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320)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320화 (완결)(320/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마지막 회)
저벅저벅.
궁에서 나오는 리안을 보며 기다리고 있던 디엘이 다가왔다.
“얘기는 잘 끝나셨습니까?”
벌써부터 결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디엘의 눈동자가 초롱초롱했다.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그녀의 눈빛에도 리안은 그저 담담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앞으로 북부 쪽으로 영지민을 이주하면서 세금 감면과 더불어 많은 물자를 지원해 주시기로 했다.”
“저, 정말로 세금을 감면해 준다는 겁니까? 얼마나요?”
“영지민들이 수확하는 부분의 10%만 받기로 결정을 내렸다.”
“10%요?”
디엘이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다.
세금이란 것은 영지를 운영하는 귀족에게 있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자원이니까 말이다.
아무리 세금을 적게 받는다 하더라도 대부분이 30%~40%를 받는다.
심한 곳은 70%까지 세금으로 착취하는 곳도 있었다.
그런데 세금을 고작 10%를 받는다는 건, 사실상 영지의 최소 운영비만 걷겠다는 뜻이다.
“확정된 겁니까?”
“응, 확정된 사항이야. 바뀔 여지는 없어.”
“……대체 무슨 마법을 부리신 겁니까?”
디엘의 말에 리안이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에 디엘이 말했다.
“그렇게만 된다면 정말 많은 이들이 이주를 택할 것입니다. 전하께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귀족들의 반발이 엄청났을 겁니다.”
“북쪽 땅이 아직 그 누구에게도 정해지지 않은 땅이니까. 그 조건으로 영지를 나누어 주는 방식으로 귀족들을 우선순위로 임명하실 것 같다.”
“혹시 한 1년 정도 있다가 바로 올리는 건 아니죠?”
“7년. 그 기한도 약속이 되었고, 이후에 올린다 하더라도 최대 40% 이상은 올릴 수 없도록 못을 박는다고 하시더군.”
“……그렇군요.”
7년이면 생각 이상으로 긴 시간이다.
그 시간이라면 이주한 영지민이 풍족하게 살 수 있는 기반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이후에도 최대 40%라면 그 후손들까지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디엘은 또다시 말도 안 되는 업적을 만들어 낸 리안을 보며 존경의 눈빛을 마구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 눈빛에 리안이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그만 쳐다봐. 그리고…… 나는 잠깐 어디를 좀 다녀올 테니, 너도 기다리지 말고 볼일을 보라고.”
“어디를 가십니까?”
“세일라 백작님을 만나러.”
수도까지 왔는데 그녀를 만나지 않았다간 나중에 경을 칠 것이 분명하다.
리안의 말에 디엘이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도 오랜만에 수도를 좀 둘러보겠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나는 경우는 드무니까요.”
“내일 아침 아델란트로 출발할 테니 준비해 두도록.”
“알겠습니다.”
디엘이 웃으며 몸을 돌리자, 리안도 곧장 세일라의 저택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어서 오십시오, 리안 공작님.”
리안이 저택으로 방문하자 세일라는 기다렸다는 듯 환하게 웃으며 리안을 반겼다.
사실 수도에 오기 전, 미리 서신을 보내 두었기에 그녀와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세일라가 리안에게 악수를 청하자, 리안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하하,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원정을 축하드립니다, 공작님.”
“……세일라 님께 존댓말을 들으니 많이 어색하군요.”
“익숙해지셔야지요.”
장난스레 웃음을 터트리며 응접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오랜만에 그녀가 탄 향긋한 차를 대접받을 수 있었다.
“폐하를 만났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얘기는 잘 되셨습니까?”
자리에 앉자마자 세일라가 리안에게 물었다. 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폐하께서 흔쾌히 승낙해 주신 덕분에 얘기도 빨리 끝났습니다.”
“이주에 관련된 일이지요?”
“이미 다 알고 계시는군요.”
“전부터 논의를 했던 문제였으니까요. 사실 공작님께서 북쪽으로 정벌을 하러 떠났을 때, 그 누구도 실패할 거라 생각을 하지 않았거든요.”
때문에 그 이후에 발생될 수 있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많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주와 관련된 내용 역시 그중 하나였다. 게다가.
“공작님이라면 그 문제에 대해 반드시 집을 거라 예상하고 있었지요. 후후후.”
“……저에 대해 너무 잘 아시는 것 같습니다.”
“공작님을 알고 지낸 세월이 몇 년입니까. 그 정도는 예상할 수 있지요.”
세일라가 씩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부탁은 그거 하나였습니까?”
세일라의 이어지는 물음에 리안이 잠깐 멈칫했다. 하지만 이내 묘한 미소를 지으며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사실 디엘에겐 말하지 않았는데, 한 가지 더 부탁한 것이 있습니다.”
“호오, 공작님이요? 무슨 부탁을 했는지 궁금하군요.”
“별거 아닙니다. 그냥…… 바로크 왕국 영토로 있던 땅 일부를 제게 달라고 했습니다.”
“……땅을요?”
세일라가 의외라는 듯한 표정으로 리안을 바라보았다.
좀처럼 평소 그의 행실로 보아 예상할 수 없는 요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일라의 물음에 리안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 제겐 의미가 있는 곳이라서요.”
리안은 아주 오래전, 그때의 기억을 돌이켜 보았다.
뭔가 아련한 듯한 눈빛.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깊은 감정이 담긴 듯한 리안의 표정에 세일라가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리안에게 말했다.
“바로크 왕국의 영토였던 곳이 의미가 있다라…… 하지만 지금 리안 님의 표정을 보아하니 상당히 큰 의미가 있는 곳인 듯하군요.”
“예.”
리안이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에 세일라가 작게 웃음을 터트리곤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보다 북방으로 갔던 일에 대해 좀 설명을 해 주십시오. 아무리 공작님이라 해도 쉽지는 않았을 거 아닙니까.”
“하하, 죽을 뻔했었지요.”
리안은 북방에서 있었던 일들을 세일라에게 하나씩 풀어냈다.
제법 긴 이야기였지만, 리안의 말에 세일라는 밤이 새는 줄도 모르고 그와 대화를 나누었다.
아주 오랜만에 만난 전우이자, 친우이자, 동료인 그와의 대화는 그 어떤 시간보다 즐거웠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밤이 새도록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은 이윽고 아침이 되어서야 이야기를 끝낼 수 있었다.
“이것 참. 손님에게 편한 잠자리조차 제공해 주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조금 주무시고 가시겠습니까?”
“그러고 싶지만 디엘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군요. 잠은 아델란트로 가는 마차 안에서 조금 자겠습니다.”
“크크크크큭, 소문은 내지 말아 주십시오. 공작님을 재우지 않고 보냈다는 소문이 돌면 난처해질 수 있으니까요.”
“이런 농담도 하시는군요.”
“나이가 드니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세일라가 능청스럽게 대답하며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즐거웠습니다.”
“……저도 즐거웠습니다.”
그녀의 손을 잡으며 악수를 한 리안은 그대로 몸을 돌려 디엘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그에 돌아온 리안을 본 디엘이 말했다.
“뭔가…… 즐거워 보이십니다, 리안 님.”
“응,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의 예전 모습을 알고 있던 사람과의 대화는 참으로 즐거웠다.
특히나 세일라처럼 오랫동안 깊게 알고 지낸 사람과는 더더욱.
리안은 곧장 마차에 오르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왠지 다시 수도에 오는 날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흐른 뒤일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묘한 아쉬움과 여운이 남았기 때문이다.
스윽.
그리고 달리던 마차의 밖을 보던 리안은 그 풍경들을 눈에 담았다.
이곳에서 있었던 지난 일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잊을 수 없는 기억들 그리고 추억들.
그것들을 하나씩 정리하다 보니 어느덧 아델란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리안은 또다시 간부들과 회의를 열었다.
“준비는 다 됐나?”
“이미 다 끝냈습니다. 이제 떠나기만 하면 됩니다.”
“북쪽으로 서신도 보내 놨습니다. 저희만 출발하면 그쪽에서도 곧장 움직일 겁니다.”
“그런가.”
간부들의 말에 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가 전부 다 끝났다면 지체할 이유는 없다.
“그럼 출발하지.”
“예―!”
우선은 에르칼로 이동하는데, 그곳에서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을 키울 농부들과 더불어 텐카쿠의 부족이 함께 이동하기로 했다.
그리고 에르칼에서 바쿤타와 타마쿤타를 다시 만나기로 한 것이다.
리안이 에르칼에 도착하자 이미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바쿤타와 타마쿤타가 리안을 반겼다.
“기다리고 있었다, 리안.”
“정말 서신에 적힌 것처럼 그러한 작물 재배가 가능한가?”
녀석들은 앞서 받은 서신의 내용으로 제법 흥분을 했는지 연신 리안을 보며 질문을 퍼부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리안이 피식 웃으며 이내 기술을 전수할 농부들을 소개했다.
“앞으로 이들이 너희들의 선생님이 될 사람들이다. 절대 홀대하지 말고 공경하며 지극히 모시도록.”
“걱정 마라,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우선시 할 테니.”
“나도 물론이다.”
바쿤타와 타마쿤타의 대답으로 회의는 빠르게 진행이 되었다.
첫 수확이기 때문에 1년을 지켜보아야 한다는 그들의 말에 리안 역시 에르칼에 1년 동안은 남기로 했다.
에르칼을 중심으로 서부와 동부의 지역을 돌아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그에 함께 따라온 디엘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리안에게 말했다.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물론. 지금은 내가 있어야 이곳의 질서가 유지된다. 바쿤타와 타마쿤타가 말은 하고 있지 않았지만, 아직 내부에서 반발하고 있는 이들이 분명 있을 터. 이 1년 사이에 그것들을 확실하게 찍어 없어야 해.”
“……알겠습니다.”
리안의 말에 디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때.
“저도 함께 남겠습니다.”
“……?”
“예?”
함께 있던 아이작의 말에 디엘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굳이 아이작까지 이곳에 남을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저도 이곳에 남아 리안 님을 돕겠습니다.”
“그럴 필요는 없…….”
“남겠습니다.”
리안의 말이 끝나기도 전, 아이작이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에 리안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좋을 대로. 나중에 돌아가고 싶다고 해도 그땐 소용없어.”
“흐흐, 걱정 마십시오.”
평생을 동경하며 존경하고 따랐던 리안의 마지막 여정이다.
그 여정의 마침표까지 확실하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아이작은 남기로 한 것이다.
그런 아이작의 마음을 알기에 리안 역시 수락을 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드넓은 북쪽 땅에 새로운 작물 재배의 기술이 전수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성공한다면 북쪽에 제대로 된 영지를 만들 수 있고, 영지민이 북쪽으로 이주하여 완전히 왕국의 땅으로 통일을 할 수가 있게 된다.
많은 이들의 걱정을 안고, 계획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어느덧 1년이 흘렀다.
* * *
“돼, 됐다! 됐어!”
“TJDRHD―! ZNDJDN―!(성공이다! 해냈어!)”
성공적으로 작물 수확에 성공한 왕국의 농부들과 흉족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함성을 질렀다.
처음엔 다소 경계 어린 시선으로 보던 그들이었지만, 1년 동안 함께 동고동락하며 가족과도 같은 사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리안 님!”
“……들었다, 아이작.”
이 기쁜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 주고자 달려온 아이작을 보며 리안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제…… 이곳에서의 생활도 끝이구나.
리안이 아이작을 보며 말했다.
“우리도 돌아가자, 집으로.”
“……예!”
이제 북측으로 영지민들이 이동하고, 영지가 건설된다면…….
‘비로소 진정한 대륙의 통일이라 할 수 있게 되는 건가.’
언제부터인지도 모를 어린 시절부터 꿈꿔 왔던 대장군.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대륙을 호령하며 통일시키는 꿈을 드디어 이루게 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리안은 그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 * *
에필로그
저벅저벅.
그 누구와 함께하지 않고 오직 혼자서 그 길을 걸었다.
벌써 이십 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바로 어제 있었던 것처럼 생생하게 기억이 떠올랐다.
이 길, 이 숲, 그리고 이곳을 감싸는 공기와 마력들까지.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리안의 손에는 한 병의 술병이 쥐어져 있었다.
그때와는 달리 말끔한 모습으로 이 길을 걷고 있던 리안은 어느 한 굵직한 나무를 보았다.
분명하다. 이 나무다.
“……이렇게 기억이 생생하게 날 줄은 몰랐는데.”
그때의 피 냄새까지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러다 문득.
“그러고 보니 에런이란 놈을 잡아서 족치려고 했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이미 전쟁에서 뒤진 후라 찾을 수 없었다.
정말 그 새끼 때문에 고생한 것만 생각하면…….
“크크크크크크크큭.”
어깨를 들썩이며 웃음을 터트리던 리안이 이윽고 들고 있던 술병의 마개를 열었다. 그리고, 꿀꺽, 꿀꺽, 꿀꺽.
평소 술은 거의 마시지 않는 리안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참을 수 없었다.
이윽고 남은 술을 나무 아래 부으며 말했다.
“이 정도면 편하게 눈을 감아도 될 것 같다. 네가 원하던 건 전부 다 이루었으니까 말이야.”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
그 말을 내뱉는 리안의 눈빛은 참으로 아련하면서도 씁쓸했다.
하지만 이내 술을 전부 부어 낸 리안은 한동안 자리에 서 있다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이제는…….
“아, 그러고 보니.”
아직 한 가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다.
바로 스승님이 있던 동방의 나라.
그곳엔 스승님만큼 뛰어난 활 솜씨를 가진 이가 또 있을까……?
“더 늦기 전에 가 봐야 할 것 같네.”
돌아서는 리안의 눈빛이 다시금 날카롭게 번뜩이기 시작했다.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마칩니다
작가 후기
안녕하세요, 작가 신율입니다.
2023년 초에 시작된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이 이렇게 결말을 맺었습니다.
끝까지 함께해 주신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귀한 시간 쪼개어 함께해 준 독자님들이 있었기에, 이 글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작품도 잘 준비하여 돌아오겠습니다.
그동안 하는 일 모두 잘되시길 바라며, 조금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