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38)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38화(38/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38)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것 봐라?’
활 얘기가 나오기 무섭게 녀석의 눈빛에 자신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제라드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활을 쏠 줄 아냐고 물으셨습니까?”
“그래.”
“10년 넘게 쐈습니다. 이런 작대기와는 비교도 안 되죠.”
“그 자신감만큼 실력도 좋으면 좋을 텐데.”
리안은 걸음을 옮겨 자신이 만들어 놓은 활 훈련장으로 향했다.
“와우…….”
활 훈련장에 도착한 제라드는 제법 그럴싸하게 만들어진 훈련장의 모습에 감탄을 터트렸다.
백 미터에 육박할 정도로 긴 사격 거리가 일자로 시원하게 뻗어 있다.
지금까지 자신이 만들어서 해 왔던 조악한 훈련장과는 비교할 수도 없었다.
리안이 말했다.
“실력 한번 보지.”
어느덧 훈련장에는 제라드가 가지고 온 활을 가져다 놓았다.
리안의 완벽한 준비에 제라드가 활을 잡으며 말했다.
“놀라지 마십시오.”
그리고 화살을 들어 시위에 걸었다.
그극.
깔끔한 자세.
화살을 시위에 걸어 당기는 것까진 군더더기가 없었다. 그리고 이내 목표를 겨냥한 제라드가 시위를 놓았다.
쉐에에에에엑!
빠르게 날아간 화살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과녁에 박혔다.
한가운데 박힌 화살에 제라드의 입꼬리가 순간적으로 씰룩였다.
“어떻습니까?”
“…….”
리안은 제라드가 쏜 화살이 박힌 과녁을 보았다.
제법 괜찮은 실력이다.
낯선 환경에서 처음 쏜 활치고는 말이다. 하지만,
‘칭찬을 해 주면 하늘로 날아올라 갈 놈이다.’
이런 녀석일수록 살짝 눌러 주는 것이 중요하다.
“활이 특기라고 하지 않았나?”
“예.”
“그런데 이런 활쏘기를 한 번 보이고 기고만장한다고?”
“예?”
“연사로 쏴 봐라. 네놈이 쏠 수 있는 최고 스피드로.”
“……예.”
뭔가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제라드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제대로 실력을 보여 콧대를 눌러 줄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스으으읍.”
숨을 천천히 들이마신 제라드가 빠르게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파앗! 끼릭…… 파앗! 그극…… 팟!
제법 속도가 그럴싸하다.
아니, 속도보다도 화살을 쥐고 쏘는 과정이 굉장히 자연스러웠다.
‘10년 넘게 활을 쐈다는 말이 거짓말은 아니었던 모양이네.’
다만 아쉬운 것은 제대로 훈련을 받았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라드가 여섯 번째 활을 쏠 때쯤,
“최고 스피드로 쏘라고 했는데, 이 굼벵이 같은 속도는 뭐야?”
리안이 제라드에게 다가가 그의 활을 빼앗았다.
그에 제라드가 순간 미간을 찌푸리며 리안을 보았지만, 쉐엑-! 팟! 팟! 팟!
마치 장전해 놓은 석궁을 발사하는 것만 같은 미친 연사력이었다.
제라드가 두세 발을 쏠 시간에 리안은 열 개의 화살을 쏜 것이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엇?!”
리안의 손에 쥐어진 두 개의 화살.
한 번에 하나의 화살을 쏘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화살을 쥔 채 쏜 것이다.
그야말로 신들린 듯한 궁술에 제라드는 감탄하는 것조차 잊은 채 리안을 보고 있었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줄 테니까, 이번엔 똑바로 해라.”
그리고 쏜 모든 화살을 명중시킨 리안은 제라드에게 활을 건네며 말했다.
그 말에 제라드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뭔가 직감적으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제라드가 천천히 호흡하며 화살을 집었다. 하지만 그때,
“잠깐.”
리안이 갑자기 플로랑을 보았다.
플로랑이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과녁이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과녁 옆에 있던 기둥 옆에 서더니, 무언가 주섬주섬 매달기 시작했다.
“……혹시 저걸 맞히라는 말씀이신가요?”
그리고 기둥 밧줄에 둥그런 무언가가 걸리는 순간 제라드가 리안에게 물었다.
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플로랑이 저걸 툭 치고 옆으로 빠질 거다. 플로랑이 옆으로 빠지면 내가 신호를 하겠다.”
그리고 다섯 손가락을 펼치며 말했다.
“5초 안에 쏴라.”
“예에? 말도 안 됩니다. 분명 움직이는 과녁일 텐데요?”
“자신 없으면 그 활을 들고 그냥 돌아가면 된다. 붙잡지 않아.”
“…….”
이 사람, 진심이다.
‘그래도 난이도가 너무 높잖아……!’
항의하고 싶었다.
이런 걸 누가 할 수 있단 말인가.
으득.
하지만 제라드는 포기할 수 없었다.
겨우 활을 사용할 수 있는 부대를 만났다. 다시 원래 부대로 돌아간다면 그냥 창만 휘두르다가 이도 저도 아닌 병사로 계속 나이를 먹을 게 뻔하다.
“하겠습니다.”
제라드가 대답하자 리안이 손을 들었다.
시작하라는 뜻이다.
그리고 리안의 신호에 플로랑이 기둥에 걸었던 둥근 과녁을 옆으로 밀었다.
수웅.
과녁이 움직이고 플로랑이 옆으로 완전히 벗어나자,
“시작.”
시위를 당긴 제라드가 움직이는 과녁을 조준했다.
리안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마치 지금 녀석은 옆에서 툭 건드려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오로지 과녁에 집중하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5초가 지나려는 그 순간,
파앗!
쉐에에에에에에엑-!
제라드의 손을 떠난 화살이 허공을 찢으며 과녁을 향해 날아갔다.
“맞아라!”
날아가는 화살을 보며 제라드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하지만, 휙!
완전히 벗어나 버린 화살.
그 모습에 제라드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마지막 기회를 놓쳐 버린 것이다.
제라드가 다급한 표정을 지으며 리안을 보았다. 그리고 바닥에 두 무릎을 꿇으며 소리쳤다.
“하,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이봐, 제라드.”
“……예?”
“보고 쏜 거냐?”
“……그럼 안 보고 쏩니까?”
제라드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리안은 녀석의 대답에 피식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기본적으로 재능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다른 무기에 비해 활은 그 재능이란 비중이 조금 더 컸다.
그리고 그 재능 중 하나는 ‘눈’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물을 명확하게 볼 수 있어야 보다 쉽게 맞힐 수가 있으니까 말이다.
‘이 녀석…… 정확하게 움직이는 걸 따라 조준했어.’
녀석이 시위를 놓은 건, 정확하게 과녁이 왼쪽 끝으로 올라갔다가 멈췄을 때였다.
정확하게 과녁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방법만 제대로 배운다면…… 괜찮겠는데?’
제법 큰 가능성이 보인다.
리안이 활을 배운 것도 이 녀석 무렵이지 않은가.
확실히 플로랑이 언급할 만한 실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
리안이 제라드를 보며 손을 내밀었다.
여전히 퉁명스러운 표정이었지만,
“일어나라, 입단을 허락하지.”
“저, 정말이십니까?”
“하지만 앞으로 죽어라 연습해야 할 거야. 이런 실력으로는 내가 원하는 궁수 부대를 만들 수가 없거든.”
“저,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리안의 손을 잡은 제라드가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크게 소리쳤다.
리안은 씨익 웃으며 그를 보았다.
제법 괜찮은 녀석이 들어온 것 같다.
* * *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넷-!”
약 90명의 인원이 채워진 애로우헤드 부대는 창설 이후 본격적으로 훈련을 이어 나갔다.
이글 중대 소속이었기에 중대 훈련은 기본으로 하되, 애로우헤드 부대의 추가 훈련까지 이어졌다.
“달려-!”
“뒤쳐지는 놈들은 죽는다! 따라붙어!”
그리고 애로우헤드 부대의 훈련은 다른 중대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강도가 엄청났다.
“우에엑-!”
천천히 발을 맞추어 달리다가 신호가 떨어지는 순간 전력 질주.
서른 명씩 끊어서 세 개의 조로 운영을 했지만, 매 조마다 꼬꾸라지는 녀석들이 나왔다.
“우에에에엑!”
세 명이 급히 입을 틀어막고 훈련장 바깥 벽 쪽으로 달리더니 이내 아침에 먹은 것들을 모두 토해 냈다.
그에 카일이 애잔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처음이 생각났었기 때문이다.
‘이 미친 훈련…….’
알고 있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이 훈련이 처음에는 얼마나 지독했는지 말이다. 하지만 분대장이 되었기에 그저 다독여 줄 수만은 없었다.
“고작 이 정도로 퍼지면 쓰나! 빨리 따라붙어! 달리면서 토해! 이 악물고 끝까지 달리라고!”
카일의 호통에 구석에서 토악질을 하던 녀석들이 허겁지겁 입 주변을 닦으며 다시 합류하기 시작했다.
그에 카일이 녀석들의 뒤로 뛰기 시작하자,
“이봐, 카일 분대장. 너무 혹독한 거 아니야?”
“혹독하긴, 이 정도는 해야지.”
옆으로 따라붙은 브랜트의 말에 카일이 심드렁하게 얘기했다.
카일의 말에 브랜트가 크큭거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너 처음에 열두 바퀴 뛰고 토하지 않았냐?”
“다, 닥쳐!”
카일이 급히 소리쳤지만, 어느덧 그의 분대원들은 싸늘한 표정으로 카일을 쳐다보고 있었다.
카일이 흠칫하는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그, 그 표정은 뭐야! 이 자식들, 오늘 다섯 바퀴 추가할까?”
“그냥 뛰겠습니다!”
“죄쏭합니다!”
과장된 표정을 보아하니 아직까지는 살 만한 모양이다.
그들의 모습에 카일이 피식 웃었다.
“확실히 한 달 전과는 많이 변했네.”
“우리도 그랬잖아.”
애로우헤드 부대가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그사이 리안은 최대한 부대의 기틀을 잡으면서 동시에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 갔다.
“다들 잘하고 있네요.”
“잘 따라와 줘서 고마울 뿐이야.”
옆에 서 있던 아이작의 말에 리안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아직까지 해야 할 일들은 많았지만, 그래도 전술 훈련 및 체력 훈련의 강화로 인해 조금씩 합이 맞아 가고 있었다.
‘예전에 했던 것이 크게 도움이 되었어.’
소대장까지밖에 되지 못했지만, 뛰어난 지휘관들의 아래에서 보고 배운 것이 많았다.
다만 10년에서 20년 후에 생겨날 선진 시스템을 대놓고 적용시키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분명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에서 누군가 연구하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럼 나도 이제…….”
리안은 병사들의 끄트머리에서 달리고 있는 제라드를 보았다.
처음 이미지와는 달리 상당히 근성이 있는 편이었다.
활을 잘 쏘는 것만 빼고는 장점 같은 건 하나도 없는 줄 알았는데 말이다.
‘체력도 약하고 근력도 엄청나게 약했지.’
그러나 녀석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면 목표가 생겼을 때 절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었다.
지금도 죽을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데 발은 멈추지 않고 있지 않은가.
“제라드! 이쪽으로 와라!”
“헥…… 헥…… 헥……!”
리안의 말에 제라드가 자리에 멈추며 두 무릎에 손을 대고 숨을 헐떡였다.
당장이라도 죽을 것만 같았지만, 하늘 같은 부대장님의 말을 미룰 수는 없었다.
마치 좀비처럼 휘적휘적 뛰어온 녀석을 보며 리안이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아이작을 보며 말했다.
“이제 각자 특기 훈련으로 넘어가. 너무 체력만 조지면 오히려 독이 되니까.”
“예.”
“제라드, 넌 나와 활 수련장으로 간다.”
“헥…… 헥…… 네엡!”
제라드와 함께 활 수련장으로 온 리안은 나중의 모습을 그려 보았다.
언젠가 이곳도 활을 쏘는 동료들로 인해 북적거리는 날이 올 거라고 말이다.
리안은 말없이 활을 들었다.
훈련을 할 땐 가급적 군에서 보급하는 활을 사용했다.
윌터가 준 활을 사용하기엔 뭐랄까, 제라드에게 미안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퍽! 퍽! 퍽!
리안의 손을 떠난 화살이 과녁에 박힐 때마다 요란하게 흔들렸다.
하지만 리안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꾸준하게 시위를 당기고 놓았다.
“……부대장님.”
그리고 그런 리안의 모습을 보고 있던 제라드가 리안을 보았다.
리안이 힐끔 시선을 돌리자,
“어떻게 하면 부대장님처럼 활을 잘 쏠 수 있습니까?”
제라드가 진지한 눈빛으로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