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116)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116화(116/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116)
시간은 화살처럼 빠르게 흘러갔다.
에단이 왕위에 오른 지도 벌써 3년.
그동안 에단은 오로지 혼잡한 왕국의 정세와 백성들의 안정을 기하는 데 모든 총력을 기울였다.
그래서일까?
3년이 지난 지금,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백성들의 생활이 안정되었다.
내부적으로는 안정을 되찾은 듯했지만, 외부의 일은 여전히 머리가 복잡할 정도로 어지러웠다.
“그래서 지금 가장 먼저 병력을 지원해야 하는 곳이 어디지요?”
3년 전보다 다소 마른 듯 한 모습이었지만, 총명한 눈빛은 여전했다.
에단은 왕국의 집정 대신들과 함께 주기적으로 모여 회의를 진행했다.
3년 동안 원로의 장로들은 물론, 군부 쪽의 간부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부정한 것들은 도려 내고, 새로운 사람들로 채우는 데 제법 시간을 소모했던 것이다.
에단의 물음에 군부 쪽 원로 중 한 명인 데로키디안이 말했다.
제법 커다란 체격을 지니고 있었는데, 눈매는 체격과 달리 굉장히 날카롭게 찢어져 있었다.
그는 에단을 보며 말했다.
“현재로써는 서북부 지역에 있는 비엘토나를 시작으로 동북부 지역까지 모든 곳이 위험한 상황입니다. 그나마 비엘토나는 포르헨 협곡이 막히면서 침입하는 흉족들이 적지만, 비엘토나를 중심으로 동북부 지역은 모두 위험한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동안 왕국 내부의 안정에 힘을 쏟은 탓에 외부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한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다.
물론 실과 득을 따져 본다면 득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긴 하지만, 그래도 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에단이 자리에 있던 원로들을 보며 물었다.
“할보인트는 어떻소? 최근 흉족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고 하던데.”
그에 민머리의 한 중년 원로가 대답했다.
“3년 전부터 내부 정비에 들어간 것 때문에 뜸했는데, 내부에서도 무슨 문제가 있는지 튕겨 나간 녀석들이 가끔씩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것참…… 피해는 어떻게 됩니까?”
“인명 피해는 크게 없다곤 하지만, 이번 공격으로 새롭게 보수한 성벽이 무너져 내려 다음번 공격이 위험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렇다면 서둘러 성벽을 보수하거나, 보수가 될 때까지 지킬 병사가 필요할 텐데요?”
“그거라면 걱정 마십시오, 전하.”
그때 세일라가 끼어들었다.
에단이 세일라를 쳐다보자 세일라가 말을 이었다.
“할보인트로 얼마 전 지원 병력을 새로 보냈습니다.”
세일라의 거침없는 대답에 말을 꺼냈던 원로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얼마의 병력을 보냈기에 그리 자신하는 겁니까, 세일라 백작?”
“천 명입니다.”
“하?”
세일라의 말에 그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작 천 명의 지원부대로 자신의 의견을 묵살시켜 버렸다는 말인가?
그의 얼굴이 불그스레 물들었다. 하지만 세일라는 마치 그의 생각을 읽고 있다는 듯 말했다.
“숫자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예 중에 정예부대를 보냈으니까요.”
“그 정예 중에 정예부대가 대체 뭔지 이름이나 들어 봅시다. 할보인트가 얼마나 격전진데 고작 천 명으로…….”
“애로우헤드 부대입니다.”
* * *
푹-!
일자로 뻗어 나간 창이 정확하게 흉족 전사의 목 아래를 꿰뚫었다.
더없이 깔끔한 공격에 흉족 전사는 목숨이 끊어진 채 그대로 뒤로 쓰러졌다.
그 순간,
“플로랑 님, 뒤를 조심하십시오!”
한 부대원의 말에 창을 들고 있던 플로랑이 급히 허리를 숙이며 자세를 낮췄다.
부웅-!
플로랑의 머리 위로 두꺼운 도끼가 휘둘러지며 허공을 갈랐다.
공격에 실패한 흉족의 간부가 인상을 쓰며 플로랑을 보았다.
“이, 이놈-!”
자세를 숙이며 공격을 피했지만, 플로랑의 시선만큼은 흉족 간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긴 네놈들이 올 곳이 아니야.”
“죽어라!”
그가 도끼를 높게 들며 다시 플로랑을 향해 휘둘렀다.
창대까지 한 번에 갈라 버릴 생각으로 휘두른 도끼였지만, 서걱-!
순간 플로랑의 창에서 희미한 빛이 번쩍이더니 순식간에 도끼의 날과 함께 흉족 간부의 머리통이 하늘로 솟구쳤다.
푸아아아악-!
머리를 잃은 그의 몸은 분수처럼 피를 뿌리며 비틀거리더니, 이내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간부를 잃는 그 순간, 남아 있던 흉족 전사들이 움찔하며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방금 흉족 간부가 죽을 때 녀석이 사용했던 것.
“오, 오러 유저다!”
“후퇴해라! 도망쳐!”
아주 찰나이긴 했지만 오러가 발현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에 흉족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오러를 사용하는 녀석을 상대로 어떻게 이길 수 있단 말인가.
플로랑은 도망치는 흉족들을 보며 위로 창을 들며 말했다.
“단 한 놈도 남기지 말고 모조리 죽여라!”
““예-!””
플로랑의 말에 수십 명의 애로우 헤드 부대원들이 흉족들의 뒤를 쫓으며 전장을 휘젓기 시작했다.
* * *
“흐음…….”
밤이 깊었지만 막사 안에선 램프가 꺼지질 않았다.
이곳에 지원부대로 온 지 벌써 3개월.
거의 함락당할 뻔했던 할보인트를 되찾고 녀석들을 밀어내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하지만 금세 전쟁을 완전히 종결시킬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시간이 길어지고 있었다.
드륵.
그때 막사 입구의 천을 걷으며 누군가 안으로 들어왔다.
한쪽 눈에 안대를 차고 있는 남자였다.
“바루스 대위.”
“아직도 주무시지 않는 겁니까, 부대장님?”
막사 안으로 들어온 바루스는 애로우헤드 부대장의 앞에 앉으며 말했다.
레이먼.
그가 애로우헤드 부대장을 맡은 지도 벌써 3년이 흘렀다.
그동안 애로우헤드 부대는 이전보다 훨씬 강해졌고, 소수의 부대원이긴 하지만 아주 미약하게나마 오러를 다루는 이들도 생겼다.
레이먼은 보고 있던 지도에서 바루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잠이 오질 않는군.”
“하긴, 생각보다 제법 길어지고 있지요.”
“……후우.”
바루스의 말에 레이먼이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지금쯤이면 다시 쿠르테인으로 돌아갈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크나큰 변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바루스가 말했다.
“적의 사령관을 잡을 방도가 쉽게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지.”
지금 할보인트에서 전투가 길어지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적의 지휘관을 쓰러트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매번 일어나는 크고 작은 전투에서는 계속 승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적의 지휘관이 간접적으로 개입할 때마다 번번이 패배하고 있었다.
이유는 굉장히 간단했다.
“……상급 오러 유저라.”
적의 흉족 지휘관이 바로 상급 오러 유저였기 때문이다.
애로우헤드 부대 내에서 오러를 다루는 이들이 생기고는 있지만, 상급 오러 유저를 상대로 정면 승부를 할 수 있는 이는 없었다.
게다가 녀석들은 대부분의 전투에서 계속 패배하고 있는 와중에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완전히 몸을 사렸기 때문이다.
때문에 승기는 완전히 잡은 상태였지만 좀처럼 녀석들을 완전히 몰아내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윗선에서 지원 병력을 또다시 파견한다고 하는군.”
“지원 병력이 와도 크게 의미가 없을 텐데요. 그 괴물 녀석을 확실하게 죽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죠.”
“그럴 ‘사람’을 보내 준다고 하는군.”
“……예?”
바루스의 물음에 레이먼이 고개를 저었다.
“사실 나도 잘 모르겠네. 하지만 이곳에 대한 상황은 명확하게 전달했으니 알아서 조치해 주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네.”
레이먼의 얼굴에는 여전히 걱정이 가득했다.
상급 오러 유저인 상대 지휘관만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되는데, 그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오늘따라 더욱 녀석들의 얼굴이 생각나는 것이 말이다.
깊어 가는 밤, 레이먼은 바루스와 함께 전장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 * *
뿌우우우우우우-!
전투를 알리는 뿔피리 소리가 퍼지자, 말 위에 올라 있던 자니엘이 앞에 있는 흉족들을 보았다.
“저것들은 무슨 언데드인가? 죽여도 죽여도 끝도 없이 나타나는 건 무슨 일인 거야?”
“그만큼 숫자가 엄청나다는 뜻이겠지.”
대답은 옆에 있던 테론이었다.
그는 전장이 훤히 보이는 언덕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결의를 다졌다.
오늘만큼은 반드시 적의 지휘관을 죽여야만 하기 때문이다.
테론이 주먹을 꽉 움켜쥐자, 어느덧 엘리나가 옆으로 다가왔다.
“긴장 풀어, 그렇게 몸에 힘이 들어가서야 제대로 싸울 수나 있겠어?”
“너나 긴장하지 마. 저번에 죽을 뻔한 거 내가 살려 줬잖아. 기억 안 나?”
“그런 쓸데없는 기억들은 빨리 지워 버리지?”
테론가 엘리나가 투덕거리는 모습에 자니엘은 그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뒤에서 바루스가 천천히 그들의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3년째 ‘임시’ 기병대장을 맡고 있는 바루스의 등장에 다들 바짝 군기가 든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바루스는 언덕 아래에 보이는 흉족 부대를 슬쩍 보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
“몇 번이나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바루스의 말에 분위기가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하지만 아쉬움이 짙게 남는 싸움의 연속이었지. 하나 나는 그대들을 질책하지 않는다. 우리 부대에 부족한 자가 있다면 그것은 나 하나일 것이다.”
““아닙니다!””
바루스의 말에 부대원들이 크게 대답했다. 그를 위해 하는 말이 아니다.
실제로 바루스의 개인 전투력은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상황을 빨리 파악하며 적의 취약한 부분을 찌르는 통찰력은 대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굉장히 강했을 뿐이다.
하지만 바루스 자신은 실버나이트에서 온 엘리트로 구성된 기병대를 운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적의 지휘관을 잡지 못한 것을 스스로의 부족함이라 생각했다.
물론 그런 겸손함이 있었기에 기병대원들 모두가 더욱 열심히 전투에 임했는지도 모른다.
그들의 대답에 바루스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내 날카로운 한쪽 눈으로 흉족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이야말로 반드시 이 전투를 종결시키자.”
““예-!””
바루스의 말에 기병대원들이 크게 대답했다.
이제 흉족들 역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지 정면 승부를 하려는 듯했다.
다만 변수가 한 가지 있다면, 생각보다 그들의 잔여 병력의 수가 굉장히 많다는 것이었다.
‘숫자로는…… 거의 비등한 수준인가.’
소규모 전투에서 그토록 많은 승리를 거뒀는데도 아직까지 수가 비등한 수준이라니.
두두두두두두두두-!
하지만 상관없다.
이번 전투에서 확실하게 이기면 되니까.
바루스는 평야에서 움직이는 병사들을 보며 타이밍을 보기 시작했다.
흉족들이 그들의 진형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그 순간, 녀석들의 옆을 치면서 지휘관이 있는 곳으로 곧장 달려갈 생각이었다.
그리고 결전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뿌우우우우우우-!
먼저 움직인 것은 흉족 부대였다.
대충 보아도 그 숫자가 최소 삼천여 명이 넘는 수준.
대규모의 흉족 전사들이 쏟아지듯 아군 진형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하자, 아군 병력들도 방패를 세우며 그들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날카로운 창과 단단한 방패가 부딪치는 듯한 형상이었고, 예상대로 전투는 치열하게 열리기 시작했다.
쾅! 콰쾅!
“끄아아아아악!”
“죽여어어-!”
병장기가 부딪치는 소리와 누군가의 비명 그리고 악에 받친 외침까지. 전장의 열기가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바루스는 그 상황 속에서도 냉정하게 적의 지휘관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적의 지휘관이 거대한 도끼를 들며 전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예상보다 빠른 타이밍.
그만큼 이번 전투에 그들이 사활을 걸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쪽도 끝을 원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바루스가 옆에 있던 부대원들을 보았다.
비록 그의 빈자리가 크긴 하지만, 그래도 못난 모습을 보일 수 없지 않은가.
“기병대, 출격!”
바루스의 외침과 함께 백여 명의 기병대가 흉족들을 향해 쇄도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