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grandson of the cash king becomes a tycoon RAW novel - Chapter (67)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67화(67/200)
#067화
두 노인이 입술을 씰룩였다.
서로 눈치를 보고 있었다.
정훈이 난감한 듯 말했다.
“두 분 모두 하실 수 없습니다.”
그 말을 끝내자마자 황 회장이 술잔을 비웠다.
그리고 입술을 닦았다.
“그럼 내가 하지. 어차피 이 회장은 겁이 많아서 못 해. 천지회를 명동에서 몰아낸다……. 잘못하면 칼 맞는 거 아닌가?”
“21세기입니다. 어르신. 칼침 잘못 놓으면 조직이 와해되는 세상입니다.”
“그건 그렇지만. 만약 저놈들이 돈으로 공격하면?”
“제가 가진 돈으로 막겠습니다.”
황 회장이 눈썹을 가늘게 늘어트렸다.
“자네 나이에 가진 게 얼마 있다고 그러나, 현 여사 보증받아 오게.”
황 회장은 현정옥의 보증이면 천지회 놈들이 아무리 공격해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제 부친께서 남기신 800만 달러를 2년 만에 1조 오천억으로 만들었습니다.”
“뭐?”
믿기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헛소리하는 친구는 아니었다.
20살이 된 그가 1조 오천억이라니.
수능 만점, 서울대 법대 합격.
허튼소리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좋아. 그럼 현 여사 보증은 필요 없네. 대신 10배 이상 오를 투자 정보를 주게. 만약 그렇지 않으면 자네와 하는 합작은 모두 내가 차지하겠네.”
황 회장의 탐욕스러운 눈이 빛났다.
하긴 저 정도 욕심이 없었다면 명동 4천왕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정훈은 황 회장의 조건을 수락할지 말지 조심스럽게 쳐다보았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
정훈은 고민했다.
광산 지분을 줘서 10배로 만들어 줄지,
아니면 조선 회사 주식 정보를 줘서 10배로 만들어 줄지.
어느 것이 자신에게 유리할까?
울산에 있는 조선 수리 업체이자 중형선박 제조회사인 영산미포조선 정보를 흘리는 게 좋겠다고 결심했다.
처음에는 자신도 투자만 할 생각이었다.
영산미포조선 주식은 2007년까지 40배가 상승한다.
“영산 미포조선 주식이 급등할 겁니다.”
“자네가 그것을 어떻게 아나?”
“경기의 흐름을 보면 됩니다. 조선업이 바닥을 찍고 올라올 겁니다.”
“그래?”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정훈을 쏘았다.
“그럼 내 거기에 투자하지.”
“백억 이상 부탁드립니다.”
“뭐 백억? 너무 큰 돈 아닌가?”
“저도 어르신께 대부업체를 걸었습니다. 어르신도 백억 정도는 걸 만한 것 같습니다.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
황 회장이 노란색 주전자를 들고 자신의 사발에 막걸리를 채웠다.
“흐흐흐, 신화중공업 실적이 나쁘지 않던데. 그리고 신화증권도 주식시장에서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더니 그게 다 자네 덕인가?”
한 번에 비운 다음 그 잔을 정훈에게 건넸다.
“그래, 한번 해 보자고. 얼마나 버는지 궁금하구먼.”
이 회장은 정훈을 놓쳐 아쉬운 표정이었다.
방 회장도 침을 꿀꺽 삼키며 자신에게도 좋은 기회가 돌아오길 기대했다.
“방 회장님은 저희 광산에 투자하시죠.”
“광산?”
“얼마 전에 대구에 있는 광산회사를 하나 인수했습니다. 신화개발인데 충북 괴산 쪽에 광산 채굴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방 회장이 티브이를 한 번 보고 다시 정훈을 보았다.
“자네, 설마?”
정훈은 웃음으로 대답했다.
***
리오 틴토, 세계 3대 광산 회사중 하나로 오스트레일리아에 본사를 두고 있다.
유민철 사장은 한국으로 들어온 리오 틴토 일행을 영접했다.
하루를 서울에서 보낸 다음 괴산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신화개발 유민철 사장입니다.”
“네, 다니엘입니다.”
유민철의 공손한 인사에 기술팀장 다니엘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꾸했다.
“옛날에 탐사했을 때도 바나듐과 우라늄이 상당했습니다.”
“한국에서 보내는 샘플은 믿기 어렵죠. 우리가 샘플을 확보한 뒤에 판단하겠습니다.”
리오 틴토 기술팀장 다니엘의 목소리는 건조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나가서 식사라도 하시죠. 저희가 괜찮은 한식으로 준비했습니다.”
“아뇨. 냄새나는 음식은 안 좋아합니다. 조금 쉬고 싶군요. 호텔로 안내해 주세요.”
다니엘은 유민철 사장을 마치 가이드처럼 대했다.
엄연한 계약 체결의 당사자일 수도 있는 그를 아랫사람처럼 무시했다.
기술팀장 다니엘은 신화개발에서 보내온 수치를 생각했다.
사실 믿을 수 없었다.
매장량 1위의 중국 광산도 이 정도 함유량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회사들처럼 상당 부분 과장된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앞으로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할 바나듐을 선점하는 것은 중요했다.
그래서 의심스러운 숫자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방문한 것이다.
“탐사 허가는 이미 확보했습니까?”
“물론입니다.”
유민철 사장은 가방에서 샘플을 꺼냈다.
“다니엘, 이게 우리가 확보한 샘플입니다. 숫자로는 못 믿는 것 같아서 따로 준비했습니다.”
“검토하고 알려 드리겠습니다. 오랜 비행으로 피곤하군요.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서울에서 하룻밤 묵고 내일 출발하시죠.”
유민철 사장은 리오 틴토 일행을 신라 호텔로 안내한 다음 정훈에게로 갔다.
“도련님, 접니다.”
“네.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거만합니다. 그래도 세계 3대 광산회사라 목에 힘이 가득 들어가 있습니다.”
“훗, 이거 똥오줌 못 가리는 놈이 왔군요. 내일 제가 한번 만나 봐야겠습니다. 동방예의지국에 왔으면 예의를 가르쳐야죠.”
“네? 그러다 일이 틀어지기라도 하면…….”
“크흠, 유 사장님. 우리 광산의 바나듐 순도는 어떻습니까?”
“세계 최고입니다.”
“그럼 우리가 갑입니다. 내일 갑질이나 한번 시원하게 하시죠.”
자신만만한 윤정훈의 표정과 달리 유민철은 일이 틀어질까 봐 괜히 불안해졌다.
다음 날 신라호텔 커피숍에서 리오 틴토 기술팀장 다니엘을 만난 정훈.
유민철의 요청으로 커피숍으로 내려온 다니엘은 불쾌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빨리 시추한 다음 복귀하고 싶었는데 뜬금없는 면담에 기분이 언짢았다.
소규모 광산개발 회사의 대주주.
세계적인 광산 회사의 기술팀장인 자신과는 급이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윤정훈입니다.”
자신을 보고 미동도 하지 않는 그가 다니엘은 더욱 불쾌해졌다.
“다니엘입니다. 용건이 뭡니까?”
“리오 틴토는 세계 3대 광산 회사 중 하나 맞습니까?”
“물론이죠. 발레 SA, BHP 빌리턴과 우리 리오 틴토까지를 3대 광산 회사라 하죠.”
“그럼 우리가 보낸 샘플이 아주 우수한 건 알고 있겠죠, 당연히?”
“그건 그런데, 보통 과장된 수치가 많아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요? 발레 SA는 바로 계약하자고 하던데 리오 틴토는…….”
경쟁사의 이름을 들은 다니엘의 표정이 굳어졌다.
“신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검증하려고 제가 직접 온 겁니다.”
다니엘의 목소리가 한층 점잖게 변했다. 목에 힘이 빠졌다.
“그래요? 어제 우리 사장님 말로는 아주 거만한 게 계약 의사가 없어 보인다고 들었습니다.”
정훈이 쏘아붙였다.
흠칫 놀란 다니엘이 몸을 낮췄다.
“그건 아닙니다. 본사에서도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요. 이거 어쩌죠. 우린 어제의 무례한 행동으로 관심이 뚝 떨어졌는데.”
다니엘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다급히 일어나 몸을 숙였다.
일본인들이 하는 사죄의 행동이 떠올랐다.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선 다니엘은 허리를 깊이 숙였다.
정훈의 대답을 기다리며 자세를 유지했다.
이번 계약이 실패하면 자신에겐 치명적이었다.
믿기 어려울 만큼 좋은 지표.
그게 사실이면 무조건 계약해야 했다.
윤정훈이란 자의 자신만만한 표정에서 그가 본 믿기 어려운 수치가 사실임을 깨달았다.
무조건 해야 할 계약이었다.
“글쎄요. 사과할 대상은 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정훈은 호텔 커피숍으로 들어오는 유민철 사장에게 손을 들었다.
“도련님.”
몸을 일으킨 다니엘이 유민철을 향해 몸을 돌렸다.
“어제는 죄송했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유민철은 어안이 벙벙했다.
어제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 그가 아니었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저는 가 보겠습니다. 아 유 사장님, 무례했던 행동에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그냥 좋은 게 좋다고 넘어가면 안 됩니다.”
“알겠습니다. 도련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유민철의 입이 귀에 걸렸다.
여전히 허리를 숙인 채 용서를 갈구하는 다니엘.
유민철은 정훈의 뜻을 정확히 캐치했다.
다니엘이란 놈을 어떻게 굴릴지 상상했다.
오늘은 자신이 갑이다.
***
정훈은 신화증권 권영수 사장과 함께 영산미포조선이 있는 울산으로 갔다. 차를 타고 가면서 권영수 사장에게 증권사의 실적을 보고 받았다.
틈틈이 정훈이 가르쳐준 몇 개의 주식들 덕분에 올해는 업계 1위를 달성할 수 있을 거라 했다.
해외 우량주도 지속해서 투자 중이었다.
특히 애플, 아마존 등 IT 업종 위주로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고 했다.
“그럼 올해에는 업계 1위를 달성하겠군요?”
“네 가능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정훈은 눈을 감고 잠깐 눈을 붙였다.
울산까지는 긴 5시간 정도가 걸린다.
은수가 운전하는 차 안.
남자만 세 명이다. 이럴 땐 자는 게 상책이었다.
권영수는 잠든 정훈을 보았다.
그런 그를 은수가 백미러로 힐긋거렸다.
“아저씨 뭘 그렇게 힐긋거려요?”
“아닙니다.”
“하실 말 있으면 제가 전해 드릴게요.”
“아, 아니요. 그저 고마워서요.”
“고맙다니요?”
“어떻게 보면 제가 사장을 할 사람이 아닌데 여기까지 오게 된 게 다 도련님 덕분이죠. 그래서요.”
권영수는 잠이 든 정훈을 쳐다보았다.
배신자, 스파이에게도 기회를 준 남자.
그의 믿음에 대해 실적으로 보답하고 싶었다.
영산미포조선 투자가 잘 되길 기도했다.
***
울산 앞바다를 보던 송철호의 곁에는 영산중공업 사장 정몽일이 있었다.
“윤정훈이 영산 조선에 관심이 있다고?”
“네. 투자하고 싶다고 합니다.”
“투자라……. 조선 수리 분야는 전망이 없지 않나? 파산이 눈앞에 있는 것 같은데, 아닌가?”
“사실 그렇습니다. 영산 조선은 수리 전문인데 중국의 저가 공세 때문에 경쟁력이 아주 부족합니다. 사실 우리 배도 영산 조선이 아니라 중국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흠, 그럼 이참에 그놈에게 넘겨 버려.”
“네?”
“뭘 그렇게 놀라나, 싼값에 넘겨 버려. 조선소 운영이 쉬운 줄 아나. 한번 된통 당해 봐야지. 늪에 빠져 보면 경영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게 될 거야.”
“허허, 어르신도 취미가 고약합니다.”
“고약은 무슨 내가 그놈한테 당한 걸 생각하면…….”
송철호의 눈썹이 거칠게 꿈틀댔다.
“그럼 이번 기회에 저희도 부실을 털어 내겠습니다. 자산도 최대한 빼돌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렇지. 바로 이게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꿩 먹고 알 먹고 아닌가.”
“맞습니다. 윤정훈은 회사를 사서 좋고 우리는 부실을 털어서 좋죠.”
“하하하, 그럼 나는 이만 가 보겠네.”
“네. 말씀하신 비자금은 곧 올려보내겠습니다. 대선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이번에도 우리 천지회를 지지하는 대통령이야 해. 지금까지 아니었던 적은 없지만”
“당연한 말씀입니다.”
“그럼 수고하게.”
영산 중공업 정몽일 사장은 일송그룹 송철호 회장의 차가 사라질 때까지 허리를 숙이고 있었다.
***
“윤정훈입니다.”
“영산 중공업 정몽일입니다. 우리 자회사인 영산미포조선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관심이 없다고는 못하겠습니다. 매력적인 회사라고 판단했습니다.”
“얼마를 투자하고 싶으십니까?”
권영수 신화증권 사장이 정훈을 보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주식 10퍼센트를 확보하고 싶습니다.”
권영수가 대답했다.
“그 정도면 최대 주주 다음입니다. 경영권을 노리는 겁니까?”
정훈이 나섰다.
“지금은 아닙니다.”
“지금은 아니다……. 그럼 앞으로는 노릴 수도 있다는 뜻인가요?”
“네, 적자가 이미 수백억을 넘었다고 들었습니다. 내년에도 그렇다면 경영에 개입할 수밖에 없죠.”
“그럼 경영에 개입하면 정상화할 수 있다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자신만만한 정훈의 얼굴을 본 정몽일이 웃었다.
“신화그룹,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운 좋게 대한중공업을 낙찰받아서 꽤 성장한 걸로 알고 있죠. 사람들은 쉽게 착각해요. 얻어걸려 잘 되는 걸 실력으로 오해하죠. 그런데 독점인 신화중공업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강성노조, 인건비 압박, 해외 업체와의 경쟁…… 신경 쓸게 한두 개가 아니죠.”
“네, 맞습니다. 듣고 보니 역시 지금의 경영진이 무능한 게 분명하군요”
“뭐요!”
윤정훈의 도발에 정몽일의 볼이 파르르 떨렸다.
“경영진이 무능하니 수백억의 적자가 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직접 한번 해 보시겠습니까?”
“가격만 맞으면 못 할 것도 없죠.”
정훈의 도발에 말려들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 시총이 500억입니다. 경영권 프리미엄 포함해서 700억 어떻습니까?”
“적자투성이 기업, 그리고 계약서 도장 찍기 전에 대부분의 핵심 자산은 빼돌릴 거 뻔한데 700억?”
“무슨 말입니까? 그런 일은 없습니다.”
“뭐 상관없습니다. 사업과 관련 없는 자산이야 돈 벌어서 사면 그만이니. 그래도 700억은 조금 심하네요.”
윤정훈은 권영수에게 눈짓했다.
가방에서 자료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올해 신규 투자가 들어오지 않으면 내년 초 자본잠식, 여름에 상장폐지가 예상됩니다. 우리 신화증권에서 시뮬레이션한 내용입니다.”
정몽일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살 거요 말 거요?”
“건실한 회사를 거의 말아먹었네요. 그럼 사장님, 저랑 내기 하나 하시겠습니까?”
윤정훈은 다시 한번 정몽일을 자극했다.
미끼를 던져 그가 물도록 유도했다.
지금은 남의 회사, 적자투성이 하지만 곧 황금알을 낳는 회사다.
눈앞에서 둥둥 떠다니고 있는 저것을 낚아채야겠다.
공짜로 가져야겠다고 결심했다.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