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46)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46화(46/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46)
흉족들의 작전은 실패했다.
애초의 계획은 왕국군 병사들을 불태워 죽임으로써 자신들에 대한 공포를 각인시켜 줄 생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하압-!”
“흐아압!”
비엘트라 전체에 울려 퍼지는 기합에, 보고 있는 바루스의 눈빛에도 전의가 은은히 깃들었다.
리안과 얘기하여 애로우헤드 부대가 하고 있는 훈련을 기반으로 전체적인 훈련을 개편한 것이다.
“포기하지 마라! 너희들이 포기하면 옆에 있는 동료가 또다시 불타 죽을 것이다!”
“다음번엔 놈들을 십자가에 걸어야 될 거 아니야! 멈추지 마!”
“으아아아아악!”
넘어진 병사들이 악을 쓰듯 소리치며 다시 일어나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병사들의 훈련에 함께 동참한 바루스 역시 힘든 표정을 감추진 못했다.
“후욱…… 후욱…… 이런 훈련을 매일 하고 있단 말인가?”
“하루도 거르지 않습니다.”
“그대들의 미친 체력의 비밀이 풀리는군. 그런데 이건…… 허억…… 어디서 배운 훈련이지?”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훈련 교관이었습니다. 살아 계실 때 여러 가지를 알려 주셨죠.”
“훌륭한 부친이셨군.”
“그럼 이제 또 달리겠습니다.”
“크윽……!”
리안이 다시 달리기 시작하자 바루스가 이를 악물며 달리기 시작했다.
거의 마흔 살에 가까운 나이였지만 그래도 체력 관리가 제법 잘 되어 있는 듯했다.
그리고 훈련이 끝났을 때, 대부분의 병사들이 숨이 넘어갈 것 같은 표정으로 바닥에 쓰러졌다.
‘끝까지 따라온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그동안 이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체력을 뛰어넘어, 실전을 통해 얻은 정신력이 엄청났다.
리안은 흐르는 땀을 닦으며 바루스에게 다가갔다.
“괜찮으십니까?”
“할 만……하군.”
그러기엔 손을 너무 떨고 있는 것 같은데.
리안은 애써 모른 척하며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리안의 손을 잡고 일어난 바루스는 가볍게 엉덩이를 털고는 아직도 쌩쌩한 애로우헤드 부대원들을 보았다.
“정말 대단하군.”
“아직 해야 할 것들이 있으니까요.”
“이러다간 악귀 놈들이 쳐들어왔을 때 뛰지도 못하고 쓰러지겠어.”
“아마 그때는 이곳에 있던 병사들이 더 잘 뛸걸요. 다들 정신력이 보통이 아닙니다.”
“……전우들을 잃을 때마다 더 강해졌지.”
슬픈 기억이긴 하지만 그것들이 밑거름이 되어 단단한 부대가 완성이 된 것이다.
리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잠깐 망설이는 듯하더니 이내 바루스를 보며 말했다.
“바루스 대위님, 상의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상의?”
“예.”
리안의 말에 바루스가 고개를 갸웃했지만 이내 그와 함께 막사로 들어왔다.
막사로 들어온 바루스가 리안에게 물었다.
“상의할 것이 뭐지?”
“그게…….”
리안이 살짝 말을 흐렸다.
지금부터 할 말이 바루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 예측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해야 해.’
피할 수는 없다.
리안이 바루스에게 말했다.
“우리가 먼저 선제공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바루스는 리안의 말에 순간적으로 표정이 굳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예전의 좋지 않은 기억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바루스는 고개를 저었다.
“무리야, 허락할 수 없네!”
그의 말에 리안은 예상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공격은 하지 않는 것인가?’
비엘토나에서 생활하면서 리안은 묘하게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떻게든 전투가 벌어지면 공격한 쪽과 방어한 쪽의 흔적이 남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비엘토나에는 너무나 일방적인 흔적들만이 남아 있었다.
‘지나치게 수비적이지.’
물론 비엘토나를 지켜 낸 것에 대해선 굉장히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원부대가 파견된 것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최소 2-3년에 한 번씩은 중대급 이상의 부대가 파견되었다.
현재 비엘토나에 있는 병사들은 갑옷에 새겨진 문양이 제각각인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지원부대로 왔다가 이곳에 남게 된 경우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계속된 전투에 비해 병사의 수는 그렇게 줄지 않았다.
그리고 이럴 경우엔 몇 가지 경우를 예상할 수 있게 된다.
리안의 눈빛이 날카롭게 가라앉았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바루스의 반응을 보니 조금 더 확신할 수 있었다.
리안이 물었다.
“어째서 불허한다는 것입니까?”
“포르헨 협곡은 천혜의 요새야. 우리가 가진 병력만으론 절대 뚫을 수 없어.”
“뚫으려고 시도는 하셨습니까?”
“……뭐라?”
순간 바루스의 한쪽 눈에 불꽃이 번쩍이는 듯했다.
리안은 살벌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바루스에게 말했다.
“죽이신 겁니까?”
“…….”
순간 바루스의 손이 천천히 왼쪽 허리에 있는 검을 향해 움직였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음습하면서도 무거운 살기가 몸을 휘감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리안은 멈추지 않았다.
“앞서 온 지원부대의 지휘관들을…… 죽이셨습니까?”
“……그래.”
대답을 하는 바루스의 눈빛은 처음 막사를 들어왔을 때와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 보았던 바로 그 눈빛.
싸늘하게 식어 버린 눈빛이 비수가 되어 가슴을 찌르는 느낌이다.
리안은 말없이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그런 리안을 보며 바루스가 말했다.
“이곳 비엘토나가 어떻게 지켜졌는지 알고 있나? 지금까지 지원부대를 몰고 온 멍청이들은 이곳에 있는 병사들을 모두 사지로 몰아넣었어! 그리고…….”
바루스가 왼쪽 눈을 감싸고 있던 안대를 벗었다.
흉측한 상처와 함께 눈알 없는 공허한 공간이 블랙홀처럼 번뜩이는 듯했다.
바루스가 자신의 왼쪽 눈을 툭툭 치며 말했다.
“이천 명이 넘는 병사가 죽고, 그곳에서 나의 영혼도 함께 죽었다네.”
“…….”
“그 후로 나는 달리 생각했지. 이곳을 지키기 위해선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고 말이네.”
그것이 자신을 믿고 따르다 죽은 전우들에 대한 스스로의 속죄라 믿었다.
그것만이 그 지옥에서 자신이 살아 돌아온 이유라 생각했다.
“멍청한 지휘관을 죽이고 전투 기록을 조작했다. 그리고 그 부대의 병사들을 이곳에 남게 하고 함께 비엘토나를 지켰지.”
그런 것이 두세 번 반복되며 지금의 비엘토나가 만들어졌다.
이곳에 있는 흉족을 토벌하진 못했지만, 어떻게든 막아 낼 수는 있었다.
바루스가 다시 안대를 고쳐 쓰고는 리안을 쳐다보았다.
“이곳은 내게 그런 곳이다. 네놈들의 섣부른 공로를 위해 연료로 태울 수 있는 곳이 아니란 말이다!”
바루스가 고함을 지르며 손가락으로 리안을 가리키며 말했다.
“깨어 있는 척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만 네놈 역시 이곳을 토벌하고 받을 공로가 탐나는 거겠지! 고작 한 번의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이곳을 모두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지금까지 잠자코 있던 리안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제가 공격을 가자고 한 이유는 지금까지의 다른 부대들과는 다른 이유라는 것이지요.”
그 대답에 바루스가 코웃음을 쳤다.
피식!
“자네 따위가 지금까지 온 지휘관들보다 뛰어나다는 건가?”
“그런 건 아니지만 제 말이 헛소리라 판단되시면 그 검으로 베셔도 됩니다.”
“…….”
검으로 향하던 손이 멈칫했다.
이윽고 바루스가 리안을 쳐다보았다.
뭔가 조금은 누그러진 듯했지만, 동시에 복잡해 보이는 눈빛이었다.
이내 바루스가 작게 숨을 토하며 말했다.
“후우, 말해 보게. 자네의 말이라면 한 번은 들어 줄 의향이 있으니까.”
그래도 리안이 보여 준 것을 생각한다면 그의 의견을 들어 줄 생각은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긴장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바루스는 언제라도 검을 뽑을 수 있다는 듯 리안을 향한 적의는 거두지 않았다.
리안은 상관없다는 듯 바루스를 향해 얘기했다.
“그럼 지금부터 비엘토나 지역의 공격 전술에 대해 브리핑하겠습니다.”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절망을 겪은 사람이다.
위험할 수 있다는 건 알지만,
‘피할 생각도 없다.’
리안이 얘기를 시작했다.
* * *
“손님이 왔다고?”
아델슨은 갑자기 자신을 찾아온 손님 소식에 미간을 찌푸렸다.
최근 일이 너무 바빠지면서 가급적 손님을 받지 않겠다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이어 나오는 벡스의 말에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리안 님의 심부름으로 왔다고 합니다.”
“리안?”
갑자기 그 이름이 여기서 왜 튀어나온단 말인가.
아델슨이 자리에 일어나 곧장 자신을 찾아온 손님을 보았다.
‘……소년?’
그러나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분명 앳된 얼굴을 가지고 있는데, 몸에서 풍기는 기세는 뭔가 말을 거는 것도 주저하게 만들 정도로 엄청났기 때문이다.
마치 전투 상황에 몰입한 벡스를 보는 느낌이랄까?
“리안 씨가 보낸 사람이라고 했나?”
“당신이 아델슨입니까?”
“그렇네.”
“저는 리안 님의 부대, 애로우헤드의 부부대장인 아이작이라 합니다. 부대장님의 명령에 이 서신을 전하러 아델슨 님을 찾아왔습니다.”
깍듯한 격식.
아직 젖살이 완전히 빠지지 않은 둥글둥글한 얼굴이었지만 눈빛은 날카로웠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확실하게 리안이 보낸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저 검…….’
그의 허리에 걸려 있는 두 자루의 검.
리안이 윌터에게 의뢰해서 만든 검이다.
‘소중한 사람에게 줄 물건이라며 신신당부했었지.’
게다가 저 검을 만들기 위해 들어갈 재료는 자신이 구하지 않았던가.
그 귀한 재료로 만든 검인 만큼 리안에게 소중한 존재일 터.
“아이작이라고 했는가?”
“그렇습니다.”
“반갑네, 나는 하멜 상단의 아델슨이네. 정식으로 다시 인사하지.”
아델슨이 아이작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에 아이작이 손을 잡았다.
거칠면서도 단단한 느낌의 손이다.
‘이 나이에 이런 분위기라니.’
장차 얼마나 크게 될지 예상조차 되지 않는다.
인사를 한 아델슨은 고개를 끄덕이며 편지를 꺼냈다.
이내 편지를 보던 아델슨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옆에 있던 벡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하하…… 이런 걸 구해 달라고 하시다니.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 건지…….”
아델슨은 눈앞에 있는 아이작을 보며 그저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 * *
리안의 얘기를 듣던 바루스의 표정이 점차 놀란 표정으로 바뀌어 갔다.
“……인식?”
바루스의 물음에 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인식을 바꿔 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포르헨 협곡에 있는 흉족들은 공격을 해 왔고, 비엘토나는 방어만 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녀석들은 자신들이 계속해서 공격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엘토나의 병력으로는 포르헨 협곡을 뚫을 수 없네.”
“뚫을 생각은 없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저들 역시 언제든 공격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각인시켜 주는 것뿐입니다.”
“그렇게 각인시킨다고 한들 달라지는 것이 있나?”
“물론입니다. 저들이 이곳을 공격하기 위해 쏟는 노력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킬 수 있을뿐더러…….”
리안은 막사 바깥 쪽을 슬쩍 보았다.
언제나 경계 태세로 감시하고 있는 병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비엘토나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이 광경. 이것만으로도 병사들의 피로도는 굉장히 올라간다.
“놈들도 이제 함께 피곤하게 만들어야죠.”
아주 조금씩 갉아먹는 것과도 같지만, 하지 않는 것과 하는 것의 차이는 명확하다. 게다가,
‘정면으로 계속 치는 것을 반복 학습 시켜야지 후에 벽을 타고 올라갔을 때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른바 오랫동안 원 패턴의 공격 방식을 고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우리 쪽에서 겪는 수고가 상당할 수 있지만, 본격적으로 준비가 되었을 땐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무슨 생각이 있나?”
“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준비가 된다면 그땐…… 꼭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
리안을 보는 바루스의 눈빛에 적의가 사라졌다. 그러나 걱정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지금 당장 리안이 하는 얘기를 모두 믿기엔 그 리스크가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바루스는 고민했다.
어떻게든 이곳을 지키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수년째 비엘토나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조차 서서히 지쳐 가고 있었다.
“……그냥 지옥으로 떠밀지 않겠다 약속할 수 있나?”
“약속하겠습니다. 반드시 미리 말씀드리고, 허락을 구하겠습니다.”
“하아…….”
리안의 말에 바루스는 크게 한숨을 내뱉었다.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리안을 지켜본 결과 이전의 권력에 취해 멋대로 행동하는 이들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다.
게다가 절망에 먹혀 포기하지도 않는다.
마치 반짝이는 별처럼 무언가 간절하게 해 나가려는 듯한 의지가 엿보였다.
“믿어 보지.”
“감사합니다.”
바루스의 말에 리안이 환하게 웃었다.
이곳을 변화시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바루스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리안은 곧장 테이블에 지도를 펼쳤다.
그동안 바루스가 알아낸 산길을 비롯한 비엘토나 주변의 상세 지도였다.
리안은 지도를 보며 말했다.
“공격은 협곡의 중앙으로 정면 돌파합니다. 하지만 절대 깊이 들어가진 않을 겁니다.”
핵심은 녀석들에게 방어를 강요한 다음, 무사히 빠져나오는 것이다.
때문에 들어가는 것보다 빠져나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
“포르헨 협곡의 벽면에 대기하고 있다가 공격하는 적들이 가장 큰 문제라 들었습니다.”
“그렇지, 적당히 경사진 부분이기 때문에 정면에서 막고 양쪽에서 습격하는 것이 녀석들의 패턴이네.”
“그럼 그들이 양쪽 벽면을 장악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장악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불가능해, 애초에 그곳에 자리 잡고 있는 건 그들이니까. 아무리 빠르게 움직인다고 한들 불가능하지.”
바루스는 곧장 종이를 꺼내 포르헨 협곡의 지형도를 대략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능숙하게 그리는지, 마치 그곳을 보고 그리는 것만 같았다.
“포르헨 협곡에 대해 잘 알고 계시는군요.”
“절대 잊을 수 없지. 이 눈을 잃은 곳이니까 말이야.”
바루스는 이내 자신의 머리 옆을 툭툭 치며 말했다.
“여기에 완벽하게 각인이 되어 있네.”
“……그렇군요.”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바루스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리안은 바루스가 그린 협곡의 그림을 유심히 보았다. 그리고 무언가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내 바루스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한번 해 보는 건 어떻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