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127)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127화(127/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127)
그것은 흡사 한 줄기의 뇌전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푸른빛이 강렬하게 스파크를 일으키며 사방에 퍼졌고,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기류가 경기장 전체를 뒤덮었다.
순간 카밀로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 싸움을 길게 끌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그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고작 아르티안 왕국 놈 따위가……!’
자존심이 긁혀 나가는 느낌이었지만, 지금 그런 것을 따질 때는 아니었다.
빙글.
카밀로가 양손으로 검을 거꾸로 잡았다.
이윽고 그의 몸에서 터져 나오는 강렬한 마력이 검에 집중되었다.
“흐아아아아아압-!”
그리고 아이작이 카밀로를 덮치는 바로 그 순간,
쾅!
카밀로가 크게 고함을 지르며 바닥에 검을 찔렀다.
콰지직! 콰드드드득-!
그 순간 경기장 바닥 전체에 큰 균열이 생기더니, 이윽고 균열 사이에서 엄청난 불꽃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부, 불꽃?!”
“불꽃이 아닙니다. 그의 오러가 불꽃 형상이 된 겁니다.”
보고 있던 사신단들이 기겁을 하자 리안이 짧게 대답했다.
‘……무시무시하다.’
이 짧은 순간에 저런 판단을 했다는 것이 역시 바로크 왕국의 유망주라 할 만했다.
정면 승부로는 절대 피할 수 없는 아이작의 공격이었기에, 경기장 전체에 광역 공격을 한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최소한 아이작의 움직임을 억제할 수는 있을 테니까 말이다.
푸아악-!
엄청난 오러가 불꽃처럼 일렁이며 경기장 전체를 집어삼켰다.
그리고 그 오러에 삼켜진 아이작은 두 자루의 검을 빠르게 회전시키며 카밀로의 오러를 상쇄시켰다.
푸아아아아악-!
아이작의 검을 따라 움직이는 카밀로의 오러가 이내 허공으로 흩어지며 사라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작에게 아무런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실제 불에 휩싸인 것처럼 입고 있던 갑옷이 검게 그을렸고, 오러를 흘려 낸 검엔 작게 균열이 생겼다.
“헉…… 헉…….”
카밀로 역시 피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이작의 접근을 막기 위해선 그 무엇보다 자신의 주변으로 가장 강한 힘을 쏟아야 했다.
갑작스럽게 오러를 극한으로 끌어 올린 것도 무리인데, 자신의 주변에 힘을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레 그 힘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
방금 공격으로 카밀로는 꽤 지친 듯 숨을 크게 헐떡이며 인상을 구겼다.
스윽.
아이작은 다시 검을 들어 올렸다.
아마 또다시 뇌전의 힘을 사용한다면 녀석도 똑같은 방법으로 받아칠 터.
‘어쩔 수 없이 서로 상쇄가 되는 건가.’
서로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큰 기술이 하나씩 봉쇄된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생각은 없다.
애초에 아이작을 이곳으로 끌어 올려 준 것은 이런 기술 같은 것이 아니니까.
“흐음…….”
관중석에서 결투를 보고 있던 이들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첫 번째 결투에서도 놀란 부분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뭐…… 첫 번째니까.
게다가 페레디온의 창술이 뛰어나긴 했지만, 아직까지 결투에선 미숙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카밀로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카밀로는 현재 바로크 왕국 내에서 삼천인장으로 활약하고 있을 정도로 엄청난 실력과 더불어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상대가 대륙 최강자 중 한 명의 제자라고 해도 이런 상황은 납득할 수가 없었다.
“승부가 꽤 길어지겠군요.”
“아니, 어쩌면 생각보다 빨리 끝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예?”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들려오기도 전, 아이작과 카밀로가 격돌했다.
쾅-!
쩌적-!
마주친 검에 오러가 번쩍였고, 그 순간 검신에 새겨진 금이 더욱 짙어졌다.
아이작의 눈빛이 카밀로를 향했다.
‘얼마 버티지 못해.’
그리고 그것은 카밀로 역시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검이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줄이야. 하지만,
-그래도 질 수 없지.
두 사람의 머릿속에 같은 결의가 굳어지는 그 순간이었다.
“흐아아아아아아-!”
“하아아아아압-!”
아이작과 카밀로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외침과 함께 두 사람은 마지막 일격을 준비했다.
파밧!
아이작이 바닥을 박차고 뛰어오르며 두 자루의 검을 하나처럼 겹치게 잡았다.
양손으로 두 자루의 검을 함께 잡은 아이작의 눈에서 불꽃 같은 안광이 번뜩였다.
그리고 카밀로 역시 양손으로 꽉 쥔 채 높게 들어 올린 검을 아이작을 향해 세차게 휘둘렀다.
콰아아아앙-!
그야말로 힘 대 힘.
전혀 물러섬이 없는 두 전사의 격돌에 경기장 전체가 떨릴 정도의 굉음이 터져 나왔다.
파캉-!
결국 버티지 못한 세 자루의 검이 부러지며 허공에 흩어졌다.
그 순간,
쉐엑!
사방으로 흩어지던 검의 파편 중 하나를 손으로 낚아챈 아이작이 빠르게 회전하며 그대로 카밀로의 가슴을 향해 뻗었다.
검이 부서지는 그 순간에도 아이작은 결투를 포기하지 않았다.
“……!”
그리고 예상치 못한 공격에 카밀로는 순간적으로 몸이 뻣뻣하게 굳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설마 허공에 부서진 검의 파편으로 공격을 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이 자식!”
카밀로가 다급히 소리치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하지만 이미 방어하기엔 늦었다.
아이작의 손에 쥐어진 칼날이 카밀로의 가슴을 찌르기 직전, 퍽!
“……?”
“-!”
“거기까지만 하지.”
갑자기 경기장 위로 난입한 반이 아이작의 손목을 낚아채며 막은 것이다.
아이작의 표정이 살짝 찌푸려졌다.
비록 카밀로와의 전투로 인해 상당히 체력이 떨어진 상태이긴 했지만, 자신의 움직임을 이렇게 쉽게 따라잡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스윽.
경기장에 난입한 반은 고개를 돌려 관중석 중앙에 있는 벨제민을 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송구합니다, 아바마마. 하지만 이렇게 쓸 만한 무사들이 목숨을 잃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파르콘티움은 그야말로 목숨을 건 결투다. 그리고 실제로 과거, 파르콘티움을 치르다가 죽은 이들도 꽤 많았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파르콘티움에 오를 자격이 없는 약한 녀석들이었을 뿐이다.
대부분의 승리는 바로크 왕국이 했으니까 말이다.
반의 말에 벨제민이 말했다.
“그렇다면 이 승부는 어떻게 결론을 내야 하지?”
“생각할 필요 없이 아르티안 왕국의 승리입니다. 우린 카밀로의 목숨을 건진 것으로 셈을 끝내야 합니다.”
“…….”
반을 보는 벨제민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자신들이 졌다?
첫 번째 승부에선 승리를 하였다곤 하지만, 그런 것은 의미가 없다.
말이 무(武)의 교류지, 모든 승부에서 이겨야 하는 것이 바로크 왕국이다.
벨제민의 침묵에 반이 곧장 말을 이었다.
“때문에 세 번째 경기는 제가 직접 나서도록 하겠습니다.”
“호오?”
그 순간 관중석이 술렁였다.
사실 파르콘티움이 진행된다고 했을 때, 그 누구보다도 1순위로 뽑혔던 것이 바로 반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참한다는 반의 강경한 의지로 인해 진행시킬 수 없었다.
갑작스러운 반의 말에 원래 세 번째로 결투에 참여하려 했던 사내의 표정이 살짝 찌푸려졌다.
하지만 반이 그를 슬쩍 쳐다보는 것으로 상황은 끝났다.
절대적인 강자 독식인 바로크 왕국에서 배경으로나 힘으로나 모든 면에서 그를 이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벨제민이 낮게 웃음을 터트렸다.
“크크크크큭, 그러도록 하라.”
벨제민의 승낙이 떨어지자 상황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카밀로는 다소 굴욕적인 표정을 지었지만, 스스로의 패배를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 말을 덧붙이진 않았다.
“또다시 시합에 나설지 말지는 네가 선택하면 된다. 뭐, 가능하면 나서 줬으면 좋겠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반이 아이작을 보며 말했다.
그러고는 품속에서 붉은 액체가 담긴 작은 병을 꺼내 아이작에게 휙 던졌다.
“최대한 회복해라. 휴식 시간은 내가 1시간 정도 끌어 볼 테니까.”
“……이름이 뭐지?”
“반이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분위기가 살짝 식는 듯한 분위기였다.
이내 반이 경기장 아래로 내려가자 부서진 경기장을 복구하기 위해 마법사들이 부리나케 올라왔다.
그리고 멀어지는 반을 보며 아이작도 반대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괜찮아?”
“반이라고 합니다. 혹시 저 녀석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알지.”
리안이 굳은 표정을 대답했다.
결국 녀석이 나오는 건가.
가능한 한 저 녀석만큼은 피했으면 했는데.
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하다, 어쩌면 너보다 더.”
앞서 카밀로와의 결투를 보면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단순히 가지고 있는 무력의 높낮이로만 본다면 아이작이 카밀로를 압도해야 정상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이작은 지금 본인이 가지고 있는 힘을 전부 발휘하질 못했다.
‘경험의 차이겠지.’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힘을 지닌 자들과 많이 싸워 봤느냐 싸워 보지 못했느냐는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낸다.
안타깝게도 또래 중 아이작과 비등하게 싸울 수 있는 사람은 아르티안 왕국에서 세 명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에 비해 바로크 왕국에선 상당히 많은 유망주들이 있다.
‘나이 제한이 없다면 더더욱 많을 테고.’
애초에 환경 자체가 다르다는 것은 인정을 해야 할 부분이다.
때문에 가지고 있는 힘은 반과 비슷할지 모르겠지만,
‘……이길 확률은 거의 없겠지.’
다만 반 역시 바로크 왕국에서 독보적인 힘을 가지고 있었기에 꽤 오랜 시간 결투를 하지 않았을 수 있다.
아이작이 그를 상대하기 위해선 그 부분을 파고들 수밖에 없다.
“싸울 생각이지?”
“예.”
아이작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상대가 강해 보이긴 하나, 그런 이유로 승부를 피한다면 스승님을 볼 낯이 없으니까 말이다. 게다가,
‘리안 님께 부담을 드릴 순 없어.’
어떻게든 자신의 선에서 끝내 버릴 생각이다.
다행인 것은 두 번째 승부에서 생각보다 내상이 심하지 않다는 것이다.
꿀꺽꿀꺽.
아이작은 반이 건네준 포션을 마시고는 마련된 대기실로 걸음을 옮겼다.
지금은 그의 말처럼 휴식을 취하는 게 우선이다.
뜨겁게 타올랐던 결투의 열기가 잠깐이지만 주춤하며 냉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사신단은 빠르게 아이작에게 붙어 축복과 신력을 사용하여 그의 몸을 회복시켰다.
그리고 같은 시각,
“갑자기 생각이 변한 이유가 뭐지?”
“그냥 변덕입니다.”
반이 짧게 얘기했다. 그의 대답에 벨제민이 낮게 웃음을 터트렸다.
누구보다도 그의 성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 그래도 알아 두는 것이 좋을 거다. 네가 한 일에 대해선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예.”
반이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오히려 바로크 왕국에선 큰 손해를 봤을 수 있다.
최소한 카밀로가 큰 부상을 입었을 테니까 말이다.
게다가 세 번째 경기 또한 장담을 할 수가 없게 된다.
하지만 그런 것 따윈 벨제민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반에 의욕에 조금의 불을 지피는 것이 더 중요했으니까.
‘오랜만이로군.’
이 녀석이 이렇게 의욕적으로 나올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동안 또래 사이에서 사무친 외로움을 품고 사는 아이였지 않은가.
마치 예전의 자신처럼.
벨제민은 돌아가는 반의 뒷모습을 보며 빙긋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녀석의 가슴에 불을 지핀 그를 떠올렸다.
“가이엘이 제법 그럴싸한 녀석을 만든 모양이야.”
앞으로 한동안은 써먹을 때가 있을 듯했다. 그리고 문득,
“……흐음.”
아르티안 왕국의 세 번째 출전자로 등록되어 있는 녀석.
리안이라고 했던가?
아무런 정보가 없는 데다가 녀석이 들고 있는 것은 활이지 않았는가.
“일대일 결투에 활이라…….”
말도 안 되는 짓이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벨제민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다.
이미 삼십 년도 더 전에 사라진 신궁.
“아니겠지.”
망령이 돌아온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오늘따라 왼쪽 가슴에 있는 상처가 시려 오는 것은 기분 탓일까.
벨제민은 그저 작게 숨을 토하며 그때의 기억을 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