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grandson of the cash king becomes a tycoon RAW novel - Chapter (33)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33화(33/200)
#033화
덩치 좋은 청년들이 짧게 끊어 치는 주먹에 쓰러졌다.
간결하지만 급소만을 노리는 움직임.
자신도 배웠던 움직임을 가장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었다.
만식은 앞에선 남자를 유심히 보았다.
그리고 그의 현란한 움직임을 보자 드디어 생각났다.
‘어떻게 그의 이름을 잊을 수 있었지? 그래. 분명해. 정보사 전설, 정현수. 그날 작전에서……. 분명히…….’
어차피 이길 수 없다.
피해야 한다.
“야 저 자식부터 조져!”
자신은 그나마 쉬워 보이는 고등학생을 처리하고 자리를 피하기로 마음먹었다.
“도련님, 조심하세요.”
현수는 두목으로 보이는 사람이 정훈에게로 가자 경고했다.
부하들 모두를 현수에게로 보냈다.
만식은 정훈을 향해 달려갔다.
어린 학생이라고 방심하지 않는다.
얼굴을 향해 주먹으로 뻗었다.
허공을 가르는 소리.
‘미친, 이걸 피해?’
훈련받지 않은 학생이 자신의 주먹을 피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윽.”
옆구리 위 갈비뼈, 급소를 향하는 주먹을 어깨로 겨우 막았다.
‘그 순간에 이런 파워라니……. 젠장 금이 간 건가. 피해야 해’
만식은 몸을 날려 계단으로 도주했다.
어깨에 통증이 전해졌지만 중요하지 않았다.
살아 돌아가 알려야 할 게 많았다.
곽현수는 멀리 사라지는 남자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분명해, 저 자식. 기다려라.’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는 도련님 곁으로 가 상태를 확인했다.
상처 하나 없는 깨끗한 몸.
‘성인과 싸워도 상처 하나 없는……. 이걸 믿어야 하나.’
공사장 먼지가 여기저기 묻어 있을 뿐이었다.
“도련님, 괜찮으세요? 저 혼자 할 수 있는데…….”
“네. 괜찮아요.”
주변을 보자 바닥에 쓰러진 이들이 신음하고 있었다.
일어설 수 없도록 뼈마디 하나에 인대 한 줄은 기본으로 부순 것 같았다.
“이렇게까지 안 해도…….”
정훈이 얼굴을 찡그렸다.
“벌레 같은 놈들입니다. 이 바닥에 다시 못 붙이도록 해야죠.”
남자의 기습적인 주먹을 피하는 정훈의 상식 밖의 움직임.
현수는 정훈을 보며 물었다.
“그런데 아까 그거 어떻게 피했어요? 엄청 가까운 데서……. 속도도 빨랐는데”
“네? 그냥 피하는 거죠.”
현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다시 그 순간을 생각했다.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참, 뭐 그리 쉽게 피합니까?”
괴성을 지르는 소리.
“으아아아아.”
한 남자가 현수의 뒤를 노렸다.
그의 손에는 50cm는 되어 보이는 날카로운 칼이 빛나고 있었다.
너무 가까웠다.
“조심해요!”
정훈이 정확한 발차기로 남자의 목을 가격했다.
정통으로 울대를 맞은 남자는 바닥에 쓰러져 벌레처럼 꿈틀거렸다.
곽현수는 정훈의 반응 속도를 보고도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정보사 최고 요원인 자신보다 10프로 이상 빠른 속도.
그는 괴물 같은 윤정훈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그 한계가 궁금해졌다.
***
난간에 매달려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던 수홍은 눈앞의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이 스물 남짓한 남자를 하나씩 쓰러트렸다.
원 샷 원 킬을 총이 아니라 주먹으로 처리한다는 게…….
그야말로 영화에서나 보던 판타지가 아닌가?
하지만 두 사람은 망설임도 없이 한 번에 한 명씩 쓰러트렸다.
그리고 어느새 그 모두를 뚫고 자신 앞에 서 있었다.
“괜찮으세요. 그러게 제 말을 들으시지.”
몰골이 말이 아닌 그를 보자 왠지 안쓰러웠다.
“……감사합니다.”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먹이를 쉽게 놓는 놈들이 아닙니다.”
아직도 공포에 사로잡힌 그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내려가시죠. 안전한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기…… 혹시 제 가족들은?”
“이미 안전한 곳에 있습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정훈이 타고 온 차를 타고 가는 이수홍 사장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혼자 있다면 앞으로도 닥칠 위험이군요.”
“아마도……요.”
“가족들도 위험에 노출될 게 뻔하고……. 그들은 도대체 누굽니까? 어떻게 아무것도 아닌 저를 노린 겁니까?”
“사장님 회사 평판이 좋은 편이라서 그렇습니다. 그걸 이용해서 중부시에서 거하게 해먹은 다음 고의 부도를 낼 작정이었죠.”
“크흠…….”
이수홍이 입술을 깨물었다.
“함께하면 안전은 보장되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그리고 제가 나서면 타깃은 제가 되는 겁니다. 그러니 안전해질 수밖에요”
“괜히 저 때문에 위험을 자초하는 거 아닙니까?”
“아닙니다.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 할 일. 그리고 이제 슬슬 나서야 할 때가 됐습니다.”
이수홍은 전면에 나선다는 그의 말이 솔직히 잘 이해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신이 상대할 수 없는 거대한 적,
정훈이 그들과 싸우고 있음은 분명해 보였다.
“알겠습니다. 윤정훈 사장님.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아, 이런 오해가 있군요. 일단 저는 경영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 회사 더 크게 키워 주세요.”
이수홍은 그의 마지막 말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 회사.’
자신만의 회사가 아닌, 그와 나의 회사.
진심으로 머리가 숙여졌다.
“제 생명의 은인입니다.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참 도대체 어디 간 겁니까?”
“글쎄요, 어디 뒷돈이라도 받은 걸까요? 그럴 사람이 아닌데”
“그럴 사람이 아니라뇨? 아 저는 그럴 사람입니다 하고 이마에 붙이고 다니나요?”
열 명 남짓 모인 회의실.
중부 주공 아파트 재건축 단지의 조합장을 해임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다.
얼마 전 갑자기 사라져 연락이 되지 않는 권율.
가족들도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함구 중이었다.
“자, 자 그만하고 빨리 해임건의안 처리하고 철거업체 선정도 오늘 끝내야 합니다. 재건축은 시간이 생명입니다.”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네.”
권율을 지지했던 이사들은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이라도 나타난다면 모를까.
일 처리도, 사람 사이의 관계도, 리더십도 훌륭한 사람이었는데.
그가 맡은 일은 잡음이 없었다.
하지만 권율을 기다리기엔 기다리고 있는 일이 너무 많았다.
하나하나 빠르게 치고 나가야 했다.
시간이 돈인 재건축, 조합원들의 불평이 올라오고 있었다.
“오늘 회의는 홍판수 이사님이 진행해 주시죠.”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회의를 진행하겠습니다.”
홍판수가 자리에서 일어서 의사봉이 놓인 자리에 앉았다.
“그럼 권율 조합장의 해임과 조합장 해임과 철거업체 선정을 위한 이사회를 실시 하겠습니다”
“탕, 탕, 탕”
이사회 의장이 의사봉을 세 번 두드리며 개회를 알렸다.
“우선 조합장 해임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현 조합장 권율의 해임 안건입니다. 찬성과 반대는 거수로 진행하겠습니다.”
홍판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자신이 조합장으로 나아가는 첫 단계.
5만 원권으로 가득 찬 50억짜리 금고.
비밀번호의 첫 번째 숫자를 입력하는 순간이었다.
“잠시만요. 질문 있습니다.”
회의 흐름을 깨는 목소리에 짜증이 난 홍판수는 날카롭게 시선을 돌렸다.
평소 권율을 믿고 따르던 박 이사였다.
“크흠, 짧게 하세요”
갑작스럽게 질문을 던 박 이사에게 차갑게 질문했다.
고개를 든 박영진 이사는 안경을 한 번 고쳐 쓰고는 주변을 훑어보았다.
평소와 다른 분위기, 침묵이 낯설었다.
분명 400억이 적정가격이었다. 그런데 1000억?
고개를 숙인 게 6명, 서류만 보고 있는 게 영 수상쩍었다.
“주신 자료를 살펴보니까 철거업체 적성에서 제시한 비용이 1000억이 최저가, 그다음이 1200억, 이거 확실합니까?”
“뭐? 1000억. 400억 아니었소?”
항상 회의보다는 회식을 더 좋아하던 김 이사가 깜짝 놀라며 반문했다.
그 옆에 있던 최 이사도, 양 이사도 의아한 표정이었다.”
“크흠 그건 전임 조합장이 잘못 계산한 겁니다. 제가 몇몇 업체에서 확인했는데 최소 천억이었습니다.”
“이건 좀 중요합니다. 비용이 두 배 넘게 차이 납니다. 이렇게 갑자기 처리할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그때 회의실 문이 열리고 건장한 남성들이 들이닥쳤다.
그러고는 이사들의 등 뒤를 막고 떡 하니 자리잡았다.
숨소리만 들리는 적막한 상황.
마지막으로 철거업체 적성의 대표 이천식이 느릿하게 들어왔다.
“박 이사님. 철거가 그리 쉬운 게 아닙니다. 이거 목숨 걸고 하는 겁니다. 천억이면 우리도 남는 게 없어요. 네?”
크지 않은 목소리지만 짜증이 가득 배어 있는 목소리,
회의에 관심 없던 김 이사, 최 이사, 그리고 양 이사는 고개를 숙인 채 자료를 보는 척했다.
“이봐요. 아무리 그래도 400억에서 천억으로 오르는 게 말이 돼요?”
“차암. 거 쉽게 가지……. 창식아, 저기 박 이사님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 좀 가르쳐 드려라.”
“네, 형님”
짧고 굵은 목소리가 들렸고, 박 이사의 뒤에 선 창식이라 불린 남자가 박 이사의 뒤로 바짝 붙었다.
그대로 박 이사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커억, 컥, 컥.”
발버둥 쳤지만 소용없었다.
“무, 무슨 짓…….”
“궁금합니까? 무슨 짓인지?”
이천식이 날카롭게 반문하자 최 이사는 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박 이사는 밖으로 질질 끌려 나갔고, 적막한 공포가 회의실을 가득 채웠다.
“자, 회의 시작하시죠.”
천식이 재촉하자 기다렸다는 듯 판수가 입을 열었다.
“그럼, 회의를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조합장 권율 해임안입니다. 찬성하시는 분께선 손을 들어 주십시오.”
미리 이야기가 된 여섯 명이 손을 들었다.
그리고 천천히, 나머지 이사들도 손을 들었다.
만장일치.
“그럼 조합장 권율의 해임안이 가결되었음을…….”
“이의 있습니다.”
문이 열리고 키가 큰 남자가 들어왔다.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앳된 얼굴이었다.
회의실 문을 박차고 들어온 그를 본 이천식의 얼굴이 구겨졌다.
‘윤정훈? 저 자식이 왜 여기에?’
뒤이어 끌려 나갔던 박 이사가 걸어 들어왔다.
“이의 있습니다. 홍판수 이사님”
“이미 표결이 끝났습니다.”
판수가 회의봉을 들고 두드리려 했다.
“내가 있는데도 해임안을 밀어붙이겠다는 건가?”
사람들의 무리가 갈라지며 권율 조합장이 나타났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이사들이 벌떡 일어났다.
“조합장님. 어디 계셨습니까?”
“아니, 왜 이제 나타나서 일을 이렇게 만듭니까?”
“허허허, 죄송합니다. 사연이 있어서 이렇게 됐습니다.”
“아니 그럼 조합장님 계시는데 무슨 해임입니까? 첫 번째 안건은 무효입니다.”
“그건……”
“이봐 판수, 부재 상황이라서 시작한 해임 건의, 내가 나타났으면 자동으로 폐기해야지.”
“알겠습니다.”
“자, 비켜 주게. 조합장이 돌아왔으니 내가 회의를 진행하지.”
“알겠습니다.”
홍판수는 당황한 얼굴로 자리에서 비켰다.
이천식을 보았지만 그도 아무런 힘이 되지 않았다.
“그럼 제가 회의를 진행하겠습니다. 보자, 두 번째 안건은 철거 업체 지정이군요.”
고개를 들어 이천식을 보았다.
“마침 여기 적성의 대표님께서 계시는군요. 대표님 천억 맞습니까?”
그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난장판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윤정훈이 데려온 사람의 숫자가 더 많았다.
해 봤자 되지도 않는 상황.
다행히 이미 여섯 명을 포섭했다.
표 대결에서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제 설명이 필요합니까? 그냥 표결 붙이시죠.”
“그럼, 알겠습니다. 아, 제가 이사님들께 보여 드릴 게 있습니다.”
권율이 품에서 소형 녹음기를 꺼냈다.
혹시 부정한 청탁이 나올 수 있어 그날 준비했었던 보험.
플레이 버튼을 누르자 비릿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사람들은 녹음기에서 오가는 숫자의 단위에 경악했다. 50억?, 30억?
내용을 끝까지 들은 이사들의 시선이 홍 이사에게 향했다.
흡사 벌레를 보는 표정.
“홍판수 이사님. 해명을 하셔야 합니다. 이런 말을 듣고도 ‘적성’으로 철거 업체를 몰아붙인 이유가 뭡니까? 얼마를 받기로 한 겁니까? 혹시 조합장을 해임하고 그 자리를 노린 겁니까?”
이천식은 자리를 피하기 위해 천천히 일어섰다.
뇌물죄로 감옥 가기 딱 좋은 상황, 피해야 했다.
이미 많은 전과가 있었다.
“이 사장님 어떻게 좀 해 보세요.”
판수가 그에게 매달렸지만 그 또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경찰입니다. 두 분 같이 가시죠.”
사복을 입은 경찰이 와 둘을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자, 그럼 철거업체 선정은 일단 미룹시다. 시공사 선정이랑 같이 처리하죠.”
“알겠습니다. 휴. 큰일 날 뻔했네요.”
“여기 이 친구 도움이 컸습니다.”
정훈이 그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아니 고등학생처럼 보이는데…….”
“허허 나이가 중요합니까? 저 친구 아니었으면 수백 억 날릴 뻔했습니다.”
“하하하 그건 맞는 말입니다”
권율의 칭찬이 이어졌다.
“믿기 어렵겠지만 이 친구가 저를 살리고 우리 조합과 중부시를 살렸습니다.”
“네 그걸 믿으란 겁니까?”
“허허허, 아쉽네요. 보여 드릴 수도 없고. 허허허”
권율은 그저 웃기만 했다.
박 이사가 거들었다.
“이봐, 어린 친구가 대단해.”
갑작스런 칭찬에 부끄러워진 정훈.
“그럼 전 가 보겠습니다. 또 뵙겠습니다. 이사님들, 다음에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요. 고맙습니다.”
모두 정훈을 보고 감사를 표했다.
다음을 언급한 정훈의 말이 의문스러웠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극적으로 돌아온 조합장과 해야 할 말이 훨씬 더 많았다.
***
일송그룹 송현철 회장 비서 한현동은 안절부절못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만만했던 일이 완전히 틀어졌다.
그의 인자한 미소가 더욱 불안한 현동이었다.
“그러니까 하나는 잡혀 가고, 회사도 놓치고 다 차려진 밥상도 엎어졌어?”
“네, 죄송합니다.”
“흐음, 죄송은…… 자네가 잘못했나. 밑에서 잘못한 걸.”
그는 여유로운 웃음과 자상한 목소리로 현동을 어루만졌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직감한 비서실장 한현동은 바로 무릎을 꿇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정리해. 흔적은 남기지 말고. 참 그럼 곧 있을 선거도 날린 건가? 이번 재건축 비자금으로 지원하려 했잖아.”
“그게…… 확실히 하겠습니다.”
한현동은 바닥에 납작 엎드리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어르신”
“아냐, 괜찮아. 저기 다기 세트 좀 가져와 봐. 몸에 열이 날 땐 다도를 하며 이 열기를 낮춰야지. 젊을 때처럼 화내면 몸이 상해. 흐음.”
“여기 있습니다.”
송철호는 김이 나는 뜨거운 물로 다기 세트를 데우기 시작했다.
“허허허, 요즘 젊은 친구들은 참 성숙하다니까.”
“……”
“고등학생이 우리 일을 이렇게까지 방해한 적이 있나?”
“없습니다.”
“대단해 정말, 하 그 자식은 왜 현정옥이 손자로 태어나서. 내 손자면 오죽 좋을까. 허허허.”
송철호의 인자한 미소를 본 비서실장의 등골이 확 쪼그라들었다.
근래 보기 드문 표정.
가장 화가 났을 때의 얼굴이었다.
조직의 중요한 사업이 수포가 됐다.
수천 억이 걸린 사업, 앞으로의 일도 물거품이 될 위기.
특히 재건축 비자금으로 치르려 한 중부시 보궐 선거.
그것이 실패한다면 치명적이다.
재건축 시공사는 무조건 자신들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 깔끔하게 처리하겠습니다. 그리고 시공사 선정도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그래, 그래. 당하고만 있을 수 없지. 그 꼬맹이한테 선물은 보내야 되지 않겠나.”
“네. 회장님.”
“적당한 거로 보내, 섭섭하지 않게.”
한현동은 허리를 깊이 숙인 채 대답했다.
“네”
“차 한잔 들지.”
식지 않은 뜨거운 차를 현동에게 줬다.
뜨거운 김이 올라오고 있었다.
“쭈우욱 마셔”
“네?”
“마시라구, 이 새끼야.”
송철호의 천둥 같은 호통이 회장실에 울려 퍼졌다.
뜨거운 물로 가득 찬 입안에서 전해져 오는 고통에 몸서리칠 때였다.
갑자기 얼굴에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바닥에 쓰러진 한현동.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그의 얼굴을 뒤덮은 물에서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