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276)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276화(276/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276)
둘째 날의 전투가 시작되고 윈더르트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한 애로우헤드 부대.
그곳에서 리안은 바로크 왕국의 움직임을 보며 천천히 말을 이끌고 다가왔다.
부상당한 아이작을 대신하여 기동대의 선두에서 작전을 지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리안 님, 지금이라도 작전을 바꿀 수 있습니다.”
“아니, 속행해야 한다.”
리안의 단호한 말에 디엘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를 말릴 수 있는 명분이 없음은 그녀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에 디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 무기는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내겐 아주 소중한 물건이지.”
리안은 윌터에게 받은 창을 보며 말했다.
이번 작전이 작전인 만큼 창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
“걱정 마십시오. 혹시라도 위태로운 일이 생긴다면 저희가 힘껏 도울 테니까요.”
“예, 디엘 님. 걱정 마십시오. 잘 해내고 돌아오겠습니다.”
어느덧 다가온 자니엘과 테론이 디엘에게 말했다. 그에 디엘이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
“매번 미안합니다. 기동대에게만 항상 위험한 작전을 지시해서요.”
“저희만이 아니지 않습니까. 다른 부대원들도 언제나 위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걸요.”
“맞습니다. 게다가 이런 임무를 맡겨 주시는 건 저희를 더 많이 믿어 주시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냐?”
테론이 다른 기동대원들을 보며 묻자 모두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들이기에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이윽고 기동대원들이 모두 모이자 자니엘이 리안에게 말했다.
“리안 님, 기동대 전원.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그 말에 홀로 창을 만지작거리던 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디엘의 우려처럼 오랜만에 만져 보는 창이다. 하지만 창을 만지는 리안의 입가엔 작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에게 창이란 나름의 의미가 크게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의 리안은 손에 무엇을 들고 있든, 들고 있지 않든 큰 의미는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저 상황의 효율에 맞게끔 무기를 선택하는 것일 뿐이다.
창을 다시 막대 형태로 돌린 리안이 고개를 돌려 기동대원들을 보았다.
아이작이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녀석들의 눈빛은 매섭고 날카로웠다.
리안이 기동대원들을 보며 말했다.
“이번 임무는 적의 후미에 있는 식량 창고를 완전히 태우는 것이다.”
분명 바로크 왕국은 단시간에 전쟁을 끝내 버릴 생각으로 강한 공격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녀석들의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을 거다.”
아르티안 왕국의 병사들은 강하다.
이미 만반의 준비를 끝낸 그들을 상대로 단기전을 준비하는 바로크 왕국은 실로 오만하다 할 수 있다.
리안의 말에 기동대원들은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경청했다.
“장기전으로 가게 된다면 녀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식량이다. 그게 없어진다면 그들은 더욱 조급해질 수밖에 없고, 그러면 없던 실수도 나오기 마련이다.”
물론 그 후에도 녀석들의 보급을 끊으면서 계속해서 압박을 주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탈영병이 나오는 것도 시간문제일 테니까.
“처절한 전장에서 배고픔만큼 사기가 떨어지는 것은 없지.”
그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녀석들의 식량 창고 주변으로 현재 많은 경계가 철저하게 세워져 있고, 상당히 적진 안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번 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스피드다. 최대한 빠르게 치고 들어갔다가 나와야 한다.”
그래서 이 작전은 기동대에게 가장 적합한, 아니 오직 기동대만이 할 수 있는 작전이었다.
리안의 말이 끝나자 디엘이 가까이 다가오며 지도를 펼쳤다.
“우선은 식량 창고가 있는 곳과 가장 가까운 거리로 이동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적진을 뚫을 때 최단 거리로 움직여야 하니까요.”
이미 말했던 이야기였지만 다시 한 번 상기시키기 위해 디엘이 말했다.
그리고 지도에서 적의 병력이 있는 옆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곳까지 은밀하게 이동하는 것이 첫 번째 관문입니다. 백 명이긴 해도, 말과 함께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발각될 확률이 큽니다.”
그래서 기동대는 보통 때와는 다른 길로 이동을 해야 했다.
“……후우.”
작전을 듣던 자니엘이 크게 숨을 토했다.
생각보다 첫 번째 단추부터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기동대원들의 표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동해야 하는 장소가 말을 ‘끌고’ 산길을 넘어 적의 후미로 가야 했기 때문이다.
“은밀하게 움직여야 하지만 서둘러야 합니다. 그래야 해가 질 때쯤 도착할 수 있으니까요.”
애로우헤드 부대가 적을 공격하는 시기는 바로 적들이 군대를 물리는 바로 그 시점이어야 한다.
치열한 전투가 끝나고 난 이후 후퇴 명령이 내려지는 그 상황이 적들의 긴장이 가장 느슨해질 때니까 말이다.
리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레이먼과 바루스를 바라보았다.
“나머지 부대원들은 이곳에서 적의 부대를 막아 주십시오.”
“걱정 말게.”
“여긴 걱정 말고 식량 창고나 시원하게 날려 주십시오. 그리고 꼭 모두 무사히 돌아오길 바랍니다.”
바루스의 말에 리안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렸다. 그리고 기동대원들을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전원 이동한다.”
“예―!”
기동대원들이 단단히 기합을 지르며 리안의 뒤를 따라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 * *
채챙―! 서걱―!
“막아! 막으라고!”
“으아아아아아악!”
“피, 피해! 끄아아아아아악!”
전체의 진영으로 본다면 아주 작은 구멍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구멍으로 들어온 적의 칼날은 그야말로 돌풍 그 자체였다.
천 명.
아르티안 왕국의 진형으로 들어온 천 명은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무력으로 병사들을 난도질하며 자신들의 위엄을 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선두에 있는 반.
그는 적의 병사들을 도륙하면서도 차분한 눈빛으로 주변을 살폈다.
‘최대한 성과를 내야 한다.’
고작 병사 몇천 명, 장수 몇 명의 성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윽.
반의 시선이 이윽고 윈더르트의 성벽을 보았다.
저 성벽을 파괴한다면 아버지와 부하들의 목숨을 거래할 수 있을까?
쉬지 않고 검을 휘두르면서도 반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생각을 이어 나갔다.
그에 반이 작게 숨을 토했다.
최소한 녀석들이 내일 전투에서 힘을 쓰기 힘들 정도의 피해를 입혀야 한다면…….
‘조금 멀긴 하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쿠구구구구구구구궁!
갑자기 반의 주변으로 땅이 강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가 옆으로 뻗은 검에 강한 오러의 기운이 맺히기 시작하며 엄청난 기운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에 주변에 있던 아르티안 왕국의 병사들이 기겁하며 소리쳤다.
“오, 오러다! 도망쳐!”
“모두 피해! 최대한 멀리 도망쳐!”
“끄아아아아아아악!”
절대적인 죽음의 선고 앞에 그들은 전의를 상실한 채 도망치기 시작했다.
“흐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반이 크게 소리를 지르며 검을 휘두르려고 하는 순간.
쿠아아아아아앙―!
“……!”
하늘에서 떨어지는 엄청난 힘에 반이 급히 검을 들어 방어했다.
콰아앙!
쿠르르르르르릉―!
“으아아아아아악!”
“자, 잡아줘!”
“으아아아아―!”
강한 오러의 힘에 주변으로 파동이 퍼져 나갔다. 그 파동이 얼마나 강한지, 마치 폭풍처럼 퍼져 나가는 바람에 병사들이 족히 십여 미터는 멀리 튕겨져 날아가 버렸다.
“…….”
반은 자신의 앞에 나타난 남자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낯선 기운.
하지만 그가 누구인지도 알 것만 같았다.
“……멜라디온 왕국인가.”
“으윽, 지독한 놈이로군.”
반의 앞에 나타난 남자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손목을 가볍게 돌렸다.
방금 전 일격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손목이 끊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대단하군, 이제 갓 서른을 넘은 애송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강한 힘을 지니고 있어.”
그의 갑옷에 새겨진 멜라디온 왕국의 문양.
멜라디온 왕국의 마스터, 리셀 디록신 공작이었다.
‘이거…… 난처한데.’
리셀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이 녀석이 자신보다 훨씬 높은 경지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단 일격이었지만, 방금 전 공격으로 리셀의 손바닥이 찢어지며 출혈이 발생했다. 하지만 그에 비해 녀석에겐 어떤 피해도 없어 보였다.
‘마스터라고 해도 다 같은 마스터가 아님을 얘기한 적은 있지만…….’
설마 자신이 밑에 있는 상황이 될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래서 세월이 야속하다고 하는 것인가.
스윽.
리셀이 시선을 돌려 윈더르트의 위쪽에 있는 헤베론을 보았다.
‘여우 같은 늙은이. 전방으로 가 달라고 하더니 이런 괴물을 내게 맡기려고 했던 건가……’
잘못하다간 이 전쟁에서 명줄이 끊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 생길 것 같았다.
“후우…….”
하지만 리셀의 임무는 반을 죽이는 것이 아닌, 막는 것일 뿐.
물론 이것만으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긴 했지만.
“나중에 뜯어낼 것이 많을 것 같군.”
외교 장관이 꽤 바빠질 것 같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한 리셀이 반을 바라보았다.
이 녀석이 다음 세대의 바로크 왕국을 이끌 녀석이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확실하게 밟아 놓는 것이 좋겠지.’
최소한 멜라디온 왕국에 대한 경각심이라도 확실하게 머릿속에 박아 두어야 한다.
“후우…….”
다 늙어서 이런 짓거리를 하게 될 줄이야. 하지만 이내 리셀이 검을 들며 반에게 말했다.
“와라, 바로크 왕국의 왕자여.”
“……멜라디온 왕국의 마스터라.”
툭.
그를 본 반이 말에서 내렸다.
이 정도 상대라면 충분히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부하들의 목숨과 거래를 하기에 말이다.
그에 반이 검을 들며 그를 향해 나지막하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이곳에서 죽게 될 것이다.”
“……빌어먹을.”
진짜로 그런 일이 생길 것 같은 상황에 리셀은 자신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다.
* * *
저 멀리서 해가 지기 시작하며 둘째 날의 결전이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었다.
첫째 날의 전투는 대살상 무기로 인하여 아르티안 왕국이 조금 승기를 가지고 갔다면, 둘째 날의 전투는 반과 그의 친위대로 인하여 바로크 왕국이 승기를 가졌다.
그야말로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의 피해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뿌우우우우우우우―!
후퇴를 알리는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자 바로크 왕국의 군대가 빠르게 물러나기 시작했다.
대규모의 병력이 움직이는 만큼 군대를 뒤로 물리는 데만 하더라도 상당히 시간이 소모가 될 터.
그리고 그 후퇴의 나팔이 울려 퍼지는 순간.
“다들 준비되었나.”
리안의 말에 기동대원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까지 시간을 맞춰 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피로감이 누적되었겠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였다.
리안이 말에 오르며 막대 형태의 창에 마력을 주입했다.
파캉―!
청아한 금속음이 강하게 울려 퍼지자 기동대원들이 비장한 표정으로 검을 들었다.
마치 그 소리가 전장의 시작을 알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빠르게 뒤로 물러서고 있는 바로크 왕국의 병사들을 보며 말했다.
“모두가 오늘의 전투가 끝났다고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 전투의 승자는 바로크 왕국이겠지.”
스윽.
리안이 바로크 왕국의 진영으로 창을 뻗었다.
“하지만 이 둘째 날의 전투 역시 우리의 승리가 됨을 녀석들은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쿠구구구구구궁―!
소리 없는 고함이 기동대 전체에 울려 퍼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격양된 기세가 들끓는 듯 퍼지고 있을 때.
“전군.”
리안의 말과 함께 그 기세가 싸늘하게 가라앉으며 강렬한 위압감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돌격.”
아직 둘째 날의 전투는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