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36)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36화(36/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36)
“언제 시작하는 거야?”
“어휴, 좀 빨리 시작하지. 별것도 없을 거 같은데.”
애로우헤드의 지원으로 인해 수련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지원자들이 한마디씩 내뱉었다.
제법 군 경력이 되는 이들도 있었지만, 상당히 어린 소년들도 있었다.
제각각 생각을 하는 것은 달랐지만, 최소한 불평을 터트리고 있는 이들의 생각은 비슷한 것 같았다.
“흐흐, 여기 부대장이 14살이라지?”
“부부대장은 13살이랍니다. 당최 이게 군대인지 꼬마들 전쟁놀이를 하는 건지.”
“그냥 갈터 님이 후딱 먹고 지휘하시죠. 부부대장이 되고 나서도 그깟 14살짜리 부대장 따위, 뭐 무서워할 게 있습니까?”
“맞습니다. 저희가 전부 갈터 님만 지지할 텐데, 제깟 놈이 부대장이라고 어깨에 힘주면 무시해 버리면 그만이죠.”
갈터는 군에 입대한 지 10년이 넘는 나름 베테랑 분대장이었다.
분대장이라곤 하나 계급으로 따진다면 사실상 소대장급이라 봐도 무방했다.
다만 상사에 대한 명령 불복종과 더불어 크고 작은 사건으로 인하여 분대장으로 남아 있었을 뿐이다.
‘이번에 확실하게 올라갈 수 있는 기회다.’
분대원들의 말처럼 애로우헤드 부대의 부부대장이 되어 분대원들과 함께 들어갈 수 있다면, 애로우헤드 내부에서 확실한 세력을 만들 수 있다.
‘그 후에 세력을 더 키워서 부대장보다는 내 입김이 더 큰 부대로 만들면 된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실질적으로 애로우헤드 부대를 운영하는 것은 바로 자신이 될 터.
“흐흐흐, 어서 시작해라.”
그리고 고대하던 면접이 시작됐다.
면접이라고 해야 거창한 것은 없었다.
자신의 특기를 간단히 테스트 한 이후 애로우헤드 부대에 들어오려는 이유를 물어보는 것이 끝이었다.
특별한 특기가 없는 이들은 왕국 창술을 기본으로 했다.
그리고 열 명 정도가 면접을 보고 나가자, 갈터의 이름이 호명됐다.
“힘내십시오, 분대장님!”
“아예 박살 내 버리십시오!”
분대원들의 응원과 함께 갈터가 수련장 안으로 들어갔다.
“4군단 소속의 갈터요.”
“흐음, 군 경력이 제법 되시군요. 애로우헤드 부대에 들어오려고 하는 이유가 뭐죠?”
“저의 경험이 애로우헤드 부대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
순간 지원서를 보고 있던 리안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옆에 서 있던 브랜트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갈터를 보았다.
하지만 갈터는 자신의 속내를 숨길 생각이 없었다.
‘쯧, 여기 있는 놈들 전부 하나같이 별 볼 일 없군.’
쭉정이에 자기 가슴팍까지 오지 않는 꼬마도 있었고,
‘저놈은 힘 꽤나 쓰겠군.’
몇 명은 제법 쓸 만해 보이는 놈들도 있었지만, 전투는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노련한 경험과 기술이 합해졌을 때 진짜 ‘강함’이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이곳에 있는 녀석들 중 자신보다 뛰어난 놈들은 없다’가 갈터의 생각이었다.
갈터가 얘기했다.
“제가 애로우헤드 부대에 들어간다면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울 수 있습니다. 전술과 전투력 부분에서 말이죠. 그리고 제가 데리고 있는 분대원들이 들어온다면 초반에 합이 맞지 않는 부분도 어느 정도 개선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고는 리안의 주변에 서 있는 이들을 보고는 물었다.
“이 부대의 부부대장이 누구지요?”
“그건 왜 묻지?”
“제가 애로우헤드 부대에 들어간다면 부부대장이 되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부부대장은 부대장을 가장 최측근에서 도와야 하는데 강하면서도 경험이 많은 이가 되어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갈터의 말에 리안의 표정이 굳었다.
어느덧 그의 옆에 서 있던 아이작의 눈빛도 차갑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리안이 갈터에게 말했다.
“그 말이 굉장히 무례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나?”
“그래도 좋은 부대를 만들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욱 성장하기 위해선 성장통은 어쩔 수 없는 법이니까요.”
이죽거리듯 입꼬리를 올리는 갈터를 보며 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경험과 강함. 중요하지, 틀린 말은 아니야. 하지만 그대가 애로우헤드 부대의 부부대장보다 강하다고 자신할 수 있나?”
“이 자리에서 증명하면 되지 않습니까? 설마 한 부대의 부부대장이 도전을 피하는 겁쟁이는 아니겠지요?”
“…….”
리안은 옆에 서 있던 아이작을 보았다.
아이작은 당장이라도 싸우겠다는 듯 강렬한 투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리안이 브랜트를 보며 말했다.
“브랜트.”
“알겠습니다.”
브랜트가 대기자들이 있는 수련장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갑자기 브랜트가 나가자 갈터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내 브랜트를 따라 이십 명이 넘는 지원자가 수련장 안으로 들어왔다.
갈터가 살짝 표정을 찌푸리며 리안을 보았다.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여기 있는 지원자들은 모두 부부대장이 되길 원하는 자들이다. 맞나?”
리안은 갈터의 물음을 무시한 채 줄지어 선 지원자들을 보며 말했다.
“만약 잘못 알고 들어온 자가 있으면 지금이라도 나가면 된다. 다시 한 번 묻는다. 이곳에 서 있는 지원자들은 모두 애로우헤드 부대의 부부대장 혹은 그와 흡사한 간부 자리를 원하는 자들이다. 맞나?”
“맞소.”
누군가의 말에 다들 경계심 가득한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설마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이곳을 찾은 이들이 이만큼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리안은 그런 것은 상관없다는 듯 나지막하게 말했다.
“아이작.”
“예, 부대장님.”
“네 자리를 노리는 자들이다. 네 스스로 너를 증명해라.”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굉장히 사무적인 말투였지만 목소리는 차분했다. 하지만 그랬기에 아이작을 알고 있는 부대원들은 더욱 소름이 돋았다.
‘지, 진짜 화났어.’
‘저 새끼…… 눈깔 돌아갔다.’
‘……신이시여, 오늘 그대의 어리석은 어린양들이 올라갑니다.’
부대원들은 제각각 속으로 지금의 분위기를 파악했다.
아이작이 두 자루의 목검을 들고 대련장 위로 올라가자, 리안이 갈터를 보며 말했다.
“원하는 무기를 들고 올라가라.”
“시원시원하니 좋군요.”
갈터가 대련장으로 올라가며 아이작을 보았다. 그러고는 슬쩍 리안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말했다.
“그런데 내가 현 부부대장을 이기면 어떻게 됩니까? 이긴 후에 이 뒤에 지원자들과 전부 싸워야 합니까?”
“그럴 필요 없다. 누구든 아이작을 가장 먼저 쓰러트리는 자가 부부대장이 될 테니까.”
“뭐?”
“아니,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갑자기 대련장 아래에 있던 지원자들이 거세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딱 봐도 그저 인맥으로 부부대장이 된 것만 같이 아이작은 약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면 먼저 싸우는 갈터가 무조건 유리하지 않은가.
그 순간,
“조용!”
목소리에 마력을 실은 리안이 크게 소리쳤다.
마치 천둥 번개가 내리꽂히는 것처럼 엄청난 외침에 수련장 내부가 조용하다 못해 고요해졌다.
조금 전까지 소리를 지르던 지원자들은 입을 벌린 채 그저 뻐끔거릴 뿐이었다.
“그런 불만은 첫 번째 대련이 끝난 후에 해도 늦지 않으니까 정숙해라. 지금 너희들이 해야 하는 건 어떻게든 아이작의 동작 하나라도 더 보는 것이니까.”
그리고 리안이 브랜트를 쳐다보았다.
브랜트가 대련장 위로 올라가 아이작과 갈터의 중심에 섰다.
“승패는 전투 불능이 되거나 혹은 항복을 선언하는 즉시 끝난다. 대련인 만큼 눈 혹은 사타구니를 공격하는 것은 금지한다.”
그러고는 아이작과 갈터를 쳐다보았다.
두 사람 모두 고개를 끄덕였고,
“얼른 시작하시죠.”
갈터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에 브랜트는 뒤로 물러서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시작.”
“크크크큭, 너무 애석하게 생각하지 마쇼. 그래도 내가 부부대장이 되면 같은 부대원이 되는 거니까.”
“…….”
“그럼 살살할 테니…… 조심하시오!”
쉐엑!
갈터가 순간적으로 앞으로 튀어나오며 들고 있던 검으로 아이작을 향해 휘둘렀다.
횡으로 휘둘러지는 검이 제법 빠르면서도 깔끔한 경로로 뻗어 나갔다.
나름대로 자신감을 가질 만한 수준이라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어?”
검을 휘두르는 순간 분명 눈앞에 있던 아이작이 사라졌다.
갈터가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분명 눈앞에 있던 꼬맹이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거지?
갈터의 고개가 양쪽으로 두 번이 채 돌아가기 전이었다.
뻑-!
“커억!”
갑자기 왼쪽 무릎 뒤가 끊어지는 듯한 고통에 갈터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순간적으로 다리가 사라진 것처럼 힘이 빠졌기 때문이다.
“자신감만큼 실력은 따라 주지 않는 것 같네.”
“뭐라…….”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갈터가 중얼거리듯 말했지만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퍼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갈터의 관자놀이로 목검이 강타했다.
“…….”
순간 수련장 전체에 또다시 침묵이 흘렀다.
쓰러진 갈터는 일어나질 못한 채 그저 몸을 부르르 떨 뿐이었다.
아이작은 완전히 기절해 버린 갈터를 힐끔 쳐다보고는 대련장 아래에 있는 지원자들을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다음.”
* * *
3대대장인 텔폰은 자신의 대대에서 만들어진 애로우헤드 부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그의 얼굴이 떠오른 것이다.
“애로우헤드 부대가 지원자들을 받고 있다고?”
“예, 그런데 특이하게도 상당히 많은 지원자들이 몰린 것 같습니다.”
“지원자가 많다라…… 크큭, 생각이야 뻔하지. 어떻게든 한번 먹어 보겠다고 달려드는 거 아니겠어?”
“그런 의도가 다분한 듯합니다.”
“크크큭, 그런데 그게 가능할는지 모르겠네.”
보좌관의 대답에 텔폰이 웃음을 터트렸다.
갑자기 리안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딱 한 번뿐이긴 했지만, 뭔가 이상한 느낌을 주는 녀석이었다.
그 앳된 얼굴과는 달리 이상하게 오래된 베테랑의 느낌이 풍겼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어떻게 될 거라는 건 장담할 수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쉽게 생각하고 갔던 놈들은 지금쯤 곤욕을 치르고 있겠네.’
* * *
“끄윽…… 끅…….”
“윽…… 다, 다리가 부러진 것 같아.”
수련장의 안은 그야말로 환자들 천지였다.
최소 사지 중 한 군데 부러진 녀석들이 태반이었고, 그중 절반은 정신을 잃고 아직까지 깨어나고 있지 못했다.
“다음.”
“나, 난 포기하겠다.”
“저도 지원을 포기하겠습니다!”
그리고 남아 있던 다섯 명은 줄지어 지원을 포기했다.
녀석이 지쳤다고 생각해서 어떻게든 들이박아 볼 생각이었지만, 그것조차 헛된 생각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은 지원자들이 모두 포기하자 아이작이 시선을 돌려 리안을 보았다.
리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고생했다.”
“별거 아니었습니다.”
아이작의 말에 리안은 씰룩이는 입술을 간신히 억누른 채 카일을 보았다.
전부 다 치우라는 뜻이다.
이내 카일과 아르투르를 필두로 부대원들이 나서 쓰러져 있던 녀석들을 모두 수련장 바깥으로 내보냈다.
다친 것 때문에 비난하는 녀석들도 있겠지만 스스로 자초한 결과니 어쩌겠는가.
다만 이제부터라도 이런 귀찮은 상황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브랜트, 이번 일을 최대한 소문내. 어차피 우리 부대 일 자체가 이슈가 되고 있으니 금방 퍼질 거야.”
“이번 일로 불이익을 받지는 않겠죠……?”
정당한 대결이라 해도 거의 스무 명에 가까운 지원자들을 박살 내 놓은 상태다.
심한 녀석들은 두어 달 정도 병원에 누워 있어야 했고.
브랜트의 염려에 리안이 고개를 저었다.
“전혀. 오히려 우리 부부대장의 실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는데?”
“……죄송합니다.”
리안은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이작을 보며 말했다.
리안의 말에 아이작이 다시 사죄했다.
감정 컨트롤을 한다고 했지만, 너무 손속이 과했던 것 같았기 때문이다.
리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보여 줄 땐 확실하게 보여 줘야 해. 어설프게 넘어갔다간 똑같은 일이 반복되니까.”
그리고 방금 대련했던 이들의 지원서를 그대로 찢으며 말했다.
“이틀 뒤 다시 시작한다. 그때면 소문은 충분히 퍼졌을 테니까.”
그때가 애로우헤드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리안의 말에 아이작과 브랜트가 크게 대답하며 리안의 뒤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