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67)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67화(67/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67)
포르헨 협곡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비엘토나의 상징과도 같은 지형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콰르르르르르르릉-!
비엘토나의 상징과도 같은 포르헨 협곡이 엄청난 굉음과 함께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물론 협곡을 가로지를 수 있는 길목의 벽만 무너지고 있었지만, 그것을 보는 모두의 감정은 묘할 수밖에 없었다.
바루스는 무너지고 있는 협곡의 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협곡의 벽이 무너지며 들리는 굉음 외에는 아무런 소리도 없었다.
그저 무거운 침묵만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내 바루스가 입술을 달싹였다.
“진정…… 끝난 것인가?”
“예, 끝났습니다. 수백 명의 인원이 동원되어 저 돌 더미들을 모두 치우지 않는 이상 다시는 저 협곡으로 인해 비엘토나와 북쪽이 이어지지 않을 겁니다.”
“……그렇군.”
그렇다면 이제 비엘토나에도 평화가 온 건가?
바루스는 완전히 막혀 버린 포르헨 협곡의 길목을 보며 그저 덤덤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덤덤한 목소리와는 달리 그의 머릿속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같은 시각,
“이야…… 대단한데?”
협곡의 벽이 무너지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설마 사단급 부대도 아닌 곳에서 폭굉을 사용할 줄은 예상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로브를 쓰고 있는 자는 낄낄거리며 협곡을 바라보고 있는 비엘토나의 병사들을 보았다.
그리고 그 모습에 옆에 있던 여성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괜찮으십니까?”
여성은 키가 매우 작았다.
겨우 1m가 넘는 정도의 수준이랄까?
로브를 쓴 사내는 고개를 돌려 그녀에게 물었다.
“뭐가?”
“녀석들을 죽이지 못했지 않습니까.”
“뭐, 내가 못했나? 그 머저리 같은 놈들이 실패한 거지.”
그의 목소리에 실망감 따윈 없었다.
애초에 이글 중대를 없애 버릴 생각이었지만,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도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그가 말했다.
“마의 힘을 지니고도 하지 못했다면, 애초에 무슨 짓을 해도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놈들이야.”
“직접 나서신다면 쉽게 끝을 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녀가 물었다.
그녀의 물음에 로브를 쓴 자가 화들짝 놀란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에엣?! 내가 직접? 에이, 관둬 관둬.”
그가 손을 휘휘 저었다.
“물론 직접 한다면 뭐…… 별거 아니겠지만, 굳이 그렇게 해야 할 필요는 없잖아? 그냥 시늉만 해 준 것으로도 충분하지.”
애초에 이 일도 누군가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기에 받아들인 것뿐이다.
그 말에 여성이 한숨을 내쉬었다.
“벌써부터 드웨인 후작의 표정이 눈에 그려지는군요. 그 늙은이가 어떤 잔소리를 할지…….”
“키키키키킥! 노친네 열 좀 받겠지만, 뭐 어때. 이것도 하나의 재미지 않을까?”
“전…… 재미없어요.”
그녀의 말에 로브를 쓴 이는 그저 몸을 돌렸다. 아니, 몸을 돌리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비엘토나 병사들이 있는 곳을 보았다.
이윽고 그곳을 물끄러미 보던 그가 말했다.
“별난 놈이 하나 더 튀어나온 건…… 앞으로 그만큼 더 재미있다는 뜻이겠지?”
“글쎄요…….”
“크큭, 돌아가자.”
“예, 카엔 님.”
이윽고 그녀의 대답과 함께 두 사람의 모습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 * *
“실패했다고?”
드웨인 후작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설마 녀석이 실패할 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으득.
그렇기에 드웨인 후작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실패를 할 수 없는 자가 실패를 했다.
모순된 말이지만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유는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빌어먹을 자식……! 감히 내 명령을 허투루 들었다고?”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메인센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에 드웨인 후작이 미간을 찌푸리며 그에게 말했다.
“녀석이 하지 않았다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강제로 끌고 와서 처벌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과연 왕국에서 그에게 강제력을 부여할 수 있는 존재가 몇 명이나 될까.
바이런 왕자님이 왕좌에 올라 완전무결한 권력을 얻는다면 모를까, 지금 상황에선 그조차 애매하지 않은가.
그저 그가 우리 쪽에 있음에 만족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
드웨인 후작이 메인센에게 물었다.
“하지만 그들도 전혀 피해가 없지는 않을 텐데.”
“소대장 중 한 명인 데릭이 죽었다고 합니다. 이글 중대의 부대원들도 조금 사망했고요.”
“비엘토나는 어떻게 됐지?”
“그것이…….”
카엔에 대한 보고가 급해 먼저 했지만, 아직까지 해야 할 보고가 남아 있었다.
메인센은 잠깐 망설이는 듯하더니, 이내 비엘토나의 상황에 대해 보고했다.
비엘토나의 흉족들을 모두 토벌했고, 포르헨 협곡의 길목마저 파괴된 사실을 말이다.
그 얘기를 듣던 드웨인 후작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포르헨 협곡의 길목을…… 어떻게 파괴했다는 거지? 녀석들 중 마법사가 있었던가?”
“아닙니다, 마법사가 있다고 한들 협곡을 무너트리려면 최소한 4써클 이상은 되어야 할 텐데 그 정도 마법사가 어찌 그런 곳에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럼 무슨 방법을 사용했냔 말이다!”
소리치던 드웨인 후작이 곧 흠칫 놀라며 입을 꾹 다물었다.
잠깐 생각을 하는 듯하던 그가 메인센을 보았다.
“설마…… 폭굉인가?”
“……그것 말고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대체 그놈들이 어디에서 폭굉을 구했다는 거냐! 왕국 내에서도 허가받지 않은 자들이라면 유통이 불가능할 텐데.”
“그것이…….”
“모르는가?”
“……알아보고는 있는데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메인센의 대답에 드웨인 후작이 혀를 찼다.
“서둘러 알아보아라. 녀석들의 뒤에 누가 있는지. 그 폭굉을 지급한 것이 3왕자인지 말이야.”
“예!”
메인센이 대답하며 물러나자 드웨인 후작은 의자에 몸을 푹 기댔다.
뭔가 상황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느낌에 피로가 쌓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엘토나의 전투가…… 종결되었다라.’
왕국 내에서 크게 신경 쓰고 있는 곳은 아니지만, 그곳의 전쟁이 종결되었다면 왕국의 역사에선 제법 의미 있는 일이 되는 것이다.
무려 십 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의 전투가 마무리되었다는 것이니까.
“그럼 그 녀석은…… 또 한 걸음 앞으로 나가는 것인가?”
어째서 그딴 평민 병사 따위에게 관심이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묘하게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었다.
드웨인은 얼굴조차 모르는 리안을 떠올리며 그저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 * *
포르헨 협곡이 무너진 소식은 왕국 전체에 빠르게 퍼졌다.
물론 흉족의 땅에도 말이다.
“……비엘토나에 있는?”
“예, 비엘토나로 통하는 포르헨 협곡의 길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서쪽의 패왕, 데미안은 부하의 말에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체 어떤 미친놈이 그런 짓을 했단 말인가.
“아르티안 왕국의 애로우헤드……라는 부대의 부대장이라고 합니다. 이름까진 정확하게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애로우헤드? 처음 들어 보는 부대로군.”
“이전에 살레론에서 대전사 갈렐을 죽인 부대이옵니다.”
“…….”
순간 데미안의 눈빛에 시린 살기가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흐음…….”
반쯤 누워 있던 데미안이 자세를 고쳐 앉으며 작게 숨을 토했다.
포르헨 협곡이 무너졌다라…….
그렇다면 아르티안 왕국으로 들어가는 길목 중 하나가 사라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른 곳으로 진격할 수는 있지만…….’
이곳에서의 상황도 조금은 바뀌었다.
무턱대고 식량을 구하기 위해 아르티안 왕국으로 넘어갈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잠깐 생각을 하던 데미안이 말했다.
“전방으로 나갔던 전사들을 회군시켜라.”
“……예?”
“당분간은 안쪽부터 확실하게 기반을 다진다.”
서쪽의 패왕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조금만 빈틈을 보이면 내부에서 크고 작은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바깥으로 나가기 전, 이것들부터 확실하게 정리한다.
데미안의 말의 의미를 알아차린 부하가 한쪽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숙였다.
“왕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이내 부하가 막사 밖으로 나가고 홀로 남은 데미안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당분간은 여유를 즐기도록.”
누구에게 말하는 것인지 모를 말을 중얼거리는 데미안의 입가엔 어느덧 작은 호선이 그려졌다.
* * *
쿠르테인으로 다시 돌아온 그날.
애로우헤드 부대원들은 마치 집에 돌아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막사로 들어온 병사들은 너도나도 자신의 자리로 짐을 던지며 벌러덩 누웠다.
“으아-!”
“집이다-!”
“크으…… 다시는 못 올 줄 알았는데……!”
녀석들의 풀어진 모습에 몇몇 십인장들이 호통을 치며 분위기를 바로 잡았지만,
“내버려 둬, 다들 고생했으니까.”
“그래도 훈련 준비도 해야 하는데 분위기가 이러면 곤란하지 않을까요?”
“오늘 하루는 쉬자고, 훈련.”
“……예?”
훈련을 쉬자는 리안의 말에 아이작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본 훈련에 충실하던 리안이다.
실전 전투가 있거나 부상을 당하지 않는 이상 훈련을 빼는 경우가 없었는데…….
“정말이십니까?”
“의미 있는 날이니까. 다만 내일부터 훈련 강도를 올릴 거니까 다들 바짝 긴장해 두라고.”
“…….”
리안의 말에 아이작이 핼쑥한 얼굴이 되었다.
여기서 더 강도가 올라가면 대체 어느 정도 수준이란 말인가.
하지만 이내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휴식을 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가 생기지 않았는가.
“그럼 오늘 하루는 푹 쉴 수 있겠군요. 그럼 부대장님도 푹 쉬십시오!”
말을 마친 아이작은 몸을 돌려 훈련장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제대로 마력 운용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엘토나에서 익힌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김 해 볼 필요성이 있었다.
“…….”
리안은 그런 아이작을 보며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루 푹 쉴 수 있다던 녀석이 훈련장으로 향하다니.
어쩔 수 없다는 듯 리안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그때, 한 병사가 리안에게 다가왔다.
“리안 소위님, 중대장님의 호출이십니다.”
“바로 가도록 하지.”
리안은 병사를 따라 레이먼의 집무실로 향했다.
똑똑.
“리안입니다.”
“들어오게.”
안으로 들어가자 이미 준비된 따뜻한 차 두 잔과 함께 레이먼이 앉아 있었다.
레이먼이 앞쪽을 슬쩍 가리키며 자리를 권하자 리안은 가볍게 경례를 하고는 앉았다.
“고생했네.”
“아닙니다, 중대장님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아마……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리안의 말에 레이먼이 빙긋 웃으며 찻잔을 들었다.
이윽고 레이먼이 리안에게 말했다.
“뭐, 예상은 하고 있겠지만 텔폰 님이 직접 오신다고 하는군. 아마 이번에도 큰 상을 내리지 않을까 싶네. 어쩌면 이제 곧 자네가 나보다 더 빨리 진급을 할 수도 있겠어? 하하하.”
현재 대륙을 양분할 정도의 힘을 지닌 아르티안 왕국은 원래 변두리의 작은 국가였다.
하지만 선대 왕의 파격적인 정책으로 인하여 백 년이 조금 넘는 시간에 엄청난 성장을 거둘 수 있었다.
바로 철저하게 능력에 맞는 대우를 해 주었기 때문이다.
귀족과 평민을 가리지 않고 능력만 있다면 그에 합당한 직위를 주었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주었다.
현재 평민 출신의 간부들이 많은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물론 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조금씩 변질되어 지금은 고리타분한 원로들이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발악하고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근본은 유지가 되고 있었기에 아르티안 왕국은 여전히 대륙 최강국 중 하나로 굳건히 버틸 수 있었다.
레이먼의 말이 그저 농담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대대장님이 오기 전까지 시간이 조금 남았는데, 비엘토나에서 있었던 이야기나 조금 해 주겠나?”
“하아…… 비엘토나. 짧았지만 정말 많은 것을 느꼈던 곳입니다.”
리안이 앓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애써 미소 지었다.
사실 부대장으로 있었기에 말할 수 없었지만, 정말 힘들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글 중대가 와 준 덕분에 해낼 수 있었습니다. 레이먼 대위님께 정말 감사하고 있어요.”
“하하, 면전에 대고 그렇게 금칠인가? 표정을 보니 여러 일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많았습니다.”
리안은 레이먼에게 비엘토나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포르헨 협곡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벽을 넘겠다고 생각하며 했던 훈련들.
그 얘기가 나왔을 때 레이먼은 상당히 놀란 표정이었다.
“애초에 넘을 생각이었다는 건가?”
“예, 그래서 특별한 훈련을 했었습니다.”
“……대단하군.”
그 후로도 리안의 얘기는 계속 되었다.
첫 전투에서 대승을 한 것.
그리고 협곡의 길목으로 갔다가 녀석들을 숲으로 끌어들여 싸운 것까지 말이다.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레이먼의 표정은 시시각각 변했다.
마치 한 편의 소설을 듣는 것처럼, 레이먼은 때로는 박수를 쳤고 때로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똑똑.
그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자 레이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대장님께서 오신 것 같군.”
레이먼과 리안이 문을 열고 나가자 병사 한 명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레이먼이 그에게 물었다.
“텔폰 님이 오셨는가?”
“예, 그런데…….”
“……?”
뭔가 병사의 표정이 이상하다.
상당히 긴장을 한 듯한 느낌이랄까?
레이먼이 고개를 갸웃하며 접대실로 급히 걸음을 옮기자 그 뒤를 리안이 따랐다. 이윽고 접대실에 도착하는 순간 레이먼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
의자를 앞에 두고 양옆으로 서 있는 두 사람.
왼쪽에는 대대장인 텔폰이었고, 반대쪽 오른쪽엔 레이먼이 속한 사단의 사단장이었다.
이내 레이먼이 자리에 앉아 있는 여성에게 향했다.
빛이 나는 듯한 금발의 머리카락.
적당히 웨이브 진 머리카락이 가슴 정도까지 내려와 있었다.
마른 듯하지만 옷으로도 숨길 수 없는 탄력 있는 몸과 날카로운 눈빛.
이윽고 그녀를 본 레이먼이 오른 주먹을 왼쪽 가슴에 올리며 경례했다.
“구, 군단장님을 뵙습니다!”
“오랜만이군, 레이먼 대위.”
그러고는 이내 레이먼의 옆에 있는 리안을 보았다.
마치 한눈에 리안이 누군지 알아보는 듯한 표정.
“자네가 그 소문의 주인공인 리안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