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169)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169화(169/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169)
화창한 햇살이 내리쬐는 날이었다.
마차에서 내린 리안은 주변을 둘러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곳도 점점 변하고 있구나.’
과거의 삶과 비교했을 때, 지금의 벨로트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발전을 이루고 있었다.
현재 아르티안 왕국은 물론 대륙에서도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지닌 대장장이가 있다. 게다가 전쟁 상인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하멜 상단의 본진이 있는 곳이지 않은가.
하멜 상단의 많은 투자로 인해 벨로트라는 점차 그 모습을 바꿔 나가고 있었다.
‘우선은…… 윌터 영감님께 가야겠지.’
인사도 하지 않고 갔다가 나중에 어떤 불벼락이 떨어질지 예상조차 할 수 없다.
리안은 주변의 거리를 구경하며 윌터가 일하는 대장간으로 걸음을 옮겼다.
“……와우.”
이내 대장간에 도착한 리안은 혀를 내두르며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있던 작은 대장간 바로 옆에 무려 3층 규모의 거대한 대장간이 생겼기 때문이다.
“대체 돈을 얼마나 번 거야?”
3층 건물은 국가의 허락을 받지 않는 이상 짓는 것이 불가하다. 하물며 제대로 설계 및 시공을 할 수 있는 기술자도 많이 없을 텐데.
‘왕국 최고라 할 만하네.’
하지만 그가 일하는 대장간만큼은 예전에 있던 작은 공간 그대로였다.
리안은 3층 건물이 있는 곳 옆, 윌터가 있는 대장간으로 들어갔다.
“아, 손님. 죄송합니다만 이곳은 상점이 아닙니다. 대륙 최고의 마이스터이신 윌터 님의 무구를 보고 싶다면 옆의 건물로 가 주시겠어요?”
리안이 작은 대장간으로 들어가자 한 여인이 앞을 막으며 정중하게 얘기했다.
그녀의 말에 리안이 반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오랜만이네요, 클레어 씨.”
“누구……. 어……? 아? 아앗!”
실시간으로 변하는 그라데이션 반응에 리안은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자 클레어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리안에게 말했다.
“리, 리안 님!”
“잘 지내시는 것 같네요. 영감님이 괴롭히진 않고요?”
“정말 오랜만이에요! 이게 대체 얼마 만이에요?”
거의 5년 가까이 되는 것 같다.
비엘토나에 가기 전에 이곳에 왔다가 본 것이 전부니까 말이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지났나.’
클레어의 반응에 리안이 멋쩍은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클레어씨는 그대로인데, 저는 많이 변했나 봐요?”
“아, 그게…….”
리안의 말에 클레어가 리안을 위아래로 가볍게 보았다.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
아니, 지금 얼굴에 약간 남아 있는 예전의 앳된 모습을 제외하곤 모든 것이 변했다.
“……너무 멋있게 변하셨는데요?”
“이번에 남작 작위도 받았습니다.”
“어맛!”
그녀가 탄성을 지르며 급히 리안에게 고개를 숙였다.
감히 귀족에게 함부로 말했다간 경을 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안은 고개를 저었다.
“그냥 똑같이 대해 주시면 됩니다.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전 그대로예요. 그냥…… 다른 것이 바뀌었을 뿐, 전 그대롭니다.”
“이제 아르티안 왕국의 귀족 여인들은 모두 리안 님께 줄을 서겠는데요? 이렇게 멋지게 변할 줄 몰랐어요.”
“감사합니다. 영감님은 안에 계신가요?”
“아, 지금 여기 안 계세요. 하멜 상단에 잠깐 가셨습니다.”
“하멜 상단요?
기껏 이쪽으로 먼저 온 건데.
리안의 물음에 클레어가 다소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예, 최근에 문제가 조금 생겨서요…….”
“……?”
이어지는 클레어의 말에 리안은 굳은 표정으로 하멜 상단으로 걸음을 옮겼다.
* * *
“미안합니다, 마이스터.”
“……후우.”
방 안에 깊은 한숨과 함께 무거운 적막함이 흘렀다.
평소엔 잘 손도 대지 않던 담배였거늘, 오늘은 상처가 가득한 손가락 사이에 굵은 담배가 끼워져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이오?”
윌터의 물음에 아델슨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뭐라 쉽게 답을 내릴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장사를 하면서 제법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난처한 경우는 처음이다.
아델슨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똑똑.
아델슨이 굳은 표정으로 고민을 하고 있던 그때, 노크와 함께 그의 호위 기사인 벡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와 함께 들어오는 한 남자.
그 모습에 아델슨은 물론 윌터까지 화들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
“리안 씨.”
“애송이!”
아델슨과 윌터가 동시에 소리쳤다. 그에 벡스와 함께 안으로 들어온 리안이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보았다.
“오랜만입니다.”
“연락도 없이 갑자기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보고 싶어서 왔죠. 그리고…….”
리안이 옆에 있는 윌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조금 전까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던 윌터는 특유의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리안을 보았다.
리안이 윌터에게 말했다.
“대장간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클레어 씨에게 얘기를 들었는데, 무슨 일이 있다고요?”
“클클클, 네놈이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윌터는 고개를 저었다.
괜히 리안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델슨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도 이렇게 얘기하고 싶긴 하지만 지금 상황이 조금 어렵습니다.”
“무슨 일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
“우선 앉으시죠.”
아델슨의 권유에 리안이 자리에 앉았다.
윌터는 여전히 리안에게 이 문제를 말하는 것이 껄끄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아델슨은 상관 않고 리안에게 말했다.
“속성 무구 때문입니다.”
“그게 왜요?”
이미 왕국 최고의 아이템으로 명성을 차지하고 있는 속성 무구다.
하멜 상단의 적절한 조율로 여전히 희소성이 높았고, 귀족들이라 해도 쉽게 구매하기 힘들 정도로 비싼 가격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벨로트라를 운영하는 귀족이 바뀌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베르셀 타이티온 후작이라는 자가 새롭게 영주로 왔는데…… 그 장남이 이번에 자신의 직속 부대를 만들면서 그 부대의 기사들에게 모두 속성 무구를 제공하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예? 부대의 기사가 몇 명인데요?”
“요구하는 건 스무 정인데, 갑옷과 무기를 모두 요구하고 있으니 최소 사십 정이라고 봐야겠죠.”
“미친놈이네요.”
속성 무구는 검과 갑옷 한 세트로 대저택을 살 수 있을 정도로 비싸다.
그런데 그런 물건을 스무 세트나 달라고 하는 미친놈이 있을 줄이야.
“돈도 돈이지만 윌터 님의 무구를 그런 식으로 빼앗길 수가 없습니다.”
“흐음.”
옆에서 듣고 있던 윌터가 입을 꾹 다문 채 코로 숨을 내쉬었다.
물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약탈에 가까운 행위이기에 문제인 것이다.
리안도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후작 가문이라…….”
“타이티온 가문이라고 왕국 내에서도 영향력이 상당히 큰 귀족입니다. 그러니 이번에 발전된 벨로트라로 오게 된 것이지요.”
“제가 도울 일이 있는지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델슨의 말에 리안은 고개를 끄덕이곤 윌터를 보았다.
“건강은 잘 챙기고 계시겠죠?”
“흥, 네놈보다는 오래 살 것 같으니까 걱정이랑 하지 마라. 그런데 활이 부러졌다면서?”
“아…… 들으셨습니까?”
“이미 디엘이라는 꼬마에게서 전부 들었다. 디엘이 아델슨 씨와 자주 연락을 하고 있거든. 그것보다 어디 다친 곳은 없느냐? 이번에 큰일을 겪었다고 하던데.”
윌터의 말에 리안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언제나 이런 식으로 툴툴거리는 듯하지만, 자신을 생각하는 마음이 많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리안이 말했다.
“저 이제 귀족 됐습니다. 남작 작위에 영지까지 받았다고요.”
“뭐라고?”
“예?”
조금 전의 속성 무구에 대한 고민은 순간적으로 잊어버렸는지, 두 사람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에 리안은 이번 전쟁에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며 오랜만에 두 사람과 담소를 나누었다.
리안의 얘기를 쭉 듣던 윌터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네놈 몸뚱이부터 좀 잘 챙겨, 이……! 크흑, 귀족이 됐다니 욕도 못 하겠구먼.”
“하하, 괜찮습니다. 그냥 하던 대로 하십시오. 귀족이 뭐라고요.”
“하지만 남들이 보는 곳에서 그랬다간 즉결 처형 당해도 할 말이 없는 중죄입니다. 리안 남작님도 이제 인식을 조금씩 바꿔야 합니다.”
“……에휴, 그래야겠죠.”
아델슨의 조언에 리안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 대화를 이어 나가며 얘기를 하던 리안은 이윽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선 그 문제부터 조언을 한번 구해 보도록 하죠. 혹시 통신 마법구를 사용할 수 있습니까?”
“상단에 하나 있습니다. 마력석을 사용해야 하긴 하지만 이런 일이라면 충분히 가치가 있지요.”
통신 마법구를 사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일반 사람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다.
때문에 전쟁에서도 정말 다급한 일이 아니라면 잘 사용되지 않는다.
‘통신 마법구를 가지고 있는 곳도 많지 않지만.’
세일라가 있는 곳에는 통신 마법구가 있는 걸로 기억한다.
리안은 아델슨의 도움으로 곧장 세일라에게 연락을 취했다.
귀족들이 얽힌 이런 상황에 생각나는 것이 세일라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네가 돈이 많다는 얘기를 언뜻 들어 본 적이 있긴 하지만, 마력 통신구라니.
마력 통신구 너머로 들려오는 세일라의 목소리에 리안이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너무 급한 일이라서요.”
-1초가 황금보다 비싼 값을 치르는 마력 통신구니 용건만 간단히 하지. 무슨 일이지?
“그게…….”
리안은 세일라에게 현재 상황에 대해 얘기를 했다.
물론 속성 무구와 관련되어 리안 본인은 빼고, 하멜 상단과 그저 가까운 사이라는 것만 얘기하면서 말이다.
얘기를 끝까지 들은 세일라가 말했다.
-베르셀 타이티온 후작 가문이라. 내가 개입하기엔 조금 입장이 난처하다.
“세일라 님께 개입해 달라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조언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흐음, 그런가? 그렇다면…… 해결책이 전혀 없는 건 아닌 것 같다.
“그게 뭐죠?”
리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에 세일라가 말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베르셀 후작이 아니라, 그의 아들이지 않는가. 이름이 루엘트라라고?
“맞습니다.”
-그렇다면 그와 동급인 자를 앞세우면 되지. 루엘트라의 행동은 귀족의 명예를 떨어트리는 행위고, 네 주변에 그런 행동을 굉장히 경멸하는 이가 한 명 있지 않느냐.
“……누굽니까, 그게?”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세일라의 말이었다. 리안의 물음에 마력 통신구 너머로 피식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펠 반스트리올. 그에게 도움을 요청해 보게. 자네 부탁이라면 어쩌면 들어줄 수 있을 것도 같으니.
“……아펠 반스트리올요?”
예상치도 못한 이름에 리안이 고개를 갸웃했다. 대화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조언은 이것이 전부로군. 그럼 여기서 끝마치도록 하지.
통신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뭔가 석연찮은 느낌도 있었지만, 세일라가 허튼소리를 할 사람은 아니다.
어떤 문제에 있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만큼 그녀보다 뛰어난 사람은 왕국 내에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니까.
“아펠이라…….”
바로크 왕국의 파르콘티움을 함께하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가깝다고 하기 애매한 관계다.
세일라는 무슨 근거로 아펠이 부탁을 들어줄 거라고 얘기한 거지?
“모르겠다. 뭐, 밑져야 본전이니까.”
우선 그에게 서찰을 보내기로 했다.
종이를 꺼내 편지를 쓴 리안은 곧장 아델슨을 찾아갔다.
“아델슨 씨, 이 서찰을 반스트리올 가문의 장남, 아펠에게 전해 주세요. 가능한 빠를수록 좋습니다.”
“……반스트리올 가문요?”
아델슨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왕국 내에서 반스트리올 가문을 모르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다.
당연하지 않은가.
비록 건너 건너이긴 하지만, 왕족의 피를 잇고 있는 가문이니까 말이다.
대체 그런 가문과는 어찌 알기에 서찰을 보내라고 하는지.
꿀꺽.
“알겠습니다, 바로 사람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녀석을 찾아가 봐야겠네요.”
“녀석이요?”
“예, 여기 온 이유 중 하나가 디아날을 만나는 것이었거든요.”
실로 오랜만이지 않은가.
다시 녀석을 만날 생각에 리안의 입가엔 작은 호선이 그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