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236)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236화(236/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236)
에단과 더불어 고위 대신들이 모여있는 회의실.
남과 북에서 동시에 전쟁이 터진 상황이었기에, 왕궁에서도 많은 대신들이 모여 현재의 상황을 논의하고 있었다.
전쟁과 관련된 치열한 대화와 회의.
무겁게 어깨를 짓누르는 압박감 속에서도 어떻게든 바로크 왕국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이겨 내고자 나름의 분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쿵!
“전하―!”
신하 한 명이 다급히 회의실 안으로 들어오며 에단을 불렀다.
그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무슨 소식이 있는가?”
“어서 전하라! 아군의 피해는 어떻지? 뚫렸는가?”
당연히 불리한 상황이기에 좋지 않은 방향으로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내 전령으로 온 신하는 주먹을 부르르 떨며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에, 에르칼에 있던 리안 아델란트 백작이 적의 총사령관 이고엘타를 죽이고 승리했다고 합니다!”
“……!”
“스, 승리?!”
순식간에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대신들.
쿵!
에단은 자신도 모르게 손바닥으로 테이블을 내려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됐어! 됐다! 됐어!”
얼마나 희열에 찬 모습인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에단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북쪽에서 애써 준 병사들을 떠올렸다.
그에 회의실에 있던 세일라가 물었다.
“아군의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 리안 백작은 무사한가?”
“예, 현재 아군의 피해 규모를 집계 중이며, 리안 백작은 무사하다고 합니다.”
“……리안.”
이제는 아르티안 왕국에 없어서는 안 될…… 아니, 아르티안을 이끌고 있는 거대한 기둥이 되어 버렸다.
세일라는 여전히 전장을 지키고 있는 리안의 모습을 떠올리며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때였다.
“저어어어언하―!”
“……?”
저 멀리서 뛰어오는 또 다른 신하의 모습에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이번엔 또 무슨 소식이지?
하지만 앞서 에르칼의 소식을 전한 전령과는 달리 회의실 문 앞까지 달려오던 그는 천천히 속도를 줄이더니 이내 터벅터벅 걸어왔다.
숙여진 고개, 당장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만 같은 눈.
방금 전까지만 해도 엄청나게 격양되었던 사람들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이윽고 그가 회의실 안으로 들어오더니,
털썩.
바닥에 두 무릎을 꿇으며 어깨를 들썩이며 꺼이꺼이 울기 시작했다.
“끄으으으윽…… 저언하…… 상클렌 장군이 전사하고 아군의 군대가 대패하였습니다…… 크흐흐흑……!”
“뭐, 뭐라?!”
“뭐라고? 상클렌 장군께서 죽었단 말이냐!”
회의장이 또다시 술렁였다.
물론 아까와는 정반대의 분위기였다.
순식간에 분위기는 차가운 물을 끼얹은 것처럼 가라앉았고, 몇몇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과 함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사, 상클렌 장군께서…….”
세일라 역시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아르티안 왕국에서 상클렌이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는 상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령의 말은 끝이 아니었다.
“게다가 바로크 왕국의 군대가 윈더르트로 들어와 백성들을 살육하고 있습니다. 다급히 피신하고 있지만 지원군대가 필요합니다.”
“지금 바로 윈더르트로 군대를 보내라!”
“하, 하지만 상클렌 장군이 죽었는데 지원군의 사령관은 누구로 합니까?”
“상클렌 장군이…… 믿을 수 없군.”
모두가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는 그때,
“제가 지원군의 사령관으로 가겠습니다. 제가 윈더르트로 가겠습니다, 전하.”
세일라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비록 최근 전장에서 조금 멀어진 감이 있었지만, 세일라 역시 아르티안 왕국을 대표하는 장군 중 한 명이지 않은가.
에단은 굳은 표정으로 세일라를 보며 말했다.
“괜찮겠는가?”
“걱정마십시오,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
“……부탁하네, 가장 믿을 수 있는 것이 자네로군.”
“감사합니다.”
그 말과 함께 회의실을 벗어나는 세일라.
북쪽의 승전보가 길게 이어질 수 있도록 남쪽의 전장을 수습해야 한다.
비장한 표정과 함께 세일라는 다시 한번 군대의 지휘봉을 잡으며 윈더르트로 향했다.
* * *
“……그런가.”
이고엘타의 사망 소식은 바로크 왕국에도 전달이 되었다.
당연한 것이다.
아군 병력은 패배했고, 에르칼을 점령하지 못한 채 한참 떨어진 곳으로 도망쳐야 했으니까 말이다.
이만의 병력 중 살아남은 이들은 절반이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이천여 명 정도의 병사들은 포로로 잡혔고, 나머지는 모두 죽은 것이다.
이고엘타가 이끄는 군에는 항상 피해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지지 않았다.
언제나 군의 선두에 섰으며 가장 먼저 적장의 목을 벴다.
피튀기는 전장이야말로 그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장소였다.
그런데…….
“녀석은 어떻게 죽었지?”
“적의 마스터 두 명과 전투 중 목숨을 잃었습니다.”
“두 명의 마스터라…….”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던 바로크 왕국의 왕 벨제민은 덤덤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녀석답게 죽었군, 그걸로 됐다.”
“그리고 남부 윈더르트의 전투에선 우리 군대가 상클렌 장군을 이끄는 아르티안 왕국의 군대를 상대로 승리하였습니다. 현재 윈더르트 안을 완전히 장악한 상태이며, 적의 총지휘관인 상클렌 장군의 수급까지 확보하였습니다.”
“상클렌…… 상클렌이라…… 그자도 이미 과거의 잔해이지 않은가. 이제 치워질 때가 되었지.”
하지만 말과는 달리 벨제민의 표정엔 묘하게 씁쓸함이 묻어났다.
과거 벨제민이 전성기로 활동했을 때 함께 있었던 이의 죽음이 마냥 달갑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나씩 세대가 바뀌며 아는 얼굴들이 죽음에 다다랐다.
홀로 남아 있는 벨제민은 묘한 감정에 손가락으로 의자 팔걸이를 가볍게 두드렸다.
그리고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하더니 벨제민이 앞에 있던 신하에게 물었다.
“멜라디온 왕국으로 간 사신은 어떻게 됐지?”
“아직 그에 대한 소식은 없습니다. 다만…….”
대답을 하던 신하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그에 벨제민이 그를 쳐다보았다.
기다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자신들의 왕이다.
입술을 달싹이던 신하는 이내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보고했다.
“아르티안 왕국 측에서 한발 앞서 멜라디온 왕국으로…… 이동한 정황이 있다고 합니다.”
“아르티안 왕국이?”
그 물음과 함께 벨제민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 * *
멜라디온 왕국의 왕, 수노크 멜라디온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진심이오?”
“왕국의 의지는 굳건합니다, 폐하.”
그의 앞에 서 있던 헤베론은 수노크의 말에 살짝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에 수노크는 눈을 가늘게 뜨며 헤베론을 보았다.
헤베론이 아르티안 왕국에서 어떤 존재인지 잘 알고 있다.
일찍이 전대 왕을 모시며 아르티안 왕국의 부흥을 일으켰던 공신 중의 공신이지 않은가.
그 혼자서 왔다고 해도 사실상 아르티안이 얼마나 이번 외교에 큰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을 텐데, 스윽수노크가 헤베론의 옆에 서 있는 사내를 보았다.
아펠 반스트리올.
직계 왕족이라 할 순 없지만, 왕족의 피를 잇고 있는 자.
왕족을 포함하여 모든 귀족 가문 중 아르티안 왕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문 중 하나인 반스트리올 가문의 장남이다.
그리고 그가 가지고 있는 배경이 그의 전부가 아니었다.
동 나이대에선 아르티안 왕국은 물론 대륙 전체로 확장해도 상대할 수 있는 이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대단하다는 검술 실력까지 지니고 있다.
이미 이십 대 중반에 오러 상급 유저에 올랐고, 이제는 마스터의 경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사내.
그런데 그런 사내를…….
“릴리스와의 혼인이라…….”
아르티안 왕국에 볼모로 잡혀 있는 릴리스 공주와 정식으로 혼인을 제안한 것이다.
그것도 아르티안 왕국에서 먼저.
“흐음…….”
만약 이 혼인이 성사된다면 아르티안 왕국과 멜라디온 왕국은 혈연으로 맺어진 강력한 동맹국이 된다.
물론 몇 년 전의 전쟁으로 인하여 생긴 감정의 골이 있지만, 그것조차 모두 청산할 수 있는 기회였다.
아르티안 왕국에 넘어갔던 자국의 영토를 모두 수복할 수 있고, 앞으로 북방은 물론 넓게는 바로크 왕국의 영토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멜라디온 왕국의 입장에선 손해를 볼 것이 없는 거래다. 아니, 무조건 성사시켜야 하는 파격적인 제안인 것이다.
‘평소라면 말이지.’
하지만 헤베론을 보는 수노크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들의 제안이 파격적인 것은 사실이나,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지 않은가.
‘바로크 왕국과 아르티안 왕국의 전쟁이라…….’
이미 아르티안 왕국의 영토 북쪽과 남쪽에서 큰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아직까지 결과를 알 순 없지만 아무래도 저울의 추는 바로크 왕국 쪽으로 기울 터.
이런 상황에서 자칫 아르티안 왕국과의 동맹은 자국에게 위험한 부분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아직 이들에게 알리진 않았지만,
‘바로크 왕국에서도 사신이 들어온 상황이지 않은가.’
전쟁과 동시에 자신들에게 사신을 보냈다는 것은 바로크 왕국 역시 이번 아르티안 왕국과의 전쟁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흠흠.”
수노크가 가볍게 헛기침을 내뱉으며 헤베론을 보았다.
뱀 같은 자다.
틈을 보였다간 이쪽의 의중을 간파당할 수도 있다.
‘우선은…….’
수노크가 헤베론을 보며 말했다.
“아르티안 왕국의 의중과 배려는 충분히 잘 알겠다. 이 일은 내일 다시 이야기하는 것으로 하지.”
“……그러시지요.”
“아르티안 왕국에서 온 사신단을 극진히 대접하도록.”
“예, 전하!”
그 말을 끝으로 수노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은…… 조금 더 저울질이 필요할 때였다.
* * *
전장의 바람이 불어닥친 곳엔 승자에게도 달가운 일만 있는 건 아니었다.
지금 왕국의 다른 곳에서도 전쟁 중이긴 했지만, 에르칼에 있는 이들은 당장 에르칼 요새를 복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거기, 그쪽으로 날라! 떨어트리면 다치니까 조심하고!”
“자자, 하나 둘 셋 하면 힘주는 거야. 하나 둘 셋―!”
“으라차차차차!”
마스터가 휩쓸고 간 자리는 참혹할 정도였다.
성벽의 한 부분이 와르르 무너져 내린 탓에 다시 복구하는 것도 복구하는 것이지만, 그 잔해물을 치우는데도 상당히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꽤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우선 할 수 있는 선에선 해야죠.”
레이먼의 말에 리안이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부상자들을 치유해야 했고, 전사자에 대한 예우도 미룰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혹여라도 수도에서 지원 병력에 대한 요청이 온다면 이동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로크 왕국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상을 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생각이 많아 보이십니다.”
“뭔가 해도 해도 계속해서 해야 할 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리안님이 이 왕국의 주축이 되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레이먼이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실제로 바로크 왕국과의 전투에서 거둔 승리는 많은 이들이 회의적으로 생각했던 결과였다.
바로크 왕국의 마스터, 이고엘타.
그가 이끄는 이만여 명의 병력은 가히 압도적으로 강한 무력을 지녔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들을 상대로 이겼다는 것은 승리의 주축이 되는 애로우헤드 부대가 이미 대륙 최강의 타이틀에 근접한 수준의 부대라는 것이다.
하지만 레이먼의 말에 리안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 멀었습니다.”
리안은 알고 있다, 바로크 왕국의 진짜 무서움을.
이제 고작 첫 전투.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저력을 고작 한 번의 전투로 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리안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부대원들을 보며 앞으로의 일들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때,
“부대장님.”
“……?”
현장 지휘를 맡긴 디엘이 다급하게 리안에게 다가왔다.
리안이 고개를 갸웃하자 디엘이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윈더르트가…… 함락당했다고 합니다.”
“……!”
“그리고 상클렌 장군님께서…… 전사하셨습니다.”
“뭐라고?!”
디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레이먼이 펄쩍 뛰듯 소리쳤다.
그만큼 상클렌 장군의 죽음은 너무나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리안은 디엘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말아 쥐었다.
“상클렌 장군님께서…….”
지난 시절, 상클렌 장군과의 기억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슬픔이 몰려온다.
리안의 얼굴에 깊은 슬픔이 묻어났지만, 디엘은 애써 담담하게 보고를 이어갔다.
“그 때문에 현재 윈더르트는 바로크 왕국이 장악했다고 합니다. 급히 지원군을 파견한다곤 하지만 사실 결과를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공격과 수비가 바뀌어 버린 것일 테니까…….”
가뜩이나 힘든 상대가 방패까지 가지게 되었다.
앞으로 상당히 불리한 전장이 될 수밖에 없다.
리안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하자 디엘이 말을 이었다.
“하지만 지원군으로 가는 군대의 사령관이 세일라 백작님이라 합니다. 믿어볼 수밖에 없죠.”
“세일라 백작님이…….”
세일라가 다시 사령관이 되어 군대를 이끌었다는 것은 그녀에게도 있어 상클렌의 죽음이 인상적이라는 뜻일 터.
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부대장님을 찾아온 사람이 있습니다.”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