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ull-time healer getting stronger and stronger RAW novel - Chapter 244
244/243
팔란티어 왕국에서 일어난 사건은 수많은 상인과 모험가, 정보원의 입을 타고 8왕국 각지로 흘러들어 갔다.
그중에서 가장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것은, 단연코 ‘아헨탈’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는 판딜 왕국의 한 동네 술집에서 남들 다 들으라는 듯이 떠드는 3인방의 대화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지금껏 이런 일이 있었나? 한 가문이 한 나라를 완전히 박살 내 버렸네. 약소국도 아니고, 두 강대국 중 하나인 팔란티어라니! 그것도 왕도를 점령했다는 게 믿기지 않아.”
“이걸 아시리스가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아헨탈이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골 복잡하게 그걸 고민하나? 그냥 둘 다 엄청나다고 쳐. 8왕국 중 최강은 ‘아시리스 왕국’이고, 명실상부한 8왕국 최고의 가문은 ‘아헨탈 후작가’라고 보면 되는 거지.”
“후작가는 무슨, 이제 공작가지.”
“뭐가 됐든… 대단해. 좀 소름 돋지 않나? 불과 1년 새에 가세가 이리도 커 버렸잖은가. 예전에도 작진 않았지만, 어디 자작가랑 비교할 수가 있나.”
“사도 덕분이지, 뭐. 듣자 하니 교단의 영향력을 끌어와서 아헨탈을 키워 줬다던데.”
“뭔 헛소리야. 그게 가능했다면 사도가 직접 영지를 꾸렸겠지. 아시리스 왕이 제 후원자인데 영지 얻는 게 뭐 대수일까. 당연히 현 아헨탈 가주가 뛰어나다고 보는 게 상식적인 거 아냐?”
“쯧쯧. 너희, 정보가 많이 느리구나.”
“이 새끼, 술 취했나. 뭔 개소리를 하려고 이래.”
“너희 둘 다 틀렸어. 소문 못 들어 봤어? ‘망나니 전설’ 말이야.”
“뭐? 무슨… 전설?”
아헨탈이 승리한 전쟁과 전투엔 항상 이 공자 ‘에레브’가 있었다…….
망나니로 살던 ‘에레브’가 친형과 후계 대립을 시작하면서부터 아헨탈의 부흥은 시작됐다…….
그런 출처를 모를 이상한 소문이 같이 떠돌고 있었지만.
아무튼, 아헨탈이 팔란티어 왕국을 쓸어버리고 아시리스에 승리를 가져왔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었다.
당연하게도 이를 제일 기뻐한 것은 아시리스의 왕.
티스리스트였다.
“하하하. 과연, 사도와 아헨탈 후작답군. 전쟁 치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라니까.”
“역시 전하가 선택한 이들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대왕의 위대함이 빚어낸 결과물이라 볼 수 있지요.”
로드윈 후작이 입에 꿀이라도 바른 듯 곁에서 달콤한 소리를 해 댔다. 그러자 연이어 귀족들이 낯부끄러운 아부를 해 댔다.
“전하, 송구스럽지만… 근래 전하가 관여하신 전쟁이 모두 대승하는 바람에, 백성들이 더 이상 전하를 ‘밀밭의 왕’이라 부르지 않는다 합니다.”
“그럼 무어라 칭한단 말인가?”
“쑥밭의 왕이랍니다, 하하하!”
“뭐라? 와하하하하! 이런 재간둥이를 봤나.”
귀족들이 온갖 아양을 떨 정도였으니, 그 권세가 얼마나 대단한지 추측하긴 쉬웠다.
이번 원정의 승리를 통해 백성들의 지지를 대폭 얻었을 뿐 아니라, 왕권까지 공고히 다졌으니…….
과거 그의 전성기 무렵, 정치력만으로 철권통치를 하던 수준에 다다랐다고 봐도 무방했다.
기분이 좋아진 티스리스트 왕은 큰 결심을 했다.
“팔란티어 왕이 로안에게 명예 공작 작위를 내렸다지? 다른 나라에선 공작인데, 본국에서는 후작이면 로안의 체면이 뭐가 되겠나. 우리도 공작위를 내려서 균형을 맞추도록 하지.”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이번 일로 고생을 한 사도에겐, 내 부탁받은 게 있으니 그걸 들어주면 되겠어.”
“그게 무엇입니까?”
왕당파 하프간 백작이 의아하다는 듯 묻자, 티스리스트는 웃으며 시선을 돌렸다.
그곳엔 로열 가드 발젤렘이 서 있었다.
“로열 가드와 왕실 친위대를 쓰게 해 달라더군.”
“……!”
과거, 흑접 기사단을 빼면 아시리스 왕국의 최강의 기사단이라 불리는 두 집단이었다. 그런 인원들을 요청했다는 게 심상치 않았다.
“전쟁을 치를 때가 아니라… 치르고 나서 말입니까?”
“전하, 사도의 부탁은 어쩌면… 아헨탈 후작의 뜻일지도 모릅니다. 그가 무슨 다른 생각을 한다면 큰일이니, 부디 조심하셔야…….”
방금 전까지 입으로는 아헨탈 후작을 칭찬하기 바빴던 귀족들이 몇몇 왕당파를 빼곤 일제히 돌아섰다.
이때다 싶어 교묘하게 수작을 부리는 것이었다. 이게 중앙 정치의 본색이었다.
하지만 티스리스트의 눈초리는 싸늘해졌다.
“지금 사도를, 아헨탈 후작을 의심하는 건가?”
“아… 아닙니다. 그게 아니오라… 전하를 지키는 이들을 요청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
“닥쳐라! 아헨탈 후작과 사도는 나의 충직한 신하이자 친우다. 감히 어디서 뚫린 입이라 망발을 지껄이는가! 저놈을 당장 끌어내라!”
“아니, 왜 저만……!”
왕태자 계파의 귀족 하나가 왕실 병사들에게 끌려 나갔다.
싸늘해진 좌중을 둘러보며 티스리스트가 말했다.
“난 사도 메시가 없었다면 이렇게 건강할 수도 없었고, 아헨탈 후작이 없었더라면 많은 영광을 누리지도 못했을 것이다. 내 앞에서 두 사람에 대한 얘기를 할 때, 각별한 주의를 요망한다.”
“예, 예에…….”
귀족들은 숨조차 제대로 못 쉬며 고개를 푹 숙였다. 슬금슬금 눈치를 보는 게, 제대로 압도당했다.
그사이, 티스리스트는 속으로 구시렁거렸다.
‘이것들이, 누구 신세를 망치려고……. 아헨탈 후작과 내 사이가 벌어지면 사도가 날 선택할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거기다 아헨탈 홀로 팔란티어를 박살 낸 것만 봐도 절대 적대해선 아니 된다.’
역시 그답다고 할까.
예민하기 짝이 없는 정치적 동물은 이미 살아남을 방향으로 굴을 파 놓은 지 오래였다.
자신을 사지로 밀어 넣으려는 귀족들이 괘씸했는지, 티스리스트는 분풀이를 시행했다.
“아, 그래. 기왕 도우러 보내는 거, 자네들도 한 손 보태게. 각 가문에서 가장 우수한 기사를 함께 파견하는 것으로 하지.”
“네? 그건…….”
“뭐, 문제 있나, 애버든 후작?”
“아, 아닙니다. 한 명은 좀 부족하지 않습니까? 이왕 보내는 거, 여럿 보내야지요!”
“역시, 전쟁 영웅은 달라도 뭐가 다르군. 하하하!”
“하하하…….”
밀밭의 왕, 티스리스트가 부활해 버렸다.
*
이번 전쟁의 영향을 받아 좋은 기세를 탄 곳이 하나 더 있었다.
당연히 교단이었다.
팔란티어 왕국을 신정 합치 국가로 새롭게 정비를 하겠다는 케브론드 왕의 선포에 따라, 가이아 여신교단의 주가가 출렁인 것이다.
이 소식을 듣자, 교황 ‘요한 바오로 1세’는 대단히 흥분하여 평소 잘 하지도 않던 전체 호출을 발동했다.
“들었는가. 우리의 메시 사도가 또 한 건 크게 했네! 무려 교단의 숙원이던 교국 건설에 커다란 주춧돌을 놓은 것이야!”
“성하, 감축드리나이다!”
“감축드리나이다!”
교단을 이끄는 지도자들, 최고위 성직자들, 성전십장 그리고 베네딕트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일시에 교황을 축하했다.
요한 바오로 1세는 기뻐서 어찌나 흥분을 했는지, 얼굴이 핑크빛으로 달아올라 있을 지경이었다.
하나, 그런 것과 달리 말은 계속해서 평온을 가장하고 있었다.
“허허, 어찌 나만 축하받을 일이란 말인가? 이건 교단 신도 전체의 흥복이며, 가이아 여신께서도 기뻐하실 일인 게지. 이게 다 메시 사도 덕분일세!”
“껄껄. 맞습니다! 가이아께서 직접 선택하신 사도 예하는 달라도 뭔가 다릅니다!”
“아무렴, 이단을 그리 때려죽인 분인데!”
“허허, 전 그분을 봤을 때부터 여신을 느꼈지요.”
성전십장과 베네딕트는 칭찬을 안 하면 입에 가시가 돋는 사람들인 것처럼 메시에 대한 찬양을 늘어놓았다.
이 전쟁광들에겐 성전을 성공적으로 달성한 메시에 대해 이미 ‘극 호好’로 돌변해 있었다. 교단 내 사도의 가장 큰 지지 세력이라 봐도 무방했다.
나머지 벨라미노 추기경과 최고 수녀회장, 신학 대학자는 떨떠름하게 박수를 이어 갔다.
교황은 슬쩍 그 셋의 눈치를 보다가, 헛기침을 하곤 본론으로 들어갔다.
“자, 그래서 말일세… 크흠……. 아무리 사도가 여신님의 뜻을 받들어 아무런 사심 없이! 신성 교국의 건설에 큰 힘을 보탰다 하더라도 상은 줘야 할 거 아닌가? 응? 이런 큰일을 해냈는데 말이야…….”
‘사심 없이’에 유난히 힘을 주는 교황.
여전히 거짓말에 익숙하지 않았다.
하나 성전십장과 베네딕트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군. 그래서 말이야… 예전부터 사도가 내게 부탁한 게 있는데, 그걸 들어줄까 하네.”
“무엇인지요, 성하.”
“크흠, 뭐… 큰 건 아닐세. 성전첩을 하나 내 달라고…….”
“절대 안 됩니다앗―!”
추기경이 허공에 팔을 쭉 뻗으며 큰 소리를 냈다.
멋들어진 중저음의 목소리가 단번에 하이 텐션 고음으로 올라가 버리니, 교황이 깜짝 놀랄 수밖에.
“아니, 왜 그러는가. 사도가 이 정도 공을 세웠으면 응당 그 정도는 해 줘야지.”
“교황 성하, 크롬벨 성전만 해도 그 지출이 크고 물자 소비가 어마어마했습니다. 예산이 모자라 다수의 크고 작은 행사를 내년으로 미룬 판국에… 또 성전첩을 발행하신다니요?”
“이보게, 추기경. 당장 성전을 하자는 게 아니라, 성전첩을 발행하자는 건데…….”
성전첩.
이름대로 ‘성전’을 촉구하는 권리가 담긴 문서였다.
남들 눈엔 그저 빈 종이에 불과하지만, 소유자의 서명이 적혀 교황청에 배달되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진다.
교황에게 직통으로 전달될 뿐만이 아니라, 교황의 판단하에 성전이 개시된다. 참고로, 역사상 이를 거절한 교황은 한 명도 없었다.
크롬벨 성전도 베네딕트가 메시의 손에 성전첩을 들려 보내면서 생긴 일이 아닌가.
추기경은 성전첩이 메시의 손에 들어가는 걸 상상했다. 바로 이마를 부여잡고 싶어졌다.
“그 양반… 아니, 사도 예하께서 성전첩을 왜 요구하겠습니까?”
‘왜긴 왜야……. 전쟁을 할 때 필요해서겠지…….’
교황은 제 생각을 바람에 흩날려 버리고, 최대한 순화해서 말을 했다.
“허허, 그야 이단을 처단할 손이 많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기 위함이 아니겠나.”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사도 예하의 행적을 잘 살펴보십시오. 가는 곳마다 전투, 전쟁, 파괴! 누가 보면 가이아의 사도가 아니라, 오흐가나의 사도라 여길 것입니다!”
“크허험…….”
“커험.”
베네딕트와 교황이 일시에 헛기침을 했다.
“그분의 손에 성전첩이 들어가면, 아마 한 달도 못 되어 도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분의 서명이 적혀서 말입니다.”
메잘알 추기경의 말에, 최고 수녀회장과 신학 대학자마저 고개를 끄덕였다.
셋의 시선을 받으며 교황은 식은땀을 흘렸다.
‘젠장……. 가이아시여… 어찌 제게 이런 시련을…….’
그때, 베네딕트가 나섰다.
“허허, 추기경 예하. 너무 과장이 심하십니다. 어찌 사도 예하를 그리 경욕하십니까. 제가 같이 다녀 봐서 아는데… 메시 예하께선 그런 분이 아니십니…….”
“여신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실 수 있소?”
“…….”
베네딕트는 즉각 침몰당했다.
다시 교황을 쳐다보는 추기경.
요한 바오로 1세는 허허 웃으며, 속으로 메시가 했던 말을 되새기고 있었다.
[반대가 극심할 겁니다. 성전을 치른 지도 얼마 안 되었고… 추기경도 절 경계하겠지요. 그러니 이럴 땐 심리전이 필요합니다. 일단 안 될 것이 뻔한 큰 것을 던져 두고, 그보다 작은 알맹이를 얻어 오는 것이지요. 교황 성하의 체면도 고려할 테니, 두 번 반대는 못 할 것입니다. 그러니…….]‘이런 것까지 예상하다니. 역시 대단하오, 메시 경.’
“그럼… 이건 어떻소? 그를 보좌할 성전십장 몇을 골라, 딱 1년간만 파견하는 것이오.”
“흐으음…….”
아까보다 부담이 훨씬 줄어든 대가였다.
당연했다. 단순화하자면 방금까진 ‘전쟁 1회권’이었고, 지금은 ‘보좌관 파견권’에 불과했으니까.
추기경의 얼굴이 흔들리자, 베네딕트가 냉큼 끼어들어 미끼를 던졌다.
“허허, 그 정도라면 나쁘지 않은 거 같습니다만……. 어떠십니까, 성전십장께선?”
“대찬성이오―!”
“이번엔 내가 간다!”
“뭔 소리야, 이 몸이 가야지!”
“구관이 명관. 한 번 갔다 온 이 몸이 가야 사도 예하도 마음 편하신 법이다. 다들 진정해!”
“이시도르 대장이야말로 빠져!”
모이를 연못에 뿌리니 온갖 물고기가 파닥거리는 듯했다. 베네딕트가 던진 미끼를 물지 못해 난리였다.
그런 열화와 같은 반응에 추기경은 이마를 감싸 쥐었다.
결국 최고 수녀회장, 신학 대학자와 몇 마디 쑥덕거리더니 이내 허락했다.
“…좋습니다. 그 정도는 어쩔 수 없지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성전십장과 베네딕트는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회의실 바깥 복도가 소란스러워졌다.
보나 마나 누가 갈지 결정하는 게 틀림없었다.
그사이 교황은 머리를 또 굴렸다.
메시 경이 그다음은 뭐라고 했더라…….
[자, 두 번째는 거절을 못 했겠지요. 당연합니다. 교황 성하의 체면과 위신을 고려해야 하는데 추기경이 어쩌겠습니까.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자신이 선심을 쓴 것일 뿐, 직접적으로 거래의 저울에 올려 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이번엔 진짜 저울에 올려 보는 겁니다. 아주 섭섭하다는 듯이 말이죠.]교황은 풀 죽은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그나저나, 마음이 아프군.”
“예? 어디가 편찮으신지요.”
“휴… 아닐세, 아니야. 그저… 큰 공을 세운 사도에게 이것밖에 해 주지 못하는 게 신경 쓰여서 그러네…….”
움찔.
벨라미노 추기경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휴, 사도가 날 어찌 생각하겠나. 그리 큰 공을 세우고도 이것도 못 해 준다니. 교황이 참으로 무능하구나, 하고 속으로 생각하지 않겠나.”
“어찌 감히 그러겠습니까. 그럼 제가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휴… 그러지 말게. 안 그래도 떨어진 체면과 위신, 얼마나 더 바닥과 가까워지겠나. 그러지 말게, 그러지 말어. 허허…….”
부들부들.
대충 교황의 속뜻을 알아먹은 추기경이었다.
혈압이 올라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지만, 어쩌겠나. 상대가 상전인 것을.
“서, 성하의 체면을 고려하지 못한 제 불찰입니다. 다른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흐음. 그래도 되나?”
“무… 물론입니다.”
“그래. 그럼 메시 사도의 전용으로 칼라를 하나 맞춰 주는 게 어떻겠는가?”
“쿨럭!”
추기경은 피를 토하는 심정이 되었다.
대大신성 방어 갑주, 칼라.
‘절대 방어’라는 능력이 있는 만큼, 제작에 있어서 그 비용과 드는 재료가 만만치 않다.
더군다나 최고위 성직자가 축성을 며칠간 해야 제작이 가능한 만큼, 추기경이나 최고 수녀회장, 신학 대학자와 관련이 있는 물건이었다.
추기경은 울고 싶은 심정이 되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
에레나는 메시가 사라지자마자 오라비 에레브 그리고 바실러스와 함께 아헨탈 영지로 내려왔다.
이후 에레브와 바실러스는 아헨탈 후작군에 합류하여 즉각 출진했고,
그녀는 영지에 남아 메시가 남긴 마지막 부탁을 수행했다.
아직 완벽한 승전보가 아헨탈령에 도착하지 않은 시기였음에도, 그녀는 모든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다.
그만큼 메시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뜻.
평소 입던 드레스가 아닌 장화에 바지, 가죽 여행복을 입은 그녀가 말안장에 올라탄 채 말했다.
“레토 아저씨, 출발하죠.”
이어서 레토가 손짓하자 행렬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레토와 철갑을 입은 장군 개미, 프로크스 마탑의 마법사들과 물자 마차, 딱시가니와 도로쿠, 장기 고용된 용병들과 의식을 잃은 포로 2명이 수레에 실려 이동했다.
목표 지점은 사도 메시가 있는 곳.
에레나는 눈을 반짝였다.
‘기다려요. 곧 나도 당신 옆에 설 테니까.’
메시가 만든 거대한 흐름들이.
드디어 한곳으로 모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