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108)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108화(108/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108)
두두두두두-!
삼백여 명의 기마대가 빠르게 말을 달리며 플롬 마을을 향했다.
가는 길목에서도 곁눈질로 지형을 보고 있었지만, 길버트의 표정이 좋지는 않았다.
‘이상하리만큼 작은 분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마치 마을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듯 벽이 높게 솟아 있지 않은가.
이런 경우엔 입구가 대개 한 개에서 두 개 정도이기에 안쪽에서 방어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안으로 들어갔을 때 입구가 막히면 그야말로 고립되는 지형이라는 것이다.
“저기로군.”
마을을 발견한 에단이 말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녀석들이 함정을 파기 딱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단의 표정이 진지하게 가라앉자, 옆에서 달리고 있던 길버트는 마력을 끌어 올렸다.
‘적의 숫자가…….’
이미 플롬을 둘러싸고 있는 지형의 입구 옆쪽으로 해서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기운이 느껴진다.
카엔뿐만이 아닌 천여 명에 달하는 병사들이 매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이런 건 당연히 예상을 했다.
아무리 함정을 판다곤 하지만 카엔 혼자서 움직였을 리는 없으니까 말이다.
‘세일라 백작이 제때 시간을 맞춰 주면 좋겠는데.’
이미 특수대를 출발하기 전부터 세일라와 말을 맞춘 상태였다.
왕자님이 움직이는 특수대에 이 인원이 전부일 리는 없지 않은가.
후속으로 이천여 명의 병사들이 병력을 나누어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중요한 건 바이런 측 정찰 부대에게 발각되지 않고 이곳으로 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오히려 역으로 녀석들을 잡고, 카엔까지 죽인다.’
카엔은 바이런 측 군대에 있어 가장 날카로운 무기 중 하나다.
아무리 마법사가 마력 혹은 근접전에 제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일반적인 마법사에 국한될 뿐이다.
마스터급에 다다른 녀석의 실력은 가히 홀로 중대급 이상의 무력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랴-!”
길버트가 오버스럽게 말을 달리며 플롬 마을을 향해 질주했다.
그리고 에단의 특수대가 작은 분지 지형 안으로 완전히 진입하는 순간,
“길버트 경!”
“예, 왕자님!”
에단의 말에 길버트가 대답하며 곧장 말머리를 돌리기 시작했다.
어느덧 매복하고 있던 녀석들이 특수대가 들어온 입구 쪽에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우아아아아아아-!”
“에단 왕자를 잡아라! 잡는 자에겐 상금 오천 골드를 하사하겠다는 바이런 왕자님의 약속이 있으셨다!”
“전부 죽여-!”
거의 천여 명에 달하는 병사들이 파도처럼 밀려들어 오는 모습에 에단의 눈빛이 번뜩였다.
함께 있던 길버트는 어느새 검을 뽑은 채 오러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크크크크큭, 알면서도 들어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카엔은 어깨를 들썩이며 웃음을 터트렸다.
길버트 같은 녀석이 매복하고 있던 병사들의 정체를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다른 방비를 했단 말이지…….’
그래, 네가 가지고 있는 패가 뭔지 한번 보여 봐라.
카엔이 입꼬리를 길게 올리며 길버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바로 그때, 우우우웅-!
길버트는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천여 명의 병사들을 보며 검을 들었다.
작게 진동하며 푸른빛의 오러를 뿜어내는 길버트의 검.
예전 리안과 싸웠을 때보다 더욱 강렬하면서도 선명한 오러에 달려들던 녀석들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
“저, 저게 뭐야?”
“피해라! 피해-!”
에단은 저들조차 왕국의 백성이기에 가급적이면 해하지 말라 명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길버트는 그런 생각을 지워 버렸다.
자신들을 공격하는 존재는 오로지 ‘적’으로 간주한다.
“모조리 죽여 주마……!”
두려움에 급히 소리치는 바이런 군대의 병사들을 보며 길버트가 검을 휘둘렀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그의 검에서 흐르는 검기가 비현실적으로 뻗어 나가며 병사들을 갈랐다.
그야말로 태풍이 일직선으로 뻗어 나가는 것처럼 패도적이었으며,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와도 같은 힘이었다.
“끄아아아아악!”
“크아아아아!”
정면에 있었던 십여 명의 병사들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한 시체가 되었다.
그리고 뒤에 있던 수십 명의 병사들이 크게 부상을 당하며 바닥을 기었다.
순식간에 수십 명의 병사들이 전투 불능 상태가 되어 버린 것이다.
“우리에겐 길버트 백작님이 있다!”
“왕자님을 따라라!”
“으아아아아!”
한껏 기세가 오른 싸움에 두 진영이 부딪치며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좁은 분지 지형의 안에서 전투의 열기가 엄청나게 뜨거워지며 병사들의 비명이 가득 퍼지기 시작했다.
서걱-!
“크악!”
하지만 역시나 개중에서 압도적인 것은 길버트였다.
길버트의 검이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바이런 측 병사들이 대거 죽음을 맞이했다.
‘저, 저런 괴물……!’
그저 이 녀석들을 상대로 안쪽의 플롬으로 고립시키기만 하면 된다는 명령을 받았다.
수적으로 훨씬 우위에 있으니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길버트와 막상 마주하니 그 잠깐이라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바이런 측 부대를 이끌고 있던 지휘관은 꽤 먼 거리에서 길버트와 눈이 마주쳤다.
“허, 헙-!”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멎을 것만 같은 압박감.
그는 자신도 모르게 품속에 있던 작은 피리를 꺼냈다.
삐이이이이이이이-!
이윽고 그가 죽을힘을 다해 피리를 불었다.
저런 괴물을 상대로 어떻게 밀어붙이란 말인가.
더 이상 시간이 지체되면 아무것도 해 보지 못하고 전멸 당할 판국이다.
삐이이이이이이-!
얼굴이 시뻘겋게 변할 정도로 세게 분 피리 소리에 플롬에서 상황을 보고 있던 카엔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녀석을 상대로 일반 병사들이 뭘 해 보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지.”
게다가 애초에 길버트는 자신이 상대할 참이었고.
“그렇다면…….”
우우우우웅-.
카엔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기류가 들끓듯 강한 마력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
그리고 카엔이 마력을 끌어 올리는 순간, 병사들을 도륙하고 있던 길버트의 고개가 반대로 돌아갔다.
‘……카엔.’
이 지독한 열기를 지니고 있는 마력.
게다가 마법사라는 특징까지 생각한다면 결코 자신이 여기에 있어서는 안 된다.
길버트가 에단에게 말했다.
“왕자님, 저는 카엔을 상대하겠습니다.”
“부탁하겠네.”
“예, 왕자님께선 절대 무리하시면 안 됩니다.”
“내 걱정은 말고! 반드시 녀석의 목을 가지고 오게.”
“……예!”
강하게 대답을 한 길버트는 곧장 카엔이 있는 곳을 향해 빠르게 달려갔다.
바닥을 박차며 질주하는 길버트의 모습에 카엔의 눈썹이 꿈틀했다.
이런 찰나에도 완벽한 선택이라.
“재수 없는 자식.”
어느덧 카엔이 오른손을 하늘로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의 손 위로 검은 기류가 일렁이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지름이 1m가 훨씬 넘는 거대한 검은 구체가 만들어졌다.
“확실하게 죽여 주마…… 길버트.”
부웅-!
그리고 그 검은 구체가 길버트의 머리 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
마치 자신을 추적하는 것처럼 정확하게 쇄도하는 검은 구체를 보며 길버트의 눈빛이 번뜩였다.
우우웅-!
그의 검이 오러가 작게 진동했고, 길버트는 피하지 않고 그대로 날아오는 검은 구체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엄청난 폭발.
순간적으로 마을 전체가 날아가는 듯한 굉음이 터져 나오자, 싸우고 있던 병사들이 움찔하며 그곳을 바라보았다.
두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말도 안 되는 파괴력이었기 때문이다.
마스터급.
말로만 들었었지 그야말로 인간을 초월한 다른 존재들.
아마 길버트가 이곳에 있었더라면 수많은 병사들이 폭발에 휘말려 크게 다쳤을 것이다.
쑤아아아아아아-!
그리고 검은 구체가 떨어진 곳을 중심으로 엄청난 연기가 피어올랐다.
바닥 전체가 녹아내리며 매캐한 냄새가 퍼졌고, 바로 앞 시야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피어오르는 연기는 괴기스럽게 보이기까지 했다.
다크 파이어 볼.
마기가 깃든 파이어 볼은 그 자체만으로도 보통 파이어 볼보다 훨씬 강한 위력을 가진다.
하물며 폭발한 후에는 마기를 머금은 마력이 남아 있기에 마력을 사용할 수 없는 일반인들은 마기의 독성에 중독될 수도 있었다.
푸앗-!
갑자기 짙은 연기가 반으로 갈라지는 듯하더니, 순식간에 안에 있던 길버트가 카엔을 향해 달려들었다.
입고 있던 갑옷엔 얼룩덜룩한 열기의 흔적이 있었지만, 카엔을 바라보는 길버트의 눈빛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로웠다.
“와라.”
쿵-! 쿠쿵!
카엔의 말과 동시에 그의 주변을 지키고 있던 자이언트 오우거가 길버트를 향해 달려들었다.
숲의 폭군이라 불리는 오우거 종 중에서도 상위급에 속하는 자이언트 오우거.
단 한 번의 도약으로 족히 십여 미터를 뛰어오른 자이언트 오우거들이 들고 있던 몽둥이를 길버트를 향해 휘둘렀다.
“크어어어어어-!”
“쿠어어엉!”
살기가 짙게 묻어 나오는 포효.
들고 있는 몽둥이의 크기는 어지간한 성인 남성 키와 비슷할 정도로 거대했다.
막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한 강렬한 기세.
“미물들 따위가……!”
순간 길버트의 눈에서 푸른빛의 안광이 번뜩였다.
동시에 길버트가 파고들며 자이언트 오우거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단번에 몸통을 갈라 버릴 생각이었다.
서걱!
“……!”
녀석의 몸을 베는 순간, 길버트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검이…… 밀렸어?’
완전히 두 동강 내 버리려고 휘두른 검이다. 하지만 녀석의 힘에 검이 살짝 밀리며, 완전히 베질 못한 것이다.
“크아아아아아!”
몸통이 굵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피부 조직이 굉장히 단단하고 질겼다.
‘이조차 변형시켰다는 건가?’
길버트는 히죽이며 웃고 있는 카엔을 보았다.
여유로운 듯한 녀석의 미소를 당장에 짓이겨 주고 싶었지만…….
“네놈 장난감부터 확실하게 처리해야겠군.”
콰콰콰쾅!
길버트가 있는 곳으로 자이언트 오우거들의 몽둥이가 떨어졌다.
그러나 이미 길버트는 옆으로 몸을 뺀 상태였다.
타다닥-!
빠르게 녀석들에게서 벗어난 길버트는 곧장 오러를 끌어 올렸다.
어느덧 자이언트 오우거들이 다시 따라붙고 있었기 때문이다.
3m가 넘는 거구였음에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오러 유저만큼 빠른 스피드를 구사하고 있었다.
애초에 숲의 나무 사이를 뛰어넘을 정도로 강한 탄력을 지니고 있던 오우거였기에 가능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시전자가 죽어도 계속 날뛸 수 있을까?”
“……?”
카엔은 순간 자신을 바라보는 길버트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녀석의 검에 맺히며 점점 증폭하고 있는 오러.
순간 카엔의 표정이 굳어졌다.
“미친 새끼가!”
카엔이 급히 마력을 끌어 올리며 마법을 시전했다.
설마 저 거리에서 공격을 할 생각인가?
하지만 우려는 순식간에 현실이 되었다.
자이언트 오우거들을 밟고 공중으로 뛰어오른 길버트가 이내 검을 하늘로 들어 올렸다.
“내 첫 번째 인사다.”
찌이이이잉-!
응축된 오러가 한 점에 집중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윽고 길버트가 하늘로 들어 올린 검을 카엔을 향해 휘둘렀다.
푸아아아아아악-!
응축되었던 스프링이 터져 나가는 것처럼 일직선으로 뻗어 나가는 검강.
그와 거의 동시에 카엔의 앞으로 검은빛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사각형의 실드가 바닥에서 솟아올랐다.
콰아아아앙-!
“크윽!”
검강이 실드를 때리는 순간 고막이 찢어질 것 같은 굉음이 터져 나왔다.
간신히 막아 내긴 했지만, 순간 카엔이 비틀거리며 입을 막았다.
“우엑-!”
손바닥을 가득 적신 붉은 선혈.
방금 녀석의 공격을 막으면서 받은 강한 충격파로 몸 내부가 엉망이 되어 버린 것이다.
피를 본 카엔의 눈빛이 흉흉하게 돌변했다.
“감히 칼쟁이 따위가……!”
카엔이 허공에 손을 뻗더니 이내 공간 속에서 기다란 지팡이를 꺼냈다.
그 모습에 길버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저건……?’
현자의 지팡이.
길이만 2m가 훌쩍 넘는 데다가 엘프의 숲의 수호목인 레갈티리안의 나뭇가지로 만든 지팡이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알려진 현자의 지팡이와는 조금 달랐다.
지팡이 군데군데에 검은 반점이 있었고, 전체적으로 색깔이 짙은 회색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현자의 지팡이를 꺼낸 카엔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이제 죽여 주마, 길버트.”
녀석의 마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