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ame's Top Troll RAW novel - Chapter 440
440화 수습이 안 돼 (2)
[여러분이 초코파이조아라고 알고 있던 인물은 사실 신분을 위장한 덱스가 맞습니다.](주)아르카디아의 총괄 사장, 이미연의 공식적인 발언이 있고 난 이후.
아르팬디아를 비롯한 수많은 게임 커뮤니티는 그야말로 핵폭탄이 터진 것과 다를 바 없는 거대한 후폭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그럼 지금까지 파괴자의 일상물에 올라왔던 영상들은 도대체 뭐임?
-잠깐만……. 그럼 처음에 슬라임으로 오크 마을 쳐들어갔을 때 그건 누구임?
-님들, 제 채널에 와서 정리 영상 봐 주세요. 마음에 드시면 구독도 눌러 주세요.
-와 ㅋㅋㅋㅋ. 진짜 상황 골 때리네.
초코파이조아의 모습을 하고 있는 덱스의 부정할 수 없는 수많은 영상 증거가 한가득한 상황에서 터져 나온 게임사 최고 경영자의 확인 발언.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십억이 넘는 유저들의 집단 지성이 한데 모여 이전의 모든 상황이 낱낱이 파헤쳐지기 시작했다.
-초코파이조아가 과거에 올린 게시글들 찾았다.
-억울함에 게시판을 도배하던 악질 트롤러, 찐코파이. 그는 억울한 사칭의 희생양이었다.
-나 예전에 초코파이조아 죽인 적 있는데. 그때 썰 풀어 본다.
-슬라임의 오크 부족 점령기. 그 주동자는 덱스?
-정령왕 서머너 초코파이조아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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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팬디아에 올라온 초코파이조아와 덱스의 모든 영상을 긁어모아 하나하나 분석하며 온갖 추측글을 올려 대기 시작한 스트리머들.
그중에는 사실과 거짓, 그리고 전혀 말이 안 되는 헛소리까지 전부 뒤섞여 있었기에 그 모든 이야기를 접하는 대중들은 그야말로 혼란 그 자체였고, 이 두 사람과 계약하여 매니지를 자처하고 있던 아이플러스는 이들의 총공세를 직격으로 맞고 있었다.
“아니, 죄송하지만 저희도 관련해서 처음 듣는 이야기라니까요?”
“덱스랑 초코파이조아 두 사람 모두 저희 회사랑 계약한 건 맞지만, 관련 내용은 대표님밖에 모르십니다.”
“개인 정보는 그 어떤 것도 제공할 수 없다니까요? 안 된다는데 왜 자꾸 그러세요?”
“몰라요. 모른다고요.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일반인과 기자를 비롯해 이 기회에 조회수 뽑아 보려는 스트리머들의 무차별적인 전화로 인해서 모든 업무가 마비되어 버린 아이플러스. 전 직원이 당황한 얼굴로 수화기를 붙잡고 있는 그때, 조서욱 대표는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전화기를 붙잡고 있었다.
[죄송하지만 그렇게 됐어요. 너무 사태가 커져 버려서 이 이상 숨길 수는 없겠더라고요.]이 이상 초코파이조아를 사칭하는 것은 그만두겠다는 재영의 선언. 그 말에 조서욱 대표는 올게 왔다는 표정을 지으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예상한 것보다 훨씬 폭발적인 대중의 반응에 그는 조금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저도 상황은 알고 있어서 이해는 합니다만……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인 겁니까?”
[뭐…… 이제부터는 제 본래 모습으로 플레이를 해야겠죠. 앞으로 사칭할 일은 없을 테니까 초코파이한테는 그동안 고마웠다고 말 좀 전해 주세요. 아, 그리고 죽여서 미안하다고도요.]안 그래도 이미 갑작스럽게 죽임을 당한 탓에 분노에 차 방방 날뛰고 있었던 초코파이조아. 그에게 사과를 전해 달라는 재영의 말에 조서욱 대표는 씁쓸한 미소를 짓다 이내 입을 열었다.
“예. 알겠습니다. 제가 잘 전달하도록 하죠. 그보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부탁이요?]“그게 말입니다…….”
여간 곤란한 얼굴로 현재 회사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조서욱 대표. 에둘러 장황하게 표현했지만, 재영은 그가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는 되물었다.
[그러니까…… 지금 이 상황을 잠재우기에는 회사나 초코파이조아의 해명 정도로는 안 될 것 같다, 그 말인가요?]“그렇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기자들이나 일반 유저의 경우는 어떻게든 감당을 하겠는데…… 그게 그, 건들면 안 되는 분들은 도저히…… 저희로서도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서…….”
[건들면 안 되는 분들이요?]“그…… 있지 않습니까……. 검은색…….”
[아…….]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존재.
검은색에 환장하며, 검은색에 죽고 사는 이상성욕자들.
덱팬무.
이들은 이미연 사장의 공식적인 발표가 있던 이후로 또다시 그의 채널에 드러누워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렬하고 열광적으로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해명해! 해명해! 해명해!
-덱스! 덱스! 덱스! 덱스! 덱스! 덱스! 덱스! 덱스! 덱스! 덱스!
-검은색! 팬티! 검은색! 팬티! 검은색! 팬티! 검은색! 팬티! 검은색! 팬티! 검은색! 팬티!
1초에 수만…… 아니, 수십만 개의 음험하고 추잡한 댓글이 올라오며 아이플러스에 소속된 모든 스트리머의 채널을 난잡하게 더럽히고 있는 상황. 과거 한번 이들을 진압하려고 시도했다 몇 배로 화력이 불어나는 것을 직접 경험했었기에 조서욱 대표는 많이, 무척이나 난처하다는 듯이 애달픈 목소리로 재영에게 말했다.
“저도 기자나 일반 유저들은 적당히 응대하면서 넘기면 되고, 구독 수 뽑아 보려는 악질 스트리머는 법적 대응으로 어떻게든 상대하겠는데, 그들은 도무지 감당이 안 됩니다, 고객님.”
무대응으로 일관하면 방치 플레이라고 좋아하며 더욱 달려드는 변태들.
그렇다고 직접 정의의 뿅망치를 들고 응징하려고 한다면 사태는 더욱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것이라는 걸 알기에 그는 재영에게 어려운 부탁을 건넸다.
“어떻게…… 그들을 좀 진정시켜 줄 수 없겠습니까?”
[…….]그 부탁에 한참을 이어진 침묵. 그리고 이내 재영의 깊은 한숨 소리가 저 멀리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하아……. 알겠습니다. 그 인간들은 신경 쓰지 마세요. 그건 제가 처리하도록 하죠.]“저, 정말입니까?”
[예. 해명 영상 하나 지금 바로 라이브로 올릴게요. 다른 사람들한테 채널 송출 라인 쓰지 말라고 해 주세요.]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은 재영. 조서욱 대표는 이내 바쁘게 전화기를 붙잡고 있는 직원들에게 다급하게 소리쳤다.
“지, 지금 우리 채널 누가 쓰고 있어?”
* * *
“하……. 이 망할 스토커 새끼들이 진짜…….”
조서욱 대표와의 통화를 끊고 난 이후 곧장 게임에 접속한 재영.
들어오자마자 잔뜩 화가 난 듯한 얼굴로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자 탄과 엘은 연신 그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주인, 무슨 일 있어? 또 왜 그래?”
“기분이 많이 안 좋아 보이네요.”
지은 죄가 있는 터라 이전과는 다르게 극도로 몸을 사리는 듯한 둘의 모습을 보며 재영은 이내 별일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냥 모험가들끼리 문제. 별일 아냐.”
재영의 말에 서로를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하는 탄과 엘. 그런 그 둘을 바라보던 재영은 이내 가늘게 뜬 눈으로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그보다…… 너희 둘, 또 나 없는 사이에 싸운 건 아니겠지?”
“으응……? 아, 아냐! 우리 안 싸웠어. 그치?”
“응……? 그, 그럼. 안 싸웠지.”
“정말 안 싸웠어?”
“그, 그럼…….”
“흐음…….”
눈을 뒤룩거리며 애써 태연한 얼굴로 대답을 하는 탄. 그런 그를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재영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일단 그 문제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고, 나 잠깐 바쁘니까 건들지 말고 얌전히 있어.”
“왜, 뭐 하려고?”
“있어, 그런 게.”
손을 휘휘 저으며 둘을 밀어내고는 오랜만에 스트리밍을 시작한 재영.
그리고 이내 기다렸다는 듯이 쏟아지는 접속자들은 이내 방송을 켠 사람이 최근 화제의 주인공인 덱스라는 것을 깨닫고는 이내 엄청난 반응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어? 덱스다!
-오. 진짜네? 이런 미친!
-님! 님! 도대체 저번에 그거 뭐였음?
-와, 대박. 바로 소문내야지~
눈으로 확인하기도 힘들 정도로 쏟아지는 채팅들과 이어서 미친 듯한 속도로 올라가는 시청자의 수.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재영이 기다리고 있던 그들이 이 방송에 난입하기 시작했다.
-검은새에에에에에엑!
-형! 형! 나 형한테 XXXXXXX하고 XXXXXX당한 다음 XXXXXXXX하고 싶어!!!!!
-덱스 머리 핥고 싶다!
-덱스 님, 혹시 다른 팬티 브랜드는 뭐 써요?
.
.
.
오자마자 온갖 변태스럽고 추잡한 발언들을 쏟아 내며 자신들의 음험하고 더러운 욕망을 충족하고 있는 덱팬무들.
이 광기에 가득 찬 뒤틀린 추종자들의 무리가 쏟아지고 난 이후에야, 재영은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럼, 지금부터 최근에 있었던 상황들에 대해서 입장 발표를 시작해 보도록 하죠.”
탄과 엘이 저지른 만행.
이 둘의 정신 나간 자존심 싸움으로 인해 결국 대륙 전체를 가르는 대전쟁으로 번졌다는 그 모든 진실을 다 말할 수는 없었지만, 재영은 자신이 저지른 행동이 최선이었다는 점을 강력하게 어필했다.
“결과적으로 그 덕분에 천계와 마계가 새롭게 개방될 수 있었죠. 뭐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본 사람들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저는 나름대로 이게 모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 점 양해 바랍니다.”
“아, 그리고 초코파이조아를 사칭한 점에 대해서는 오래전에 당사자와 협의를 한 상황이고, 그분의 동의하에 신분을 위장한 채로 활동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초코파이조아나 아이플러스 쪽에 그만 좀 물어보세요. 문의 전화가 폭주해서 업무 전체가 마비 상태라고 적당히들 하라고 좀 전해 달라네요. 그리고…….”
한참 동안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조리 허심탄회하게 토해 낸 재영. 그 이후에도 여러 시청자의 댓글을 읽으며 답변까지 하고 난 이후에야 그는 이 방송을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그럼…… 이 정도면 일반 유저 여러분들을 위한 해명 영상은 충분하게 된 것 같군요. 이제부터는 망할 변태 스토커 새끼들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가 될 테니까 관련 없는 사람들은 전부 다 나가 주세요.”
-???
-……?
마치 뒤지기 싫으면 일반인은 빠지라는 듯한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뱉는 재영.
하지만 그 말에 수많은 물음표가 달리기 시작할 뿐, 그 누구도 방송을 나가지 않았다.
어차피 기다려도 별 변화가 없을 거라는 것을 짐작한 재영. 그렇기에 그는 방금까지의 담담한 얼굴과는 완전히 다르게 경멸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 시작했다.
“야, 이 빌어먹을 변태 스토커 새끼들아.”
혐오. 멸시, 증오, 분노, 경멸.
진심을 꾹꾹 눌러 담은 음의 기운이 충만한 감정 속에서 여과 없이 자신의 팬티를 탐닉하는 변태 스토커들에 대한 질타와 비난을 멈추지 않은 재영. 그리고 그는 이 모든 상황이 바로 이들 때문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지적했다.
“내가 왜 기만자의 가면까지 쓰면서 사칭하고 다닌 줄 알아? 이게 따지고 보면 다 니들 때문이야, 이 망할 사탄 새끼들아. 어? 제발 좀 그 망할 검은색 드립 좀 그만하면 안 돼? 왜 자꾸 내가 어디 있는지 추적하면서 따라다니려고 대륙 전체에 첩보망까지 구축하고 자빠진 건데?”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존재.
덱팬무.
그 규모만 해도 수백만…… 아니, 수천만에 이르는 거대 조직으로 성장해 버린 이들은 도무지 뿌리를 뽑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전 지구적인 규모로 커져 버린 상태였다.
-Black! Black! Black! Panties!!
-schwarzes Höschen!
-calcinha preta!!!!!
-quần lót đen!!
-黑色内裤!!
안 그래도 이제는 세계화를 이룩해서는 온갖 종류의 외국어로 검은색 팬티를 외쳐 대고 있는 유저 무리. 듣도 보도 못 한 언어들이었지만, 실시간 통번역 시스템 덕분에 그 모든 것이 검은색 팬티라는 의미를 지닌 단어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재영의 얼굴은 점점 더 일그러졌다.
진심을 담은 자신의 비난과 질책에도 업계 포상이라고 열광하며 좋아하는 이들을 보며 재영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내가 저번에도 경고했지? 자꾸 꼴받게 만들면 게임 접어 버리겠다고.”
-저건…… 설마……?
-그때 그…….
과거, 대륙 전체를 뒤흔들었던 죽음의 사도. 모르스의 신기.
단말마의 탄식.
캐릭터를 삭제시킬 수 있는 필멸의 권능을 품고 있는 그 사기적인 아이템을 꺼내 든 덱스는 진심을 담아 이들 모두에게 경고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한 번만 더 내 채널에서 드러눕고 지랄하면 그때는 게임이고 나발이고 이 아르카디아를 내 손으로 직접 멸망시켜 버리고 겜 접어 버린다.”
그야말로 최후통첩이나 다를 바 없는 선언.
대부분은 그저 농담으로 재영의 경고를 넘겨들었지만, 이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는 마음만 먹으면 이 세상에 종말을 가져오고도 남을 정도로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어쩌면 그의 필연적인 운명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말이다.
언젠가 이 세상에 다시 나타나 세계의 최후를 가져다줄 검은 안개의 주인, 아수라.
그의 잔재이자 유일한 사도인 난세의 방랑가(Bard of Anarchy)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