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202)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202화(202/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202)
고요한 적막이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 내는 듯한 느낌이었다.
창밖을 내다보고 있던 에단은 이윽고 자신의 집무실로 들어온 길버트를 보았다.
“어찌 되었는가.”
“이미 국경을 넘어 계속해서 진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북으로 올라간 애로우헤드 부대에 대해 알아보라고 내린 지시의 답을 들은 것이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니 다행이긴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지 않을 수는 없다.
다소 어두운 에단의 표정에 길버트가 물었다.
“많이 걱정되는 모양이십니다.”
“우리 왕국의 보물들이지 않은가.”
에단은 처음 리안을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공을 세운 것을 대가로 물질적인 보상이 아닌 자신을 만나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얼마나 황당했던가.
세일라를 통해 들은 리안의 첫 느낌은 당돌함 그 자체였다.
실제로 그를 만났을 때 생각 이상으로 어린 나이에 놀랐고, 다음은 그가 꿈꾸고 있는 것에 감탄했다.
대륙 최강의 대장군.
지금까지 그가 걸어가고 있는 길을 생각해 본다면 정말로 가능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하나…….”
아무 지원도 해 줄 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한심하게만 느껴진다.
그 추운 북쪽 땅에서 적은 병력으로 얼마나 고군분투하고 있을지.
작게 한숨을 내쉬는 에단을 보며 길버트는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에 에단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그대는 지금 상황이 우스운가?”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리안 남작이 순간적으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럽다니, 어째서지?”
“이렇게까지 리안 남작을 생각해 주고 계신 폐하가 계시지 않습니까.”
“……하나 생각만으로 그를 도와줄 수는 없네.”
“그러니 지금부터 준비하셔야지요. 그가 성공하고 돌아왔을 때, 다음부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말입니다.”
순간 에단의 눈빛이 반짝였다.
“내가 경에게 못난 모습을 보였구려.”
“아닙니다. 언제나 현명한 판단을 내리시는 전하이지 않으십니까.”
한층 표정이 밝아진 에단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고민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닌, 이후 그에게 날개를 달아 줄 수 있는 확실한 힘을 키워야 할 때다.
그동안 왕국 내부의 안정에만 힘을 쓰느라 왕권 강화를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후에도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을 순 없지 않은가.
‘해야 할 일이 많아졌구나.’
이제는 왕권 강화는 물론, 밖으로의 확장 역시 신경 써야 할 때다.
뭔가 결정을 내린 에단이 말했다.
“세일라 백작을 불러오거라.”
“예, 전하.”
리안이 북방 정벌로 인하여 흉족 땅으로 들어간 지금, 앞으로 수도에도 꽤나 많은 일들이 생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 * *
에르칼로 올라가는 길목에 생긴 검은 안개.
주술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난생처음 겪는 상황에 부대원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모두 긴장 풀어. 저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니까.”
“……예.”
부대원들의 대답에 리안은 반지의 힘으로 감각을 극한으로 끌어 올렸다.
동시에 마력을 운용하며 검은 안개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기운을 찾았다.
그리고 다른 부대원들 역시 검은 안개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기운을 느꼈는지 이내 리안을 보며 말했다.
“확실히 지금까지는 느껴 보지 못한 묘한 기운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마력과는 다르면서도 비슷한 느낌인데…… 참 신기하네요.”
“마법진이 새겨져 발동하는 마법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그 발동이 되는 것이 마법 술식이 아닌 어떠한 매개체와 술사의 능력인 것이죠.”
이미 디엘로부터 충분히 주술과 관련된 내용을 들었기에 어느 정도 이해력은 있었다.
다만 이해를 했다고 해서 주술을 파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이미 협곡 주변에 있던 흉족들이 움직이고 있는 상황.
서둘러야 했지만, 이런 위험 요소가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성급하게 움직일 수는 없었다.
“먼저 이 주술부터 파훼해야 해.”
“하지만 그…… 토템이라는 것을 찾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너무 광범위하게 퍼진 듯한 느낌입니다.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선…… 찾기 힘들겠는데요?”
아이작을 비롯한 마력 운용이 능숙한 이들이 한마디씩 말을 거들었다.
디엘에 의해 주술의 발동되는 원리를 알고 파훼법까지 알았지만, 그것이 좀처럼 쉽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리안이 홀로 검은 안개가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엇?!”
“부대장님, 너무 가까이 가시는 거 아닙니까?”
다른 부대원들이 우려 섞인 말을 던졌지만, 리안은 강화된 감각을 믿고 검은 안개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뻗으면 검은 안개가 잡힐 듯한 거리까지 도달했을 때,
“으음…….”
리안은 눈을 감으며 검은 안개 안쪽으로 마력을 퍼트리며 집중했다. 하지만,
“……안 되겠는데?”
분명 기묘한 기운을 풍기는 것들이 느껴지긴 하지만, 마력을 퍼트려서 그것을 찾기엔 방해가 되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다른 부대원들의 말처럼 직접 들어가지 않는 이상은 힘들 것 같았다.
“안쪽으로 진입해야 할 것 같아.”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리안의 말에 카일이 커다란 방패를 앞세우며 앞으로 다가왔다.
카일의 옆으로 돌격대에서 선발한 부대원들이 함께했는데, 모두가 어느 정도 마력 심법을 통해 마력을 운용할 줄 아는 이들이었다.
리안은 부대원들을 보며 말했다.
“우리가 얼마나 빠르게 이 주술을 파훼하는지에 따라 아군들의 목숨이 달려 있다.”
““예-!!””
“아이작, 안으로 들어간 후 너는 나와 반대쪽으로 이동하며 최대한 이 기이한 기운을 풍기는 것을 찾아서 제거해라.”
“알겠습니다.”
“그리고 레이먼 님은 이곳에 남아 대기해 주십시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남은 부대원들을 지휘할 수 있는 사람이 레이먼 님밖에 없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대기해야 한다는 조금은 아쉬웠지만, 각자의 역할에 해야 하는 일이 있기에 따라야만 했다.
레이먼의 대답에 리안이 믿음직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가자.”
그리고 선발대로 꾸려진 인원 오십 명과 함께 검은 안개 속으로 걸음을 옮기는 리안.
이윽고 선발대가 안으로 들어가자 밖에서 보고 있던 레이먼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오러를 다룰 수 있을 정도로 마력에 능한 레이먼이었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밖에서 대기하는 것이었다.
리안의 입장에선 그만큼 중요한 순간에 중요한 일을 맡길 만큼 신뢰하는 이였지만, 레이먼의 입장에선 리안을 도와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미안할 수밖에 없었다.
이내 레이먼은 고개를 돌려 협곡의 입구 쪽으로 나가 있는 이들을 보았다.
함께 따라온 용병들과 더불어 디엘이 이곳으로 오는 흉족들을 방어하기 위함이었다.
여차하면 남은 부대원들을 이끌고 디엘이 있는 곳을 지원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후우.”
이제야 뭔가 북방 정벌을 위해 에르칼로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에르칼 협곡에서 길을 막고 있던 몬스터와 싸우는 것은 사실상 리안이 전부 하지 않았던가.
꾸욱.
‘절대 실패할 수 없다.’
만약 이 원정이 실패하게 된다면 자신들은 물론 리안에게 어떤 불이익이 떨어질지 아무도 예상을 할 수가 없다.
이미 수도에서 반 왕권파는 리안을 집어삼키기 위해 칼을 갈고 있지 않은가.
레이먼은 다시금 마음을 다잡으며 칼날 같은 고요함 속에 머물러 있었다.
* * *
싸아아아아아-.
검은 안개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묘한 느낌이 온몸을 감쌌다.
명확하게 설명할 순 없지만, 마치 턱 아래에 누군가 칼을 대고 있는 듯한 오싹함이 들었달까?
게다가 이 지형.
시야는 전방 5m 정도밖에 보이지 않는 데다 앞서 봤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이건…… 환상 계열의 마법과 비슷한 것 같은데요?”
“다들 정신 바짝 차려라. 혹여라도 길을 잃거나 동료가 적으로 보이는 경우도 생기니까. 다른 동료들과 두 걸음 이상 떨어지지 않고 계속 이동한다.”
마법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일루전 계열의 마법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리안의 말에 검은 안개로 들어온 부대원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리안이 아이작을 보며 말했다.
“아이작, 너는 이쪽으로 이동해서 이 주술의 매개체를 찾아라. 혹시라도 무슨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피리를 불어 알리고.”
“리안 님도 조심하십시오.”
“걱정 마십시오. 부대장님은 제가 지킬 테니까요.”
리안과 같은 조로 움직이는 카일이 듬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에 아이작이 옅은 미소를 짓고는 리안이 말한 방향으로 부대원들과 함께 걸음을 옮겼다.
“우리도 이동한다.”
“예!”
카일의 대답과 함께 서로 바짝 붙은 진영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시야도 문제였지만, 환영으로 만들어진 장소였기에 바닥처럼 보이지만 절벽일 가능성도 생각을 해야 했다.
이내 리안은 다른 것들은 동료들에게 맡기고 마력의 운용에 집중하며 기이한 기운을 찾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그것들을 파괴하는 것이 가장 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이상하게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시간에 대한 감각이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
점차 시야를 가득 메우고 있는 짙은 안개로 인해 바로 앞에 걷고 있는 부대원들의 모습마저 흐릿해지는 상황.
등골이 서늘해지는 듯한 느낌에 리안이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정지!”
우뚝!
그 외침과 함께 부대원들이 자리에 서며 리안을 쳐다보았다.
그에 리안이 말했다.
“바로 옆에 있는 부대원들을 확인해라. 다들 이상 없는가?”
“여긴 이상 없습니다.”
“여기도 이상 없습니다.”
“예, 여기도 괜찮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안개에 휘말려 흩어진 부대원들은 없었다.
인원 체크를 확실하게 끝낸 리안이 작게 숨을 토했다.
“안개에 감각을 차단하는 이상한 힘이 있는 것 같다. 시야 밖에 있는 부대원들의 기척조차 확인할 수 없으니, 항상 눈으로 동료들을 확인하면서 이동하도록 해라.”
““예-!!””
리안과 함께 이동하던 부대원들이 크게 대답을 했다. 그 순간, 쩌엉-!
“크악!”
갑자기 앞쪽에서 들려오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리안 님-!”
걸걸한 카일의 외침과 함께 리안은 곧장 몸을 날려 앞쪽으로 달려 나갔다.
리안과 카일이 있더 대형으로 고작해야 10m가 되지 않는다.
한 걸음에 카일이 있는 곳으로 간 리안은 바닥에 쓰러진 부대원 한 명을 보았다.
카일과 함께 돌격대에 있던 제이론이었다.
다행히 방패로 방어를 하긴 했지만, 워낙 기습적으로 당한 탓에 온몸에 충격이 꽤 컸던 모양이다.
그는 애써 자리에서 일어나며 다시 방패를 들었다.
“괜찮습니다. 잠깐 방심했을 뿐입니다.”
“…….”
그 말과 함께 리안은 순간적으로 오싹해지는 느낌에 급히 화살을 뽑아 시위를 걸었다. 그리고, 우우우우웅-!
리안이 시위를 당기는 순간, 주변의 마력이 소용돌이치며 화살 끝에 맴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리안이 앞쪽으로 활을 겨누며 그대로 화살을 쏘았다.
쒜에에에엑-!
짙은 안개를 찢으며 뻗어 나가는 화살.
화살이 날아가면서 일으킨 돌풍이 잠시나마 시야를 가리고 있던 안개를 몰아냈다.
그리고 보이는 ‘그것들’.
“저, 저건 뭐야?”
“뭐, 뭐야!”
순간 당황한 부대원들이 크게 술렁였다. 리안 역시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안개 너머로 있던 그들의 모습은,
“……마르셀?”
짙은 안광을 뿜어내고 있는 마르셀의 부대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