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123)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123화(123/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123)
휙-!
휘둘러지는 검이 허공을 가른다.
검은 이내 궤도를 바꾸더니 번개처럼 앞에 있는 남자의 목을 향해 쇄도했다.
쩌엉-!
“큭!”
중년의 남자는 가까스로 방어에 성공했지만, 그와 동시에 중심을 잃고 휘청였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아펠의 검이 중년의 빈틈을 노리지 않고 그대로 아래로 꺾이며 그의 허벅지를 노렸다.
촥-!
“큭!”
붉은 피가 모래 위에 뿌려지며 중년의 남자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어떻게든 다시 일어나려고 했지만,
스릉.
이미 아펠의 검이 그의 목에 닿아 있었다.
검날을 타고 흐르는 피에 그는 이내 고개를 숙였다.
“졌습니다.”
“내일부턴 나올 필요 없네.”
냉랭하게 말을 한 아펠은 들고 있던 검을 하인에게 건네고선 훈련장에 있는 베드 체어에 털썩 앉았다.
곧장 하늘거리는 옷을 입은 두 하인이 부채를 들고 다가와 아펠의 땀을 식혀 주었고, 고급 와인을 건네 목을 축일 수 있게 도왔다.
“영감, 내일부턴 더 강한 스승을 들이게.”
“알겠습니다.”
“그 누구냐, 닉벨이란 자는 어떻게 들일 수가 없나?”
닉벨은 6군단장인 세일라의 부관으로 왕국 내에서 검술로는 제법 유명세를 지니고 있다.
그런 자와 검술 교류를 한다면 훨씬 나을 텐데.
하지만 영감이라 불린 집사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이전에도 한 번 접촉을 해 보았지만, 따로 개인 지도는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쯧! 세일라 후작만 아니면 어떻게든 해 보겠는데.”
아무리 자신들이 명망 높은 후작 가문이라 해도 세일라를 함부로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
어찌 됐든 에단을 왕위에 올리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이 중 한 명이니까.
아펠은 하인이 건넨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며 목을 축였다.
그때 집사가 다가오며 아펠에게 말했다.
“도련님, 그렇지 않아도 세일라 후작에게서 파르콘티움과 관련하여 어르신께 연락을 보내 왔습니다.”
“파르콘티움?”
“예.”
집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파르콘티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설명을 듣던 아펠이 미간을 찌푸리며 그의 말을 끊었다.
“파르콘티움이 뭔지는 나도 알고 있으니 설명은 필요 없네. 그보다 파르콘티움이라니…… 이미 수십 년 동안 명맥만 이어 오던 낡은 전통이지 않은가.”
“아마 파르콘티움의 불가침 조약을 노리고 진행하는 듯합니다.”
“재미있군.”
아펠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파르콘티움이라면 아르티안 왕국에서 날 배제하고 진행할 수 없겠지. 그런데 파르콘티움은 세 명이 있어야 진행할 수 있을 텐데, 남은 두 자리는 어떻게 채울 생각이지?”
파르콘티움은 유망주들에게 있어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자리다.
과연 세 자리나 채울 수 있을까?
아펠의 물음에 집사가 대답했다.
“이미 두 명은 채워졌다고 합니다.”
“……그게 누구지?”
순간 아펠의 눈썹이 꿈틀했다.
굳은 표정을 한 아펠이 묻자 집사가 대답했다.
“애로우헤드 부대의 아이작 피트 남작과 리안이라 합니다.
“아이작 피트…… 얘기는 들어 봤다. 가이엘 피트 공작님의 제자가 된 녀석이라지?”
“예.”
“그런데 리안이라. 그놈은 누구지? 성이나 작위는 없나?”
“평민 출신의 대위입니다. 애로우헤드 부대의 전 부대장이었지요.”
“하!”
아펠의 표정이 노골적으로 일그러졌다.
파르콘티움에 앞서 자신이 1순위가 아닌 것도 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이런 중요한 자리에 평민 따위가 끼어들다니.
“하지만 실력은 뛰어난 자라고 들었습니다.”
“영감, 내 앞에서 평민 따위를 드높이는 언행은 주의하는 것이 좋을 거야. 아무리 영감이라도 두 번은 용서하지 않을 테니 조심하도록.”
“……죄송합니다.”
집사의 사과에 아펠이 다시 베드 체어에 앉아 다리를 쭉 펼쳤다.
“격식에 안 맞는 상황이 화가 날 뿐, 어차피 파르콘티움은 승자가 계속 싸우는 방식이지 않은가.”
“맞습니다.”
“그렇다면 나 혼자 가도 상관없지. 그들이 활약할 순간은 없을 거야.”
“그럼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내 집사가 훈련장을 빠져나가자 아펠은 눈을 감았다.
“이 몸의 데뷔 무대가 바로크 왕국이라…… 나쁘지 않군.”
영광스러울 자신의 앞날을 상상하며 아펠의 입꼬리가 귀에 걸릴 듯 길게 올라갔다.
* * *
시간이 촉박한 만큼 사신단은 빠르게 꾸려졌다.
그만큼 준비할 수 있는 것이 부족했지만, 어차피 이번 교류에 명확한 목적이 있지 않은가.
다그닥 다그닥.
리안과 아이작은 같은 마차에 타고 있었다.
원래라면 아펠도 함께 타야 했지만, 본인의 마차를 타겠다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뭔가 첫인상이 그리 좋지는 않던데요.”
아펠에 대해 아이작이 입을 열었다.
처음 자신들을 보던 눈빛에서 그다지 호의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작의 말에 리안은 담담하게 말했다.
“고귀한 혈통이니까.”
“그놈에 대해 압니까?”
“……조금?”
뭐, 자세한 건 아니다.
그저 왕족과 관련된 인물이라는 것 외에 나이에 비해 꽤 뛰어난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뿐이다.
사실 과거의 삶에서 그런 녀석과 만나거나 함께 싸울 접점은 거의 없으니까 말이다.
다만 엄청난 배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아이작이나 다른 천재들에게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비운의 천재…… 뭐 그런 건가?’
실력이 뛰어난 것은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높은 자존심으로 인해 평민 출신의 천재들을 인정하지 못했다.
‘무리하게 자신을 증명하려다가 결국 무너졌지.’
아펠에 대해 가장 유명한 일화는 녀석이 아이작을 독살하려고 했던 사건이었다.
실력으론 어떻게 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데다, 나중엔 가이엘 피트 공작이라는 배경까지 얻은 아이작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던 녀석의 극단적인 선택이었다.
이미 남작을 넘어 백작의 직위까지 얻었던 아이작을 계속해서 평민 출신이라 하대하던 결과랄까?
당연히 독살은 실패했다.
그리고 그 실패로 인해 오히려 역으로 크게 당하며 그대로 몰락해 버렸다.
리안은 이내 아펠에 대한 생각을 접었다.
솔직히 녀석의 실력은 인정하긴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다지 신경 쓸 필요가 있는 녀석은 아니기 때문이다.
리안은 가방에 있던 노트를 꺼냈다.
디엘과 만난 이후 장만한 녀석이다.
“웬 노틉니까?”
“그냥, 뭔갈 써 보고 싶어져서.”
짧게 대답한 리안은 파르콘티움과 관련하여 바로크 왕국에서 나올 만한 유망주에 대해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미 세일라로부터 받은 정보가 있긴 했지만, 리안이 알고 있는 것보단 미흡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
리안은 노트에 자신이 알고 있는 자들에 대해 간략하게 써 내려 가기 시작했다.
시기적으로 바로크 왕국의 최고 부흥기라 할 수 있는 때였기에 정리를 하려니 머리가 꽤 복잡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같은 시기, 아르티안 왕국에서도 역사에 남을 만한 불세출의 천재들이 대거 튀어나오던 때였다.
대표적으로 아이작을 꼽을 수 있고, 그에 미치진 못하지만 쟁쟁한 실력을 지닌 이들도 많았다.
전략 쪽으론 기존에 뛰어난 실력을 지닌 자들도 있었고, 디엘과 엇비슷한 실력을 지닌 이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 아르티안 왕국이 바로크 왕국의 전력을 뒤집지 못했다.
그만큼 바로크 왕국의 힘이 단단하면서도 굉장히 넓게 포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녀석은…… 정말 확실하지.’
【반 다이젤】
리안은 밑줄까지 그어 가며 녀석의 이름을 강조했다.
바로 현재 바로크 왕의 넷째 아들이었다.
이미 스무 살의 나이에 오러 상급 유저의 벽을 뚫어 버린 괴물 중의 괴물.
지금의 아이작이 아무리 강해졌다곤 하지만 이 녀석을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지금 어느 수준까지 올랐는지도 정확하게 알 수 없고.’
아마 자신들과 비슷한 나이일 테니까, 어쨌든 스무 살 때보다는 더 강해졌다고 생각을 해야 할 터.
머리가 복잡하긴 했지만, 리안은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꼼꼼하게 필기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사신단의 마차가 국경을 넘어 바로크 왕국 안으로 진입했다.
“……여기서부터 이제 바로크 왕국의 땅이네요.”
국경을 넘자 아이작의 표정이 다소 딱딱해졌다.
아닌 척해도 조금은 긴장을 하고 있을 터. 리안은 담담한 표정으로 바깥을 보았다.
‘……오랜만이네.’
그러고 보니 과거의 삶에서 죽은 장소가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았던 것 같았다.
원래 국경 쪽에서의 전투를 하다가 퇴각하는 작전이었는데, 빌어먹을 소대장이 무리하게 적을 쫓다가 역으로 당했기 때문이다.
리안이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다지 좋지 않은 기억이었다.
아이작은 그런 리안의 표정을 귀신같이 잡아내며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적국에 들어오니까 기분이 묘해서 말이야.”
“저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국경을 넘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크 왕국 측의 병사들이 사신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크 왕국에 오신 사신단을 환영합니다.”
“반갑게 맞아 주어 감사합니다.”
사신단의 대표로 있는 마로크 남작이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러자 환영단으로 나온 바로크 왕국 측 남자가 빙긋 웃으며 준비해 놓은 마법진을 가리켰다.
“곧 마법진을 발동시키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지요.”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거의 오십 명이 넘는 인원을 한 번에 이동시키는 마법진이라.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지만, 확실히 시작부터 기세를 우위에 놓고 가려는 목적이 보였다.
리안은 마차 밖으로 보이는 바로크 왕국의 병사들을 물끄러미 보았다.
‘잘 단련되어 있는 병사들이다.’
확실히 무에 집착하듯 힘을 쏟는 왕국의 분위기였기에 일반 병사들조차 기본기가 탄탄한 느낌이다.
마치 애로우헤드 부대원들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벌써부터 예전의 단단했던 바로크 왕국과의 전투가 떠오르는 듯했다.
원치 않게 뭔가 몸이 달아오르는 듯한 느낌에 리안이 작게 숨을 토했다.
‘이거…… 벌써부터 달아오르면 안 되는데.’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번 파르콘티움을 가장 반긴 것은 바로 리안이다.
뭐랄까, 그냥 바로크 왕국이라고 하면 피가 끓는 느낌이라고 할까?
게다가 이번에 어떤 활약을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행보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리안은 차분하게 마법진이 발동하길 기다렸다. 그리고 한 시간 정도가 지났을 무렵,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그럼 가시죠.”
사신단은 백색의 빛이 일렁이는 마법진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윽고 진이 발동되는 순간, 핏-!
살짝 머리가 어지러운 듯한 느낌이 있었지만, 순식간에 거대한 홀에 도착한 사신단.
그리고 환영단으로 나왔던 남자가 사신단을 보며 씨익 웃으며 말했다.
“바로크 왕국의 심장에 온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과거의 삶에서도 와 본 적이 없던 바로크 왕국의 수도, 벨케리아.
‘여기가…… 바로크 왕국의 수도.’
리안은 밖에서 들어오는 햇살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었다.
* * *
사신단이 떠난 직후 아르티안 왕국도 상당히 바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미 멜라디온 왕국의 군대가 국경을 넘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전투의 총책임자가 된 세일라는 빠르게 군을 통솔하며 국경 쪽으로 이동 중이었다.
“이제…… 슬슬 도착했을 때군요.”
“그렇군.”
부관으로 온 닉벨의 말에 세일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닉벨은 덤덤한 표정의 세일라를 보며 물었다.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무엇이 말이지?”
“파르콘티움을 위해 간 사신단이 만약 실패라도 하게 된다면 우리는 앞뒤로 공격을 당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봐야지. 다만…….”
세일라가 잠깐 말을 멈췄다. 그리고 이내 닉벨을 보며 말했다.
“만약 이번에 간 이들이 파르콘티움에 실패하게 된다면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바로크 왕국에게 집어삼켜질지도 모르지.”
“……예?”
순간 닉벨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세일라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애초에 군대의 숫자로나 병사들의 수준으로 본다면 대륙에서 바로크 왕국을 따라갈 수 있는 국가는 없다. 우리 왕국도 마찬가지지.”
그나마 그들과 팽팽하게 접점을 이룰 수 있는 것은 바로 뛰어난 인재들.
그런 인재들이 한 명 한 명 모여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극단적인 예로 뛰어난 무장 한 명은 수천 명의 병사보다 강한 전투력을 가지니까 말이다.
그리고 세일라가 생각했을 때 이번 파르콘티움으로 간 유망주들은 그야말로 왕국의 미래를 맡을 인물들이다.
그런 녀석들이 적국의 동 나이대의 녀석들에게 진다면, 그건 인재의 수준으로도 자신들이 밀린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우리가 바로크 왕국과 비교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 없지 않은가.”
“…….”
세일라의 냉정한 판단에 닉벨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녀의 말에 반박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각해진 표정의 닉벨을 보며 세일라가 말했다.
“그러니 믿어 보자고. 그들이 잘 해내길 말이야.”
“예.”
두 사람은 그저 희망의 신호탄이 날아오르길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