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ull-time healer getting stronger and stronger RAW novel - Chapter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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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톨로메오는 절벽으로 뛰어들고 싶은 기분이었다.
‘대체 그 몸으로 어딜 가셨단 말인가!’
분명 자신은 종아리까지 쑥쑥 파고드는 눈을 헤치며 설산을 내려오고 있었다. 등엔 예하를 업은 채로.
그런데 정신을 차려 보니, 예하가 사라지고 없는 게 아닌가.
‘나란 멍청한 놈, 마수 대가리만도 못한 자식!’
동료들이 목숨을 바쳐서 탈출시킨 예하다.
그를 어떻게든 살려서 다시 8왕국으로 보내는 게 자신의 임무였다.
그걸… 설산조차 다 내려가기 전에 실패해 버렸다. 달리기로 치면 출발과 함께 넘어진 셈이다.
“이를 어찌해, 이를 어찌하냐고! 가이아시여, 왜 제게 이런 시련을……!”
바르톨로메오는 눈을 파헤치며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그러다 멀리, 바람 소리에 실려 오는 폭음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예하가 간다면 어디로 가겠는가! 다시 싸움터로 돌아가셨겠지!’
나란 놈 그냥 죽자 싶어, 눈에 얼굴을 처박고 컥컥 대던 바르톨로메오는 몸을 일으켰다.
당장 다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안 계신다면……?’
그래. 그땐, 동료와 함께 그냥 죽자.
파바박.
바르톨로메오는 전력을 다해 산등을 올랐다.
내려올 때는 다친 메시를 신경 쓴답시고 속도를 줄였으나, 이젠 아니었다.
“응? 이게 뭐야. 이시도르 대장! 정신 차려!”
광선을 맞고 굴러떨어진 피투성이의 이시도르도 가는 길에 발견했다.
“너… 쿨럭… 예하… 어디…….”
“예, 예하? 예하는… 으음…….”
“왜… 말 못… 쿨럭, 쿨럭! 너… 죽는…….”
심한 출혈에 저체온, 스트레스까지 받아 혼절해 버리는 이시도르였다.
완성되지 못한 뒷말을 들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바르톨로메오는 추운 날씨에도 등 뒤에 식은땀이 났다.
‘어차피 위에서 죽을 텐데 뭐.’
하지만 곧 쿨하게 넘겼다. 죽기를 각오한 마당에 뭐가 대수랴. 적당히 이시도르를 치료한 후 등에 업고 다시 뛰어올랐다.
그리고.
순식간에 다시 ‘그곳’에 도착한 바르톨로메오의 눈은 쉴 새 없이 커져갔다.
“…예하?”
빛줄기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익숙한 뒷모습.
그리고 그가 맞다고 확인이라도 해 주듯 뿜어져 나오는 치료의 황금빛 성화.
바르톨로메오는 업고 있던 이시도르를 내팽개치곤 양팔을 들어 신 나게 외쳤다.
“예― 하!”
풀썩.
바닥에 그대로 엎어진 이시도르는 눈앞의 황금빛 성화를 맞으며 생각했다.
‘이 자식… 반드시 어머니 여신의 품으로 되돌려보내겠어…….’
*
차갑게 식어 가던 프로크스의 몸.
어느 순간, 멈춰 있던 심장이 다시 펌프질을 시작했다.
육신을 떠날 뻔했던 프로크스의 영혼도 다시 몸의 안착을 시도했다.
천천히 감각이 돌아오자 묘했다.
아까 전엔 영혼마저 얼려 버릴 차가운 겨울바람이 느껴졌는데, 그건 어디 가 버리고 따뜻한 봄바람이 불고 있었다.
뚝뚝…….
비도 내리고 있었다. 봄에나 내리는 여우비 같았다.
‘빗물이… 뭐 이리 뜨거워? 왜 이렇게 짜?’
“쿨럭, 켁켁…….”
마른 기침을 뱉으며 프로크스가 겨우 눈을 뜨자, 눈앞에 바로 보인 건 마드리였다.
마드리가 프로크스의 머리를 무릎에 얹은 채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그제야 빗물이 아니라 눈물임을 깨달았다.
자신도 방금 죽었다 살아났으면서, 프로크스는 회복된 마드리의 몸부터 확인하곤 힘겹게 입을 열었다.
“위그드라실의 정문 수위한테 입장권을 건네려는 찰나였던 거 같은데… 다행이구만. 사실… 너를 두고 들어가기 싫어서 농담으로 5분 정도 시간을 끌었거든…….”
위그드라실은 마법사들이 죽어서 가는 사후 세계로 전설처럼 알려졌었다. 생애 얻은 깨달음과 노력을 계산해, 딱 그만큼만 진리의 탑을 등반하는 걸 허락해 준다.(카더라)
곧 죽어도 농담을 하는 프로크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마드리는 울며 웃었다.
“잘했어…….”
*
알란아스터는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쓰러졌던 이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신체가 유실됐던 자들은 믿기 어렵다는 듯 자란 제 몸을 매만졌다.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벌목꾼만 해도 부지기수였거늘, 이젠 멀쩡히 일어나고 있었다.
로열 가드의 수장 발젤렘의 얼굴에도 화색이 찾아오고 있었다. 자신이 살아서가 아니라, 죽어 가던 부하들이 구함을 받아서였다.
보통… 이러한 기적을 만들어 낸 사람을 영웅이자 구원자Messiah라 하지 않던가?
앞에 홀로 당당히 선 메시를, 그 뒷모습을 알란아스터는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러곤 저도 모르게 예를 갖췄다.
‘예하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큰 부상으로 정신조차 못 차리셨다. 바르톨로메오의 등에 업혀 전장을 이탈하시기까지 했다.’
하지만 다시 등장한 예하의 모습은 이전과는 달랐다.
마치… 커다란 벽을 넘은 자.
깨달음을 통해 미혹을 떨치고, 마침내 제자리로 온 구도자처럼 느껴졌다.
‘왜인지 모르겠다. 허나… 그런 것 같다.’
알란아스터는 영문도 모르겠지만,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메시는 크나큰 선택을 했다.
자신만의 행복보다 모두의 미래를 고른 선택.
무릇, 신화에 남는 이들은 범인이 할 수 없는 선택을 했기에 영웅 또는 신이라 불리며 그 격을 높이 칭송하고 회자한다.
메시도 그러했다.
인간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을 이기적이고 감정적인 선택을 거부했다.
기쁨과 노여움, 슬픔, 즐거움, 사랑, 미움, 욕심. 이러한 칠정의 굴레를 벗어던지는 선택을 하고 여기에 온 것이다.
소중한 이와 함께할 기회를 뒤로하고 현실로 돌아온 결정은 다차원의 미래를 결정짓는 큰 결심이었으며.
번뇌의 얽매임과 미혹에서 벗어난, 인간으로의 한계를 뛰어넘는 일이었다.
그랬기에 그는 소드 마이스터가 된 것과 별개로, 완성된 초월자의 격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그걸 알 수 있을 만한 눈높이에 있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적인 티프리메이식뿐이었다.
「네… 놈……?」
“티프리메이식. 나는 돌아왔다.”
티프리메이식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떴다.
돌아왔다는 게 무슨 말이겠는가.
메시는 자신이 하지 못했던 ‘그 선택’을 했다는 거다.
흠칫.
‘…선택? 무슨 선택?’
무의식중에 놀라고 있었다. 이상한 상념이 망각 속에서 올라왔다. 티프리메이식은 제 머리를 움켜쥐었다.
‘무슨… 무슨 선택이지?’
강렬한 기억이 머리를 강타한다. 잊고 있던 기억이 새로 뚫은 우물처럼 샘솟는다.
멸망한 차원에서 수만 년의 세월을 홀로 떠돌아다녔다. 망각이란 독을 마실 수밖에 없었다.
허나, 조금 전 메시가 쓴 전방위의 성화에 노출되어 그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조금씩 되살아나는 기억.
증오의 파도에 몸을 던지기 전, 변하지 않는 인간이었을 때의 기억이 머리에서 되살아났고.
이는 역으로 절망을 안겨 주었다.
「안 돼, 안 돼… 안 돼……! 내가 지금껏 무슨 짓을 한 것이야! 이래선 안 된단 말이야……!」
괴물이 된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며, 그는 절규했다.
끼에에에에에엑―!
사념의 부르짖음과 다르게, 입에서는 짐승의 비명이 튀어나왔다.
그토록 변하지 않기를 원했거늘, 자신은 왜 이토록 변해 버렸단 말인가!
「이… 이래선… 이 모습으론 그녀에게 갈 수 없어… 없단 말이다……!」
티프리메이식은 제 머리를 벽에 쾅쾅 찍으며 자해를 해 댔다. 원래라면 신전을 둘러싸고 있던 절벽이었다. 쌓여 있던 눈이 후르르 떨어졌으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인간임을 포기하고, 흉측한 모습이 된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었다. 이래선 베르베르의 앞에 설 수 없었기에.
티프리메이식은 변해 버린 자신을 경멸하고 또 경멸했다.
메시가 말했다.
“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충혈된 티프리메이식의 눈이 메시에게로 향했다.
「…닥쳐라!」
“다만. 변화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어야만 한다. 계속 그 자리에 머물기 위한 변화는 퇴화와 다르지 않은 거다. 티프리메이식.”
「너 따위가… 수만 년을 살아온 나를 가르치려고 드는 것이야―!」
갈피를 못 잡던 분노가 방향을 잡았다.
티프리메이식의 가슴팍에 박힌 푸른 보석이 번뜩였다.
일시에 눈을 녹여 버리며 날아오는 직격탄.
메시는 그 앞에서 간단히 대응했다.
익숙한 장면이었다.
그저 검지를 들어 올려, 제 앞을 한번 그었으니까.
“너도 차원을 건너며 한낱 인간의 주제로 공간을 이해하게 되었겠지. 나 역시… 그러하다.”
검은 장막이 펼쳐졌다. 그 장막 안으로 들어가 버린 광선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티프리메이식의 공간참이었다.
전방위 힐을 통해 그의 신체 정보까지 훑어 낸 메시였다.
차원을 건넌 경험과 티프리메이식의 능력 그리고 바르셀로의 자질. 이 삼박자는 메시가 공간참을 무리 없이 따라 하도록 만들었다.
“누가 얼마나 더 오래 살았느냐는 의미 없는 잣대다. 그 비교 대상이 제자리에 영영 있고 싶어 궁리한 너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선택한 나라면.”
「……!」
“너도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 예상했던 것 아닌가. 그랬기에, 아인하르츠 가문을 멸문시키고 니어로토 검공을 심마에 빠뜨리고, 바르셀로를 죽이지 않았나? 살아온 세월이 기니, 그전에도 비슷한 일들이 있었겠지.”
맞다… 예상했다.
티프리메이식은 대답 없이 수긍했다.
그는 한때 여행자였다.
제2대격변의 시대. 배를 타고 무한 대양을 가로지르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문명과 마주했다.
바다라는 환경과 배라는 한정된 이동 수단, 폐쇄적인 섬이라는 환경은, 놀라울 정도로 각기 다른 문화와 문명을 꽃피우게 했다.
그걸 직접 눈에 담은 사람이 티프리메이식이었다.
그리고 그는 여행하며 문명들의 공통점을 하나 알게 됐다.
나아가지 않고 고이는 역사는 미래가 없다는 것. 결국, 좀 더 나은 앞날을 위해 진보하는 이들에게 먹히고 만다는 것을.
하지만.
「나만은 다르리라 생각했다… 나만은… 실제로 네놈만 오지 않았어도… 나는 분명 성공했을 거란 말이다.」
그것이 인간의 오만이자 어리석음이었다.
자신만은 다를 거라 여기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내가 옳았다. 너만 아니었어도, 분명 나는 옳은 선택을 한 것이었어!」
그리고 아집을 부린다.
그래야만이 지금까지 쌓아 온 모래성이 무너지지 않기에. 그것이 사상누각인 줄도 모르고.
메시는 웃었다.
저 집착을 깨 버릴 아주 좋은 예가 바로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네 선택이 옳았다면… 지금 나와 너의 차이는 뭐지?”
「……!」
“과거에 집착해 괴물이 된 너. 그리고 모두를 구해 미래를 지켜 낸 나. 이걸 보고도 네가 옳았다고 생각하는 거냐.”
메시와 티프리메이식.
둘에겐 같은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었다.
하지만 결과는 이처럼 달랐다.
덜덜…….
티프리메이식은 송곳니 같은 제 이빨이 딱딱 부딪치는 걸 느꼈다.
발밑의 땅이 꺼져 어둠 속에 파묻히는 기분마저 든다.
수천, 수만 년의 세월이… 모조리 부정되어 깨져나가고 있었다.
‘내가… 내가 지금까지 해 온 것은…….’
혼란과 자기 부정에 휩싸인 티프리메이식.
‘아니야…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의 귓가에.
뱀의 혀가 속삭였다.
“너는… 그저 실패자에 불과한 거야.”
뚜둑.
한 줄기 남아 있던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
그리고 티프리메이식의 여섯 개 눈 모두 새하얗게 뒤집어졌다.
「죽여… 버리겠다―!」
번쩍!
여섯 개의 눈에서 각기 다른 광탄들이 한 번에 포탄처럼 뿜어졌다.
일제사격.
여섯 개의 광탄은 그려진 궤적을 따라가듯 메시에게 쏘아졌다.
그와 동시에 티프리메이식은 사족보행을 하며 메시에게로 접근해 왔다. 거리가 좁혀지자, 보이지 않는 몇 가닥의 꼬리가 메시를 산산조각 내기 위해 휘둘러졌다.
“조심하십시오! 예하!”
지켜보던 이들이 합심하여 경고했다.
메시가 자리를 비운 사이, 티프리메이식의 전투력을 뼈저리게 체감한 이들이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메시는 대응은 깔끔했다.
오른발을 사뿐히 들어 눈밭을 쿵 구르자, 파묻혀 있던 얼음 조각들이 허공으로 비산했고.
아주 사뿐한 걸음으로 그 얼음들을 툭툭 밟아 하늘로 치솟더니.
스아아악!
검지로 하늘을 그었다. 날아오는 광탄은 벌어지는 하늘 사이로 먹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
제 기술도 아닌 공간참을 숙달된 것처럼 사용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뒤를 이어 자스펠이 뽑혔다.
‘아헨탈-빛의 검, 바르셀로 식式.’
하얀 빛이 검을 감쌌다. 검집에서 출수한 쾌속검이 빛의 그물이 그리자, 이내 보이지 않던 꼬리에서 피가 펑펑 터졌다.
보이지 않던 칼날 꼬리는 피가 묻어 모습을 드러냈다.
끼에에에에엑!
티프리메이식은 갑자기 달라진 메시의 솜씨에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처음 부딪쳤을 때는 방어만으로 급급하던 인간이 지금은 여유가 철철 넘쳤다.
공간참을 가져다 쓰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의 신체 정보를 빼앗겻으니까.
하지만 그와 다르게 경지가 진일보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검술까지 선보이고 있었으니.
‘네놈은… 다른 차원에서 검만 휘두르고 오기라도 했단 말이더냐……!’
칼날 꼬리로 행하는 모든 공격이 가뿐하게 분쇄되었다. 두 호흡 반 만에 이뤄진 482번의 베기가 메시의 근처만 가면 무용지물이 됐다.
그 무위에 기가 질린 티프리메이식이 속으로 악을 썼다.
하지만 그에겐 마지막 무기가 있었다.
‘네놈이라도… 이건 어쩌지 못할 거다.’
본능처럼 쓰던 공간참과 달리, 망각 때문에 완전히 잊어버렸던 검의였다.
영혼을 베는 검.
공간참이 차원 이동을 통한 깨달음에서 얻은 검의라면.
영혼참은 이혼대법에서 얻은 깨달음에서 탄생했다.
까다로운 적을 상대할 때, 이보다 효과적인 공격은 없었다. 어떤 존재든 육신을 단련할 줄만 알지, 영혼을 단련한 자는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모든 생명에게 죽음은 오직 한 번뿐이었으므로.
죽음은 신체와 영혼의 연결고리가 깨지며 상처를 입는 경험이다. 모든 영혼이 한 번은 겪는 고통인 셈이다.
탯줄이 끊기고 아기가 세상에 울음을 터뜨리는 것처럼, 영혼도 신체로부터 연결고리가 끊겨 상처를 입으면 육신의 구속에서 벗어나게 된다.
티프리메이식은 자신했다. 이 공격만은 어떤 존재도 막을 수 없다고.
물론, 그 전에 유인은 필수였다.
「네놈을 어쩌지 못한다면… 다른 놈들부터 모조리 죽여 주마……!」
티프리메이식은 공격 방향을 바꿨다.
뒤에서 숨죽이고 전투를 지켜보는 놈들을 모조리 해치울 것처럼, 가슴팍의 보석에 기운을 모은 것이다.
예상대로 메시는 즉각 반응했다.
광선을 막기 위해 거리를 단번에 좁히며 들어온다. 거리가 멀수록 지켜야 할 범위가 넓어지니 당연한 행동이었다.
쾅!
모았던 기운을 흩뜨려 버리고 티프리메이식은 냉큼 뛰쳐나갔다. 거리를 좁히는 메시를 향해서.
「어리석은 놈! 네놈은 저것들을 지키려다 결국 이렇게 죽는 거다―!」
날카로운 검과 같은 티프리메이식의 손톱이 휘둘러졌다.
영혼을 베는 검의가 검 끝에 엉겨 있었다.
회심의 한 수답게 실수는 없었다.
스악!
‘끝났다.’
티프리메이식은 기괴하게 웃었다.
잘난 듯 지껄이던 놈이 곧 쓰러질 걸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자신이 옳았음을 증명했다는 충만감이 그를 가득 채웠다.
비록 자신은 추해졌을지언정.
결국, 끝까지 살아남는 게 이긴 거니까!
물론.
“방금 뭐한 거냐?”
「뭐……?」
그것도 상대를 봐 가면서 해야 하는 생각이었지만 말이다.
우드드득…….
기다렸다는 듯 메시의 몸이 펌핑되며 상체가 뒤틀렸다.
거인이 일격을 때리기 직전의 자세와 같다.
쥐어진 주먹에선 끝을 알 수 없는 힘이 느껴졌다.
“마침 잘 왔다. 사실, 네놈은 진짜 후드려 패고 싶었거든.”
티프리메이식은 자신이 유인한 게 아니라, 이리의 입에 머리를 처넣었음을 직감했다.
「아… 안…….」
“돼.”
최대 출력.
1 엔조 무에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