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191)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191화(191/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191)
“젠장.”
화살을 쏜 빌로딘이 입술을 질끈 깨물며 미간을 찌푸렸다.
가장 선두에 있던 적의 지휘관을 죽일 생각이었는데,
‘설마, 피할 줄이야.’
녀석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곧장 자리를 벗어난 빌로딘은 빠르게 텐카쿠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저격을 한 이후, 그 장소에 남아 있는 건 너무나도 위험하니까 말이다.
“죄송합니다. 실패했습니다.”
텐카쿠를 만난 빌로딘이 말했다.
빌로딘의 실패 소식에 텐카쿠가 의외라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네가 실패할 때도 있는가? 의외로군.”
“……죄송합니다. 정확하게 머리를 노렸는데, 어떻게 된 건지 피해 버렸습니다.”
“만만치 않은 자들이라는 뜻이군.”
텐카쿠의 표정이 굳었다.
빌로딘은 자신의 부족뿐만이 아니라, 흉족 전체로 비교하더라도 손에 꼽힐 정도로 뛰어난 궁술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빌로딘의 화살을 피했다는 건 그만큼 실력이 있는 녀석들이라는 뜻이다.
녀석들의 숫자를 줄인 이후 전투를 할 생각이었는데…….
“전사들을 데리고 와야겠어.”
정찰로 나온 오십여 명으로는 위험 요소가 너무 크다.
텐카쿠의 말에 보르카론과 빌로딘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국경을 넘으면서, 또 이 숲에 들어와 몬스터들과 싸우면서 상당히 많은 전사들을 잃었다.
더 이상 위험한 전투로 전사들을 잃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텐카쿠의 명령으로 흉족 정찰대가 몸을 돌렸다.
짓고 있는 부락으로 돌아가 제대로 전사들을 꾸려 녀석들을 칠 생각이었다.
그때,
쑤아아아아악-!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파공음과 함께 한 발의 화살이 빌로딘을 노리며 뻗어 나왔다.
“악-!”
빌로딘이 화살을 본 순간 비명을 질렀지만,
쩌엉-!
옆에 있던 텐카쿠가 급히 검으로 화살을 쳐 냈다.
“적이다.”
파바밧!
텐카쿠의 말과 함께 흉족 전사들이 빠르게 화살이 날아온 방향으로 몸을 돌리며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대체 어디에서 화살을 쏜 거지?
“……하?”
정작 놀란 것은 리안이었다.
오러를 씌운 것은 아니었지만,
‘기습적으로 쏜 화살을 쳐 냈다고……?’
게다가 저렇게 긴 검으로.
‘강한 녀석이다.’
그저 별거 아닌 흉족 낙오자라 생각을 했었는데 생각을 달리 해야 할 것 같았다.
어쩌면 저 병력이 전부가 아닐지도.
“…….”
순간적으로 머리가 복잡해졌다.
이대로 돌아가야 할까?
녀석들을 쫓는다면 최소 절반 이상은 죽일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조금 전 자신의 화살을 막은 녀석이 작정하고 개입한다면 아군의 피해도 늘어날 것이다.
뭔가 한 번에 끝내지 못하는 것이 아쉽긴 했지만,
‘돌아간다.’
이미 한 번 욕심으로 인해 부대원들을 큰 위기에 빠트린 경험이 있지 않은가.
어차피 지금은 녀석들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정찰이다.
그리고 녀석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지금, 최선의 판단은 본대를 요청하고 기다리는 것이다.
타탁!
결정을 내린 리안은 흉족들을 뒤로한 채 본대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리안 님.”
“폴크, 괜찮나? 그리고 부상자는?”
“저는 괜찮습니다. 그리고 이 녀석도 큰 부상은 아닙니다.”
다행히 화살을 맞은 위치가 급소가 아니었기에 지혈을 하는 것으로 끝낼 수 있었다.
그래도 빠른 판단으로 몸을 숙인 탓에 추가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리안은 폴크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 숲을 나간다.”
“적은 어떻게 합니까?”
가브의 물음에 리안이 흉족들이 있던 방향을 슬쩍 쳐다보았다.
분명 저기 있는 적들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게다가 자신의 화살을 막았던 그 녀석…….
“우선 아델란트로 전령을 보내서 본대를 파견한다.”
“그동안 저희는 이곳을 계속 감시하는 겁니까?”
끄덕.
저들의 움직임을 파악해야 한다.
만에 하나 아델란트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동한다면 그냥 내버려 둘 생각이지만, 이곳에 있는다면…….
“싸움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겠지.”
리안의 말에 부대원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투지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 * *
아우우우우우우우-!
어느 늑대의 울음소리가 길게 울려 퍼지는 밤.
로스엔 숲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간이 막사를 만든 애로우헤드 부대는 일정 시간을 두고 로스엔 숲 외곽을 정찰하기 시작했다.
만에 하나 그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타닥, 타닥.
군데군데 피운 모닥불과 세어 놓은 횃불 사이로 가브가 걸어왔다.
“피곤하실 텐데 주무시지 않습니까?”
“가브.”
“녀석들이 어떻게 움직일까요?”
다가온 가브의 물음에 리안이 고개를 저었다.
어설픈 예측만큼이나 위험한 건 없다.
그저 지금은 충실하게 정찰하며 눈에 보이는 것을 근거로 움직이는 것이 확실하다.
리안이 슬쩍 시선을 돌려 가브를 보았다.
차마 하고 싶은 말들을 애써 참은 채 주먹을 꾹 쥐고 있는 모습이 애잔해 보이기도 하다.
‘많이 참고 있구나.’
흉족이 나타난 순간 아마 참을 수 없을 만큼 분노가 치밀어 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가브 역시 부대를 지휘하고 있는 지휘관이다.
자신의 그러한 감정들로 인해 부대원들이 다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꾹 참고 있는 것이다.
“기다려 보면 금방 답이 나올 거다.”
“……예.”
가브의 대답과 함께 싸늘한 바람이 두 사람 사이를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 * *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떠나야 하는 건가?’
하지만 어디로?
이천여 명에 달하는 부족민들을 데리고 또 어디로 간단 말인가.
“텐카쿠.”
그때 보르카론이 텐카쿠에게 다가오며 그를 불렀다.
오랫동안 함께 있었기에 그의 표정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가기엔 모두가 너무 지쳤다.”
“……알고 있다.”
빠르게 다른 보금자리를 찾는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길바닥에서 수백 명의 부족민들이 죽어 나갈 수 있는 환경이다.
그렇다고 이곳에서 왕국의 군대와 맞서 싸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만에 하나라도 그들과 싸울 생각이라면 지금 당장 숲 밖에 있는 녀석들을 향해 선제 공격을 해야 한다.
하지만…….
“…….”
“텐카쿠, 우리 부족의 전사들은 강인하다. 왕국의 핫센과는 다르다.”
핫센은 북쪽에서 어린 새를 뜻하는 것으로 ‘약한 존재’ 혹은 ‘애송이’ 등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었다.
보르카론의 말에 텐카쿠가 물었다.
“보르카론, 그대와 우리 부족의 전사들이 뛰어난 전사인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북쪽에는 우리보다 뛰어난 전사들이 지천에 깔려 있다. 우리가 이곳으로 밀려난 것만 봐도 그 사실을 쉽게 입증할 수 있지.”
“그건…….”
“그러나 역사상 그 어떤 전사도 왕국으로 남하하여 그들을 정복한 이들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 북쪽에 큰 소란이 생긴 것도 바로크 왕국의 군대가 북쪽 땅을 침범했기 때문이다.”
바로크 왕국이 전쟁을 치르고 있는 땅은 바로크 왕국의 경계와 맞닿아 있는 트루빌리아였다.
텐카쿠의 부족이 있는 곳과 꽤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곳의 여파가 자신들이 있는 곳까지 미쳤다.
그것만 봐도 남쪽에 있는 왕국의 군대가 북쪽의 전사들보다 강하다는 뜻 아니겠는가.
보르카론은 텐카쿠의 말을 부정하듯 고개를 저었다.
“그건 바로크 왕국이지 않은가. 부정하고 싶지만 바로크 왕국의 전사들에겐 특별함이 있다.”
“네 말이 맞지만 이걸 봐라.”
스윽.
텐카쿠는 자신의 검을 들어 올렸다.
기다란 검의 중심에 살짝 생긴 실금.
그 모습에 보르카론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설마 화살을 막다가 생겼다는 건가?”
끄덕.
“……직접 보고도 믿을 수 없군.”
텐카쿠의 검은 과거 북쪽의 장인이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들어 준 검이었다.
강도가 엄청날뿐더러 텐카쿠가 가지고 있는 검의 기술을 생각한다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보르카론은 할 말을 잃은 듯 그저 말없이 텐카쿠를 보았다.
생각이 많은 듯 텐카쿠는 그저 고민에 고민을 거듭 이어 갔다.
밤이 새도록 이어질 것만 같던 그의 고민은 생각보다 빠르게 끝이 났다.
텐카쿠가 말했다.
“보르카론, 전사들을 모두 소집하라.”
“어떻게 할 계획인가, 텐카쿠.”
보르카론의 물음에 텐카쿠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해가 뜨기 전, 모든 것을 끝낸다.”
* * *
타닥, 타닥.
동이 트기까지 대략 한 시간 정도 남은 것 같다. 때문에 그 새벽은 그 어느 때보다 짙은 어둠이 앞을 가리고 있으며, 사람들의 경계가 가장 약해지는 때.
저벅.
그 누구보다 이 시간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기에 잠을 자던 리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막사 밖으로 나왔다.
“폴크?”
“어? 부대장님. 주무셨지 않습니까?”
“잠은 충분히 잤어.”
“무슨 말씀이십니까. 듣기론 들어간 지 얼마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괜찮아. 그보다 네 경계 차례도 아닌데 왜 나와 있는 거지?”
“잊으셨습니까?”
“……?”
폴크의 말에 리안이 고개를 갸웃했다.
뭘 잊었다는 거지?
리안의 표정에 폴크는 예전의 일을 떠올리며 말했다.
“분대장 시절부터 말씀하셨습니다. 이 시간이 가장 위험하니 언제나 경계하라고 말이죠.”
“……내가 그랬었나?”
“모르셨습니까? 이렇게 밤새 경계를 서야 하는 작전이 있을 때 지금 백인장들 전부 나와 있거나 혹은 막사 안에서 눈을 뜨고 있는걸요.”
“그래?”
“아차차, 카일과 아르투르는 빼고입니다. 그놈들은 제 근무 시간일 때도 항상 지각을 하거든요.”
“크크크크큭.”
뭔가 어울리는 듯한 카일과 아르투르의 모습을 떠올리니 웃음이 터져 나온다.
리안은 폴크와 함께 로스엔 숲 쪽을 보며 예전 일들에 대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크…… 정말 이렇게까지 성장할 줄은 몰랐습니다. 부대장님도 그렇고, 저도 말이죠.”
그저 말단 병사 중 한 명이었던 자신이 어느덧 백인장이 되었다.
그리고 그 어린 분대장은 대륙에서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강자가 되었고 말이다.
“리안 님을 만난 것이 제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낯간지러운 소리로 날 죽이려는 게 아니면 거기까지만 해, 폴크.”
“흐흐, 알겠습니다.”
고향에 있는 가족들은 알까.
자신이 왕국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대단한 사람과 이렇게 허물없이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은 남작에 이런 외진 곳의 영주일 뿐이지만 폴크는 알고 있다.
훗날 왕국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둥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폴크가 옅은 미소를 띠며 다시 고개를 돌리려는 그때,
“폴크! 병사들을 모두 깨워라!”
갑자기 리안이 전방을 주시하며 소리쳤다.
그 외침에 폴크는 의문을 가질 생각조차 하지 않고 곧장 뒤로 달려가며 소리쳤다.
“적이다! 모두 기상-!”
폴크의 쩌렁쩌렁한 외침과 동시에 막사에서 병사들이 부리나케 뛰쳐나오며 무기를 집었다.
그 누구 한 명 빠지지 않은 신속한 움직임에 폴크는 다시 리안이 보고 있는 곳을 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하지만 리안은 느낀 것이다.
칠흑 같은 어둠이 시야를 가리고 있었지만, 그의 감각에 잡힌 것일 터.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멀리 어둠 속에서 도끼와 검을 든 흉족들의 모습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덧 리안의 옆으로 온 가브가 어금니를 꽉 깨물며 말했다.
“사정거리에 들어오면 바로 공격하겠습니다.”
“아니, 기다려라.”
당장에 녀석들을 찢어 죽이고 싶은 가브의 마음은 알겠지만 먼저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 새벽에 먼저 공격을 하러 온 것이라면…….’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본대가 오기 전에 정찰 부대인 자신들을 없애겠다는 뜻일 터.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엔 녀석들의 움직임이 조금 이상하다.
‘지금까지 싸워 온 녀석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건가……?’
생각해 보니 숲 안에서 조우했을 때도 먼저 물러나지 않았던가.
리안이 알고 있는 흉족들이라면 그들이 가진 전사의 자부심으로 무조건 정면 공격을 펼쳤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도 많은 수의 전사들을 대동하긴 했지만 뭔가 일반적인 상황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안은 긴장감을 풀지 않고 녀석들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때, 저벅저벅.
“……저 녀석 뭐야?”
“뭐야, 저 미친놈은.”
멈춰 선 흉족 부대에서 홀로 앞으로 걸어 나오는 이가 있었다. 그에 리안은 한눈에 그가 누군지 알아볼 수 있었다.
자신이 화살을 막았던 그 녀석.
그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