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260)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260화(260/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260)
스스슥―!
마치 빙판 위를 미끄러지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게다가 눈으로 좇기 힘들 정도의 스피드.
그림자 기사단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무영을 쫓기 위해 발악을 했지만, 부웅―!
“이익―!”
“뒤다―! 놓치…… 컥―!”
어느덧 왼쪽 심장을 뚫고 지나간 화살 한 발에 기사단원은 제대로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바닥에 쓰러졌다.
풀썩.
오러 유저였다.
기사라는 칭호를 다는 것만 해도 엄청난 재능이 따라 줘야지만 가능한 것이다.
특히나 무(武)를 중시하는 바로크 왕국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오러를 사용하는 이는 그야말로 손에 꼽을 수준.
그야말로 수천 명 중 한 명 정도의 재능과 노력으로 일군 경지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기사들이 일반 병사들보다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림자 기사단.
백 명의 기사단원이 전원 오러를 사용할 수 있었고, 이 백 명만으로 국가급 전력이라 할 수 있는 기사단이었다.
그런데 그 기사단이 단 한 명에게 바스러지고 있었다.
우우우우웅―!
뒤로 돌아선 무영이 자세를 낮추며 시위를 당겼다.
팽팽하게 당겨진 시위가 한 기사를 향해 겨누어지는 그 순간.
핏―!
마치 사라지듯 손을 떠나 그의 심장을 꿰뚫었다.
퍽! 퍼 퍽―!
가장 앞에 있던 녀석의 가슴을 꿰뚫은 화살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휘어지더니, 뒤쪽에 있던 두 명의 기사들까지 목숨을 빼앗았다.
마치 화살을 조종하는 듯한 기괴한 공격에 그림자 기사단의 기사들이 움찔하며 자리에 멈췄다.
도무지 그를 잡을 방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
“뭣들 하느냐! 이미 지쳐서 빌빌거리는 놈에게!”
벤자민의 호통에 그들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대체 저 모습이 어딜 봐서 지쳐 빌빌거리는 모습이란 말인가.
그러나 눈앞의 적보다 더욱 두려운 벤제민의 분노.
그들은 이내 이성적인 판단을 멈추었다.
그저 명령에 따라 적을 공격할 뿐.
“크크크크큭.”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벤제민의 얼굴엔 미소가 짙게 그려졌다.
어느 순간 무영은 ‘보법’이라 말하는 특이한 움직임에 이은 최소한의 마력만 사용하며 공격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마저도 사용하고 있는 빈도를 최대한 줄이며 순간순간 임팩트로만 활용하고 있었다.
어떻게 본다면 극단적으로 효율적인 전투를 하는 모습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바꿔 말하자면…….
‘이제 한계에 다다른 것인가.’
그래, 문제가 없을 리가 없지.
분명 죽었다고 판단이 될 정도로 녀석은 과거에 심각한 부상을 입지 않았던가.
벤제민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의 검이 녀석의 복부를 꿰뚫고 몸 안을 헤집었던 순간을 말이다.
그리고 그림자 기사단을 투입시켜 지켜보니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녀석의 몸이 확실하게 고장이 났다는 것을 말이다.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또 한 명의 기사가 쓰러졌다.
이번엔 머리가 터진 채로 말이다.
하지만 벤제민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무영을 보았다.
벤제민이 유심히 보고 있는 것은 오직 하나.
바로 무영의 호흡이었다.
애써 태연한 척하고 있지만 조금씩 불규칙해지는 녀석의 호흡.
놈이 마력을 사용함에 있어 호흡을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알기에 흐트러진 호흡은 그의 상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으, 으으…… 괴물…….”
“이길 수…… 없어.”
이제 남아 있는 그림자 기사단원의 수는 여섯.
무려 아흔네 명이나 죽은 것이다.
그마저 남은 여섯 명도 완전히 전의를 상실하며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벤제민의 공포보다 눈앞에 있는 확실한 죽음에 두려움을 느낀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서걱―!
“……?”
“……어?”
갑자기 무언가 몸이 뜨끔하는 듯하더니 줄지어 서 있던 그림자 기사단원들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리고 세상이 무너진다.
털썩, 털썩.
몸이 반으로 갈린 채 쓰러진 그림자 기사단원들은 자신들이 죽은 것조차 인지하지 못한 것처럼 다들 두 눈을 뜨고 있었다.
눈앞에서 여섯 명의 기사들이 동시에 죽자 무영이 뒤쪽에 있는 벤제민을 보았다.
“쯧, 아깝군.”
지난 이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꽤나 공들였는데.
하지만 상관없다.
이 정도만 하더라도 지난 세월 동안 들인 공은 충분히 뽑았으니까.
벤제민이 무영을 보며 말했다.
“비겁하다 할 텐가?”
“네놈에게 잘 어울리는 말이다.”
무영이 활을 들어 올렸다.
“비겁한 녀석이 비겁한 행동을 하는 것을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 그저 그것까지 예상했어야 했을 뿐.”
“그래서 예상했느냐?”
“……와라.”
예상은 했다. 비록 그런 것들을 모두 신경 쓸 여유가 없었을 뿐.
지금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전념해야겠지.’
모자란 제자 놈에게 숱하게 강조했던 것을 스스로 되새기게 될 줄이야.
순간 녀석을 가르쳤던 기억들이 떠오르며 무영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그려졌다. 하지만 그때.
“한가로이 웃을 여유가 있는가?”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며 다가온 벤제민이 아래에서 위로 검을 휘둘렀다.
수악―!
검의 잔상이 뒤따라올 정도의 비정상적인 스피드.
핏―!
백여 명의 기사들이 덤벼도 스치지 못했던 무영의 옷자락이 잘려 나가며 허공에 흩날렸다.
특유의 보법으로 벤제민의 공격을 피한 무영이 화살 세 개를 시위에 걸었다.
쒜에에에에에엑―!
세 개의 화살이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며 한 점을 노렸다.
눈앞에서 갈라지는 화살에 당황도 할 법했지만, 벤제민은 화살을 튕겨 내며 오히려 미간을 찌푸렸다.
“이딴 장난이 내게 통할 거라 생각하나?”
“…….”
하지만 무영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곧장 몸을 이동시켰다.
그에 벤자민이 이죽거리며 말했다.
“가이엘을 기다리고 있는 건가?”
그리고 다시금 검을 들었다.
“그 늙은이가 온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아니.”
우우우우우웅―!
하늘로 들어 올린 벤제민의 검이 그의 오러와 공명하며 호수처럼 잔잔한 적막감을 만들어 냈다.
일순간 시간이 정지하는 듯한 느낌.
그리고 벤제민의 시선이 움직이는 무영을 따라가는 그 순간.
서걱!
온몸에 털이 쭈뼛 서는 듯한 이상한 절삭음.
보통의 무언가를 자를 때 나는 소리와는 확연히 다른 그것과 함께 무영이 급히 몸을 비틀었다.
기기긱― 그그그그극!
벤제민이 휘두른 검격을 따라 허공이 일렁이기 시작하더니, 쩌억!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검은빛이 흘러나오며 허공이 갈라졌다.
푸악!
“큭!”
전투가 시작된 이래 최초로 무영의 몸에 상처가 생기며 피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왼쪽 어깨에서 터져 나온 핏줄기에 무영이 작게 혀를 차며 손가락으로 어깨 주변의 혈을 눌렀다.
방금 그 공격,
‘……쉽지 않군.’
몸 상태가 정상이었다면 모를까, 지금은 눈으로 보아도 피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상태였다.
그만큼 몸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뜻이다.
‘이거 어쩌면…….’
무영은 쓰러진 리안을 일으킬 때를 떠올렸다.
[돌아가마, 그러니 먼저 가 있거라.]절대로 떠나지 않겠다는 녀석을 설득시킨 것이 이 말이었는데.
어쩌면 약속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꾸욱.
“발악이라도 해 봐야지.”
무영이 활을 꽉 움켜쥐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르르르륵.
분명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것처럼 보였는데 무영의 잔상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에 벤제민의 이마가 들썩였다.
그래, 바로 이것이다.
눈앞에서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라지는 듯한 이 움직임.
“크크크크크큭, 드디어 진심으로 해볼 생각인가.”
“적당히 해서는 도망칠 수 없을 테니까.”
“도망? 네놈이 도망을 생각한다고?”
쿠르르르르르르르릉!
어깨를 들썩이며 웃음을 터트리는 벤제민의 주변으로 빠르게 땅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의 몸 주변으로 마치 불꽃과도 같은 기가 유형화되며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꿀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벤제민이 검을 들며 바닥을 내리쳤다.
콰르르르릉!
마치 고위급 마법사가 일으킨 어스퀘이크 마법처럼 대지가 갈라지며 요동치기 시작했다.
주변의 바닥이 들썩이자 벤제민이 두 눈을 감았다.
녀석의 귀신같은 보법은 두 눈으로 보고 쫓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렇게 대지를 파괴시켜 불규칙하게 만든 다음…….
핏―!
순간 사라진 벤제민이 나타난 곳은 원래 있던 지점에서 왼쪽으로 꽤 떨어진 방향이었다.
“여기냐.”
콰아아앙!
벤제민의 검이 내려치는 그 순간, 그 자리에 있던 검은 그림자가 휙 하고 사라졌다.
하지만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모습을 드러낸 무영은 활시위를 당긴 채 벤제민을 겨누고 있었다.
“고작 화살 한 발.”
“설마.”
벤제민이 활을 겨누고 있는 무영을 향해 달려들려는 순간.
지이이이이이잉!
벤제민의 발아래에서 녹색 빛이 터져 나오며 바닥이 들썩였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그리고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수십 개의 화살이 벤제민을 뒤덮는 순간.
쒜에에에에에엑―!
무영은 벤제민이 있던 곳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하지만 그때.
서걱.
“이 수가 또 통할 거라 생각했나?”
“……!”
무영이 날린 화살이 반도 채 날아가기 전에 절반으로 갈라졌고, 바로 뒤에서 벤제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짙은 살기를 머금은 눈빛.
“삼십 년 전에 당한 수에 또 당하지 않아.”
그와 함께 휘둘러지는 검에 무영이 급히 마력으로 방어막을 만들었다. 그렇지만.
쾅―!
급히 만든 방어막은 벤제민의 공격을 완전히 막아 내지 못했다.
단 한 방에 방어막이 깨어지며 무영의 몸이 튕겨져 날아갔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던 무영의 머리 위로 쫓아온 벤제민.
그가 두 눈을 번뜩이며 검을 들었다.
“이것으로 마지막이다.”
쑤아아아아아악―!
콰아아아아아아아앙―!
벤제민이 내려친 검격의 끝에 엄청난 오러가 터져 나오며 텔링언 전체가 들썩였다.
마치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땅은 움푹 패어 있었고, 그 중심에 있던 벤제민이 바닥에 꽂힌 검을 들며 천천히 일어났다.
“쯧…… 놓쳤나.”
하지만 검날에 묻어 있는 붉은 핏방울.
손에 닿았던 느낌을 생각해 본다면 최소 중상.
멀리 가지 못했다.
벤제민은 텔링언의 서쪽을 북쪽을 바라보았다.
서쪽과 동쪽으로 길이 열린 것과 달리 북쪽은 깊은 절벽으로 이루어진 곳.
아무리 놈이라 해도 멀리 도망칠 수는 없다.
“생애 최고의 유흥이 될 것 같군.”
검을 들어 올린 벤제민은 즐거운 표정과 함께 핏방울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쿨럭!”
기침과 함께 손바닥을 붉게 적시는 피를 보며 무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한계인가…….’
애초에 무공을 사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던 몸이다.
때문에 리안을 가르칠 때도 상당히 오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알려 주지 않았던가.
하지만 텔링언에서 너무 급격하게 강대한 무공을 사용하다 보니 온몸의 기혈이 꼬이다 못해 찢어지기 직전이었다.
“무덤으로 결정한 곳이 이곳인가?”
“…….”
어느덧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무영은 입가의 묻은 피 흔적을 완전히 닦으며 몸을 돌렸다.
여전히 처음과 같이 평온한 표정이었지만, 몸 상태는 그러지 못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한 걸음도 걷지 못한 채 느껴지는 고통에 비명을 질러야 할 수준.
속 안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었지만, 무영은 그저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벤제민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에 벤제민은 오른손으로 자신의 왼쪽 가슴을 가리키며 말했다.
“기억나는가? 네놈이 내 가슴을 관통했던 그때를 말이야.”
“…….”
“크큭, 대답하고 싶지도 않다는 건가.”
이내 하늘을 올려 보며 작게 숨을 토한 벤제민이 다시 무영을 보았다.
그래도 하늘 아래 자신의 호적수라 할 수 있는 유일한 녀석이지 않았던가.
그리고 자신의 삶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유일한 숙제.
“오늘로써 그 마침표를 찍겠구나.”
스윽.
벤제민이 검을 들었다.
이번엔 확실하게 목을 날려 버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걸린 무영의 모습에 벤제민이 미간을 찌푸렸다.
갑자기 무슨……?
쩌엉―!
급히 몸을 돌리며 검을 휘두른 벤제민은 이내 손목이 시큰거리는 통증에 표정을 구겼다.
그리고 어느덧 벤제민을 뛰어넘으며 무영의 앞에 선 남자.
“자네 괜찮은가.”
“용케 찾아왔군.”
“자네의 기운이 좀 특별해야 말이지.”
가이엘은 자신의 뒤에 창백한 표정으로 서 있는 무영을 보며 말했다.
분명 몸 상태가 말이 아닌 것 같긴 하지만…….
“할 수 있겠나?”
“해야지.”
살아 나가려면.
무영의 대답에 가이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병신 둘이 모인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은가?”
쿠르르르르르르릉.
그래, 오히려 잘 됐다.
오늘이 과거의 과오를 지울 수 있는 천재일우와도 같은 날이다.
벤제민이 다시 검을 들며 말했다.
“두 놈 모두 이곳에 묻어 주마.”
그와 함께 세 사람의 신형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