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grandson of the cash king becomes a tycoon RAW novel - Chapter (181)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181화(181/200)
#181화
‘이게 말이 되는 결과야?’
사실 정훈도 온정식이 보여 준 서류를 믿을 수 없었다.
절대로.
그가 내민 서류를 보자마자 혀를 내둘렀다.
‘사기……는 아니겠죠?’
‘네. 절대로. 저도 보고도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정식도 온전히 믿지 못하는 결과였다.
섬유화.
신체 조직이 딱딱하게 되는 섬유화를 치료할 수 있는 신약.
혈관 섬유화, 근육 섬유화, 간 섬유화, 그리고 폐 섬유화.
의학에 대해 무지렁이인 정훈도 그 약이 얼마나 대단한지 직감할 수 있었다.
물론 제대로만 된다면.
신화제약으로 가서 데이터를 확인했다.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최대한 집중해 연구원들의 설명을 들었다.
정말 사실이었다.
최종적으로 신화병원장에게 3상 임상실험 결과를 보고 받았다.
거기서 직접 신약 덕분에 살아난 환자들을 보았다.
심영수 감독을 만난 날 보았던 그 아이.
박도영도 거기 있었다.
폐섬유화로 6개월을 넘기기 힘든 시한부 선고를 받았었다.
하지만 신약 덕분에 정상에 가깝게 회복되었다.
‘기적’
신화병원장에게 걱정스러운 우려를 들었다.
최근에 폐섬유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보고였다.
자신이 신경 쓸 일은 아니지만 어딘가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상태라고 했다.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물질에 큰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의심했다.
정훈은, 고민했다.
자신이 아는 정보를 말해야 할까?
도영이 같은 아이가 나오질 않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사건에 개입해서는 안된다.
이득도 없는 일.
하지만 아이를 보는 부모의 행복한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병원장의 눈빛을 보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알아낼 기세였다.
‘후, 이런 일에는 개입하려 하지 않으려 했는데.’
정훈은 그에게 힌트를 주었다.
‘방향제 쪽으로 알아보세요. 왠지 그럴 것 같네요’
5년 뒤 화장실 방향제 때문에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어진다.
방향제에 함유된 독성물질이 수천명의 사람들이 죽이고 수만명의 사람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힌다.
우연히 신화제약에서 만든 약품이 앞으로의 희생을 막을 수 있게 되었다.
하여튼 신화병원에서 신약 덕분에 목숨을 구한 사람들을 눈으로 확인한 이상 이제 안 믿을 수는 없다.
언론에 보도 자료를 뿌리고 이제 곧 기자 회견을 할 예정이었다.
어제까지 신화제약 주식이 5일 연속 상한가를 향했다.
‘5일? 50일도 상한가를 갈 것 같은데.’
가장 오래된 기록이 40일 연속 상한가다.
신화제약은 확실히 50일을 넘을 기세다.
기분 좋은 상상을 하고 있었다.
“회장님, 출발하세요.”
인터폰에서 차영미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내가 차영미의 아바타가 된 기분이지?’
불쾌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실장님 버릇을 확실히 고치려고 할 때.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톤을 바꾼 차영미가 말했다.
“흠, 흠. 출발하실 시간입니다. 회장님!”
“크흠, 네”
문 앞에 온정식이 대기하고 있었다.
거구의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감기입니까?”
정훈은 온정식과 거리를 둔 뒤 입을 가리며 물었다.
“아, 아닙니다. 긴장해서요. 제가 대인 공포증이 있어서요.”
“네?”
귀를 의심했다.
대인 10명 정도는 그냥 씹어먹을 거구가 바들바들 떠는 게 우스워 보이긴 했다.
강당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플래시가 터지기 시작했다.
온정식이 눈을 질끈 감으며 정훈의 뒤를 졸졸 쫓아 들어왔다.
떨리는 목소리로 신화제약 사장이 발표를 끝냈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모두 같은 내용이다.
“사실입니까?”
대답은 간단하다.
“사실입니다. 우리도 믿기 어렵습니다.”
“신약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합니까?”
기자의 질문에 온정식이 눈을 반짝이며 일어섰다.
스크린에 준비한 발표 자료를 띄웠다.
눈에 힘이 가득 들어가 있었다.
순식간에 언론 발표회장은 학회가 되었다.
그의 진지하고 전문적인 발표를 알아듣는 사람은 없었다.
그가 사용한 용어는 생전 처음 듣는 낯선 용어들, 이해하기 어려웠다.
기자들의 고개가 중력에 이끌려 꾸벅대기 시작하자 정훈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흠흠, 온정식 사장님의 발표 잘 들었습니다.”
“아니, 아니.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회장님.”
정훈이 그를 노려보며 눈치를 주었다.
신이 나 정신없이 발표하던 그의 눈에 반쯤 넋이 나간 기자들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없는 눈치지만 다행히 상황을 파악한 그.
정훈이 마지막 멘트를 했다.
“이번 신약으로 고통받는 환자분들이 하루빨리 쾌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업의 탐욕에 희생되어 일상이 무너진 사람들의 빠른 회복과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했다.
***
이판호가 정훈의 방으로 왔다.
그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정훈은 그를 소파에 앉혔다.
“후우, 정말…… 치가 떨립니다.”
“어디까지 알아본 겁니까?”
“여기 보고서를 한번 보시죠.”
보고서는 스타화학에서 생산하고 스타유통에서 판매하는 제품 ‘향기솔솔’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화장실의 역한 냄새를 위해 사용하는 집이 많은데 거기서 내뿜는 독소가 폐를 공격한 것이다.
지금까지 수백 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그중 수십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치를 떨던 이판호가 입을 열었다.
“강득구 씨한테 받은 자료를 검토하면서 건너 건너 아는 화학자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런데요.”
“고작 10억이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고작 10억을 아끼려고 한 일 때문에 수십 명의 사람들이 고통받았습니다.”
“하, 이런 미친 XXX X같은 새끼들을 확 그냥…….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서 젓갈을 만들어 김장을 담아야 할 쳐죽일 놈들!”
정훈의 격한 표현에 이판호는 흠칫 놀라며 몸을 움츠렸다.
수십 명이 아니다.
정훈에게는 수천 명의 생명과 수만 명의 돌이킬 수 없는 피해였다.
이대로 둘 수 없었다.
정훈은 스타란 이름이 들어간 회사는 모두 한국에서 씨를 말려야겠다고 다짐했다.
“스타화학 사장이 묵인했겠죠?”
“네. 그런데 분위기가 스타그룹 회장에게까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뭐라고요? 고작 10억 원짜리 생산공정에 그룹 회장이 관여한다는 건가요?”
“네. 스타그룹이 좀 꼼꼼한 편이라서요. 좋게 말하면 그런거고, 나쁘게 말하면 이석 회장이 의심이 많습니다. 누군가 회삿돈을 빼돌리지 않을까 항상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잘 됐군요. 그가 최종 책임자니까 벌을 받아야죠.”
“네, 증거를 더 모으겠습니다.”
이판호가 증거를 모으겠다고 할 때 정훈은 말리고 싶었다.
물론 법으로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간 그를 법으로 처벌하고 싶지 않았다.
천지회를 부수던 방식으로 고통스런 파멸을 선물하고 싶었다.
“일단 최대한 증거와 증인을 확보해 주세요. 아, 그리고 분명 스타화학에서 은밀히 관계자를 회유하거나, 협박했을 겁니다. 그 사람들을 찾아 주세요.”
“네, 회장님.”
“앞으로는 안전에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경호원을 붙여 드릴게요.”
정훈은 이판호에게 지현복을 붙였다.
그는 어떤 위협에도 이판호를 보호할 수 있다.
목숨을 버리면서도.
며칠 뒤 지현복에게 전화가 왔다.
“회장님, 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무슨 일입니까?”
“스타 화확 사장이 회장님을 만나러 찾아왔습니다.”
“어딥니까?”
“지금 그룹 앞 카페에 있습니다.”
“바로 가죠.”
스타화학 사장이 왜 나를 만나려고 하는 거지?
정훈은 의문을 품고 그를 만나러 갔다.
그는 등산복에 가방을 메고 있었다.
등산이 취미인가? 오늘 평일인데, 회사는?
“윤정훈입니다.”
“단지성입니다. 전 스타화학 사장이었습니다.”
“언제 그만두신 겁니까?”
“얼마 전에 사표 제출하고 나왔습니다. 거기 있다간 제 명에 못 살 것 같아서요. 흐흐흐.”
비굴한 웃음이었다.
저놈의 뺨을 후려쳐 웃음기를 쫙 빼고 싶었다.
손이 올라갈 뻔했지만 용케 참았다.
“당신 때문에 희생된 피해자들이 한둘이 아닌 건 알고 있습니까?”
“……네.”
“최영훈 연구원도 당신이 제거하라고 사주한 겁니까?”
“아닙니다. 그건 제가 그룹에 말을 했더니 그룹에서 해송에 지시한 것 같습니다. 해송의 해결사들이 일을 처리한 거죠.”
“제 명에 못 산다는 건 무슨 말입니까?”
“스타 그룹에서 이판호 변호사가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걸 눈치챘습니다. 그래서 지금 꼬리 자르기하고 있습니다. 그룹의 모든 비리를 저한테 뒤집어씌우고 있습니다.”
“그룹의 충신이면 그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월급쟁이 사장일 뿐이었습니다.”
아니다.
그는 그룹의 비리에 눈감고, 앞장서 비리를 저질렀던 놈이다.
정훈은 한마디도 지지 않으며 얄밉게 대꾸하는 저 입이 거슬렸다.
“살려 줄 수는 있습니다. 대신 살아야 할 가치가 있어야겠죠?”
“여기 있습니다.”
그는 가방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옆에 있던 곽현수가 가방을 열고 내용물을 확인했다.
각종 서류와 녹음 테이프가 가득했다.
“이석의 비자금 현황과 녹취록입니다. 그 안에 스타그룹의 이석이 지시한 불법적인 일들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그거면 이석 회장을 확실히 보낼 수 있습니다.”
단지성 사장은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백억, 그리고 제 안전을 보장해 준다면 이 자료를 주겠습니다.”
“백억이라…….”
정훈은 그의 미소가 거슬렸다.
“좋습니다. 대신 딱 1분간만 저한테 시간을 주세요. 그 시간만 버티면 100억에 10억 더 드리죠.”
“네? 100억 받고 10억 더?”
이 새끼가 장난인 줄 아나?
피똥 싸게 해 주지.
“1분에 10억이면 무슨 짓을 해도 참겠습니다, 흐흐흐.”
“알겠습니다.”
정훈은 일어서 자신이 앉았던 의자를 높이 쳐들었다.
그의 머리통을 향해 의자를 내리찍었다.
-퍽
산산조각 나며 피가 사방으로 터졌다.
-으으윽
“입술 꽉 깨물어, 새꺄!”
아까부터 거슬리게 움직이던 그의 입에 주먹을 꽂았다.
“죽이고 싶은데 참는 거야.”
-퍽, 퍽
“40초 남았습니다. 회장님.”
다시 의자를 들고, 테이블을 들고, 그리고 근처에 보이는 화분도 깨트렸다.
1분이 이렇게 길 수도 있나? 하고 생각했다.
온 힘을 다했다.
바닥에 신음을 내는 그를 보았다.
“단지성, 1억 더 얹어 줄게. 이빨이 다 빠졌으니, 임플란트라도 해. 그리고 이 새끼야, 너는 평생 향기솔솔을 써. 알겠어?”
바닥에 쓰러진 그는 힘겹게 고개를 까딱였다.
***
지금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신인배우 탁미현이 스타그룹 회장실을 방문했다.
광고 때문이었다.
우아한 자태로 들어가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런 다음 고개를 빳빳이 들고 소파에 앉았다.
짧은 미니스커트가 위로 말려 올라가며 하얀 허벅지를 드러냈다.
이석의 눈이 순백의 살결에 꽂혔다.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즐겼다.
다리를 꼰 다음 발을 까딱이면서 이석 회장의 시선을 끌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눈이 자신의 얇고 하얀 발목에 꽂혀 있다.
‘됐다. 주도권을 쥐면 10억은 기본이다.’
그를 보며 청순한 얼굴로 꼬리를 살살 흔들면 계열사 광고가 후두둑 떨어진다는 것쯤은 기본이었다.
“우리 탁현미 배우가 광고 효과가 아주 뛰어납니다. 지난번에 했던 광고도 현미가 매출을 2배나 올렸습니다.”
이석의 귀에 사장의 말 따위는 들리지 않았다.
가늘고 햐안 그녀의 종아리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흠흠, 그래요? 효과가 있다면 우리도 써야죠. 스타 유통의 스타마트부터 시작해서 다른 계열사 광고로 확대하죠. 현미 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입술을 핥은 다음 침을 삼킨 그.
울대가 크게 출렁거렸다.
광고를 미끼로 쓸 속셈이었다.
비서실장이 해야 할 말을 이석이 직접 했다.
그만큼 다급한 표정이 얼굴에 드러났다.
눈치가 100단인 탁현미는 주도권을 확실히 할 기회를 포착했다.
청순한 웃음을 한 번 지은 다음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해요, 회장님. 신화그룹과 그룹 전체 광고 계약을 논의 중이라 계열사 하나는 좀…….”
“뭐야?”
순간 감정을 주체하고 못 했다.
그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순식간에 가라앉은 분위기.
이석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 그러시군요. 그럼 뭐 우리도 그룹 전체 광고를 논의해야겠군요.”
이석은 이 여자를 절대 신화그룹에 뺏길 수 없다.
한 번으로 족하다.
그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감사해요, 회장님”
목적을 달성한 탁현미는 청순한 얼굴로 이석을 빤히 보았다.
반달눈과 환한 웃음을 그에게 선물했다.
인터폰이 울렸다.
“회장님, 여사님”
비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이 벌컥 열리며 하인선이 들어왔다.
탁현미를 본 하인선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다짜고짜 소리쳤다.
“그룹 광고를 저따위 년에게 맡기겠다는 겁니까?”
“어머니, 이 정도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룹 일에 너무 관여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인선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크게 대꾸했다.
“그룹의 얼굴을 어떻게 저런 싸구려 배우로 하려고 합니까? 이석 회장.”
여배우 앞에서 그룹 회장의 최면이 완전히 구겨졌다.
이석은 물러설 수 없었다.
“어머니! 그만하세요. 제가 회장입니다.”
“뭐?”
눈썹을 치켜세운 하인선이 이석에게 다가갔다.
-쫙
“감히 어미에게 하는 말버릇이 그게 뭡니까?”
“이게 무슨 짓입니까?”
폭발 직전의 화산처럼 붉었던 그녀의 얼굴은 어느새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서릿발 같은 차가운 목소리로 하인선이 경고했다.
“이석 회장, 그 자리에 있고 싶으면 내 말대로 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꼬리를 내렸다.
“그리고 지금 이럴 때가 아닙니다. 상속 회복 청구 소송이 들어왔어요, 지금”
“그게 뭡니까?”
“상속이 잘못됐다고 제대로 해달라고 하는 겁니다.”
“어떤 개새끼가 그럽니까?”
이석이 거칠게 소리쳤다.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