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grandson of the cash king becomes a tycoon RAW novel - Chapter (30)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30화(30/200)
#030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사무실.
입구에서부터 특이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분명 일하는 사무실인데 사람들 복장이 좋은 말로 다양하고 속된 말로 개판이다.
집에서 어울리는 반바지를 입은 남자는 양호한 편이었다.
미니스커트에 배꼽티를 입은 여자,
금빛 목걸이와 빛나는 반지를 한, 갱스터 같은 흑인.
정장을 입은 사람은 데이비드와 정훈 그리고 눈앞에 있는 피터 틸뿐이었다.
“하하하, 놀라셨나요? 동양에서 오신 분들은 좀 놀라더군요. 우리는 다양성에서 상상력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개판이었다.
일하는 사람보다는 잡담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지금이 커피 타임이기도 하고 또 협업을 중시하는 분위기라 항상 시끌벅적합니다.”
정훈은 수산시장도 여기보단 조용할 거라 생각했다.
“상관없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새로운 산업은 새 분위기로 하는 것도 좋죠.”
정훈은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덤덤하게 말했다.
하지만 해야 할 말은 꼭 했다.
“수익만 나면 어떻게 일을 해도 상관없죠. 돈만 잘 벌면.”
피터의 인상이 약간 찡그려졌다.
닷컴 기업 몰락의 제일 큰 원인.
높은 성장성에 대비되는 초라한 수익.
엄청난 적자와 함께 대부분 파산에 직면했었다.
지금 엑스닷컴은 편리한 인터넷 송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높은 인기만큼 지출이 증가하는 상황.
투자를 받아야만 죽음의 협곡을 탈출해 높이 비상할 수 있다.
하지만 IT 버블이 터지면서 모든 것이 무너지는 중이다.
투자자들은 돈을 감추었고 은행은 대출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파산이 눈에 보이는 상황에 1달러라도 먼저 회수하는 게 이익이다.
“이 친구는 누굽니까?”
피터가 데이비드에게 물었다.
“우리 레전드 컴퍼니 소유주입니다.”
“와우, 고등학생 정도 되는 친구가 회사의 소유주라……. 엄청난 거물을 데리고 오셨군요.”
피터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정훈을 보았다.
“거물은 아니고……. 실리콘밸리는 어린 나이에 창업하는 사람들 많지 않아요?”
정훈이 물음에 의외의 대답을 했다. 천천히 말했다.
“그 나이에요? 아이디어로 창업한 회사가 가끔 있죠. 하지만 당신 같은 투자 회사는 처음이에요.”
그때 회의실 문이 열리며 웃는 얼굴의 인상 좋아 보이는 남자가 들어왔다.
정훈의 눈이 커졌다.
‘드디어 오셨네.’
“안녕하세요, 일론 머스크입니다.”
독특한 남아공 억양의 영어를 구사했다.
“투자를 하고 싶다고요?”
“네.”
“아시다시피 우린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 아닙니다. 괜히 시간 낭비하지 마시죠.”
그 말을 들은 데이비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만나자고 약속을 하고 테이블에 앉았으면 협상을 해야 한다.
아니면 약속을 할 필요가 없었다.
데이비드가 흔들리고 있었다.
전설적인 투자자도 처음엔 실수를 할 수 있는 법.
무리를 해서 여기까지 왔다.
빈정이 상했다.
정훈은 자신이 나서야 할 상황임을 직감했다.
“데이비드, 저 새끼 다 구라예요.”
한국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을 보고 말했다.
“뭐?”
“지금부터 통역해 주세요. 여기까지 왔는데 블러핑에 당할 수 없죠.”
“괜찮겠어?”
“안 되면 관광 왔다고 생각하면 돼요.”
“그래. 알겠다.”
정훈은 고개를 들어 쳐다보았다.
두 남자의 눈이 정훈을 향하고 있었다.
그의 어린 나이 때문에 얕보는 눈빛이었다.
하지만 정훈은 전혀 밀릴 생각도, 끌려다닐 마음도 없었다.
세상에 널린 게 투자할 곳이다.
자신감이 중요한 상황.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리고 데이비드가 통역을 시작했다.
“투자가 필요 없다구요? 그럼 올 필요가 없잖아요. 서로 시간만 낭비한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정훈의 공격에 머스크가 한발 물러섰다.
“그건 아니고, 한국에서 투자를 한다니까 궁금해서 불렀어요.”
“여긴 버블 붕괴랑 상관없나 봐요? 아마존도 주식이 폭락해 여기저기 투자자를 구하는 중인데.”
정훈의 말에 머스크의 얼굴에 불안이 스쳐 지나갔다.
“우린…… 성장성이 높은 회사라 투자자가 줄을 섰죠.”
정훈은 거짓말임을 확신했다.
불안한 표정과 흔들린 눈빛, 그리고 짧은 순간 머뭇거렸던 그의 말.
“그래요? 그럼 뭐 어쩔 수 없죠.”
두 팔을 들어 포기한다는 뉘앙스를 보였다.
“아니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서로 조건은 확인하죠. 얼마를 투자할 생각이죠?”
“천만 달러.”
정훈은 통역을 거치지 않고 직접 말했다.
블러핑은 혼자서 하는 것이 좋다.
데이비드가 당황해 상대가 눈치채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간다.
지금부터는 기세 싸움.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천만 달러의 투자.
지금 상황에 누구도 받기 어려운 액수.
액수를 들은 그들은 당황했을 것이다.
머리를 빠른 속도로 굴리고 있는 게 분명했다.
가장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그의 뇌를 멈춰야 했다.
생각을 끊고 페이스를 흩트려야 한다.
“구백만 달러”
“뭐?”
“팔백만”
“칠백만”
그때 회의실을 서성이던 피터가 다급히 자리에 앉았다.
“좋아, 좋아요. 칠백만 달러. 주당 1달러에 칠백 만주 됐죠?”
‘저게 어디서 뻥카를.’
정훈이 다시 공격했다.
“10센트, 지금 애플 주식이 20센트입니다.”
일단 가격을 후려쳤다.
거래의 기본이다.
마음이 약해서 시작가를 높게 부르면 그만큼 손해다.
“실리콘밸리가 인정한 천재의 회사가 그 가격입니다. 여긴 10센트가 어울려요”
“뭐? 우릴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
피터는 화가 난 표정이었다.
벌떡 일어난 그는 회의실을 왔다 갔다 하며 서성였다.
페이스가 말렸다.
“좋아요. 50센트에 의결권이 없는 주식. 그럼 기존 주주들도 동의할 거예요.”
“안돼. 50센트면…….”
그를 제지했다.
“푸하하하.”
정훈은 웃었다.
황당한 표정으로 두 남자가 정훈을 보았다.
“뭐? 50센트에 의결권 없는 주식? 이것 보세요. 우릴 너무 무시한 것 같아요. 이 자리에 올 때까지 우리가 조사 한번 안 하고 온줄 아세요? 지금 소문이 어떤 줄 알고 그럽니까?”
조사, 소문 두 단어를 들은 그들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정훈은 몰아붙였다.
“곧 은행이 대출금 상환을 요청할 예정이고, 투자자들도 투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당신들 우리를 우습게 아는데 우리가 아는 정보로는 여기 지금 한 달도 못 버텨.”
“그걸 어떻게……!”
그 말을 내뱉은 머스크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치명적인 실수였다.
자신의 패를 보인 것이다.
피터 틸이 자리에 앉았다.
“자, 서로 허풍은 그만 떨고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죠.”
협상? 그런 건 자리에 앉아서 서로 패를 모를 때 하는 것이었다.
정훈은 물러설 수 없었다.
뼈까지 발라 먹어야 했다.
“한 달이라……. 좋네요. 400만 달러, 주당 10센트, 보통주.”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요구했다.
의결권도 없는 쓸모없는 주식은 필요 없었다.
돈도 중요하다.
하지만 앞날은 모르는 법.
의결권은 큰 권력이 될 수 있다.
좋은 것은 가질 수 있을 때 다 가져야 한다.
긴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옆에 앉은 데이비드는 입을 벌린 채 멍하게 정훈을 보았다.
고등학생이라고 보기 어려운 협상력이었다.
그러는 사이 정훈의 앞에 앉은 두 남자가 서로 속삭이기 시작했다.
머스크가 우리를 보고 입을 열었다.
“우리도 자존심이 있어요. 마지막 제안입니다. 주당 50센트, 보통주. 참 인수대금은 언제 들어오죠?”
정훈은 그의 제안을 생각했다.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은 제안.
내년에 상장하면 16달러다. 30배. 그런데 또 곧 인수된다.
더 비싼 가격으로 수십 배의 이익이 눈에 보였다.
여기서 멈춰?
왜 멈춰.
욕심은 부릴수록 좋았다.
그의 마지막 말이 귀에 거슬렸다.
두 번째 기회를 포착했다.
‘돈 언제 줘?’
그건 돈 없을 때 하는 말이다. 돈 많으면 그런 말 할 필요도 없다.
돈이 씨가 말라서 메꿔야 할 상황에나 할 말.
“자존심? 그런 건 살아남아서 회사를 정상화하고 상장시킨 다음에 부려요. 주당 30센트, 보통주. 대신 지금 계약하면 오늘 내로 전액 입금.”
한 명은 어이없는 표정이고 다른 한 명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곧 둘 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후우.”
긴 한숨이 새어 나왔다.
‘너무 욕심을 부렸나? 안되면 어쩔 수 없지. 투자할 곳은 곳곳에 있다. 쫄지 말자.’
정훈은 두근거리며 결과를 기다렸다.
“악마 같은 새끼.”
“XXX, XXXXX.”
알아들을 수 없는 욕을 했다.
그리고 기다리던 단어가 그들의 입에서 드디어 나왔다.
“콜”
“What?”
정문의 반문
“Ok. You win.”
온몸에 전율이 흐르기 시작했다.
대.성.공.
고개를 돌려 데이비드를 보았다.
이 상황을 도저히 믿지 못한다는 표정으로 정훈을 보고 있었다.
그의 입꼬리가 귀에 걸려 있었다.
너무 좋은 제안을 믿지 못한다는 표정이었다.
어느새 준비된 계약서를 들이밀었다.
“싸인하시죠.”
정훈은 떨리는 손을 감추기 위해 팔에 힘을 주었다.
몽블랑 만년필을 꺼내 정훈에게 전했다.
정훈도 준비한 몽블랑 만년필을 꺼내 그에게건넸다.
만년필을 교환한 다음 계약서에 서명을 마쳤다.
그와 나 각각 한 부. 계약서가 서명되었고 법적인 효력을 발생했다.
정훈의 레전드 컴퍼니가 엑스닷컴의 주주가 된 순간이었다.
그리고 레전드 컴퍼니의 레전드가 시작 순간이기도 했다.
“돈은 정말 오늘 들어옵니까?”
머뭇거리며 물었다.
“네, 걱정 말아요.”
많이 급해 보였다.
***
성탄절이 끝나고 어수선한 분위기.
해야 할 일이 끝났다.
미국에서의 크리스마스는 낯설었지만 그래도 즐거운 하루가 이어졌다.
좋은 주식을 싸게 가졌으니 신이 날 수밖에.
정훈은 은수와 함께 오랜만에 빈둥대며 샌프란시스코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에 기말고사 결과가 나왔고 예상대로 전교 1등을 했다.
또 땅을 사야 했던 할머니는 기분이 안 좋아졌다고 만호 아저씨가 조심스럽게 이야기해 주셨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
은수는 쇼핑을 했고 데이비드는 레전드 컴퍼니에 어울리는 사무실을 구하려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정훈은 어학원을 등록하고 영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말하기의 중요성 때문이었다.
듣기, 읽기가 되었기 때문에 말하기도 빠르게 늘었다.
원어민 교사의 가르침을 무서운 속도로 흡수하며 시간을 보낼 때였다.
낯선 번호로 온 전화가 걸려왔다.
엑스닷컴에서 주최하는 파티의 초대였다.
정훈은 돈도 없는 자식들이 쓸데없는 데 돈을 쓴다는 생각을 했다.
곧 생각을 바꿨다.
인맥이 돈이다.
자신이 서울대에 가려는 이유도 인맥 때문이다.
이 실리콘밸리에서 인맥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훈은 쇼핑몰로 가 최고급 슈트를 맞췄다.
***
파티에는 직원과, 주주들 그리고 그들의 친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석했다.
인종의 용광로라는 미국 사회.
오늘의 파티도 그런 미국의 축소판이었다.
유럽계, 미국계, 남미, 아시아,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다 있었다.
하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실리콘밸리.
특이한 모습은 아니었다.
“그날 정말 놀라웠어.”
“무례했다면 사과할게.”
“아니, 무례하진 않았어. 피도 눈물도 없는 정복자, 악마를 본 느낌이었어. 솔직히 나는 마지막 제안을 받아들일 줄 알았거든.”
“……운이 좋았어요.”
정훈은 대충 둘러댔다.
‘뼈까지 발라 먹으려고 작정했죠’라고 차마 말할 수 없었다.
피터와 대화를 할 때 그가 회사 직원을 소개했다.
같은 동양계라는 공통점 때문인 것 같았다.
“스티브, 여기 미스터 윤, 이름은 정훈이고. 한국에서 왔어. 우리를 구원한 중요한 주주.”
“반가워요.”
“반가워요. 혹시 스티브 맞아요?”
“어, 어떻게 제 이름을 알아요?”
“이름표 보고요.”
정훈은 그의 가슴을 차지한 이름표를 가리켰다.
‘10년 뒤, 아니 5년만 지나도 당신 이름 모르는 사람 없을 거야.’
드디어 그를 만났다.
동양계인 그와는 다행히 말이 잘 통했다.
지나가는 말로 그에게 말했다.
“좋은 사업 계획 있으면 꼭 연락해. 내 생각에 스티브는 분명히 성공할 거야.”
“흐흐, 그렇게 칭찬해 주니 좋은데, 지금 생각 중인 거 있는데…….동영상을 올리는 회사를 만들 계획인데, 이 계획 좀 정리되면 연락할게. 그때 꼭 투자해 주십시오. 투자자님.”
“물론.”
그에게 이메일이 적힌 명함을 주었고 그의 연락처를 받았다.
유튜브의 세 창업자 중 한 사람인 스티브 첸.
정훈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의 초기 투자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첸의 뒷모습을 보며 다짐하고 있을 때였다.
어느새 정훈에게 다가온 데이비드가 말했다.
“정훈아, 할머니가 빨리 들어오라고 하시는데?”
데이비드의 표정에서 걱정이 묻어 있었다.
***
“할머니.”
은수가 할머니의 품에 안겼다.
정말 누가 보면 은수가 손자라고 생각할 만큼 할머니와 죽이 맞았다.
“그래, 은수야 재밌게 놀다 왔냐?”
“네. 할머니 덕분에요. 여기 할머니 선물요.”
“은수는 정말 여자 마음을 살살 녹이는구나. 이쁜 짓도 참 잘하지.”
“헤헤.”
“다녀왔습니다.”
“정훈아.”
정훈을 보는 할머니의 표정에서 손자에 대한 신뢰가 가득했다.
“잘 놀다 왔냐? 철수한테 전해 들었다. 그런 능력은 도대체 어디서 배운 거냐? 철수가 혀를 내두르던데.”
“운이 좋았습니다.”
정훈은 ‘옛날에 채권 추심할 때요’라고 말할 수 없었다.
“녀석, 겸손한 것도, 협상에서 이기는 것도 지아비를 똑 닮았어.”
할머니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할머니, 급한 일이라는 게…….”
“이거 한번 보거라.”
할머니는 정훈에게 꽤 두툼한 서류를 보여 주셨다.
[중부시 황금동 주공아파트 1, 2 단지 재건축 프로젝트]정훈의 눈에 재건축이라는 단어가 눈길을 띄었다.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