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51)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51화(51/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51)
“저기 아이작 부부대장이 오고 있습니다!”
“오, 저 마차는 뭐야?”
“뭔가…… 엄청나게 실어서 오는데?”
이제는 비엘토나에 완전히 익숙해진 듯, 성벽 감시 임무도 함께 하고 있던 애로우헤드 부대원들은 멀리서 다가오는 아이작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아이작 혼자만 돌아온 것이 아니라, 그의 뒤로 커다란 짐 마차가 함께 따라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내 성문이 열리며 안으로 들어온 아이작을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리안이었다.
“부대장님!”
“무사히 돌아왔네, 고생했다.”
“무사 복귀 신고드립니다.”
아이작이 오른 주먹을 왼쪽 가슴에 올리며 경례하자 리안이 같은 자세로 경례를 받았다.
이윽고 리안은 아이작과 함께 온 마부와 용병들을 보았다.
“브랜트, 저들을 막사로 안내해 주고 편히 쉬게 해라.”
“알겠습니다.”
리안의 명령에 브랜트가 마부와 용병들을 데리고 비어 있는 막사로 향했다.
그리고 리안은 마차에 실린 물건들을 보았다.
어느덧 마차 주변으로 병사들이 몰리며 마차 쪽을 기웃거렸다.
대체 아이작이 무엇을 가지고 왔단 말인가.
리안은 짐이 실린 마차의 문을 열었다.
“우선 급하게 요청한 물건은 아델슨 씨가 모두 구해 주었습니다. 다만 ‘그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아 최대한 기한에 맞춰서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그거면 충분해.”
리안은 마차 안에 실린 털옷을 꺼내어 만져 보았다.
최상급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상등품에 가까운 것들이다.
병사들이 다가오며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이게 전부 털옷입니까?”
“……대체 몇 벌이야.”
“천 벌입니다. 모두 하나씩은 가질 수 있어요.”
“처, 천 벌? 이게 보급입니까?”
애로우헤드 부대원들은 물론 비엘토나의 병사들이 휘둥그레진 눈으로 아이작에게 물었다.
아이작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리안을 보며 말했다.
“부대장님께서…… 직접 사비로 구매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예?”
순간 정적이 흘렀다.
보급이 부족하거나 위급 상황에서 간부나 지휘관이 사비를 털어 물자를 사는 경우가 가끔씩은 있다.
하지만 그것도 경우라는 것이 있다.
털옷이라면 최소 한 벌당 10실버 이상이다. 특히나 이런 것처럼 상등품은 그보다 더 비싸다.
그런데 천 벌?
단순하게 계산해도 10골드가 훌쩍 넘어간다.
간부 봉급이라 하더라도 4-5개월분을 써야지만 가능한 것이다.
“이제 곧 겨울이다. 어떻게 버티느냐가 앞으로의 싸움에 큰 영향을 미칠 거다.”
리안은 털옷을 꺼내며 앞에 있는 병사들에게 주었다.
“찢어진다면 또 사 오겠다. 그러니 아끼지 말고 항상 입고 다녀라.”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리안 님!”
순식간에 짐마차에서 각 분대 소대로 털옷을 보급했다.
이윽고 소식을 듣고 찾아온 바루스를 보며 리안이 말했다.
“죄송합니다, 멋대로 행동했습니다.”
“……대단하군, 자네.”
바루스는 진심으로 리안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비엘토나는 항상 물자 부족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는 곳이다.
특히나 겨울은 추위로 인해 병사들의 전투력이 더욱 하락할 때다.
그런데 그걸 이곳에 온 지 몇 개월 되지도 않는 신입 부대장이 캐치해서 이런 준비를 하다니.
“나도 돈을 보태겠네.”
“아닙니다, 전혀 무리한 부분이 아니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실이다.
리안이 속성 무구로 인해 벌어들인 돈은 수천 골드가 되니까 말이다.
‘앞으로는 이런 부분이 더욱 필요해질 거야.’
리안이 서둘러 벨로트라로 갔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지난 삶, 리안은 너무나 많이 보고 겪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갑옷이 없어 전투에서 죽어 나가는 전우들.
보급이 끊어져 굶어 죽거나 노후된 무기로 제대로 된 전투를 못하는 경우를 말이다.
때문에 대장군이라는 길을 가기 위해선 보다 확실한 보급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보급을 책임져 줄 수 있는 단단한 밧줄을 확보하는 것은 필수였다.
그랬기에 리안은 아델슨을 전쟁 상인 및 정보 단체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해.’
그런 목적에서 속성 무구는 리안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카드 중 하나였다.
어차피 나중에 만들어질 것들이긴 하지만, 알고 있는 사실을 놓칠 생각은 없다.
모든 것을 쟁취하고 가질 생각이다.
리안은 고개를 돌려 하늘을 보았다.
어느덧 불어오는 바람에 냉기가 가득하다.
‘……겨울인가.’
어느 지역이든 전투가 있는 곳은 힘들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왕국의 북쪽은 동북과 서북을 가릴 것 없이 버티기 힘들 정도로 매서운 추위가 불어온다.
정강이까지 눈이 쌓이는 건 기본이고, 심할 땐 허벅지까지 차오르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지금부턴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완전히 갈리게 된다.
리안은 털옷을 바로 걸쳤다.
포근한 느낌과 함께 따스한 온기가 몸을 감싸는 느낌이었다.
이거면 겨울의 냉기로부터 몸은 지킬 수 있다.
만족한 리안이 병사들을 보며 말했다.
“다들 훈련 준비해.”
그래도 해야 할 건 해야 하니까.
리안의 말과 함께 병사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두 달이라는 시간은 화살처럼 지나갔다.
그사이 좋은 일과 좋지 않은 일이 하나씩 있었는데, 좋은 일은 두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흉족의 공격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것이다.
덕분에 그 시간 동안 비엘토나에 있는 병사들은 온전히 훈련에 매진하며 그동안의 전투로 인해 생겼던 피로와 부상을 치료할 수 있었다.
그리고 좋지 않은 점은,
“이제 완전히 겨울이네요.”
아이작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처음 맞는 비엘토나의 겨울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강추위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매일 내리는 눈은 정리하지 않으면 어느덧 무릎까지 차오르기 일쑤였다.
리안은 눈 덮인 포르헨 협곡을 바라보았다.
지난 전투 이후 기세가 죽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제 웅크리는 것도 한계일 터.’
겨울은 우리에게도 힘들지만 저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추위와 더불어 식량 문제로 인하여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머지않아 움직임이 있을 터.
스윽.
하지만 그런 것은 뒤로한 채 비엘토나는 언제나와 같은 하루를 보냈다.
“뭐 해-! 어서 따라와라!”
“으아아아아아아아-!”
“미, 미친! 야야, 뛰어! 따라잡힌다! 더 빨리 뛰어!”
바루스의 주도하에 애로우헤드의 부대원들은 물론 비엘토나의 병사들은 미친 강도의 훈련을 매일 소화했다.
추운 날씨였지만 녀석들의 몸에서 나는 열기로 인해 허연 김이 모락모락 올라올 정도였다.
‘많이 변했다.’
리안이 비엘토나에 온 지 벌써 5개월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비엘토나엔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처음 비엘토나에 왔을 때 병사들에게 느꼈던 무기력함과 절망감 따윈 없었고, 그곳에 독기와 자신감이 채워졌다.
리안과 함께 성벽에서 경계 임무를 서고 있던 아이작이 아래에서 달리고 있는 병사들을 보았다.
“이제 저희랑 달려도 비슷하게 달리는 수준입니다. 엄청나게 빨리 늘었어요.”
“이곳에서의 경험이 결코 헛된 게 아니라는 뜻이겠지.”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해서 발전이 느렸을 뿐, 왕국 전체를 따져 봐도 실전 경험이 가장 풍부한 병사들이다.
계기만 있다면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오! 리안, 아이작!”
병사들과 함께 선두에서 달리고 있던 바루스는 성벽 위에 있는 리안과 아이작을 발견하곤 인사했다.
그러고는 호멜에게 병사들의 훈련을 맡기고 성벽 위로 올라왔다.
“경계 근무 중인가?”
“예.”
이 추운 날씨에 상의를 벗고 있는 바루스를 보니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몸이 많이 변하셨군요.”
“흐흐, 그동안 열심히 했지. 퇴물이라고 손가락질 받지 않으려면 죽어라 하는 수밖에 없으니까.”
빈말을 저렇게 한다.
그 누구도 바루스에게 그런 말을 하지 않을 텐데 말이다.
그런 이유를 떠나서 바루스는 처음 만났을 때와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분위기도 그렇지만 육체적인 능력 면에서도 말이다.
바루스는 성벽 너머로 시선을 돌렸다.
보통 아래에 있는 병사들이 대부분 하는 경계 근무를 어느 순간부터는 간부들도 함께 하기 시작했다.
리안의 의견을 시작으로 말이다.
“고생이 많군.”
“모두가 하고 있는 일입니다. 저희라고 해서 열외일 수는 없죠.”
그 말에 바루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리안과 대화를 하면 뭔가 굉장히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도무지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청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랄까?
아니, 오히려 자신보다 오랫동안 군 생활을 한 것 같은 느낌도 있었다.
미소를 짓고 있던 바루스가 이내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 않아도 말하려고 했는데 지금이 좋은 타이밍인 것 같군.”
“무슨 일이 있습니까?”
“곧 보급 작전이 실시될 예정이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어제 서신이 도착했어.”
바루스의 말에 리안과 아이작의 표정이 덩달아 진지해졌다.
겨울을 보낼 식량의 지원이었기 때문이다.
“어디서 오는 겁니까?”
“클라레인에서.”
클라레인이라면 비엘토나에서 대략 오 일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도시다.
보급 작전 자체가 워낙 막중하기 때문에 매년 다른 경로를 이용하며, 그 때문에 출발하는 도시가 어디인지도 중요하다.
리안이 작게 숨을 토했다.
“준비를 해야 하겠군요.”
끄덕.
가장 필요한 작전이기도 하지만, 비엘토나의 입장에선 가장 위험한 날이기도 하다.
“보급날은 극비 중의 극비네. 하지만…… 녀석들은 알아내겠지.”
“이미 비엘토나 주변으로 녀석들의 정보망이 펼쳐져 있다는 뜻입니까?”
“그렇지. 우리가 찾아내려고 해도 제법 넓은 방향으로 펴져 있어 잡는 건 불가능하네.”
“잘 지켜서 돌아오는 것밖에 방법이 없겠군요. 그럼 보급의 호위는 어떤 부대에서 하는 거죠?”
“뭐…… 언제나 똑같겠지.”
바루스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깃들었다.
애초에 왕국에서 신경 쓰지 않는 비엘토나다.
공식적으로 보급이 있긴 하지만, 그에 대해 제대로 신경을 쓴 적은 별로 없다.
당연히 보급을 호위하는 부대에도 큰 신경을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의 씁쓸한 미소에 리안이 말했다.
“보급 작전은 애로우헤드가 맡겠습니다.”
“자네가?”
“예.”
“자네가 맡아 준다면 든든하지. 그럼 추가 지원을 해 주겠네.”
“아닙니다. 오히려 인원이 너무 많으면 눈에 띌 수 있습니다. 게다가 기존의 호위도 있으니 그냥 마중 나가는 정도로 움직이겠습니다.”
“흠…… 기존 호위라고 해 봐야 숫자가 백 명이 안 될 텐데…… 괜찮겠나?”
“걱정 마십시오.”
“알겠네, 그럼 부탁 좀 하겠네.”
그 말과 함께 바루스는 다시 달려오고 있는 병사들 쪽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몇 분 후, 리안과 아이작의 근무 교대를 위한 병사들이 다가왔다.
“교대입니다!”
“수고하게.”
리안은 그들과 교대를 끝낸 이후 아래로 내려갔다.
아이작도 가볍게 어깨를 돌리며 훈련을 하려고 이동하려던 찰나,
“아이작.”
“예, 부대장님.”
리안의 부름에 아이작이 몸을 돌렸다. 그에 리안이 물었다.
“훈련하려고?”
“예, 근무 섰다고 훈련에 빠졌다간 나중에 다른 부대원들에게 할 말이 없을 것 같아서요.”
“흐음…… 미안한데 혹시 시간 좀 내줄 수 있나?”
“무슨 일이십니까?”
그 말에 리안이 씨익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