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295)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295화(295/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295)
“……북방이라.”
8만 대군을 이끌며 북쪽으로 진격하고 있던 아펠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는 에르칼을 보며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아주 어린 시절 잠깐 꿈을 꿔 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검을 수련하면 수련할수록 그것이 얼마나 의미 없는 짓임을 깨달았다.
좌우로는 멜라디온 왕국과 바로크 왕국이 자리하고 있었고, 북에선 때마다 흉족들의 공격으로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었다.
특히나 흉족들은 그야말로 생사를 걸고 내려오는 이들이었고, 그 수가 얼마나 많은지 매년 수많은 병사들이 목숨을 잃어야 했다.
막아 내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존재들.
때문에 굳이 풍요로운 왕국 땅을 벗어나 척박한 그들의 땅으로 올라가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녀석은 이미 북쪽 경계를 넘어 에르칼을 차지하였고, 그 광활한 북방의 땅을 모두 차지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애초부터 그릇의 크기가 다른 것인가.
뭔가 입안이 까끌거리는 듯했지만, 어느덧 아펠과 그가 이끄는 군대는 에르칼의 협곡 안으로 진입하였다.
그리고 마중 나온 리안과 애로우헤드 부대의 간부들을 보았다.
말에서 내린 아펠이 리안에게 다가갔다.
“아펠 반스트리올이 왕국의 공작, 리안 아델란트 님을 뵙습니다.”
“이것 참, 낯설군.”
공작의 작위를 받은 리안에게 깍듯하게 예를 표하는 아펠.
그런 그의 모습에 리안이 조금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오랜만에 만난 전우와도 같은 아펠에게 이런 인사를 받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리안이 말에서 내리며 아펠에게 다가갔다.
“이 먼 북쪽 땅까지 오느라 고생했다, 아펠.”
리안이 아펠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에 아펠이 물끄러미 그의 손을 바라보더니 이내 피식 웃으며 악수하며 말했다.
“이런 계획을 준비 중일 줄은 몰랐습니다.”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일이야. 그저 실현시킬 기회가 없었을 뿐이지.”
아르티안 왕국은 동쪽과 서쪽 그리고 북쪽 삼면에서 언제나 압박을 받는 입장이지 않은가.
하지만 이제 양옆의 압박이 사라진 이상 오로지 북쪽에만 집중을 할 수 있었다.
리안이 아펠에게 말했다.
“일단 들어가지.”
“예.”
그리고 아펠과 그의 군대가 에르칼로 들어오자, 에르칼은 그야말로 한순간에 터질 듯 북적이기 시작했다.
싸늘한 냉기만이 가득한 에르칼에 뭔가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느낌이었다.
회의실로 들어온 리안은 곧장 간부들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제드론.”
“예, 이번 회의의 진행을 맡게 된 제드론입니다. 우선 이곳을 봐 주십시오.”
제드론은 기존의 북쪽 지도에서 이번 정찰을 통해 파악한 지형까지 추가한 지도를 벽면에 붙였다.
그리고 기다란 막대로 한 곳을 찍었다.
“이곳이 현재 에르칼이며, 우리가 1차 목표로 하는 곳은…….”
스윽.
막대가 왼쪽 상단으로 이동했다.
“이곳, 바세나르토입니다.”
바세나르토는 북쪽 전체 지형으로 본다면 거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곳이다.
그렇기에 에르칼을 중심으로 서북쪽 지역을 장악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었다.
“그리고 이곳의 점을 보시면 앞으로 우리가 목표로 세운 지역을 번호로 세운 곳입니다. 제한된 시간 내에 지형을 파악하기 위해 전부 알 수는 없었지만, 현재로썬 3곳의 목표 지점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1번 타깃인 바세나르토를 지나면 막힘없이 2번까지 쭉 이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바세나르토는 성벽 자체가 높지 않고 병력이 많아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때문에 바세나르토를 점령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듯합니다.”
다만…… 문제가 한 가지 있다면.
“바세나르토의 주변으로 제법 많은 흉족 부족들이 자리하고 있어 그들을 빠르게 제압하지 못한다면 주변의 흉족들이 모두 바세나르토로 몰려올 수 있다는 점이지요.”
예전 에르칼을 점령할 때와 비슷한 환경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에르칼은 그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뚫기가 어려운 요새였다는 점이랄까?
단순히 난이도로 본다면 에르칼보다는 훨씬 취약하다 할 수 있었다.
“그럼 그냥 군대를 이끌고 한 번에 처리하면 되지 않나?”
“그것도 방법이긴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두 번째 목적지로 하고 있는 이칼룬드가 방어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게 되어 다음 전투가 용이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흐음…….”
제드론의 말에 다른 간부들이 낮게 숨을 토했다.
결국은 바세나르토를 최대한 빠르게 점령해야 두 번째 목적지인 이칼룬드의 전투가 쉬워진다는 점이다.
리안이 물었다.
“그래서 네 판단은?”
“소수 병력을 구성하여 이곳을 건너는 것입니다.”
제드론이 막대로 가리킨 곳은 강이었다.
그에 아펠이 그를 보며 물었다.
“강을 건넌다는 건가?”
“예, 맞습니다. 하지만 지도상에는 강으로 나와 있지만, 이곳의 강은 언제나 얼어 있어 그냥 위를 지나갈 수 있습니다.”
“흐음.”
그런 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다만.
“완전히 얼어 있지 않다면 건너다가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을 텐데.”
아펠의 말에 제드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지적이십니다. 그래서 정찰대 인원과 함께 강을 건너가 보았습니다. 아펠 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군데군데 위험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제가 제안드리는 작전은 소수의 특별 부대를 편성하여 갑옷을 벗고 강을 건너는 것입니다.”
“갑옷을 벗고?”
핸드릭이 반문했다.
이 추운 날씨에서 갑옷을 벗고 이동한다면 그건, 그거 나름대로 문제가 되지 않나?
하지만 그에 리안이 디엘을 보며 물었다.
“가죽으로 덧댄 털옷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그 정도면 무게는 가벼울 것 같습니다. 아델슨 님이 준비해 준 방한복 중에 가벼운 것들도 있으니까요.”
디엘의 말에 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제드론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소수 정예가 가벼운 차림으로 바세나르토로 이동하여 공격하고, 그사이 군대는 강을 돌아서 진격을 하자는 건가?”
“정확합니다.”
제드론이 옅은 미소를 짓자 리안이 피식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리안이 제드론에게 말했다.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작전인지는 말한 네가 더 잘 알고 있겠지?”
“예, 하지만 우리 부대이기에 가능한 작전이라 생각합니다.”
제드론의 말에 다른 간부들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웃음을 터트렸다.
“이 작전에 너도 들어가야 하니까 각오하라고.”
플로랑의 말에 제드론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에 리안이 다른 간부들을 보며 말했다.
“혹시 다른 의견 있는 사람?”
“저도 제드론 천인장의 작전에 동의합니다. 난이도가 있긴 하지만 가장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저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물론 제드론도 반드시 데리고 가야 하고요.”
그 말에 다른 이들이 낄낄거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제드론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오러를 사용할 수 있는 인원들로 특별 부대를 꾸린다. 그리고 제드론은 안내자로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리안이 디엘에게 말하자 디엘이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이윽고 디엘은 빠르게 명단을 작성하며 리안에게 건넸다.
대부분 천인장 이상의 부대원들이었다.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물론, 네가 도와준다면 아주 큰 힘이 될 거야.”
리안은 아펠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 무력으로 따진다면 이 자리에 있는 이들 모두를 줄 세워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아펠이니까 말이다.
리안은 디엘이 준 명단을 보았다.
리안, 아이작, 플로랑, 디아날 그리고 안내를 위한 제드론과 세무트가 있었고 핸드릭, 애런, 폴크 등 천인장들이 자리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들어간 아펠.
명단이 꾸려지자 리안이 그들을 보며 발표했다. 하지만 그때.
“저도 오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함께하고 싶습니다.”
헤릴다가 손을 들며 리안에게 말했다.
그에 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함께 간다.”
하지만 그 순간.
“아니, 부대장님! 저희는 왜 빼는 겁니까!”
“어우―!”
카일의 외침에 옆에 있던 아르투르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그에 리안이 디엘을 슬쩍 쳐다보았다.
디엘이 말했다.
“두 분은 무겁지 않습니까. 자칫 건너다가 강의 얼음이 부서질 수 있으니 이번 작전에선 제외입니다.”
“……그렇다는군.”
리안이 말을 거들자 카일과 아르투르가 입을 꾹 다물며 콧김을 거칠게 내뱉었다.
화가 나긴 하지만 마땅히 반박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최근엔 살이 조금 빠졌는데.”
그래 봐야 거대한 호수에서 한 바가지 물을 퍼낸 정도 수준이지만.
카일의 투덜거림에 다른 이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이내.
“카일과 아르투르는 디엘과 함께 병력을 이끌고 와라. 그 전에 우리가 바세나르토의 성문을 개방할 테니까.”
“쯧…… 도착하기 전에 이미 다 끝나 있을 것 같으니 그러지요.”
바로크 왕국과의 전쟁이 끝난 이후 리안의 경지에 대해 새로운 정립이 있었다.
마스터를 뛰어넘은 마스터.
그랜드 마스터라고 말이다.
그랜드 마스터 한 명의 전력은 가히 왕국의 총전력과 맞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하다.
그런데 그런 리안 한 명만이 아닌 다른 마스터와 더불어 오러 상급 유저들이 십여 명…….
흉족 놈들이 전부 몰려오지 않는 이상 이들을 막아 낸다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카일의 말에 어느덧 옆으로 다가온 제라드가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기운 내라고, 우리가 활약할 순간도 있을 테니까.”
이제 북방 정벌의 첫발일 뿐이다.
제라드의 말에 카일이 코웃음을 쳤다.
“흥, 누가 이딴 걸로 처질 것 같나? 이래 봬도 명예 귀족인 카일 님이시다.”
“아, 예.”
제라드가 이내 고개를 돌리며 건성으로 대답했다.
그에 카일이 발광하며 회의실의 분위기가 떠들썩해지며 다른 이들의 입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에 리안이 그들을 보며 말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다들 정신 바짝 차리고 움직여라.”
“알겠습니다!”
북방에서의 첫 전투.
이내 소수 정예로 이루어진 특별 부대가 털옷을 걸치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 *
휘이이이이잉―!
어느 북쪽 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바세나르토는 살을 베는 듯한 칼바람이 일 년 내내 몰아치는 곳이었다.
살점이 떨어져 나갈 것만 같은 아린 추위 속에 바세나르토의 성벽을 지키던 흉족이 멀리 보이는 강을 바라보았다.
일 년에 몇 번, 따듯한 햇살이 내리쬘 때를 제외하고 항상 얼어붙은 강이지만, 그래도 바세나르토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강이었다.
“뭐 하고 있나?”
그때 동료인 셀바크가 그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뭐야, 저 얼어붙은 땅덩이만 계속 보고 있는 거야?”
“흐흐, 저쪽으로 혹시 적이 넘어올 수도 있잖아?”
“적? 크하하하하하하.”
셀바크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여긴 데미안 님의 가호가 있는 곳인데 누가 쳐들어온다는 거야. 뭐, 왕국 놈들?”
몇 년 전 에르칼이 왕국 놈들에게 점령당한 뒤 너무 예민해져 버린 동료의 모습에 셀바크가 그의 가슴을 툭 때렸다.
“여긴 데미안 님의 땅이다. 감히 왕국 놈들이 올 만한 곳이 아니야.”
“……그건 그렇지.”
언제부터 자신들이 이런 경계를 섰다고.
그가 입꼬리를 비틀며 웃자, 셀바크가 말했다.
“가자고, 피아크 놈이 제법 실한 노루를 잡아 왔다니까. 궁둥이 살이라도 얻어먹으려면 서둘러야 해.”
“크으, 술도 한잔했으면 하는데.”
“흐흐, 준비해 놨으니 어서 가자고.”
이윽고 두 사람이 이동하자.
저벅.
한기로 가득한 연기 저편으로 검은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