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ull-time healer getting stronger and stronger RAW novel - Chapter 51
“오늘 안색이 안 좋아 보이십니다.”
집무실에서 회의를 연 아헨탈 자작에게 가신이 말했다.
“뒤숭숭한 꿈을 꿔서 그런 거 같네.”
‘참 이상한 꿈이지. 에레나가 걸어와 인사를 하고 제 갈 길을 가버리는 꿈이었으니… 기껏 나았으면 아비랑 좀 더 있다가 갈 것이지, 대체 어딜 그리 바삐 간단 말이야.’
로안 폰 아헨탈.
아헨탈 가문의 가주이자, 역대 아헨탈 가주 중 가문의 영향력을 가장 많이 키웠다고 평가받는 자였다.
젊은 시절에는 무를 숭상하여 꽤 사고를 치고 다녔다는 얘기도 있으나, 지금은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을 만큼 업무에 충실한 자였다.
그런 그에게도 아픈 손가락은 있었으니, 자신의 딸인 에레나였다.
선천적으로 장애를 갖고 태어난지라, 걷는 기쁨은 하나도 모르고 자라온 딸이었다.
그런 딸을 낫게 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는데, 몸에 좋은 게 있다 하면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해 딸에게 먹였으며, 유명한 사제가 있다 하면 데려와 딸을 치료하게 하였다.
물론 이 번잡한 과정을 어린 딸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너를 낫게 해줄 것이다.’라 입버릇처럼 말해왔는데, 딸의 8살 때 ‘거짓말쟁이 아빠’라는 말을 들은 이후부터 함부로 뱉지 않았다.
그런데도 자작은 멈추지 않았다. 교단에 막대한 교무금을 바치며 사제를 갈아치웠고, 수많은 기도문을 에레나에게 들려줬다.
딸이 15살 되던 해, 마침내 그는 포기했다.
휠체어를 태워서라도 보낸 첫 사교계 데뷔에서 딸은 추악한 뒷말을 듣고 만 것이다.
‘아헨탈 가의 막내딸은 신에 대한 믿음이 없고, 영혼이 깨끗하지 않기에 사제들의 치료가 통하지 않는다.’
그런 헛소문까지 직접 들었으니 딸이 받은 상처야 두말할 거 없지만, 사실 아헨탈 자작 역시 만만치 않은 상처를 입은 것이다.
그때부터 그는 절대 ‘치료’라는 말을 자신과 에레나 앞에서 꺼내지 않게 했다.
더는 가신들도 사제에 관한 정보를 가져오지 않았다. 아헨탈 자작에게 상납 되는 선물에도 건강식품은 쏙 빠져버렸다.
그런 자작에게 최근 ‘이종의 성자’란 호칭이 들렸다.
‘메시 경이 그리 뛰어난 치료술을 지녔단 말인가?’
에레브가 말하긴 했으나, 귀담아듣진 않았다. 객관적인 평가가 아니라고 여긴 탓이다.
하지만 객관적이지 않았던 건 자신이었다. 에레브가 그렇게 말했으면, 한 번쯤 시험이라도 해볼 수 있었는데 그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의 트라우마와 연관이 있었다.
‘그가 에레나를 치료할 수 있다면?’
딸을 치료하지 못한 게 천추의 한이 되었다. 에레나를 낫게 할 수만 있다면 영혼이라도 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만일 그가 딸을 치료한다면 평생을 호의호식하게 할 용의가 있었다.
그 밖에 어떤 소원이 있더라도 반드시 들어줄 것이다.
치료만 성공한다면!
‘그런데… 그 역시 실패하면 어찌한단 말인가?’
가정이지만 두려움이 왈칵 몰려왔다.
더구나 힐 마법은 잘못하면 부작용까지 심했다.
딸을 치료하려다가, 딸을 죽이는 것 아닌가 무섭기까지 했다. 유명한 사제는 찾아도, 유명한 치료사는 찾지 않은 게 그런 이유 때문이었는데…
“아버지, 에레브와 에레나가 왔습니다.”
“들어오게 해라.”
집무실에서 가신들과 회의를 하고 있는데, 에이러스가 들어와 보고를 올렸다.
얼마 안 있어, 에레브와 에레나, 그리고 메시까지 함께 들어왔다.
메시가 들어오자마자, 가신들의 시선이 모조리 쏠렸다.
소문 탓이었다.
‘은빛 성기사 베네딕트 경을 능가하는 힐러.’
‘신성력까지 쓸 줄 안다던데…’
‘정말 대단한 자를 이 공자께서 데려오셨군.’
웅성거림이 짙어졌다. 메시는 자신 때문임을 눈치챘다.
옆에서 에레브가 툭 건드렸다.
“이종의 성자님, 기분이 어떠하신가?”
“어허, 가주님 앞입니다.”
“뭐 어때, 내가 말 놓은 것쯤은 아버지 귀에 들어갔을 텐데.”
말이 무섭게, 아헨탈 자작이 걸어왔다.
“에레브, 고생많았다.”
“아닙니다. 아버지…”
“갑자기 봉사단을 따라가기에 이상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가서 일행을 잘 이끌었을 뿐 아니라 모범적인 행동도 많이 했다고 들었다. 장하다.”
“저도 아픈 영지민들이 마음에 쓰였습니다. 그들 하나하나가 아헨탈 가를 떠받드는 기둥들인데 내버려 둘 수 없었습니다. 크흑.”
사실 메시가 강제로 마차에 태운 것이었지만, 에레브는 냉큼 제 뜻이었던 것처럼 연기했다. 메시는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반응은 좋았다. 가신들도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헨탈 자작은 둘째 아들의 어깨를 대견하다는 듯 두드려준 후, 정해진 순서처럼 딸을 쳐다봤다.
딸을 볼 때는 항상 눈을 내리깔아야 한다는 게 못내 마음 아팠지만, 오늘만큼은 기쁘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에레나, 네가 좋은 생각을 해준 덕분에 영지민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었다. 또한, 우리 가문의 명성도 올랐고. 그뿐인가, 완치된 광노들 덕분에 광산의 생산성이 좋아질 것이다.”
다친 광노만 백 명이 넘었고, 그들이 다시 현장에 투입되니 능률 향상은 당연했다. 거기다 부상자를 돌보는데 들어가는 식량과 돈이 제법이었으니 지출이 줄었다.
“저도 기뻐요. 항상 보살핌만 받아야 하는 제가 아버지께 도움을 드릴 수 있었잖아요.”
딸의 대견한 말에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헨탈 자작은 에레나를 살짝 안아주곤, 마지막으로 메시를 쳐다봤다.
“메시 경.”
“예.”
은근하게 부르는 어조에 메시가 놀랬다. 이렇게 음성이 따뜻한 사람이었나?
“앞으로 더 놀라게 할 일이 있다면, 지금 말해주시오. 심장에 좋지 않구려.”
“주의하겠습니다.”
“하하, 농담이오. 그대에겐… 고맙다는 말밖에 전할 수 없소. 지금껏 우리 가문에서 얻어가는 손님은 많았어도, 주는 손님은 없었소. 메시 경은 그런 손님이요.”
“과찬이십니다.”
아헨탈 자작은 잠시 주저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데 하나 더 부탁할 일이 있소. 그대에게 부담될지 모르겠으나…”
“…?”
“내 딸 에레나를… 치료해줄 수 있겠소?”
웅성웅성!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집무실은 소란스러워졌다.
가신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에레브나 에레나마저 충격받았다.
지금껏 ‘치료’라는 말을 입에도 담지 못하게 하던 사람이, 먼저 입 밖에 꺼낸 탓이었다.
에이러스가 발끈해서 튀어나왔다.
“아버지! 지금까지 에레나는 충분히 힘들었습니다! 어째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려 하십니까!”
“같은 실수를 반복하려는 게 아니다.”
아헨탈 자작의 말에 모두가 침묵했다.
“에레나를… 치료하려는 것이다.”
자신의 소중한 딸을 내려다보았다. 그 딸 역시 각오가 된 것인지, 두 눈이 빛나고 있었다.
에레브는 씩 웃었다. 자신이 부탁하려 했던 걸 아버지가 먼저 말했으니 더할 나위 없었다.
“어떻소, 해주시겠소?”
자작의 물음엔 거절할 수 없는 힘이 있었다.
메시에 대한 소문을 들은 뒤부터 그만큼 심사숙고를 했다는 뜻이리라.
메시도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단단히 묶인 매듭을 풀기 위해 먼 길을 돌아왔고, 마침내 묶인 부위가 헐거워진 셈이다.
“물론입니다, 자작님.”
**
베네딕트는 메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헨탈 가에 모처럼 방문했다.
며칠 전, 에이러스를 찾아간 걸 제외하면 거의 2년 만의 일이었다.
그는 에레나를 치유하려던 마지막 사제였고, 좋게 끝나지 않아 아쉬워하고 있었다.
‘흠… 성자님과의 약속을 못 지키게 되었으니 어떡하나?’
메시와 약조한 것은, 교단을 대표해서 아헨탈 자작과 에레나 양에게 사과하는 일이었다.
그간 수도원 상부를 설득하려 노력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나도 성자님의 성화나 기적을 보지 않았다면 설득에 넘어가지 못했을 테니.’
때론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게 있음을 이번 일을 통해 깨달았다. 수도원의 사제들도 그런 것이리라.
거기다 정기적 상납을 약속했던 아헨탈 가의 교무금도 다시 끊겼다고 들었다. 수도원 내부에서 자신에 대해 썩 좋은 반응이 오지 않는 게 당연했다.
‘그래도 여기 수도원에서는 제법 오래 머물렀지. 이제 옮길 때가 된 건가.’
저런 반응 뒤, 어떤 결과가 돌아오는지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던 베네딕트는 실망하기 전에 떠나기로 했다.
그 전에, 자신만이라도 아헨탈 가를 찾아와 따로 사과하기로 했다.
물론 신의 힘이 부족해서 치료하지 못했다곤 여전히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메시의 말을 듣고 명상을 해보니, 환자 가족 가슴에 대못 박는 소리를 자신이 지껄인 셈이었다.
‘불신자보다 독신자의 예후가 훨씬 좋다는 연구 결과를 말한 것인데… 그들로선 기분 나쁠 만 하다. 아직도 이리 공부가 모자라서야.’
한숨을 쉰 베네딕트는 아헨탈 가를 돌아다녔다. 그런데 오늘따라 사병이나 하녀들, 시종들도 보이지 않았다.
“뭐지? 외부인이 들어왔는데 제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니.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베네딕트는 어리둥절하며 아헨탈 가의 내성으로 진입했다.
**
무슨 일이 일어나긴 했다.
그것도 엄청난 일이었다.
대략 30분 전, 메시가 에레나를 치료한다는 얘기가 가문 내에 돌자 모든 아헨탈 가의 종사자들이 뛰어왔다.
“아가씨가 이번엔 나을 수 있을까?”
“나아야지! 그 이종의 성자인가 뭔가가 그리 대단하다던데.”
“오, 제발! 가이아님, 우리 아가씨 좀 도와주세요!”
모든 이들이 간절히 바라는 일이었다.
그만큼 에레나가 이 가문 사람들에게 끼친 선한 영향력은 대단했다. 한마음 한뜻으로 쾌유를 바랄 만큼, 특별한 사람이었다.
치료가 진행되는 가주의 집무실 근처 복도에 수백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이성이 한 조각 남은 누군가가 말했다.
“근데 우리 이래도 돼? 근무지 이탈인데.”
“에레나 아가씨가 일어설지도 모르는데! 우리가 자리를 지켜야 할 거 아녀!”
재빨리 제압당했다. 곧 그도 이성을 상실하고 기다림에 참여했다.
집무실 바깥이 소란스러운데, 내부는 이상할 정도로 고요했다.
“…..”
아헨탈 자작과 그 가족, 주요 가신들이 모여 있음에도 침 넘기는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중심에는 에레나와 메시가 있었다. 그 둘을 지켜보는 에이러스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빌어먹을… 이종이 에레나를 일으켜 세우면… 그땐 어떻게 한단 말인가?’
그도 오빠이니 하나뿐인 여동생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건 좋았다.
정략적으로도 건강한 여동생을 시집보내는 게, 더 좋은 집안으로 보낼 수 있으니 가치가 높았다.
하지만 그걸 해내는 게 메시라면, 일이 커진다.
‘그야말로 이 집안에선 손댈 수 없는 불가침의 영역에 오르고 마는 거 아닌가…?’
소름 끼치는 일이었다.
‘신이 있다면, 이번만큼은 에레나를 외면해주시오.’
끔찍한 말이었지만, 그게 에이러스의 진심이었다.
반면, 에레브의 마음은 정반대였다. 메시와 에레나에게 다가서서 가볍게 농을 던졌다.
“메시, 부담가지지 말라고. 네가 실패한다고 해서 이 집에 널 원망할 사람 하나 없으니까. 이미 수백 번이나 겪은 일이야. 낄낄.”
“오라버니, 지금 와중에 그런 재수 없는 소릴 하셔야겠어요?”
“아, 아니 난… 농담…”
“저도 농담이에요.”
에레나가 대범하게 웃었다. 그 오빠의 그 동생이었다.
“에레나 양, 긴장은 안 되십니까?”
“제가 그 수백 번 실패의 당사자니까요. 긴장할 일이 뭐 있겠어요.”
되면 좋고, 안 되면… 지금처럼 그대로 사는 것이다. 이젠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메시는 무덤덤한 그녀가 놀라는 꼴을 꼭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에레브가 메시의 어깨를 툭 쳤다.
“…잘 부탁한다.”
“제가 실패하는 거 본 적 없으실 텐데. 뭘 그리 긴장하십니까?”
“크크, 건방진 놈.”
이제 정말 시간이 됐다. 에레브가 마지막으로 물러나자 모두가 메시를 쳐다봤다.
“시작합니다.”
우웅…
온몸에 황금 기운이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이미 신성력을 뽑아내는 것은 메시에게 손쉬운 일이었다.
‘아…!’
‘이번에는 정말 될지도 모르겠다.’
성화의 아름다운 황금빛 위용에 모든 이가 경탄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아헨탈 자작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은빛 성기사 베네딕트가 와서 치료할 때도 똑같이 감탄하긴 했으나, 결국 치료엔 실패했기 때문이다.
‘제발… 가이아시여, 내가 그동안 찾지 않아 미안합니다. 부디 이번만 도와주십시오… 에레나가 걷게 된다면 교무금도 이제 부지런히 낼 터이니…’
아헨탈 자작의 기도 아래, 메시가 에레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신성마법, 힐(Heal).’
황금빛이 쏟아져 내렸다. 그것에 적중당한 에레나는 자신의 몸 안을 감도는 활력에 깜짝 놀라 떨었다. 자신도 모르게 가랑이에 힘이 들어가는 기분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 아니었다. 지금 메시는 에레나의 신체 정보를 받아들임과 동시에, 자신이 갖고 있던 신체 정보와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가능할까?’
해보지 못한 일이었기에, 장담할 순 없었다.
자신의 몸을 바꾸는 게 아닌, 타인의 몸을 바꾸는 일이다.
선천적 장애는 상처나 부상 같은 게 아니므로, 기존의 힐로 치료되는 영역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그 달란트(로 예상되는 능력)라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렵다… 쉽게 가능했다면 그 또한 말도 안 되는 일이었겠지만…’
타인의 신체 정보를 개편한다는 건 난이도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조절하는 건 무리였고, 최소한의 목표에 집중했다.
에레나가 걸을 수 있게 되는 것. 그녀의 신경계에 다른 이의 정보를 씌운다.
‘최소한 가스통의 신체 수준까진…’
**
10분이 넘게 치료가 이어졌다.
순식간에 환자들을 낫게 하던 모습과 비교하면 오래 걸리는 것이었기에, 에레브의 얼굴에도 낭패감이 서려 있었다.
그것을 놓칠 에이러스가 아니었기에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하하! 멍청하긴, 상식적으로 사제 수백 명이 실패한 일을 저 한 녀석이 해낸다고?’
지금까지 초조했던 제 자신이 우습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데 그때.
빛이 사라지고 메시가 에레나의 곁에서 물러났다.
“…?”
설마?
모두가 주목하는 가운데, 메시가 에레나에게 눈짓했다.
그 눈짓의 의미가 뭐겠는가.
실패했다면 고개를 젓지, 눈짓하진 않을 것이다.
그래, 마치 일어서보라는 것처럼.
“아…아….”
아헨탈 자작이 딸에게 다가섰다.
그의 눈가에 눈물이 서려 있었다.
그러고 보면, 첫 사교계에 가서 뒷말을 들은 것보다는 파트너와 춤을 못 춘 게 더 슬프다고 말했었던 딸이다.
자작이 에레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 딸, 이 아비와 춤 한 번 출 테냐?”
에레나 역시 그 아버지의 두꺼운 손을 붙잡고 다리에 힘을 줬다.
바들바들…
서서히 일어서는 그녀, 다리가 떨리곤 있었지만 힘겹게 일어서더니 그대로 아헨탈 자작의 품에 쓰러졌다.
하지만 그걸로도 아헨탈 자작은 만족했다.
난생처음으로 딸이 두 발로 땅을 딛고 혼자 일어선 것이었다.
“됐다… 됐어…!”
아헨탈 자작은 딸을 붙잡고 부둥켜 울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