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grandson of the cash king becomes a tycoon RAW novel - Chapter (169)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169화(169/200)
#169화
야후 본사는 샌프란시스코 중심가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서니베일에 위치해 있었다.
깔끔한 신축 빌딩이지만 서울에 있는 애플 연구소 같은 개성은 전혀 없었다.
‘하긴 세계 건축학도들이 구경할 정도인 건물과 비교할 순 없지.’
야후는 밋밋한 상업용 빌딩에 자리하고 있을 뿐이었다
정훈은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무채색의 사무실과 표정 없는 직원들.
개성 강한 미국 IT 회사들과는 모든 면에서 달랐다.
한국의 대기업과 같은 딱딱한 느낌이었다.
정훈은 1층 로비에서 자신의 이름과 소속을 말했다.
고개를 갸웃한 안내 직원은 비서실로 전화를 했다.
얼마 뒤 비서실에서 사람이 내려왔다.
“미스터 윤? 신화그룹 회장님 맞습니까?”
“네.”
“따라오시죠. 회장실로 안내하겠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긴 복도를 지나 회장실로 들어섰다.
“안녕하세요, 윤정훈입니다.”
“안녕하세요. 이쪽은 게리 양, 저는 제임스 파일로 입니다. 환영합니다.”
회장실로 들어간 정훈은 사무실 한가운데 있는 원형 테이블 앉았다.
동양계인 게리 양과 전형적인 백인인 제임스, 야후를 함께 창업한 두 사람이 정훈의 맞은편에 자리했다.
잠시 후 차가 들어오고 날씨와 간단한 신변잡기를 주제로 대화를 시작했다.
게리는 대화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정훈을 관찰했다.
그의 표정과 몸짓을 놓치지 않았다.
충분히 관찰한 그.
표정을 바꾸었다.
“이렇게 갑자기 찾아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성격이 좀 급한 편입니다. 생각보다는 행동을 즐깁니다.”
“그럼 이렇게 오신 건…….”
“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인수 합병 때문입니다.”
게리와 제임스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사전 약속을 통해 몇 번의 협상을 거쳐야 한다.
기업 인수 합병이 잦은 미국에서는 당연한 절차다.
무턱대고 찾아와 인수를 논의하는 건 미국 스타일이 아니다.
“표정이 썩 좋아 보이진 않는군요. 이해합니다. 아메리칸 스타일은 아니죠.”
“아니요. 그런 게 아닙니다. 어제 술을 좀 해서요.”
자신의 본심을 들킨 게리는 화들짝 놀라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 이렇게 찾은 건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입니다. 시간이 돈입니다. 미국에서 제일 중요한 거 돈이잖아요. 머니. 그러면 회사를 얼마에 팔고, 사는 게 제일 중요한 거 아닌가요?”
두 사람은 당황한 표정이었다.
약속을 잡고 회의를 하는 이유는 결국 이익을 위해서이다.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서,
다른 쪽에서는 한 푼이라도 더 깎기 위해서.
금액에 대한 협상이다.
사실 몇 번의 협상, 이런 거 솔직히 시간 낭비다.
CEO가 만나서 결정하는 게 제일 빠른 일이다.
물론 그렇게 되면 밑에서 일하는 변호사들 일거리가 많이 사라진다.
“하하하, 뭐 그렇긴 합니다만.”
정훈은 두 사람의 눈을 응시하며 질문했다.
“얼마를 원하시죠?”
정훈의 노골적인 질문에 누구도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잠시만요!’ 하고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상황.
게리와 제임스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이런 상황은 늘 그렇듯 게리가 결정한다.
확실한 이익이 득이 보이지 않으면 제임스는 먼저 나서지 않았다.
“200억 달러입니다.”
정훈은 그 말을 듣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게리의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임스의 눈빛은 너무 심하게 떨리고 있다.
“이거 저를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 같은데요.”
정훈이 인상을 찌푸리자 게리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불쾌했다면 죄송합니다. 신화그룹의 인수 의지를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얼마를 제시했는지 알고 계시죠?”
정훈에게 물었다.
“물론이죠. 200억 달러였죠.”
“우린 그 가격을 거절했습니다. 그러니 최소한 그 이상은 받아야겠습니다.”
게리는 자신의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
어깨에 힘이 가득 들어가 있었다.
원래 역사에는 내년,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가 446억 달러를 제시한다.
하지만 그건 공식적인 경로이고 이미 이전부터 몇 차례 인수를 제안했다.
그리고 446억 달러로 금액이 상승한 이유가 그들이 가진 알리바바 주식 때문이다.
아직은 아니지만 곧 주식의 가치가 급격히 상승한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물론 아직은 아니다.
“물론입니다. 그래서 저는 300억 달러를 제안합니다. 조건은 검색 엔진의 점유율이 작년처럼 50퍼센트가 넘는다면요.”
두 사람 모두 눈살을 찌푸렸다.
현재 구글의 세계 검색 시장을 80퍼센트나 점유하고 있다.
덕분에 얼마 전 야후의 점유율을 20퍼센트 밑으로 내려갔다.
그것을 뒤집으라는 것은 불가능한 제안이다.
“흠흠, 농담이 지나치네요.”
“그런가요? 투자금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습니까? 예전에 전 세계에서 1위를 하던 야후잖아요. 지금의 구글보다 훨씬 더 큰 인터넷 왕국을 건설했지 않습니까?”
“하하, 그렇죠. 우리 역사를 잘 아시네요.”
“인터넷을 야후와 함께 시작했으니까요.”
정훈의 칭찬에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다.
들뜬 기분은 더 높이 띄워 줘야 한다.
“투자금만 있다면 구글 따위는 1년 안에 파산시킬 수 있습니다.”
제임스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두 눈에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
‘야후가 망하는 건 이런 요인들 때문인가?’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다.’
이병석의 말처럼 잃어버린 고객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아주 기본적인 사실을 이들은 간과하고 있었다.
“그래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투자를 원합니다.”
“투자요? 인수는요?”
“인수하기엔 제가 가진 돈이 너무 적습니다. 지금 겨우 200억 달러를 가지고 있는데, 그걸로 이 거대한 야후를 인수할 수 없을 것 같아요.”
“200억 달러라구요……?”
정훈은 게리의 표정을 보았다.
200억 달러에 놀란다.
아쉬운 얼굴이 아니라 그 정도 금액에도 팔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뭐지?’
묘한 느낌이다.
200억 달러로 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쓸모없는 회사는 필요 없다.
“흠 확실히 인수대금으로 적기는 하네요.”
“그래서 제가 가진 돈으르 투자를 했으면 합니다. 그 돈으로 야후가 다시 일어서는 것을 보고 싶군요.”
“정말입니까?”
정훈의 말에 두 사람의 눈빛이 반짝였다.
게리는 어젯밤 꿈을 생각했다.
대통령도 나오지 않았고 돌아가신 부모님이 나오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런 횡재라니, 지금은 인수보다 더 좋은 것이 투자다.
“물론이죠. 지분 20퍼센트를 100억 달러에 매입하고 싶습니다.”
정훈의 말에 두 사람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야후에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었다.
20퍼센트의 주식을 새로 발행해야 하는데 기존 주주들이 강하게 반발할 게 뻔하다.
그게 아니라면 자신들이 가진 주식을 팔아야 하는데 경영권이 흔들린다.
결국 지분 투자는 불가능하다.
“왜요? 어렵습니까?”
“경영권 때문에 20퍼센트는 무리입니다. 새로 주식을 발행하는 것도 기존 주주들이 반대할 겁니다.”
“흠…… 그런가요? 이거 아쉬운데요. 저는 당연히 가능할 거라 생각했는데.”
정훈은 아쉽다는 듯 한 번 말을 멈춘 후 다시 입을 열었다.
“혹시 다른 방법으로라도 제가 투자할 방법이 없을까요? 예를 들면 가치 있는 자산을 판다던가…… 왜 구조 조정 할 때 기업이 가진 부동산이나 주식을 매각하지 않습니까? 주식은 없을 거고, 여기 본사를 매각하는 건 어떻습니까?”
정훈의 제안에 두 사람은 머리를 굴렸다.
그의 말에 힌트를 얻었다.
주식?
자신들이 가진 골칫덩어리 주식을 비싼 값에 팔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가 가진 주식 중에 아주 좋은 게 회사가 하나 있습니다.”
“뭐죠?”
“중국 온라인 쇼핑몰 업체 주식입니다. 알리바바라고…… 그 회사의 지분 40퍼센트를 10억 달러, 아니 100억 달러에 샀습니다.”
정훈의 이마가 일그러지며 주름이 생겼다.
‘저것들은 거짓말하는 게 취미인가?’
“중국 쇼핑몰을 100억 달러에요? 완전히 사기당했네요. 하하하”
“네? 사기요? 아닙니다. 거대한 중국 시장에서 아주 잘나가고 있는 기업입니다.”
“아무리 잘나가면 뭐 합니까? 공산당에 찍히면 그대로 사라지는 파리보다 못한 하루살이들이 중국 기업인데.”
정훈의 말에 두 사람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정훈이 지적한 그 이유 때문에 그들이 산 주식의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
기업이 성장할수록 중국 리스크가 부각되었다.
그래서 매각도 잘되지 않았다.
“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10년 이상만 버틴다면 100억 달러짜리 주식이 1000억 달러도 넘을 겁니다.”
“동의합니다. 공산당의 비위를 10년 이상 맞춘다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런 회사는 지금까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흠.”
말을 마친 정훈은 자신 앞에 있던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두 사람의 시선이 정훈의 입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이렇게 하시죠. 주식 가격을 조정해 주세요. 그리고 신주 발행 시 우선 매입권도 원합니다.”
“우선 매입권이라…….”
제임스는 주식 이야기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옆에 앉은 게리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
두 손으로 깍지를 낀 다음 고개를 들며 말했다.
“좋습니다. 그럼 통 크게 알리바바 주식 40퍼센트를 50억 달러에 매각하죠. 그리고 신주 발행 시 10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드리겠습니다.”
그의 제안에 정훈은 얼굴에 미소를 활짝 지었다.
‘뭐? 50억 달러? 횡재다 횡재.’
게리는 제임스를 보았다.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그의 제안에 불만 가득한 얼굴이었다.
제임스의 옆 사람의 의견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계약하시죠.”
“잠시만요.”
제임스가 다급히 끼어들었다.
그의 머릿속에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게 하나 있었다.
윤정훈의 말에 따르면 중국회사는 가치가 없다.
그런데 왜 사는 거지?
찝찝한 게 영 속는 기분이다.
의문을 해소해야 한다.
“그런데 가치도 없는 중국 회사를 왜 50억 달러를 주고 사는 겁니까?”
“신주 인수권 때문이죠.”
“네? 아무리 그래도 50억 달러에 권리를 사는 건 바보 같은데요.”
“흠, 이건 극비라 말씀드릴 수 없는데……. 사실은 꽌시 때문입니다.”
“꽌시요?”
‘관계’
특히 사적인 친분을 강조하는 말이다.
중국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꽌시가 있냐 없냐에 따라 사업의 속도와 규모가 달라진다.
“우리는 매우 많은 분야에서 중국과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원활한 사업을 위해 중국 공산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죠. 좋은 꽌시를 위해서는 선물이 좋은데…… 요즘에는 주식을 가진 페이퍼 컴퍼니를 주고받는 것이 유행입니다.”
“아하…….”
“알리바바는 중국에서는 나름 인지도 있는 회사니 분명 좋아할 겁니다. 이 주식을 잘게 나눠 수백 개의 페이퍼 컴퍼니로 만들어 하나씩 선물하는 거죠.”
정훈의 말에 두 사람이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부정부패에 있어서는 과연 미국과 함께 세계 최강대국임이 틀림없다.
페이퍼 컴퍼니만 주고받으면 흔적을 찾는 건 매우 어렵다.
왜 윤정훈이 그 주식을 사는지 납득되었다.
제임스는 신화그룹의 윤정훈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획기적인 방법으로 꽌시를 만드는 그의 능력에 알 수 없는 친밀감이 느껴졌다.
“아, 이제 의문이 풀렸네요. 그럼 계약하시죠.”
제임스와 게리가 일어났다.
윤정훈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 사람이 손을 잡으며 악수했다.
계약이 성립되었다.
“좋습니다. 곧 계약서 작성을 위한 법무팀이 올 겁니다.”
“오케이. 시원시원해서 좋군요.”
“그럼 협상도 잘 끝났는데, 식사나 하실까요?”
“식사는 저희가 대접하죠. 요 앞에 기가 막힌 스테이크 집이 있습니다. 거기서 뵙죠.”
정훈이 방을 나가자 제임스는 얼굴에서 웃음을 거두었다.
“야, 네 맘대로 신주 인수권을 주면 어떻게 해?”
“훗, 멍청하긴…… 말 그대로 권리야. 신주를 발행하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뭐?”
‘이런 영악한 놈.’
게리의 말에 제임스는 해머로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하, 한국에서 온 그놈, 완전 호구인데. 그런 머리로 어떻게 회사를 키웠지?”
“조사하니까 할머니가 엄청난 자산가래. 결국 할머니 돈으로 재미나 보는 놈인 거지. 별 볼 일 없는 거품 같은 놈이야.”
“그래? 흐흐흐 하긴 어디나 거품이 낀 것들이 존재하지, 부동산도 기업도. 물론 사람도 당연히!”
둘은 만족한 표정으로 비릿한 웃음을 나누었다.
***
호텔 스테이크는 아니라도 꽤 괜찮은 집으로 갈 줄 알았다.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근처 평범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대접한 두 사람.
격식을 따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게 아니라 돈이 아까워서겠지.
‘예의 없는 새끼들. 아주 후회하게 해 주지.’
하여튼 하는 짓이 아주 마음에 안 들었다.
“잘 먹었습니다.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 집 고기가 정말 부드럽습니다. 아이스크림보다 더 빨리 녹아요. 하하핫.”
‘고무처럼 질기던데, 이 새끼야! 내 이빨이 문제였나?’
“아이스크림처럼요? 하하 네,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더군요.”
정훈은 쓴웃음을 참고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참 야후는 매각하실 거죠?”
“네, 좋은 주인이 있다면요.”
“좋은 주인이라? 한국의 스타그룹이 인수를 타진할 겁니다. 인수 의지가 대단하더군요. 특히 우리가 인수한다니 지지 않겠다며 전의를 불태웠습니다.”
“어, 어떻게 아셨죠?”
“우리는 모든 부분에서 스타그룹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사실 경쟁이라기보다는 전쟁입니다.”
사실이었다.
경쟁이 아닌 전쟁.
일방적으로 스타그룹이 가진 모든 것을 제거하는 중이다.
이제 남은 것은 ‘신청’과 천성한이 가진 군부들뿐이다.
“아쉽지만 이번엔 양보해야겠군요.”
순간 게리와 제임스의 숨이 턱하고 막혔다.
인수 협상을 벌이는 회사가 두 개 있다.
그런데 그중 하나가 발을 뺀다.
그러면……
인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순서.
어떻게든 신화그룹 윤정훈과의 인수 협상을 유지해야 한다.
게리 양과 제임스 파일로는 고개를 돌려 서로 마주 보았다.
눈이 길게 찢어지며 음흉한 웃음이 새겨졌다.
두 사람의 머릿속에 멋진 계획이 세워지고 있었다.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