인류에게 최초로 전달한 이.
“맞습니다. 만일 예하의 말이 사실이라면 우린 그런 존재와 싸우게 되는 것입니다.”
알란아스터는 걱정 어린 어조로 말을 이었다.
“대책은 있으십니까?”
“…….”
모두가 메시의 입을 바라보았다.
사실 물으면서도 염치가 없다고 느껴질 만한 질문이었다. 상대가 티프리메이식인데 대체 무슨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까.
알란아스터 역시 그걸 모르고 질문한 게 아니었다. 오히려 각오를 다진 상황.
‘대책이 없다 하더라도… 받은 은혜는 갚아야지. 내 한목숨 정도라면 괜찮을 것이다.’
다만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만 했다.
대책이 없다면 거기서부터 논의를 진행해야 하고, 대책이 있다면… 그것의 성사 여부를 따져 봐야만 했다.
그런데.
메시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확신할 순 없지만… 이번 마드리 양의 과거를 살펴보며 깨닫게 된 게 있습니다.”
예상 밖의 대답에 오히려 모두가 당황했다.
티프리메이식, 그자에 대에 대한 대책이 있다고?
아무리 메시라지만 비현실적인 말이었기에, 모두의 걱정을 덜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메시의 눈은 흔들리지 않았다.
“지금은 말씀드리긴 어려울 거 같군요. 일단 확실한 문제부터 먼저 대비하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벌목꾼이군요.”
“맞습니다, 에레나 양. 그리고… 그들은 아직 본색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8왕국 내부의 일은 ‘에이드리언 가문’을 앞세워 처리하고 있지요. 그 둘이야말로 지금 가장 당면한 문제입니다.”
에이드리언 가문에 관한 말이 나오자 다들 마드리의 일을 절로 떠올렸다.
대체 이번 사건이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그 연혁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에이드리언 가문은 독과 암수의 달인들이라 들었어요. 또, 예전부터 뒷골목에 약을 팔아서 부를 축적했지요.”
아헨탈 가문의 사람이 그걸 모를 리 없었다. 아헨탈이 양지의 상권을 먹어 치운 대기업이라면, 에이드리언은 음지의 상권을 먹어 치운 대기업이었다.
“맞습니다. 우린 독을 쓰는 뒷골목의 암살자들과 벌목꾼들, 그 둘을 동시에 상대해야 합니다.”
“독과 벌목꾼이라……. 정말 상대하기 까다롭겠군요.”
“예, 알란 경. 하지만 독에 대한 대비는 아헨탈 영지 측에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완벽한 대비는 못 되어도… 쓸 만할 겁니다.”
메시가 손가락의 반지를 매만지며 말했다.
결국 남은 건 벌목꾼이었다.
그들의 전투력만큼은 머리를 굴려서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우리도 자강하는 수밖에 없다.’
메시는 베네딕트와 알란아스터를 쳐다보며 말했다.
“괴물을 상대하려면 괴물이 되어야 한다지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채고 알란아스터가 고개를 끄덕였다.
“3달 뒤에 있을 8왕국 대회의 전까지… 우리는 벌목꾼과의 전쟁을 준비합니다. 그러기 위해 저는 여러분을 집중적으로 ‘강화’시키려 합니다.”
“강화라 하시면……?”
메시는 두 가지 패를 생각했다.
하나는 마드리의 과거를 엿보며 익히게 된 벌목꾼의 비전들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그가 지금까지 품고만 있었던 최후의 수단이었다.
‘엔조 무에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