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grandson of the cash king becomes a tycoon RAW novel - Chapter (187)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187화(187/200)
#187화
총소리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바닥에 납작 엎드린 사람들.
해송의 변호사들, 그리고 그들과 한패인 판사, 검사들이 굉음에 놀랐다.
바닥에 몸을 납작하게 붙인 채 머리를 박고 있었다.
존재감 하나 없이 구경만 하던 놈들이 위협적인 소리에는 제일 먼저 반응한다.
위선이 가득한 놈들.
정훈은 혼란한 틈을 타 귀에 낀 리시버로 차영미에게 지시했다.
“비상 상황, 헬기 준비해요. 그리고 신화병원에도 긴급 수술 대기하라고 해요.”
“네.”
쓰러진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박현철이 숨을 쉴 때마다 피가 울컥대며 쏟아지고 있었다.
당황한 강철중이 피로 흥건히 젖은 배를 두 손으로 막았다.
하지만 검붉은 피는 철중의 노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손 틈을 비집고 밖으로 나왔다.
가슴 깊은 곳에서 치솟아 오르는 분노에 치가 떨렸다.
법을 배우고 정의를 구현한다는 놈들이 하는 짓이라는 게 고작 함정이었다.
가만히 둘 수 없었다.
정훈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 온몸을 벌벌 떨던 그들을 보았다.
“지석현 전 헌법재판소장, 우병수 전 고등법원장, 봉현 전 검찰차장, 단호철 전 검찰총장, 추한길 전 대법관…….”
타조처럼 머리를 박고 있던 그들의 이름을 불렀다.
머리를 살짝 들어 정훈을 바라보았다.
곧 자신을 향한 총부리에 놀라 다급히 바닥으로 머리를 디밀며 눈을 감았다.
그들의 눈에 가득 차 있는 두려움 가득한 공포, 비열한 생의 의지.
사대부의 기개는 티끌만큼도 없는 썩어빠진 오물 덩어리들.
‘저런 놈들이 이 나라를 손에 쥐고 흔들었다니…….’
개탄스러웠다.
“개보다 못한 새끼들, 여러분들은 앞으로 이 나라에서 얼굴을 들 수 없게 만들어 주겠습니다. 기대하세요.”
고개를 돌려 자신을 향해 살기를 뿜어내는 하인선을 보았다.
정훈은 그녀의 얼굴을 향해 총부리를 겨눴다.
“다 쓸어버리고 싶지만, 지금은 참습니다.”
시간이 없다.
박현철의 몸에서 울컥대며 뿜어져 나오는 피를 보면 아직 살아 있는 것이 기적이었다.
서둘러 병원으로 가야 했다.
정훈은 좁혀오는 적들을 총으로 위협했다.
“옥상으로!”
총으로 놈들을 제압하며 일행을 먼저 올려보냈다.
강철중이 박현철을 들쳐 메고 비상계단으로 들어갔다.
자신을 향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는 그들을 총으로 위협했다.
마지막으로 비상계단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옥상으로 올라가자 헬기가 이미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헬기의 프로펠러가 굉음을 내며 돌아갔다.
그리고 하늘로 올라 신화병원을 향해 기수를 돌렸다.
***
응급 수술을 준비하던 간호사 밖으로 뛰어나왔다.
다급한 목소리였다.
“박현철 씨 보호자분!”
그녀의 수술복 대부분은 이미 피범벅이었다.
“네”
정훈이 나섰다.
“박현철 환자 혈액형 아세요? 지금 빨리 수혈해야 해요.”
“혈액형요?”
정훈은 알 수 없는 내용.
다혜에게 확인해야 했다.
몸을 뒤져 전화기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A형입니다. Rh-요.”
의자에 앉아있던 강철중이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네? 어…….”
간호사의 동공이 파르르 떨리며 질겁한 얼굴이 되었다.
“어떡해…… 지금 위독한 상황인데……, 잠시만요!”
수술복이 피로 물든 의사가 밖으로 나왔다.
난감한 표정으로 우물쭈물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습니다. 1리터 이상 흘린 것 같은데, 솔직히 지금 수혈해도 생명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혈액형이 Rh-라면…….”
그의 미간에 주름이 가득 그려졌다. 답답한 표정으로 수술 모자를 휙 벗었다.
정훈을 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은 다음 머리를 천천히 숙였다.
“지금 상황에서는 저희도 더 이상 손쓸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사장님!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후우.”
정훈의 귀에까지 그의 안타까운 한숨이 들렸다.
RH- 혈액형이라니.
그런데.
정훈은 알고 있었다.
여기에도 RH- 혈액을 가진 사람이 있다.
그는 O형이다.
누구에게나 줄 수 있는 피.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그가 자신의 피를 나눠 줄까?
원수에게?
의자에서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던 강철중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제가 RH- O형입니다. 헌혈하겠습니다. 꼭…… 살려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강철중의 말에 모두 안도했다.
하지만 의사는 여전히 굳은 얼굴을 풀지 않았다.
“환자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렸습니다. 환자가 필요한 만큼 피를 뽑으면 기증자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상관없습니다.”
담담한 목소리, 그의 얼굴엔 굳은 결심이 서로 있었다.
정훈은 문득 생각났다.
“형, 혹시 아버님 혈액형은?”
“맞아 아버지도 RH- O형이야. 그런데…….”
강철중이 주저했다.
왜?
강철중의 머뭇거림이 의아했지만, 곧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강도현을 죽이려 했던 박현철.
그의 입장에서는 적이다.
그런데 그를 구하기 위해 피를 뽑아야 하는 상황.
최소한 강도현 본인의 허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괜찮아요.”
낯익은 여인의 목소리가 정훈의 등 뒤에서 들렸다.
“제가 강도현의 보호자입니다. 그 사람도 헌혈에 동의할 거예요.”
모두 고개를 돌렸다.
강도현을 간호하던 그녀가 서 있었다.
“엄마!”
철중의 몰골을 본 그녀는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아들에게 다가갔다.
“괜찮아? 안 다쳤어?”
그녀가 강철중의 흐트러진 모습을 보며 걱정했다.
“어, 별거 아니야. 그런데, 아빠가…… 허락할까?”
“허락하실 거야, 너한테 말하지 말라고 해서 안 했는데, 박현철 씨 매주 와서 아빠를 간호하고 있었어. 그리고 용서든 뭐든 아빠의 몫이야. 그러면 어쨌든 아빠가 살아야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이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하, 어떻게 이런 기적이! 충분합니다.”
확신 가득한 목소리였다.
그에게서 죽어 가는 환자를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이 엿보였다.
의사의 말에 정훈도 고개를 숙이며 부탁했다.
“꼭…… 부탁드립니다.”
“네, 이사장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신화병원 최고의 의사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여기 의사라면 반드시 살립니다.”
확실한 표현을 하지 않는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정훈을 향해 다짐했다.
그만큼 살리고 싶은 것 같았다.
천운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상황,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려야 한다.
그는 뒤돌아 서둘러 수술실로 들어갔다.
정훈은 자리에 앉아 있는 강철중을 보았다.
복잡한 표정이었다.
옛날부터 습관적으로 했던 그의 말이 생각났다.
‘내 피는 졸라 비싸 새끼야!’
정말 그의 피는 비쌌다.
사람의 생명을 살린 피.
정훈은 철중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형?”
“……그래, 상황이 이렇게 됐네. 이제 나도 정해야지.”
“이제 용서하는 거야?”
고개를 끄덕였다.
“장관님, 좋은 사람이더라. 그리고 이제 피를 나눈 사이가 될 거야. 피를 나눈 사이, 더 이상 원망할 필요는 없지.”
그 말을 한 다음 강철중은 간호사를 따라 헌혈하러 안으로 사라졌다.
미워할 수도 미워하지 않을 수도 없었던 존재.
번민으로 고뇌하던 강철중의 뒷모습이 편안해 보였다.
정훈은 굳게 닫힌 수술실을 보았다.
그리고 결심했다.
의자 틈 사이에 숨겨져 있던 전화기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접니다. 유투브에 올리세요.”
“정말요? 안 그래도 손이 간질간질했는데, 지금 바로 올릴게요. 회장님.”
일 벌이기를 좋아하는 차영미의 들뜬 목소리였다.
***
인터넷이 폭동이 난 것처럼 들끓었다.
변호사, 검사, 판사들의 비리가 유투브에 올라왔다.
분노한 사람들이 관련 내용을 여기저기 퍼 날랐다.
지난번 비리보다 더욱 구체적인 내용이었다.
마침 신화그룹은 깨톡 이벤트를 실시했다.
‘기사 공유 프로젝트.’
인터넷 기사를 친구에게 공유하면 오백 원을 주는 이벤트.
클릭 몇 번에 오백 원.
모두가 뛰어들었다.
법조인들의 비리를 파헤친 기사가 높은 트래픽을 얻자, 눈을 감고 있던 다른 언론사들도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트래픽이 돈이다.
남들이 다 쓸어 가는 걸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그들도 다급히 특집 기사를 다뤘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발생한 파국.
새 정부는 출발부터 밀릴 수 없었다.
기선을 제압하기로 마음먹었다.
정부는 유튜브를 차단하고 싶었지만 미국에 서버가 있어 차단할 수 없었다.
자신들의 손으로 통제되지 않는 매체의 출현.
다급하게 여러 방안을 검토했지만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었다.
겨우 할 수 있는 건 침묵과 외면뿐이었다.
그들은 유투브에 올라온 비리에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비리 혐의자들을 특정할 수 없다는 말만 떠들었다.
화면 가득 얼굴이 특정되어도 아니라고 우겼다.
새 정부에 불만 가득한 불순분자들의 짓이라고 폄하했다.
오죽했으면 네티즌 수사대가 나서 인물을 특정했다.
그리고 그의 이름을 인터넷에 올렸다.
그러자 경찰은 발 빠르게 네티즌들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명예훼손 사건에 구속 영장을 청구하며 반국가 사범이라고 죄목을 적시했다.
정보기관인 경찰 정보과, 국정원, 기무사령부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동원했다.
정훈은 스타그룹 비자금과 관련된 녹취록을 조영진 의원에게 넘겼다.
거기에는 뇌물을 받은 사람들의 실명이 나와 있었다.
조영진은 거드름을 피울 정도로 자신만만했다.
국회의원이 발표한다면 저들도 어쩔 수 없이 수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조영진 의원은 스타그룹에게 뇌물을 받은 검사와 판사의 실명을 기자들 앞에서 발표했다.
10명의 법조인들의 실명이 드러나자 시민들은 분노했다.
가만히 있을 수 없던 검찰이 드디어 움직였다.
검찰은 조영진 의원을 명예훼손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불구속으로 진행되던 수사는 급기야 구속 수사로 전환되었다.
검찰은 국회에 조영진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요구했고 여당 의원이 과반수 이상이던 상황에 어이없이 체포 동의안이 통과되었다.
기가 찼다.
그리고 그들에게 고마웠다.
“하, 이 정도일 줄이야.”
정훈은 철판보다 단단한 그들의 낯짝에 두려움이 느껴질 정도였다.
“결국, 여론을 통해서는 안 된다는 거죠?”
“그런 것 같은데요. 힘을 보여 주셔야 할 것 같아요.”
“이제 드러낼 때도 됐죠.”
정훈의 전화벨이 울렸다.
다혜였다.
“다혜야, 웬일이야?”
“우리 사무실 앞에 난리 났어.”
“서초동에?”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지금 서초대로가 마비됐어.”
“응?”
“아무래도 조영진 의원 구속 때문인 것 같아. 죄를 지은 사람이 아니라 죄지은 걸 폭로한 사람을 잡아갔잖아.”
“그리고 여당 국회의원까지 한통속이 되었고.”
정훈이 다혜의 말을 이었다.
“그래, 그래서 결국 사람들도 폭발한 거지. 잠시만, 티비에 나오려나?”
정훈의 말을 들은 차영미가 리모컨으로 티비를 켰다.
뉴스 화면에는 서초대로를 가득 메운 사람들이 보였다.
사이버 세상에서 키보드로 분노를 표출하던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왔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불순분자들의 선동에 이끌려 나온 사람들로 보였을 것이다.
정훈에게는 아니었다.
이제 자신이 하려는 일을 지지해 줄 강력한 힘이었다.
“다혜야, 나중에 봐. 나 지금 급하게 할 일이 있어.”
“그래.”
두더지처럼 숨어서 자신들을 은밀하게 감추고 있던 놈들이 결국 모습을 드러냈다.
강철중을 좌천시키고,
조영진을 구속한 그들.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정훈은 미래금융지주 회장으로 있는 김만호에게 전화했다.
“아저씨, 접니다.”
“네, 도련님!”
“잘 지내시죠?”
“잘 지내긴 하는데 시국이 어수선해서요. 그놈들 참 질깁니다.”
“그러겠죠, 쉽게 자신들이 가진 권력을 놓으려 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죠? 전화하신 거 보니 이제 시작하실 생각입니까?”
“네. 지금인 것 같습니다.”
잠깐의 침묵이 흐른 다음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었다.
정훈은 잠깐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책상 위에 있는 키를 집어 들었다.
“어디 가시려구요?”
“검찰청요.”
“그럼 저도 시작할게요, 회장님. 이제 천성한도 곧 찢어 죽일 수 있겠어요.”
“네, 이제 얼마 안 남았어요.”
정훈은 고개를 끄덕인 다음 그녀를 보았다.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꽉 깨문 그녀.
서늘하게 반짝이는 눈동자.
기다리던 복수의 순간이 멀지 않았음을 그녀도 직감하는 듯 보였다.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