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142)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142화(142/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142)
뿌우우우우-!
침입자를 알리는 뿔피리 소리가 울려 퍼지며 광산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저기다! 저쪽이야!”
“어떤 미친놈들이 감히!”
“절벽을 타고 올라왔다더군! 미친놈들!”
두두두두두!
대충 봐도 백여 명의 광산 경비병들이 병장기를 들고 아이작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밧줄을 올리기 위해 대못을 박는 그 시점부터 이미 노출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대신 다른 곳의 경비가 허술해졌어.’
이 또한 아이작과 함께 말을 맞춘 작전이다.
아이작과 기동대가 녀석들의 시선을 끌어 주는 사이 리안이 입구 쪽으로 이동하여 문을 여는 것이다.
타닥!
벽면 쪽으로 조심스럽게 붙어 광산의 입구 쪽으로 이동하던 리안이 자세를 낮췄다.
상당히 늦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작업장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 쪽에 꽤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철썩-!
“이놈들아! 빨리빨리 움직이지 못하겠느냐!”
“사,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아아아악!”
채찍에 맞아 살이 찢어지고 피가 튀기며 노예들이 쓰러졌다.
특히 바닥에 쓰러진 남자 노예는 심각할 정도로 몸에 상처가 심각했는데, 경비병이 그에게 다가가 머리채를 잡으며 고개를 젖혔다.
“이대로 쉬고 싶다면 쭉 쉬어도 좋다. 하지만…….”
스윽.
경비병은 옆에 무릎을 꿇은 채 눈물범벅이 된 여자를 보더니, 다시 남자를 보며 씨익 웃었다.
“저년도 같이 송장이 되어 뒤 절벽에 버려질 줄 알아라.”
“끄윽…… 흐윽……!”
그 말에 쓰러져 있던 남자가 절뚝거리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이미 상처에서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지만, 그들은 치료해 줄 생각이 없는 듯했다.
이윽고 남자가 일어나자 경비가 낄낄 웃으며 다시 바닥으로 채찍을 내리쳤다.
“뭣들 보고 있어! 빨리빨리 움직여라, 이 쓰레기 같은 놈들아! 침입자들이 있다고 한들 네놈들이 이곳을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침입자로 인해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한 번에 잡아 버린 경비병.
그의 외침에 노예로 있던 이들은 움찔하며 눈을 내리깔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퉷! 버러지 같은 놈들.”
그들을 보며 경비병이 바닥에 가래침을 뱉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리안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쓰레기 같은 놈들……!’
이게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짓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리안은 입술을 질끈 깨물며 화를 억눌렀다.
지금 당장 저들을 구하는 것보다 입구를 여는 것이 먼저다.
‘입구는…… 이쪽인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광산의 규모가 컸다.
그냥 일직선으로 달린다면 금방 도달할 수 있겠지만, 그랬다간 경비병들이 몇 놈이나 쫓아올지 예상조차 할 수 없었다.
리안은 조심스럽게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걸음을 옮겼다.
저벅저벅.
“쯧! 갑자기 무슨 침입자야?”
“흐흐, 병신들. 절벽을 타고 올라온 건 좋았지만 그쪽으로 얼마나 많은 병력이 들어올 수 있겠어?”
“심심하던 차에 즐길 거리가 많이 늘어나겠어. 마침 무투장에서 쓰던 노예 놈들도 거의 떨어졌다지?”
“한동안 놈들을 길들이는 맛도 있겠는데?”
침입자가 들어왔다곤 하지만 입구 쪽은 제법 평온한 분위기였다.
많은 숫자의 병력이 침입자를 막으러 간 탓에 자신감이 있는 것 같기도 했고,
‘이번이 처음은 아닌 모양이야.’
어쩌면 왕국에서도 그동안 나름대로 노력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들에게도 광산을 습격하는 적들이 처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다만 침입에 번번이 실패했을 뿐.
리안은 녀석들의 대화를 통해 어느 정도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투장……? 길들인다고?’
저건 무슨 말이지.
분명 광산 안에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 같은데…….
‘나중에 확인해 보면 되겠지.’
우선은 입구로부터 가는 길을 연다.
끼릭.
리안이 화살을 들었다.
지금까진 어떻게 엄폐물을 이용하여 이동을 했지만, 이곳에서부터는 그냥 지나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공간이 탁 트여 있는 것도 문제였지만, 경비를 서고 있는 놈들이 굉장히 촘촘하게 붙어 있었다.
‘한 발로 끝낸다.’
리안은 몇 걸음 옆으로 이동하며 녀석들과의 각도를 잡기 시작했다.
두 명의 경비병들은 정해진 지역을 왔다 갔다 걸어 다니고 있었는데, 녀석들이 일직선으로 놓이는 순간을 잡아야 한다.
그그극-!
시위를 당기는 손이 살짝 떨리며 활시위가 리안의 입술과 볼을 눌렀다.
화살을 살짝 대각선으로 돌린 채 숨을 멈춘 리안의 눈빛이 번뜩였다.
그리고 녀석들이 리안과 일직선이 되는 그 순간,
쒜에에에에에엑-! 퍼퍽-!
번개처럼 날아간 리안의 화살이 두 녀석의 머리를 꿰뚫어 버렸다.
털썩.
비명 따윈 없었다.
순식간에 두 명을 처리한 리안은 주변을 둘러보고는 빠르게 녀석들에게 뛰어갔다.
질질질질질.
시체를 구석에 숨긴 리안이 침을 삼키고 다시 앞쪽으로 달리며 처소의 기둥 뒤쪽으로 몸을 숨겼다.
이제 입구까지의 거리는 50m가 채 되지 않는다.
짧은 거리라면 짧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 사이에 있는 경비병들의 수만 백여 명이 넘는다. 게다가,
‘분명히 오러 유저도 몇 있겠지.’
아직까지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지만, 상황이 길어지면 분명 모습을 드러낼 터.
리안은 마력을 운용하며 반지에 주입했다.
수아아아악-!
전체적으로 감각이 더욱 예민해지며 들려오는 것이 많아졌다.
이미 이곳으로 오고 있는 다른 경비들이 있다.
‘들키는 건 시간문제다.’
공백이 생긴 자리가 알려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게다가 바닥에 떨어진 핏자국까지 지울 시간도 없었고.
벽에 붙은 리안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리안은 애써 호흡을 고르며 앞을 보았다.
‘빠르게 간다.’
지금부터는 숨어서 가는 것보단 녀석들이 알아채기 전에 제거하는 것이 낫다.
파밧!
생각을 정리한 리안은 곧장 움직였다.
*
달빛이 스산하게 내려앉는 새벽이었다.
빛이라곤 광산의 벽면을 따라 걸려 있는 횃불이 비추는 것이 전부일 정도로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숨을 죽이고 있는 천여 개의 눈동자.
전원이 검은 복면을 두른 채 바위 사이사이에 숨어 침입할 기회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선두에 있던 바루스를 향해 궁수부대장인 가브가 다가가며 말했다.
“진입한 것은 부대장님과 아이작 부부대장밖에 없습니까?”
“그래.”
“……두 사람만으로 괜찮을까요?”
가브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바루스는 그의 말에 멀리 보이는 광산의 정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 비엘토나에서 나와 얼마나 함께 있었지?”
“……십 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십 년, 그러고 보니 자네도 원래 군인이 아니라 비엘토나 영지민이었지 않은가.”
“그때는 군인이고 영지민이고 가릴 처지가 아니었으니까요.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 싸워야 했습니다.”
평생 농사를 짓던 이가 가족들을 위해 창과 활을 잡게 된 것이 가브의 군 생활의 시작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이런 질문을 할 수밖에.
바루스가 가브에게 말했다.
“애로우헤드 부대는 참으로 특별한 부대라 할 수 있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상급의 오러 유저가 두 명이나 있는 천인 부대는 들어 본 적도, 역사상 존재한 적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나?”
“예?”
사실상 마스터급에 이르지 못했기에 상급 오러 유저로 분류가 될 뿐이다.
하지만 바루스는 알고 있다.
이미 리안과 아이작은 보통의 상급 오러 유저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라는 것을 말이다.
단순히 무력만 따진다면 군단을 꾸려도 이상할 것이 없을 만큼 강한 힘을 지닌 두 존재다.
“그런 저 두 사람이 위험하다라…….”
피식.
“난 오히려 우리가 활약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 걱정이네.”
*
“……음?”
“왜 그래?”
“아니, 방금 이쪽으로 뭐가 지나가지 않았어?”
어둠이 휩싸인 공간을 보던 남자의 말에 옆에 있던 경비병이 낮게 웃음을 터트렸다.
“흐흐, 침입자가 생겼다고 갑자기 예민해지기라도 한 거냐? 여기까지 어떻게 놈들이 와?”
녀석들이 침입한 절벽은 광산의 가장 뒤쪽이다.
이곳까지의 거리만 100m가 훌쩍 넘는데, 아무런 징조도 없이 오는 건 불가능하다.
동료의 말에 옆을 보던 경비병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가? 하긴, 말도 안 되지.”
“당연한 소리! 여기까지 왔으면 다른 놈들이 이미 소리 지르고 난ㄹ…….”
퍼억!
“……!”
갑자기 말을 하던 동료의 이마를 뚫고 화살 하나가 튀어나오자, 앞에 있던 경비는 심장이 입으로 튀어나올 듯 크게 눈을 떴다.
“치, 침- 읍읍!”
푹!
그가 급히 소리를 질렀지만, 어느덧 다가온 리안이 그의 입을 틀어막으며 단검으로 목을 찔렀다.
단번에 두 녀석을 처리했지만,
“치, 침입자입니다!”
“침입자가 이곳까지 도착했다! 비상-! 침입자다!”
입구의 근처에 도달했을 무렵, 거미줄처럼 촘촘히 박힌 경비병을 한 번에 처리하는 건 불가능했다.
근처에 있던 녀석들이 리안을 보며 크게 소리쳤고 리안은 곧장 시위를 당겨 소리를 지른 녀석들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퍼퍽-!
동시에 두 발.
이미 정체가 발각된 이상 숨길 것도 없다.
리안은 녀석들이 있던 망루 위로 뛰어 올라가 입구 쪽을 보았다.
이제 코앞이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경비들의 수가 너무 많을 뿐.
‘열, 스물…… 서른…….’
입구 쪽에 몰려 있는 경비들의 수는 사십 명이 조금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망루에 서 있는 리안을 발견한 놈들이 모조리 달려들기 시작했다.
‘입구부터 연다.’
망루에서 뛰어내린 리안이 다시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겼다.
녀석들이 오기 전에 숫자부터 줄인다.
끼릭!
시위를 당기자 활대가 휘어지며 익숙한 소리를 냈다.
순식간에 벽 뒤쪽으로 숨은 리안의 모습에 경비병들이 당황하며 소리쳤다.
“놈을 찾아라! 이 근처에 있다!”
“놈이 도망치지 못하게 잡아!”
미안하지만 도망칠 생각이 없어.
압도적인 숫자에 자신감이 흘러넘치는 것일까?
경비병들은 쥐고 있던 방패조차 제대로 들지 않고 무작정 리안이 있는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리안의 화살이 뻗어 나가는 순간,
퍽! 퍽-! 퍼퍽!
“컥!”
“며, 명사수다! 방패를 들어!”
이마와 목, 심장에 화살이 꽂힌 경비병들이 그대로 바닥에 꼬꾸라지자 뒤따라오던 녀석들이 움찔하며 방패를 들었다.
타닥!
화살을 쏜 리안은 혼란을 틈타 곧장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죽음의 공포는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눈앞에서 절명해 버린 동료들의 모습에 광산의 경비들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한 채 방패를 들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이미 사라진 리안을 찾을 수는 없는 노릇.
“모두 등을 맞대고 뭉쳐! 3인 1조로 움직인다!”
그때 한 녀석의 외침과 함께 그들은 빠르게 조를 짜 서로의 등을 지켜 주었다.
저렇게 3인 1조로 등을 맞대고 방패를 든다면 영문 모를 암살은 피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칫.”
그 모습에 리안이 혀를 찼다.
조금 더 수를 줄였어야 했는데, 녀석들의 대처가 생각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물론 오러를 사용한다면 녀석들의 방패쯤 얼마든지 뚫을 수 있다.
다만 길어질 수 있는 싸움이기에 가급적 사용하지 않으려 했을 뿐.
‘어쩔 수 없나.’
이 상황을 빠르게 정리하기 위해선 오러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우우우우웅-!
리안이 쥐고 있던 활에 마력을 운용하며 화살에 오러를 실었다.
그때 리안의 시선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어?”
굵직한 나무 감옥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
꽤 소란스러운 상황에 그들이 모두 잠에서 깨어 상황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과 눈이 마주친 리안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어차피 소란스러워진 상황.
‘아주 난장판으로 만들어 주마.’
파밧!
경비병들을 향해 시위를 겨누던 리안이 곧장 노예들이 갇혀 있는 감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에 경비병들이 크게 놀라며 소리쳤다.
“저, 저놈을 막아!”
“잡아! 놈이 감옥 쪽을 향한다!”
그러나 감옥에 도달한 리안을 막을 방법은 없다.
‘이미 늦었어!’
리안은 들고 있던 단검에 오러를 주입하며 문을 잠근 커다란 자물쇠를 파괴했다.
쾅!
자물쇠가 부서지며 문이 열리는 바로 그 순간,
“우아아아아아아-!”
“이 개새끼들!”
“전부 죽여!”
웅크리고 있던 노예들의 분노가 광산 전체를 뒤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