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ull-time healer getting stronger and stronger RAW novel - Chapter 87
86화
에이러스는 그날 밤, 손님을 기다렸다.
손님을 부르는 암호는 ‘붉은 꽃’이었다. 지휘관 응접실 탁상 위의 꽃을 붉은 꽃 한 송이로 바꾸는 것.
침상 위에서 눈을 감은 채 기다리던 에이러스에게 천장에서 누군가의 기척이 감지됐다.
“누구냐.”
핏물이 천장에서부터 투두둑 떨어지더니 진흙처럼 뭉치며 하나의 사람이 됐다.
“베네딕트에게 들키진 않았겠지……?”
“낄낄. 들켰다면 진작 ‘더러운 놈, 죽어라!!’ 하면서 달려들었겠지. 그놈은 우리를 죽이는 데 인생을 바친 미친 자니까.”
“하긴, 가만히 있을 자가 아니지…….”
경박한 말투. 이미 한 번 마주친 적이 있던 흑마술사였다.
“손님을 불러 놓고 앉으란 말도 없나?”
“난 영양가 없는 손님은 의자도 안 주는 주의다. 빨리 나갔으면 하니까.”
“삐졌나 보군. 생각보다 귀여운 의뢰주였어. 네 동생이 멀쩡히 살아 있어서 그런가?”
“닥쳐라. 전쟁터에서 죽이겠다느니 어쩌니 하더니 놈은 공훈을 세우고 있지 않느냐?”
“크흠.”
흑마술사도 거기에 대해선 할 말을 잃었다.
“사실 예상보다 네 동생의 움직임이 빨랐느니라. 먼저 기습을 해 버릴 줄 누가 알았겠느냐. 또 그걸 성공시킬 줄은 상상도 못 했지.”
“네놈도 내 앞에서 에레브의 전공을 떠들 셈이냐?”
에이러스는 오늘 동생의 전공을 네다섯 번 이상 눈앞에서 들었다. 그걸 꿋꿋이 참고 넘겨야 하니 죽을 맛이었다.
특히 아침에 찾아온 베네딕트의 경우엔 마음속에선 수십 번 목을 날렸다.
“걱정 마라. 어찌 됐든 네 동생은 우리의 표적이 된 이상 살아 나갈 수 없을 것이다.”
“그래야지. 안 그러면 너희도 고대 마법은 구경조차 못 하게 될 테니까.”
“무서운 협박이시군. 걱정 마시라. 이미 크롬벨 측에도 우리가 접근하고 있으니. 크롬벨 백작이 워낙 꼴통이라 어떻게 다가가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이렇게 대패를 해 주니 접근하기 쉬워졌어.”
이러니저러니 해도, 저 대패를 만든 게 에레브였다. 에이러스가 또 인상을 찌푸리려 하자 흑마술사는 얼른 사라지기로 했다.
“그럼 이만 가 보도록 하지. 인상 좀 풀고 살라고. 네가 원하는 대로 다 이뤄질 테니까.”
“조금만 더 믿어 보지. 하지만 예전 같은 믿음은 영 안 생기는군.”
크큭, 에이러스의 건방진 말에 흑마술사는 쓰게 웃었다. 사라지려던 그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아스카론 님은 아헨탈에 관심이 많아. 그게 의미하는 바가 뭔 줄 아나?”
“뭐지?”
“그분이 너를 아헨탈의 가주로 만들기로 한 이상, 너는 그곳의 가주가 된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야. 의뢰주를 안심시키는 것도 우리 일이라지만, 다음부터는 이런 하찮은 일로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군.”
흑마술사는 핏물이 되어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졌다. 하지만 바닥에는 핏자국 하나 남지 않았다.
“건방진 새끼, 누가 누굴 만든다는 거야?”
에이러스는 그가 사라진 자리에 침을 뱉었다. 그리고 다시 침상에 등을 붙이는데, 어떤 의문이 갑자기 찾아왔다.
‘생각 이상으로 아헨탈에 관심이 많다라…….’
그 말이 자꾸만 걸렸다. 고대 마법에 관심이 있다는 말이 아닌, ‘아헨탈’ 자체에 관심이 있다는 뜻으로 들렸으니까.
‘에레브가 고대 마법을 가져오기 전부터 놈들과 접촉하고 있었다. 지금은 고대 마법이 놈들의 관심사가 됐다만, 그럼 이전에는……?’
에레브를 원망의 숲에서 해치우기 위해 적십자단을 찾아 흑마술을 의뢰한 건 자신이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것도 이상했다. 평생을 도망자 신세로 사는 놈들이고, 여태 잡히지 않은 자들이었다.
자신이 의뢰를 원해서 찾는다고 바로 찾아낼 수 있는 자들인가?
‘놈들의 꼬리를 찾아온 게 아돌 경이었는데… 어떻게 찾아냈는지 물어볼 수도 없게 됐군.’
놈들과 어떻게 접촉을 하게 됐는지 그 전말은 알 수 없게 됐지만, 확신이 들었다.
겉으로는 자신이 찾은 모양새이지만, 사실 놈들이 찾아온 것이라고.
흑마술사들이 아헨탈의 가주에 자신을 올리려는 이유가 꼭 고대 마법만이 아닐 거란 짐작이 들었다.
하지만 정확한 연유를 알 수 없어 그저 불쾌하고도 찝찝한 기분으로 잠을 청해야만 했다.
* * *
크롬벨 백작은 아직 하늘이 자신을 버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한 명의 이종 덕분이었다.
신이 보낸 구원자라도 되는 듯 불길 속에서 구출해 줬을 뿐 아니라, 물과 음식을 챙겨 주며 헌신적이기까지 했다.
그뿐인가? 행방이 묘연했던 가신 귀족들까지 만날 수 있게 해 주었다.
“가, 가주님!”
“어떻게 되신 겁니까?”
불을 헤치고 나타난 크롬벨 백작의 위풍당당한 모습에 가신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은 땀과 재에 절어서 꼴이 말이 아닌데, 백작은 옷 말곤 멀끔한 모습이었다.
그 괴리감이 느껴지는 상황에 백작의 곁에 서 있는 이종에게로 시선이 몰렸다.
하이웍이 물었다.
“저자는 누구입니까?”
“우연히 숲에서 만났네. 불 속에서 타 죽을 뻔한 날 구해 줬지. 거기다 자네들을 찾는 걸 도와줬어.”
백작의 말대로 이들을 찾은 건 메시 덕분이었다. 바람의 정령을 이용한 수색 능력이 월등하다 보니 가신 귀족들을 발견하기 쉬웠다.
“게다가 이 자는 정령술사야. 앞으로 우리 일을 도와주기로 했네.”
“오오, 그 귀한 정령술사라니! 축하드립니다, 가주님!”
“경하드립니다!”
가신들이 허리를 접으며 경축하는 와중 하이웍만이 의심의 눈초리를 감추지 않았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로군요. 하지만 가주님, 우연이 계속 겹치면 그것은 우연이 아닌 것입니다.”
‘이자였군.’
그 말을 듣는 순간 메시는 확신했다.
하마터면 아헨탈 자작을 곤경에 빠뜨릴 뻔한 무서운 수를 낸 자.
“하이웍, 쓸데없는 의심은 그만하게. 이 친구는 내 생명의 은인이야. 만일 자네가 걱정하는 것처럼 적의 세작이라면 날 구해 줄 필요도 없을뿐더러, 방금 자네들을 구해 줄 필요는 더욱 없었겠지.”
“…….”
그 말은 틀림없었다. 타 죽을 위기에 있었다가 메시 덕분에 살았으니까.
하지만 하이웍이 여전히 경계를 놓지 않고 추궁하려 드는 기색이 있었다.
메시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흠칫, 놀란 척하며 고개를 반대 방향으로 돌린다.
“왜, 왜 그러나?”
“저 멀리 누군가 접근하고 있군요. 상당히 강한 자 같습니다.”
“……!”
백작과 가신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도망을 재촉했다. 이번만큼은 하이웍도 동참했다.
메시는 정령을 이용하여 불길을 뚫었고, 지레 겁을 먹은 이들은 메시가 만드는 길을 냉큼 따라갔다.
그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무사히 톨리드 산을 벗어난 그들은 메시에 대한 신뢰가 생긴 건지, 본대를 찾아가는 길 또한 안내를 부탁했다.
하이웍만이 메시를 의심했으나, 메시는 묵묵히 안내를 계속했다. 지금은 말보단 행동으로 신뢰를 살 때임을 알았다.
마침내.
“배, 백작님! 무사하셨군요!!”
병사를 이끌던 크롬벨 기사 몇이 뛰어와 백작을 맞이했다.
그제야 크롬벨 백작은 긴장을 풀 수 있었다. 결과가 어찌 됐든 겨우 안전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크롬벨 백작은 하이웍을 쳐다보며 말했다.
“쯧, 이제 믿겠나?”
“…예. 죄송합니다, 가주. 그리고 자네, 의심해서 미안했네.”
하이웍의 사과에 메시는 싱긋 웃었다.
* * *
본대와 함께 후퇴를 한 후, 정비를 마치고 짧은 휴식을 취한 백작과 가신들은 다시 모였다.
꼴이 말이 아니었던 당시에는 어떻게든 살아만 남으면 다행이라 여겼으나,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고 나니 후폭풍이 몰려왔다.
“…우리 말고 살아 돌아온 자는 있나?”
“예, 백작님. 어블레이즈급은 오버트 경 한 명, 브릴란트급 두 명, 라비쉬급 여덟 명, 일반 기사 스물이 귀환했습니다.”
본대를 이끌었던 기사가 보고를 마치자 회의장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어이가 없군. 150명 중 31명만이 살아 돌아왔다는 건가……. 거기다 릭레이와 에손마저 잃고 오버트만 돌아왔다니.”
“오버트 경의 부상도 컸습니다. 군종 사제가 치료를 마쳤으나, 심신의 안정이 필요합니다.”
“…차라리 일반적인 회전을 벌였다면 차라리 이런 꼴은 안 당했을 것인데…….”
크롬벨 백작의 말대로였다. 차라리 전면전을 벌였다면 상대측에 소드마스터가 있다 하더라도 기사단에 이 정도 피해는 없었을 것이다.
어블레이즈의 기사 셋의 합격을 통해 소드마스터를 막으며 시간을 버는 동안, 남은 크롬벨 기사단의 전력이면 아헨탈 기사단을 충분히 분쇄했으리라.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원인은 적이 도망을 쳤다 착각하여 추격을 한 부분에 있었다.
계곡이란 지형지물로 유도당했을 뿐 아니라, 어블레이즈들마저 유인당해 흩어졌다. 그 사이를 적의 소드마스터가 치고 들어온 거다.
‘이 모든 일련의 사태까지 간 건…….’
쿵.
백작을 향해 하이웍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바닥에 처박았다.
“가주님, 모든 건 제 탓입니다. 제가 아헨탈 자작의 꾐에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화들짝 도망친 모습에 소드마스터가 없을지 모른다는 희망적인 낙관론을 펼친 게 문제였습니다. 이 패배엔 제 탓이 크니 절 처형하시고 군의 기강을 바로 잡으시길 바랍니다.”
“…크흠.”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고 있었으나, 가신들은 이 패배의 책임이 하이웍에게 있다고 여겼다.
물론 하이웍이 추격을 제안할 땐 좋다고 적극 동의를 했지만 말이다.
‘이들은 책임을 같이 짊어질 인물들은 절대 아니다.’
하이웍은 그걸 알았기에 오히려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짊어진 채 오체투지를 하며 목숨줄을 백작에게 내밀었다.
모든 건 그의 계산된 행동이었다.
‘내게 죄를 물고 싶어도 나 외에 머리를 쓸 수 있는 자가 우리 군영에 있던가? 가주는 절대 못 쳐 낸다.’
그의 예상대로 백작은 하이웍을 지금 당장 어쩌진 못했다.
대안이 없었으니까.
“…전쟁을 치르면 한 번의 실수는 늘 있는 법이다. 물론 그것을 하지 않기 위해 정신을 차려야겠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 다음엔 이런 일이 없어야겠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알았다. 하이웍, 다음 계획이나 말해 보도록.”
더러워진 옷을 털고 일어난 하이웍은 곰곰이 생각을 하다 입을 열었다.
“적에게 소드마스터가 있고 아군의 어블레이즈 둘이 사망한 이상, 별다른 방도가 남아 있지 않습니다. 멜타 성으로 후퇴를 한 후, 알란아스터 경을 부르셔야 합니다.”
“…알란을 부르란 말인가? 정녕 그 수밖에 없나? 다시 생각해 봐! 시간이 모자란다면 더 주겠어.”
“더는 방법이 없습니다.”
으득, 이를 갈던 크롬벨 백작이 고성을 지르려는 순간. 급하게 본대를 이끌던 기사가 끼어들었다.
“저…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만, 보고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무엇이냐?”
“그것이… 도착하시고 정비하는 동안 들어온 소식입니다만… 멜타 성이 적들의 손에 떨어졌다고 합니다. 아헨탈 이 공자가 이끄는 군이 뒤에서 갑자기 나타났다고…….”
휘청.
크롬벨 백작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의자에 주저앉았다.
하이웍의 얼굴도 좋지 못했다. 거점을 잃어버렸으니 더 후방으로 후퇴하거나 아니면 다른 전선으로 이동해 몸을 의탁해야 한다는 소리였다. 상황이 너무 나빠졌다.
거기다.
‘멜타 성의 뒤에서 적의 이 공자가 나타났다는 건 파시오 영지의 전선이 뚫렸다는 소리가 아닌가…….’
기사의 보고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보급 담당관의 말입니다만, 후방에서의 연락이 끊겼다고 합니다.”
“그건 또 뭔 개소리야!”
나쁜 일이 끝도 없이 밀려오자 크롬벨 백작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고함을 빽 질렀다.
“3일마다 오던 크롬벨의 식량 보급이 어젯밤 오지 않았다 합니다. 조금 기다려 보고자 여태 보고를 안 하고 있었다… 합니다.”
“미친놈이 아닌가! 기다릴지 말지는 내가 결정하는 것인데, 제깟 놈이 뭐라고!”
아직 전선이 길지 않기에 도시 크롬벨에서 직접적인 보급이 이뤄지고 있었다.
그런데 크롬벨에서 보급이 여태 안 왔다는 건…….
‘적이 보급선을 끊었거나 크롬벨에서 보급을 보내지 않았다는 소린데.’
하이웍조차 혼란스러웠다. 전자는 이뤄질 수 없는 게, 시기상 아헨탈의 군대가 후방 보급선을 공격할 수 없는 시간대였다.
그렇다면 답은 후방에서 일부러 보내지 않았거나 보내는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는 뜻이었다.
‘어째서? 무슨 문제가 생긴 건가?’
문제……?
하이웍은 자꾸만 알란아스터가 떠올랐다. 이상한 일이었다. 평소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을 마지막에 보여 줬던 탓일까.
말은 평소처럼 제멋대로였고 행동은 술과 여자를 찾고 있었지만… 눈에는 이상하리 만치 정기가 감돌았다.
‘설마… 아닐 것이다. 그래선 안 돼. 절대 안 돼…….’
* * *
로윈은 크롬벨 가문의 가지치기에 고난을 겪었던 방계들을 불러 모았다.
방계엔 현 크롬벨 가주의 다른 동생들뿐 아니라 로윈의 형제들도 포함됐다.
평소 같으면 로윈의 제안에 미쳤냐고 했을 그들이지만, 알란아스터가 함께한다는 말에 냉큼 재산과 사병을 쾌척했다.
부자는 망해도 삼대는 간다고, 가문에서 핍박은 받았어도 재물은 있었던 지라 용병들을 제법 고용했다.
사병 100명과 은패 용병 100명, 동패 용병 300명.
도합 오백의 병력이 모이자 알란아스터는 즉각 이들을 동원하여 하이웍 가문부터 포위했다.
그날, 하이웍 가문에 있는 모든 것이 싸그리 털려 알란아스터의 앞에 전달되었고.
거기서 그가 찾던 증좌가 발견되었다.
“이건 에이드리언 가문의 ‘쾌락분독’입니다. 미량으로 먹으면 감칠맛만 나는 녀석이라 독으로 칭할 수도 없지만… 꾸준히 계속 섭취한다면 이 녀석만큼 지독한 것도 없습니다.”
로윈이 데려온 천공성 직원의 말에 알란아스터가 물었다.
“왜지?”
“…사람을 짐승으로 만드는 독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미각을 감퇴시켜 식욕을 잃게 합니다. 음식이 맛이 없어지니 식사를 잘 안 하게 되는데, 거기서 건강이 무너집니다. 없어진 미각의 자극을 찾게 되다 보니 독한 술을 입에 대게 되고, 어느새 거기에 의존하고 있지요.”
알란아스터는 계속해 보라는 듯 손짓했다.
직원의 말이 이어졌다.
“이쯤 되면 쾌락분독은 술과 작용하여 다른 감각 조절 기관까지 하나씩 퇴화시킵니다. 지능은 퇴화되고 사람이 느끼던 감각들이 천천히 깎여 나갑니다. 심해지면 어느 날부터 머리 외의 다른 신체 기관이 사라진 기분을 간헐적으로 느끼게 되지요. 그 감각을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는데, 아무튼 그걸 그나마 해소시켜 주는 것이 바로…….”
“성교겠지.”
“아, 맞습니다. 역시 알란 경, 눈치가 빠르시군요.”
더는 설명을 들을 필요도 없었다. 알란아스터가 나가 보라는 듯 손짓하자 천공성의 직원은 돈을 받고 자리를 떴다.
로윈은 알란아스터가 왜 독에 대해 그리 관심을 가졌는지, 에이드리언 가문의 방명록을 왜 찾았는지 눈치를 챘다.
“수, 숙부님…….”
덜덜, 로윈은 몸을 떨며 표정 한 점 없는 숙부를 불렀다.
알란아스터는 고개를 저었다.
“로윈, 나는 더 이상 네 숙부가 아니다.”
“예?”
“네 아버지의 동생은 죽었다.”
그날, 도시 크롬벨에 반란이 일어났다.
반란군의 수장은 알란아스터. 한때 크롬벨의 유일한 소드마스터이자 타락한 별이었다.
그 소식이 아헨탈 측과 크롬벨 백작에게 들리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