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grandson of the cash king becomes a tycoon RAW novel - Chapter (174)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174화(174/200)
#174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판호의 대답.
정훈은 불쾌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의문이 들었다.
‘유언장에 비밀이 있는건가?’
그게 아니라면 이판호가 이렇게 단호하게 반응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부인과 그의 아들 이석에게로 유산이 갈 것이다.
기부? 아니다.
천지회의 실세였던 그.
미치지 않고서야 평생을 황실 재건을 꿈꾸던 사람이 죽기 전에 전 재산을 기부할 리 없다.
대한민국을 입헌군주국으로 만들려는 미몽에 사로잡혀 있던 그였는데.
‘복잡한 비밀이 숨겨져 있나?’
지금 스타그룹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건 현금이다.
최대한 빠른 속도로 유산의 상과 매각이 필요하다.
그렇게 확보한 막대한 양의 현금을 스타그룹에 쏟아부어야 한다.
그래야 현금 유동성이 개선된다.
이 문제는 이헌도 죽기전에 분명히 알고 있는 일이다.
그런데, 아직 유언장이 공개되지도 않고 있다.
“이유를 알 수 있습니까?”
“이헌 어르신이 백일 뒤에 공개하라고 하셨습니다. 조건도 좀 복잡하게 걸려 있습니다. 제가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그것뿐입니다.”
“그룹 회장인 제가 물어도 대답할 수 없다는 겁니까?”
“죄송합니다, 회장님. 변호사로서 지켜야 할 제 직업윤리입니다.”
정훈은 미간에 주름을 가득 세기며 말했다.
“해고를 당해도요?”
“……네.”
정훈은 손바닥으로 소파의 딱딱한 팔걸이를 강하게 내리쳤다.
-퍽
이판호는 윤회장의 모습을 보았지만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해고하신다고 해도 변호사로서의 양심을 팔 수 없습니다.”
“그렇게 고집 피우실 겁니까? 내용만 살짝 말해 주면 됩니다.”
“죄송합니다.”
“흠”
침음성을 흘린 정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심하지만 고집센 표정으로 짓고 있던 이판호를 보았다.
‘저 정도 강단이면 맡겨 볼 만한데.’
책상으로 다가가 테이블 위에 있던 봉투를 이판호에게 전했다.
“읽어 보세요.”
서류를 꺼내 읽기 시작한 그의 눈썹이 치솟았다.
종이를 넘길수록 커지던 분노는 이제 이제 거의 폭발하기 직전이 되었다.
“이, 이게 말이 됩니까?”
“그들의 배후에 이헌이 있었습니다. 그가 직접 지시하진 않았지만 모든 일을 묵인했던 자가 바로 이헌입니다.”
“이 사람들이 왜 처벌받고 있지 않습니까?”
“가장 아래에 있는 경찰부터 검사, 변호사, 판사까지, 법을 공부한 사람들의 상당수가 천지회의 비리에 개입되어 있습니다.”
“천지회?”
“네, 제가 이땅에서 몰아내려는 놈들입니다.”
이판호는 윤정훈이 달리 보였다.
재계의 신성이자 천재적인 경영자로만 보았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이곳을 위해서.
“이런 일을 하신 줄 몰랐습니다.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 물어보는 줄 알았습니다.”
“그럼 이제 대답해 주시겠습니까?”
정훈이 미소를 띄며 물었다.
순간 이판호는 유언장의 비밀을 말할까 진심으로 고민했다.
하지만 참았다.
법률가로서의 양심을 저버릴 수 없었다.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그는 굳은 얼굴로 거절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의사가 죽어 가는 연쇄살인마를 포기할 수 없듯이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변호사로서 지켜야할 제 의무입니다.”
“그 고집이 마음에 드는군요.”
이판호는 고개만 숙인채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천지회의 핵심은 해송입니다. 해송이 이 모든 문제들을 컨트롤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해송을 무너트리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힘으로 괴멸하려고 했다면 오늘 밤에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이 믿고 있는 법으로 그놈들을 파멸시키고 싶습니다.”
“가능하겠습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이판호조차 막강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게 느껴졌다.
“그 서류에 적힌 범죄들을 낱낱이 밝혀낼 겁니다.”
“증거 은폐, 협박, 회유, 말씀입니까?”
“네. 이판호 씨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당신 장모님도 어쩌면 그들의 피해자 일 수 있습니다.”
“네?”
“갑작스러운 호흡기 질환이었지 않습니까?”
“네.”
“폐의 석회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사망에 이르는 증상.”
“어떻게 알고 계십니까?”
“신화병원과 신화제약에서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모르셨습니까?”
“아!”
이판호의 머릿속에 신화병원에 유독 많았던 비슷한 환자들이 떠올랐다.
장모님의 좋은 친구들이었는데.
“저도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훈의 그의 눈을 보았다.
이 정도 합격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이제 유언장의 비밀은?”
“크흠, 그건…….”
정훈은 끝까지 말하지 않는 이판호에게 강한 믿음이 갔다.
하지만 얼굴에는 새겨진 쓴웃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
스타그룹의 그림자 회장 이헌이 사망한 지 100일째 되는 날.
법무법인 해송의 강당은 기자 회견 준비로 분주했다.
1시간 뒤에 해송의 대표 변호사인 박수길이 이헌의 유언장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기자들은 100일이 지나서 공개되는 유언장에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특종의 기운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문화일보 박성훈 기자는 고도로 발달된 자신의 직감을 의심하지 않았다.
“이건 분명 대박 특종이야.”
“칫, 선배님 촉이 제대로 통한 건 드라마 시청률밖에 없는 것 같은데요.”
후배 고민지는 매번 헛발질 하는 박성훈이 안쓰러웠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만큼 요리조리 돌려 깠다.
“아 맞다, 고마워요 선배.”
“선배 덕분에 저 주식 따블로 먹었잖아요.”
“뭐? 언제? 내가 준 정보라고?”
“저번에 선배가 신화모터스 신차 S5 출시되자마자 고개를 저었잖아요. 완전히 망한 디자인이라고.”
“크흐흠, 나는 아직도, 그게 도대체 어떻게 인기 있는지 이해가 안 가.”
“하여튼, 전 신화모터스에 제가 모은 5천 만원 질렀거든요.”
“아니, 뭘 믿고.”
“선배의 감을 믿었죠. 반대로만 가면 확실한 거 모르죠? 다들 선배 덕에 돈을 몇 배나 벌었는데. 풋.”
박성훈의 코에서 증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크흠, 아니야 이번엔 확실해.”
“저기요 선배님, 지난번 특종에 걸었던 손목 잘 있나요? 재산도 다 걸었던 것 같은데.”
마지막 내기가 생각난 박성훈은 손목을 보았다.
다행히 잘 있었다.
그때 입구 쪽에서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다.
박수길 대표가 들어오고 있었다.
전직 대법원장의 위엄을 풍기던 박수길이 기자들 앞에 섰다.
근엄한 목소리로 유언장을 공개했다.
“지금부터 이헌 님의 유언장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조용한 침묵.
모두 박수길을 보고 있었다.
모두가 숨죽인 채 특종을 기다리며 침만 삼켰다.
“고 이헌님의 유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랑하는 아들 이석과 부인 하인선에게 자신의 전 재산을 상속한다. 아들에게 20퍼센트, 하인선에게 80퍼센트의 비율로 상속한다. 이상입니다.”
“네?”
모두 맥이 빠진 표정이었다.
숨겨진 혼외자의 출현은?
전재산의 기부는?
지난 백 일 동안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기자들.
얼굴에 가득했던 기대는 실망으로 변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기대를 손톱만큼도 충족하지 못하는 발표였다.
특종을 찾아야 한다.
뭐라도.
“비율이 여사님에게 쏠려 있네요. 4:1인 이유가 있습니까?”
“글쎄요, 부인을 좀 더 사랑했던 게 아닐까요? 아니면 그룹 경영에 힘을 보태라는 뜻일 수도 있고. 다 제 개인적인 추측입니다.”
“그럼다면 고인이 이석 회장의 경영을 신뢰하지 안았다고 봐야 합니까?”
박수길은 거친 눈빛으로 질문한 기자를 쏘아보았다.
“지나친 억측은 자제해 주세요. 그건 제가 답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박수길의 노기 띤 목소리에 기자는 어깨를 움츠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 외의 특이 사항은 없습니까? 상속세는 한 번에 납부하십니까?”
“최소한으로 계산해도 수십 조의 상속세가 예상됩니다. 아마 국세청과 협의해 분할 납부를 진행하실 거라 생각됩니다.”
“정확한 상속 금액은 어떻게 됩니까?”
“부동산과 현금을 합쳐 100조가 넘습니다. 계산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럼 이만 마치겠습니다.”
박수길은 발표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이석과 하인선은 사무실을 나올때처럼 소파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소파 한가운데 자신의 자리에 앉은 박수길은 이석 회장을 보았다.
“축하드립니다. 회장님, 그리고 여사님도 축하드립니다.”
“고마워요. 애썼어요.”
하인선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대답했다.
반면 이석 회장은 의기소침한 얼굴이었다.
최소한 50퍼센트라고 생각했는데, 젠장.
아버지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이석은 끝까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평소에도 따뜻한 웃음 한번 없던 아버지.
마지막엔 다른 평범한 아버지처럼 흐뭇한 선물을 남길 거라고 기대했다.
무뚝뚝한 얼굴 뒤에 자신을 향한 애정이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니었다.
그에게 자신의 존재는 딱 20퍼센트의 의미.
유류분을 주장해도 20퍼센트는 나온다.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어미의 재산은 모두 아들에게 가는 법입니다.”
“알겠습니다. 어머니가 분배받은 상속 재산은 어떻게 하실 계획입니까?”
이석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룹 경영에 힘을 보태야 하지 않겠습니까?”
“감사합니다.”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일단 돈은 들어온다.
“3자 배정 유상 증자를 실시하세요. 상속 재산으로 자본금을 확충한다면 유동성이 많이 개선될 겁니다.”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자식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3자 배정 유상 증자를 하면 어머니가 가진 지분이 심각하게 증가한다.
자신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
이석은 어머니를 보았다.
“어머니, 지분은…….”
다행히 자신의 불안을 이해한 얼굴이었다.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궁금증에 대답했다.
“그건 어쩔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내가 우리 이 회장을 내치는 것도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 지분도 결국은 우리 아들의 지분과 같은 겁니다.”
“알겠습니다.”
이석은 왠지 속는 것 같은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
씁쓸한 표정으로 감춘 채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회의 때문에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그래요, 나중에 집에서 봐요.”
이석을 배웅한 박수길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고개를 까딱거리며 거들먹거렸다.
거만한 자세를 취한 그는 하인선을 보며 비릿한 표정을 지었다.
“이봐, 좀 이따가 미네르바 호텔에서 보지.”
“뭐? 미네르바 호텔? 깔깔깔.”
기가 찬다는 듯 하인선은 한참을 웃었다.
실컷 웃은 다음 박수길을 노려보았다.
얼음장보다 차가운 시선이었다.
“병신 같은 새끼가…… 쯧쯧.”
문이 열리며 검은색 정장을 입은 하인선의 보디가드가 들어왔다.
책상으로 간 그는 우악스러운 손으로 박수길의 명패를 쥐었다.
-퍽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박수길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바닥에 쓰러졌다.
살기 위해 꿈틀대며 도망쳤지만 허사였다.
하인선은 온몸을 벌레처럼 꽁꽁 감싼 채 자신을 보호하던 박수길에게 다가갔다.
바닥에 쓰러진 그의 목을 자신의 구도로 꾹 눌렀다.
“컥, 컥, 여사님, 살려 주십시오.”
“살려는 드릴게요!”
얼굴에 침을 퉤 뱉었다.
하인선은 자신의 검은 하이힐을 또각거리면서 밖으로 나갔다.
남자는 바닥에 쓰러진 박수길의 입안으로 휴지를 가득 집어넣어 입을 막았다.
그런 다음 그의 중심을 사정없이 밟기 시작했다.
-읍읍읍
터질듯한 고통이 박수길의 온몸을 가득 채웠다.
***
이헌이 사망한 지 100일째 되는 날 갑작스럽게 공개된 그의 유언장.
무려 100조에 이르는 부동산 재산.
사람들은 엄청난 재산에 다시 한번 혀를 내둘렀다.
막대한 자금이 유입될 거란 기대 덕분에 스타그룹의 주가는 다시 하늘을 뚫고 우주로 날았다.
기사가 나간 다음 날부터 3일 동안 30퍼센트의 상승률을 보였다.
신문과 뉴스로 소식을 접한 정훈은 아쉬웠다.
그도 다른 기자들처럼 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큰 비밀이 있을거라고 기대했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막대한 자금이 들어와 봤자 수명을 1~2년 연장하는 것뿐이다. 어차피 스타는 내 손에 찢긴다.’
정훈은 다시 한번 스타그룹의 궤멸을 다짐했다.
야후는 결코 수익을 내지 못한다.
그리고 이석은 레전드 컴퍼니 계열사인 골드문 컴퍼니를 통해 빌린 200억 달러를 갚아야 한다.
200억 달러.
지금은 누구도 다가오는 파국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모기지론의 부실이 점차 커지고 있다.
곧 달러가 씨가 마를 때가 온다.
생각에 빠져 있던 정훈은 정신을 차리고 퇴근 준비를 했다.
마지막 결재 서류에 서명을 마쳤다.
6시에 1층 로비에서 다혜를 만나기로 했다.
오늘 회사 근처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자신의 자리를 깔끔하게 정리한 다음 밖으로 나갈 때 비서실에서 이판호의 방문을 알렸다.
“이판호 씨가 오셨는데요?”
“지금요?”
정훈은 예상하지 못한 그의 방문에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