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187)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187화(187/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187)
리안이 돌아온 지 열흘이 채 지나지 않았다.
아델란트의 입구로 들어오는 수십 대의 마차와 기다란 행렬에 사람들이 탄성을 터트렸다.
“이게 전부 다 뭐람?”
“저 사람들은 누구지?”
아델란트에 있던 영지민들은 갑작스레 들어오는 외부인들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지금까지 이곳의 영주가 되는 이의 부대원들과 부대원들이 될 사람들이 들어온다는 얘기는 들었다.
때문에 용병이었던 이들이 수백 명씩 들어올 때도 크게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커다란 마차와 함께 갖가지 물건을 실은 사람들의 행렬에 영지민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델슨 씨! 윌터 님!”
그리고 서찰을 받고 기다리고 있던 리안은 그들의 방문을 반갑게 맞이했다.
리안을 본 아델슨이 활짝 미소를 지었다.
“영주님!”
“흐흐, 애송…… 아니, 아니지. 여기선 그랬다가 큰일 나겠지……?”
윌터가 급히 입을 틀어막으며 주변을 힐끗 쳐다보았다.
리안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편하게 대해 주셔도 됩니다. 그건 그렇고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도착하셨네요.”
“얼른 오고 싶어서 좀이 쑤셔야 말이지, 흐흐.”
“윌터 님이 조금…… 아니, 많이 재촉했습니다.”
“어엇? 아델슨 씨,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소!”
“하하, 제가 빨리 오고 싶었던 것으로 하죠.”
두 사람의 티키타카에 리안이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기운이 넘치시네요. 우선 안으로 들어가시죠.”
리안의 말에 아델슨과 윌터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따라갔다.
리안이 영주 성으로 가는 동안 아델슨은 아델란트 내부를 유심히 살폈다.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군요.”
아델란트는 아르티안 왕국 내에서도 다소 낙후된 영지로 유명하다.
나쁘게 말하자면 왕국에게서 버려졌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하지만 직접 와 보니 사람들의 표정도 그렇고, 전반적인 시설들이 생각했던 것과는 상당히 달랐다.
“리안 님의 노력이 한눈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델슨이 리안을 보며 말했다. 리안은 고개를 저었다.
“저보다는 다들 노력해 준 덕분이죠. 제가 한 건 별거 없습니다.”
“크으! 애송이가 이제 애송이가 아닌 거란 말인가? 이런 영지도 바꿀 줄도 알고 말이야.”
“그래도 이 모든 것이 리안 님께서 이곳에 왔기 때문에 생긴 변화입니다.”
아델슨의 말에 리안은 멋쩍은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그리고 어느덧 리안은 저택으로 들어와 두 사람을 보며 물었다.
“떠날 때 아무런 문제는 없었습니까?”
“문제가 없긴. 개놈의 새끼.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아주 지랄병을 떨더구나.”
윌터는 벨로트라를 떠나기 직전 마주쳤던 타이티온 가문 놈들을 생각하며 이를 갈았다.
멋대로 이주한다는 이유를 트집 잡아 윌터의 대장간에 있는 물건 대부분을 영지에 귀속하겠다는 짓거리를 한 것이었다.
“그중에선 고위 귀족 가문에서 요청한 물건도 있었는데, 완전히 막무가내였죠.”
“그, 그래서 다 줬습니까?”
“흥! 내가 그딴 짓을 할 것 같으냐?”
“……그럼요?”
리안의 물음에 아델슨은 그때의 일을 생각하며 황당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리안에게 말했다.
“타이티온 가문에서 루엘트라와 가신들이 함께 왔는데, 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무구를 그냥 박살 내 버렸다죠…….”
“예?”
아델슨의 말에 리안이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것들이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데 그걸 다 박살 낸단 말인가.
윌터는 상관없다는 듯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흥! 그놈들에게 줄 바엔 그냥 부수는 게 낫다.”
“그냥 보고 있었습니까?”
“당연히 난리가 났죠. 하지만 막무가내였습니다.”
그런 소란이 있었던 탓에 루엘트라를 비롯한 타이티온 가문의 가신들이 물러난 것이다.
자신들의 행동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데다, 부서지는 무구들의 주인들이 대부분 고위급 귀족 가문에게 갈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그 귀족들에게 물건이 파괴되었다고 얘기하고 그 모든 책임이 타이티온 가문에게 있다고 아주 협박에 협박을 크게…… 뭐 그 덕분에 저희 상단에 올 화도 어느 정도는 피해 갔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참으로 큰 푸닥거리를 하고 벨로트라를 나온 것이다.
그에 리안이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괜히 저 때문에…….”
“아니다. 네 덕분에 결심을 할 수 있었으니 오히려 우리 쪽에서 고맙다고 해야지.”
“그 말이 맞습니다. 그러니 미안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 일로 타이티온 가문으로부터 리안 님께서 좋지 않은 일을 당할까 그게 걱정이 될 뿐입니다.”
아델슨의 말에 리안이 고개를 저었다.
“이미 절 고깝게 보는 귀족들이 많더라고요. 그들이 하나둘 늘어난다고 크게 달라질 것 같진 않습니다.”
오히려 하멜 상단과 윌터가 아델란트로 오면서 큰 힘이 되고 있다.
리안이 씨익 웃으며 두 사람에게 말했다.
“두 분, 아델란트에 오신 것을 정식으로 환영합니다.”
* * *
처음 아델란트에 왔을 때와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다.
그때는 부대원들이 지낼 막사를 짓기 위해 공사를 했다면, 지금은 아델란트의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여기! 이쪽으로 옮겨!”
“흐랴아아아아압-!”
커다란 바윗덩이를 어깨에 짊어진 부대원들의 기합이 여기저기에서 들려 왔다.
일하고 있는 부대원들의 대부분이 웃통을 벗어젖히고 일을 하고 있었는데, 싸늘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땀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그 모습에 리안과 함께 걷던 여자 신관들 중 몇몇은 얼굴을 붉히며 힐끗 쳐다보았다.
“다들 기합이 엄청나군요.”
리안의 옆에 있던 리벌슨이 애로우헤드 부대원들을 보며 감탄을 터트렸다.
힘든 공사 일정일 텐데 그 누구 한 명 불만을 터트리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리벌슨이 리안에게 말했다.
“리안 님께서 가진 덕망이 큰 모양입니다.”
“아닙니다, 저들이 좋은 사람들이기에 절 도와주는 겁니다.”
그 말에 리벌슨이 빙긋 웃었다.
“리안 님을 오래 겪은 건 아니지만, 리안 님은 참으로 겸손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대놓고 금칠을 해 주는 덕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신전을 세울 터에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얼마나 더 걸릴 것 같습니까?”
“제 생각에 앞으로 삼 일 정도 정화 작업을 끝낸다면 이후에 신전을 지어도 될 것 같습니다.”
“신전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
“대신관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규모가 크고 멋지게 짓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 했습니다. 결국 신을 모시는 마음이 깃드는 것이 중요하지요.”
우선 신전으로써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건축이 우선, 그 이후에 조금씩 보수하며 수정을 해도 된다는 뜻이었다.
리벌슨의 말에 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예.”
리안은 리벌슨과 더불어 이곳을 관리하는 상급 신관에게도 인사를 한 후 다시 영주 성으로 걸음을 옮겼다.
하멜 상단과 대장간을 비롯한 신전의 작업까지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하나인가?”
이제는 규모가 커진 애로우헤드 부대의 전력을 강화시키는 것.
그나마 매일 이어지는 훈련으로 인해 최소한의 체력이나 근력은 갖춘 것 같았지만,
‘조금 더 확실하게 체계를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
규모가 세 배가 커졌기에 그 안에서도 상당한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
지금은 그저 묵묵하게 훈련을 하고 있기에 튀어나오는 것이 없지만, 실전에 들어가게 된다면 정리되지 않은 체계는 발목을 붙잡게 된다.
리안은 곧장 바루스와 레이먼, 그리고 아이작을 소집했다.
“부르셨습니까?”
선두에 있던 레이먼이 리안에게 말했다. 그의 뒤로 아이작과 바루스가 함께 따라왔다.
리안은 세 사람과 마주 보며 머릿속으로 정리해 둔 것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삼천 명으로 늘어난 부대원들은 실제 전장에서 원활하게 통제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통신이 필요하다.
“레이먼 님과 바루스 님이 전체적인 중간 다리 역할이 되어 부대원들을 이끌어 주세요.”
“저는요?”
“너는 네가 제일 잘하는 걸 해야지. 그대로 기동대를 운영하면 돼.”
아이작의 물음에 리안이 짧게 대답했다.
바루스와 레이먼은 앞으로 두 개로 나뉘어 부대 전체를 총괄하게 되는데,
“레이먼 님은 기존 백인장들을 기점으로 침투 부대와 돌격대를 맡아 주세요.”
“알겠네.”
기존 백인장들이라 함은 리안과 함께 애로우 부대를 만들어 성장한 이들로, 플로랑과 핸드릭, 에런, 폴크, 카일과 아르투르, 그리고 제드론과 세무트를 말한다.
여기에 제드론과 세무트와 함께 침투 부대에 있는 베나트까지.
“브랜트는 디엘의 호위로 빼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디엘이 해야 하는 역할이 많아질 테니까요.”
“디엘도 전장으로 같이 갈 셈인가?”
“물론이죠, 디엘이 애로우헤드 부대의 두뇌이니까요.”
레이먼의 물음에 리안이 단호하게 얘기했다.
아마도 아델란트의 업무 때문에 말한 것 같지만, 앞으로 아델란트는 다른 이들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
지금의 애로우헤드 부대는 따로 분리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리고 바루스 님은 헤릴다가 이끄는 부대와 더불어 타르곤 장군님의 휘하 부대 그리고 디아날이 데리고 온 용병들을 맡아 주십시오.”
“알겠네. 그런데…… 그러면 삼천 명이 넘지 않나?”
끄덕.
디아날이 데리고 온 용병의 수가 칠백 명, 거기에 타르곤 장군 휘하의 병사들이 오백 명가량 된다.
전체 인원들을 다 생각한다면 리안에게 허락된 인원을 초과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 훈련 이후 병사들의 진로를 새롭게 알아보려고 합니다. 우선은 아델란트의 사병 부대를 만들어 애로우헤드 부대와 함께 훈련을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좋은 방법이군.”
“그리고 몇몇 병사들 중에선 아델란트에서 정착해서 농사를 짓고 싶어 하는 이들도 있더군요.”
“……그렇군.”
항상 죽음의 문턱에서 싸웠던 애로우헤드 부대원들이다.
바루스처럼 전장을 떠났을 때 괴로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는 반면, 가족들이 있기에 위험을 피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리안의 얘기를 들은 세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리안이 세 사람을 보며 말했다.
“이제 앞으로 많이 바빠질 겁니다. 하멜 상단도 이곳으로 옮겨 올 거고, 윌터 님의 대장간도 지어지고 있죠.”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부대원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기대하고 있는 녀석들이 많네.”
“맞아요. 윌터 님의 대장간이라니. 이제 아델란트에서 대륙 최고의 무기들을 살 수 있다는 거잖아요.”
아이작이 들뜬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리안이 씨익 미소를 지었다.
“네가 제일 좋아하는 것 같은데?”
“흐흐, 저도 엄청나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해 왔던 것들을 계속하면서 새롭게 해야 할 것들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부대 정비가 끝나는 대로 북쪽을 향할 테니까요.”
“……북쪽?”
바루스의 눈썹이 꿈틀했다.
그 역시 최근 들어 동북부 흉족들의 움직임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리에 있는 이들 중 흉족에 대해서라면 가장 치를 떨고 있는 바루스였기에 당연한 반응이었다.
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들어 북쪽 경계 쪽에서 흉족들의 움직임이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바로크 왕국과 관련이 가장 크지 않나 싶습니다.”
“흉족들이 넘어온 다음 움직이면 늦을 수밖에 없습니다.”
끄덕.
그들의 포악성은 이미 모두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델란트의 위치 자체가 언덕 위쪽에 있었고, 주변에 몬스터들이 많기에 흉족들의 피해가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델란트의 상황도 바뀌었다.
타쿠만에 의해 몬스터들이 사라진 지금의 아델란트는 흉족들이 탐낼 만한 보금자리와 식량이 많은 곳이다.
절대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다.
레이먼이 리안에게 물었다.
“부대 정비는 언제까지 끝낼 생각이십니까?”
“두 달 안으로 끝내려고 합니다.”
두 달이면 하멜 상단과 윌터의 대장간도 확실하게 자리를 잡는 시점이다.
그때까지 부대 정비는 물론, 아델란트의 운영에 관련된 인사도 확실하게 끝내야 한다.
“두 달…….”
“그렇게 여유롭지는 않군요.”
“애써 주세요.”
바루스와 레이먼의 말에 리안이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아이작, 너는 간부들을 상대로 대련을 진행해 줘. 아무래도 실전 감각이 떨어지면 안 되거든.”
“알겠습니다.”
이로써 모든 계획은 끝났다.
세 사람이 나가고 나자 리안은 창밖으로 시선을 슬쩍 돌렸다.
‘두 달.’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 멀다.
앞으로의 일들을 생각하며 리안 역시 어디론가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