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Archer Who Became a One-Man Army RAW novel - Chapter (79)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79화(79/320)
◈ 일인 군단이 된 천재 신궁 (79)
논공행상이 이루어졌다. 그것도 무려 군단장의 지휘 아래에서 말이다.
그야말로 역대급이라 할 수 있는 논공행상에 참여한 이글 중대와 애로우헤드 부대의 병사들은 바짝 얼어 있었다.
당연한 일이다.
군 생활을 십 년 이상 하더라도 이런 논공행상을 하는 경우가 한두 번이 고작이다.
그런데 지금 벌써 몇 번째인가.
고작 3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3번째 논공행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정도면 왕국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거기에 군단장 지휘 아래 진행되는 논공행상.
그만큼 비엘토나에서의 오랜 전투를 종식시킨 것이 왕국의 입장에선 값진 결과였기 때문이다.
애로우헤드 부대원들은 물론 이글 중대원들은 벅찬 가슴을 가라앉히며 침묵을 지켰다.
“지금부터 비엘토나 격전에 대한 논공행상이 진행하겠습니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현 시간부로 존댓말은 하지 않겠다!”
6군단의 서기 총관의 외침에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이 온몸을 뚫고 나오는 듯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호명된 것은,
“소대장 데릭! 명예롭게 죽음을 맞이한 그의 계급을 대위로 특진시킨다! 더불어 그의 가족들에게 50골드, 또한 그들의 삶이 풍요롭게 영위될 수 있도록 부대에서 매년 20골드를 하사한다!”
예상치 못한 이름.
데릭의 이름이 흘러나오는 순간, 부대원들 전체가 숙연해졌다.
모두가 그의 죽음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군인다운 장렬한 죽음.
하지만 남은 가족들의 슬픔은 이루어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왕국에서 용맹스러운 그의 이름을 기억해 주었고, 그의 가족들을 챙기는 모습에 가슴 속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
그 후 죽은 이들에 대한 포상에 대한 내용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얘기가 끝나자 서기 총관이 소리쳤다.
“이제부터는 살아 돌아온 전우들을 위하여-!”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오자 서기 총관이 씨익 웃으며 외쳤다.
“다음으론 이글 중대의 소대장 브라이언!”
브라이언을 시작으로 이글 중대의 소대장들이 모두 호명이 되었다.
그들은 1계급 특진과 더불어 소정의 금화와 열흘간의 휴가가 포상으로 주어졌다.
“이글 중대의 레이먼 대위!”
이글 중대를 이끈 지휘관으로서 레이먼은 소령으로 진급은 하지 못했지만, 다음 진급 시 우선권을 가짐과 동시에 삼백인장에서 오백인장으로 승격되었다.
짝짝짝짝짝짝짝-!
그들의 행상(行賞)에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이 박수로 축하했다.
단상에서 내려온 레이먼은 그 어느 때보다 환하게 웃으며 소대장들과 병사들을 보았다.
논공행상은 계속 이어졌다.
“다음으로 이번 비엘토나 전투를 종식시킨 핵심, 애로우헤드의 논공행상이 이어지겠다.”
애로우헤드 부대의 사병들은 모두 2계급 특진과 20골드. 그리고 쿠르테인 서쪽에 위치한 스미스 대장간에서 무기 및 방어구 중 한 정을 하사받았다.
서기 총관의 말이 끝나는 순간 애로우헤드 부대원들이 술렁였다.
“오오오! 스미스 대장간이면 엄청나게 유명한 곳이잖아!”
“이런 포상이 주어질 줄이야…… 그렇잖아도 무기를 바꾸고 싶었는데.”
“나도 갑주가 망가져서 바꿔야 했는데, 이런 포상도 있네? 흐흐.”
하지만 이내 주변의 눈총으로 인해 그들은 급히 입을 꾹 닫았다.
금세 엄숙해진 분위기에 서기 총관이 작게 헛기침을 터트리며 말을 이었다.
“흠흠! 다음은 십인장들에 대한 포상이 있겠다. 애로우헤드 부대의 십인장 전원은 2계급 특진에 30골드, 스미스 대장간에서 무기와 방어구를 각 한 정씩 하사하겠다.”
“으음…….”
“……나이스.”
“우린 두 개다.”
십인장들은 몰래 주먹을 꽉 움켜쥐며 기쁨을 애써 삼켰다.
그에 서기 총관은 단상 아래에 있는 작은 소년을 보았다.
“애로우헤드의 부부대장, 아이작은 단상 위로 올라오도록!”
그의 호명에 단상 위로 올라간 아이작은 애써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내 옆에 있던 세일라가 나와 아이작에게 말했다.
“아이작은 애로우헤드 부대의 부부대장으로서 비엘토나 격전에 크나큰 공이 있다. 그에 치하하며 2계급 특진과 함께 50골드, 스미스 대장간에서 무기를 비롯한 모든 부위의 방어구를 하사한다. 이후 남은 포상에 대해선 부대장에게 하달받도록.”
“감사합니다!”
아이작이 크게 외치며 오른 주먹을 왼쪽 가슴에 대며 경례했다.
세일라가 빙긋 웃으며 경례를 받자, 아이작은 뻣뻣한 움직임으로 몸을 돌려 단상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애로우헤드 부대원들은 모두 두 눈을 반짝이며 서기 총관을 보았다.
‘어서 부대장님을 호명하라고!’
‘리안! 리안이다!’
‘오오오오! 부대장님!’
모두가 리안이 호명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으로 논공행상을 끝내며 애로우헤드 부대장인 리안은 군단장님의 면담으로 대신한다.”
“에에?”
“며, 면담이라고?”
“이게 무슨 소리야?”
“이런 포상이 어디 있어?”
순간 장내가 술렁이며 소란스러워지려는 순간,
“조용!”
작지만 아주 선명하게 들리는 목소리.
목소리에 마력을 실은 아이작이 자신의 뒤쪽으로만 소리를 날린 것이다.
약간의 노기마저 섞인 아이작의 작은 외침에 애로우헤드 부대는 물론 이글 중대의 병사들이 침묵했다.
그에 아이작의 옆에 서 있던 리안이 빙긋 미소를 지었다.
“리안은 날 따라오도록.”
“예.”
세일라의 그 말을 끝으로 논공행상은 끝이 났다.
다소 석연찮은 결과가 나왔지만, 리안은 세일라의 말에 그녀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저벅저벅.
다른 보좌관들을 비롯한 간부들을 모두 배제한 채 세일라는 리안과 걸었다.
이윽고 한 걸음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리안을 보며 세일라가 물었다.
“포상이 없어 서운한가?”
“아닙니다, 어차피 제가 필요로 하는 것들은 아니었습니다.”
“크크큭, 돈 싫다는 인간은 처음이로군. 정상적으로 포상이 지급되었다면 100골드와 그에 준하는 장비들을 받았을 텐데 말이야.”
“괜찮습니다.”
정말이었다.
이미 그것보다 수백 배나 더 벌고 있는 리안이었기에 돈은 큰 의미가 없었다.
그리고 세일라는 리안을 데리고 대대 안에 있는 군단장의 별채로 향했다.
군단장이 왔을 때 머무를 수 있는 곳.
처음 오는 곳이기에 리안이 조금 신기한 듯 별관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별관에 들어가기 전,
우뚝.
걸음을 멈춘 세일라는 문을 바라본 채 나지막하게 말했다.
“너를 알기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겠지만…… 지금부턴 언행에 주의를 해야 할 것이다.”
“…….”
그녀의 말에 리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어째서 군단장이 자신을 데리고 이곳에 데리고 왔는지, 그리고 이 안에 누가 있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3왕자 에단 아르티안이 있다고……?
꿀꺽.
리안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리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다소 경직된 듯한 리안의 대답에 세일라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자 십여 명의 사람들과 그 중심에 앉아 있는 한 사내가 있었다.
“……아.”
순간 리안은 자신도 모르게 탄식을 터트렸다.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금발.
차분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말을 거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을 듯한 묘한 포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스한 햇살 앞에 선 것처럼 따뜻함이 느껴지는 사내였다.
리안과 세일라가 자리에 서자 에단이 말했다.
“그대가 리안인가?”
* * *
막사로 들어온 애로우헤드 부대원들은 십인장들을 비롯한 아이작에게로 몰려갔다.
“아니, 부대장님은 어디로 가신 겁니까?”
“와…… 포상으로 면담은 정말 처음 들어 봅니다. 이런 경우가 있습니까?”
“아, 우리야 2계급 특진에 포상금도 엄청 많고 장비도 받았는데…… 부대장님은 면담이 뭡니까?”
그들은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그 누구보다 고생하며 큰 공을 세운 것이 리안인 것을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그들의 말에 아이작이 말했다.
“다들 진정해.”
“부부대장님은 뭐 아는 거 없습니까?”
누군가의 물음에 부대원들의 시선이 아이작에게로 향했다.
그에 아이작이 말했다.
“글쎄…… 하지만 중요한 일이지 않을까?”
“그럴 것…… 같습니다.”
플로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면담이 단순히 자신들이 생각하는 면담과는 다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황.
그저 부대원들은 입을 꾹 다문 채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 * *
“그대가 리안인가?”
그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순간 마치 얼어붙었던 정적이 깨지는 느낌이었다.
리안은 오른 주먹을 말아쥐며 왼쪽 가슴을 때렸다.
“애로우헤드 부대의 부대장, 백인장 리안이 에단 왕자님을 뵙습니다!”
피식.
리안의 행동에 옆에 있던 세일라가 슬쩍 입꼬리를 올렸다.
그에 에단 역시 작게 미소 지으며 리안에게 말했다.
“멋진 군인이군. 보통은 날 만나면 무릎부터 꿇던데…… 경례라. 군인답다.”
“……과찬이십니다.”
에단의 말에 리안이 대답했다. 에단은 이내 옆에 서 있는 길버트를 보며 말했다.
“혹시 이자를 알고 있나?”
“……예?”
리안이 고개를 돌려 에단의 옆에 서 있는 남자를 보았다.
처음 보는 얼굴.
하지만 그를 보는 순간 묘하게 익숙한 느낌이 났다.
온몸이 얼어붙는 듯하며, 어깨를 짓누르는 듯한 중압감.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저 눈빛…….
“서, 설마……?”
리안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그런 리안의 반응에 에단이 씁쓸한 표정으로 작게 고개를 저었다.
“경이 이긴 것 같지 않소?”
“제가 이긴 것 같습니다, 왕자 저하.”
“하아…… 내 돌아가는 대로 내어 주겠소. 그 술이 얼마나 귀한 건데…….”
“왕자 저하.”
“그래, 그건 둘째 문제고…….”
에단이 리안을 보았다.
“날 만나고 싶다고 하지 않았는가?”
순간 그의 물음에 리안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어떻게 얘기를 해야 할까…….’
과거의 삶에서도 왕궁의 예법 같은 건 배운 적이 없다. 더군다나 왕족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 적도 없고.
말 한마디, 단어 하나를 잘못 쓰더라도 왕족 능멸죄로 처형을 당할 수 있는 것이 아르티안 왕국이다.
전하고자 하는 말은 명확한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그 시작이 어려웠다.
그때,
“그냥 너답게 얘기하면 된다.”
옆에 서 있던 세일라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에 리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3왕자 에반을 보았다.
결심을 굳힌 리안이 말했다.
“지금 왕국 내에서의 3왕자님께서 처한 상황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옆에 서 있는 세일라 군단장을 비롯한 정치적 세력 관계에 대해서도 말이죠.”
순간 에단의 표정이 굳었다. 옆에 서 있던 길버트의 눈에선 살기를 머금은 투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자칫 잘못하다간 이 자리에서 베일 수도 있을 것만 같은 느낌.
하지만 리안은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3왕자님께서 왕이 되신다면 백성을 생각하는 어진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뭔가?”
“지금 계시는 영지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현재 3왕자 에단이 있는 곳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왕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영지 중 한 곳일 것이다.
다른 영지보다 세금의 비율이 낮고, 많이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들의 세금의 비율도 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진 자들의 반발이 없는 것은 다른 영지와의 원활한 연결을 바탕으로 가진 자들이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줬기 때문이다.
가진 자들이 부의 욕망을 채워 줌과 동시에 그렇게 채워지는 욕망의 재화 일부를 활용하여 가지지 못한 자들을 위한 정책으로 돌린다.
그야말로 이상적인 정책이 그가 있는 곳에선 당연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싸움의 방식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가급적 자국의 병사들이 다치지 않도록 내전은 피하려는 그의 모습.
물론 어찌 본다면 유약함으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인해 과거의 삶에서 3왕자가 패배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모든 것을 다 따져 보아도 백성을 위하는 그의 마음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척!
리안이 양발을 붙이며 몸을 꼿꼿이 세웠다.
“저는 이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서, 그리고 왕국의 부흥을 바라는 먼 미래의 대장군으로서 왕자님께 여쭙고 싶습니다.”
대장군이라는 리안의 꿈같은 단어가 흘러 나왔지만 그 누구도 비웃는 이들이 없었다.
리안의 눈빛, 그리고 표정이 너무나 진지했기 때문이다.
에단이 말했다.
“질문을 허락한다. 말하라, 그대는 내게 뭘 묻고자 하는 것인가?”
에단의 말에 리안이 말했다.
“왕자님께서 왕이 되신다면…….”
그리고 이어지는 리안의 말에 에단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