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ame's Top Troll RAW novel - Chapter 251
251화 개연성 채굴기
세계수와의 첫 만남부터 이미지를 조져 버린 초코파이조아.
그리고 그 이후에도 그는 계속해서 그녀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차마 두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화려한 똥꼬쇼를 펼쳤다.
[제, 제가 이래 보여도 자연을 사랑하는 환경주의자입니다!] [나무! 나무 좋죠. 나무만 봐도 가슴속에서 뜨거운 사랑(?)이 들끓습니다!] [뭐든 시켜만 주신다면 이 한 몸 다 바쳐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묘, 묘목이라도 심고 다닐까요……?]무수히 많은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의 심상 세계로 얼굴을 들이미는 그.
세계수는 또다시 나타나 자신의 눈치를 슬슬 보고 있는 초코파이조아를 보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하아……. 또 너야?] […….]그를 보자마자 짜증부터 내는 세계수. 그런 그녀의 반응에 초코파이조아는 무릎을 꿇고 엎드려 연신 그녀의 눈치만 보며 입을 다물었다. 너무나도 초라해 보이는 그를 보며 세계수는 하잘것없는 인간에 대한 짜증만 늘어났지만, 그녀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딴 식으로 시험의 가지를 남발할 줄이야……. 정말 짜증 나네.’
만약 그녀의 앞에 있었다면 진짜 제대로 한 방 때려 주고 싶을 정도로 얄미운 짓을 벌인 재영.
그도 그럴 것이 시험의 가지는 이런 식으로 남용될 물건이 아니었다.
[시험의 가지 – 전설]전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세계수의 나뭇가지이다. 단단하고 가벼워서 휘두르기에 딱 적합한 크기이다. 몽둥이로 사용하면 될 것 같다.
-공격력: 100~110
-내구도: 1,000/1,000(수리 불가)
-급소 가격 시, 기절 효과 적용 확률 85% 증가.
-기절 적용 시, ‘세계수의 시험’ 자동 진입.
정확히 100명의 후보자에게 시험의 기회를 부여하는 전설급 아이템인 시험의 가지.
이 가지를 통해 그녀의 심상 세계를 방문한다는 것은 엘프들에게 있어서는 최강의 전사에게 일생에 단 한 번만 부여되는 기회였으며, 그들은 시험을 치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영광으로 삼았다.
엄연히 세계수의 힘과 권능이 깃들어 있는 신기.
그것을 이렇게 단순 무식하게 한 사람에게 때려 박는 짓은 엘프들이 봤다면 천인공노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짓이었고, 또 세계수의 입장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황당한 상황이었다.
‘이번에도 거절하게 되면, 시험의 가지는 힘을 잃게 될 테고…… 다음 가지를 만드는 데에만 꼬박 몇 년의 시간을 허비하게 되겠지.’
하지만 그런 몇 년의 시간조차 지금 세계수의 상황에서는 기다릴 수 없을 정도로 긴박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천계와 마계의 군주가 이 대륙에 강림해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고, 대륙마저 다시 하나로 합쳐진 상태이니…….’
영문을 알 수 없지만, 자신을 해방한 그 인간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는 대천사와 대마왕. 불구대천의 원수이자 서로 엿 먹이지 못해 안달 난 그 둘이 함께 무언가 수작질을 부리고 있다는 사실에 세계수는 초조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는 건가…….]좋든 싫든, 자신의 의지를 이 땅에 구현하고 그 망할 치킨과 박쥐 새끼들을 얼씬도 하지 못하게 모조리 몰아낼 대리자가 필요한 세계수.
지금 찬 밥 뜨거운 밥 가릴 처지가 아니라는 자신의 현실을 알고 있기에, 그녀는 호박색 눈동자를 빛내고 자신의 앞에 멍청한 얼굴로 무릎 꿇고 있는 이를 바라보며 마음에 안 든다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거기 너.] [네……? 아! 네!] [나의 뜻을 대신하는 대리자가 된다면, 정말 잘할 수 있겠어?]평상시의 고고한 모습은 완전히 던져 버리고, 잔뜩 짜증 난 사춘기 소녀의 모습으로 신경질적으로 묻는 세계수. 그런 그녀의 반응에 초코파이조아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답했다.
[그……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그래? 난 열심히 할 놈이 아니라 잘할 놈이 필요한데?] [……?]마치 면접에서 깐깐한 면접관에게 압박 면접을 받는 듯한 기분이 드는 초코파이조아. 하지만 그는 이내 결의에 찬 얼굴로 답했다.
[뭐든 시키는 일은 잘합니다!] [그래? 그렇게 비리비리한 수준으로?]비웃음 가득한 얼굴로 조소하는 세계수.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엘프 마을에서 세계수가 찾을 수 있는 이들 중에서도 그보다 뛰어난 인재는 말 그대로 깔려 있었다.
[난 엘프들보다도 더 뛰어나고, 강력한 힘을 가진 자를 원했던 거야. 그렇기에 시험의 가지를 그 망할 자식에게 맡긴 거고. 아무리 내가 대리자가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너처럼 하찮은 수준의 인간이라면 아무래도 조금 그래.]아무리 관대하게 봐도 그녀의 기준치에 조금도 들지 못하는 그. 그렇기에 세계수는 독설에 가까운 팩트 폭행을 퍼부었지만, 그런 그녀의 말에 초코파이조아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저도 압니다, 제가 지금은 한심하고 하찮은 수준이라는 것을.] […….]그 말에 세계수는 처음으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초코파이조아는 그녀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는지, 연신 떠들어 댔다.
[그렇기에 엄청나게 당하고 살았습니다. 제가 아닌 사칭범으로부터 비롯된 일 때문에 오해를 사고 억울하게 집단 린치를 당하며 죽은 것만 해도 수십 번입니다.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아무도 들어 주지 않고, 또 생각보다 약하다는 이유로 비웃으며 조롱하는 이들도 있었죠.]그냥 초코파이조아의 유명세가 싫어서 싸움을 걸어오던 이들.
그들에게 P.K.를 당하는 것도 억울했지만, 그들의 조롱 섞인 비웃음이 그는 더욱 비참했다.
[뭐야? 초코파이 이거 그냥 X밥이었잖아?] [그러게……? 하긴, 영상만 보고 믿으면 안 된다니까?]그렇기에 그는 세계수를 향해 강렬한 열망을 내보이며 말했다.
[강해지고 싶습니다. 숱하고 억울한 죽음에 더 이상 시달리지 않아도 되도록, 제 이야기와 해명을 전혀 듣지 않던 이들이 감히 제 말을 무시할 수 없도록. 그리고 이 대륙의 그 누구도 감히 저를 무시하거나 능멸할 수 없도록 말입니다.]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이렇게 억울하게 당하고만 있지 않았을 그. 그렇기에 강해지는 것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도 집착하는 초코파이조아의 솔직한 모습에 세계수는 처음으로 다른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거 하나는 마음에 드네…….]피식 웃는 세계수. 그리고 그녀는 이내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모험가라서 죽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을 테고……. 어디……. 생각 이상으로 비리비리하네. 검을 잡아서 그런가? 마법 쪽이었으면 이거보다는 더 수월했을 텐데…….]팔을 잡아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며 마치 가축을 사는 듯이 품평을 내뱉는 세계수. 그런 그녀의 행동에 당황한 초코파이조아였지만, 이내 세계수의 대답에 반색했다.
100번의 기회를 모조리 이런 머저리한테 퍼부으며 일방적으로 선택을 강요한 덱스에 대한 분노를 내비치며 세계수는 진지한 얼굴로 초코파이조아의 이마에 손바닥을 가져다 댔다.
우웅.
[모든 생명의 어머니이자 이 대륙을 지키는 수호자인 나의 사명을 좇는 이여, 그대는 나의 뜻과 사명을 받아들이고 이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며 헌신할 것을 맹세하는가?]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대한 기운의 푸른빛.
그 안에서 맥동하는 생명력 속에서 초코파이조아는 자신의 눈앞에 떠오르는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세계수의 호감도가 기준치를 만족하였습니다.] [‘세계수의 시험’에 통과하였습니다.] [히든 클래스, ‘자연의 의지(Will of Nature)’로 전직할 수 있습니다.] [정말 전직하겠습니까?]그의 눈앞에 떠오른 두 개의 선택지.
그것을 보며 초코파이조아는 일말의 주저도 없이 확신에 찬 얼굴로 답했다.
[맹세합니다.]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들은 듯, 세계수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의 대지에 땅을 딛고 있는 모든 생명이 너의 자식이며 친구이며 형제일 것이니. 모든 이들을 수호하고 지키기 위해 나아가라. 너의 걸음을 자연이 축복할 것이며, 언제나 너와 함께할 것이다.]우우웅.
그렇게 초코파이조아의 이마에 새겨지는 초록빛의 아름다운 문양.
잎사귀 모양의 복잡하고 기하학적인 것들이 새겨져 있는 그 문양은 은은한 빛을 내며 그 존재를 마음껏 드러내다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 땅에 속하지 않은 자들을 몰아내고, 앞으로 불어닥칠 거대한 위협에 대비해라. 그것이 너의 사명이자 이 대륙을 수호하기 위한 너의 거룩한 임무일지니. 푸르른 잎사귀의 일족이 그대의 앞길을 도우리라.]콰아아아아아.
세계수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초코파이조아의 몸 전체에서 거대한 초록빛 기운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눈앞을 완전히 메우는 강력한 빛.
그 속에서 그는 세계수가 전하는 마지막 응원을 들을 수 있었다.
[아무쪼록 행운을 빈다, 나의 아이야.]* * *
[히든 클래스, ‘자연의 의지(Will of Nature)’로 전직하였습니다.] [신화적인 업적, 인간 최초로 세계수의 사도가 되었습니다.] [세계수의 권능과 신성을 획득하였습니다.] [스킬, ‘정령 소환’을 획득하였습니다.] [스킬, ‘자연의 축복’을 획득하였습니다.] [스킬, ‘숲의 발걸음’을 획득하였습니다.] [스킬, ‘엘리멘탈 포스’을 획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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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 친화력 스탯이 생성되었습니다.] [감응력 스탯이 생성되었습니다.] [카리스마 스탯이 생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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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능력치가 대폭 조정됩니다.] [칭호, ‘세계수의 사도’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 ‘자연의 대행자’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 ‘정령들의 친구’를 획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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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
말 그대로 주체할 수 없이 쏟아지는 메시지와 알림음들.
“이, 이게 뭐야…….”
도무지 정신을 못 차린 초코파이가 멍하니 눈앞의 메시지들을 쳐다보고 있는 그때. 재영은 탄과 엘이 의외라는 듯이 중얼거리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야……. 묘목 새끼가 힘 좀 쓰나 보네.”
“그러게? 이 정도면 그래도 개연성 꽤 많이 쏟아부었네.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나?”
“저렇게 한 놈한테 몰아주는 거 별로 안 좋지 않나? 저러다 죽어 버리면 어쩌려고 저러지?”
“바보냐? 아무리 저래 보여도 모험가잖아. 어차피 불멸의 권능을 가졌는데 죽기야 하겠어?”
“아……. 그건 또 그렇네?”
이야기를 대충 들어 보니 꽤 힘을 많이 몰아준 것 같은 세계수. 그런 그 둘의 이야기를 들으며 재영은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속으로 내쉴 수 있었다.
‘휴……. 그래도 다행히 이렇게 일이 풀리네.’
마지막에 100번째로 초코파이조아를 기절시킴과 동시에 힘을 잃고 부러져 버린 시험의 가지. 이제는 다시 보내고 싶어도 보낼 수 없었기에 이번에도 그냥 돌려보내면 어떻게 하나 고심하고 있었는데, 우려와 다르게 이번에는 결국 그를 받아들인 세계수는 재영이 의도한 대로 힘을 팍팍 실어 보내 주었다.
“이럴 수가…….”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의 두 손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는 초코파이조아. 그런 그에게 재영은 살갑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환영한다.”
재영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 멍하니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그에게 재영은 묘하게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축하를 건넸다.
“장차 이 대륙을 뒤엎을…… 그 누구도 감히 무시하지 못할 사상 최강, 최악의 싹퉁바가지, ‘진짜 초코파이조아’가 된 것을.”
그리고 그가 재영의 살아 있는 달달한 개연성 채굴기가 된 것을 말이다.
[대상자의 신뢰를 획득하였습니다.] [플레이어, 초코파이조아가 조력자로 등록됩니다.] [조력자의 플레이에 따라 보상으로 개연성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공&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