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00)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101화(99/201)
101화 명승부 (2)
후반전도 전반전과 비슷한 흐름으로 흘러갔다.
스페인이 경기를 주도하고 이탈리아는 수비 후 빠른 측면 역습으로 스페인에게 속도 싸움을 걸었다.
경기장에서 눈에 띠는 선수는 의외로 카사노였다.
심장 수술을 받았음에도 카사노는 미친 황소처럼 뛰어다니며 적극적으로 압박했다.
스페인의 가짜 공격수가 파브레가스라면 이탈리아의 가짜 공격수는 안토니오 카사노였다.
악마의 재능, 돌아온 탕아라 불린 그는 모든 힘을 쏟아냈다.
덕분에 디 나탈레는 좀 더 높은 위치에서 스페인의 뒷공간을 노릴 수 있었다.
카사노의 스루 패스를 받은 디 나텔레의 논스톱 슈팅이 골대 위로 넘어갔다.
“오우우우우!”
이탈리아 팬들은 머리를 감싸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스페인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부스케츠의 패스를 받은 다비드 실바는 안으로 파고 들며 파브레가스와 1대1 패스를 주고받았다.
데 로시가 튀어나와 저지하려 했지만, 파브레가스는 공을 뒤로 흘려 이니에스타에게 전달했다.
이니에스타는 압박을 받기 전에 공을 툭 건드렸다.
키엘리니의 머리를 넘어가는 공.
다비드 실바가 왼발로 받아 골문 구석으로 가볍게 찼다.
하지만 부폰이 온몸을 날려 공을 쳐 냈고 데 로시가 재빨리 멀리 걷어 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서하는 박수를 치며 감탄했다.
“정말 아름답고 치명적인 연계 플레이였어요.”
“확실히 눈이 즐거운 경기네요! 윤이 왜 이 경기를 꼭 보고 싶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아요.”
강하게 압박해 루스 볼을 만들어 빠르게 역습 전개하는 이탈리아, 밀집 수비를 공략하려는 스페인.
경기장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윙백들의 움직임도 인상적이었다.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윙 포워드들이 중앙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페인과 직선적인 움직임으로 역습의 선봉장이 되어 주는 이탈리아의 윙백들.
이외에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많았다.
“이탈리아의 역습이 무섭네요. 스페인의 대처가 너무 늦어요.”
“양 윙백으로 출전한 선수들은 빠른 발을 가진 선수들이에요. 스페인은 전체적으로 주력이 빠른 편이 아니라서 한번 뚫리면 막기 힘들죠.”
스페인은 계속해서 데 로시와 피를로에게 공간을 내주고 있었다.
피를로 봉쇄를 맡은 파브레가스는 종종 놓치며 이탈리아의 역습을 저지하지 못했다.
은디아예는 까끌까끌한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스페인 선수들의 위치를 지적했다.
“스페인의 윙백들이 굉장히 높은 위치까지 올라간 걸 노렸다고 보면 될까요?”
“맞아요. 중원이 지연시키거나 커버해야 하는데 중원을 비우면 카사노가 휘젓고 다니니 골치가 아프죠. 그렇다고 윙백들을 내릴 수도 없으니 피를로와 데 로시를 압박해서 저지하는 수밖에 없죠.”
“그렇군요.”
전반전에는 디 나탈레가 발로텔리의 역할을 해 줬다면 후반전에는 카사노가 이어받았다.
피를로가 받는 압박을 풀기 위해 낮은 위치까지 내려오기도 했다.
보는 사람이 걱정될 정도로 카사노는 정말 많이 뛰었다.
은디아예는 침을 삼키며 서하에게 물었다.
“카사노가 얼마나 버텨 줄까요?”
서하는 시간을 확인했다.
후반전이 시작한 지 14분이 지난 상황, 골은 터지지 않았다.
슬슬 득점이 나올 시간대.
기동력과 활동력이 떨어진 카사노를 바꿔 줘야 할 시점이었다.
“곧 교체할 것 같아요.”
“하지만 카사노를 빼면 들어갈 선수가 없는데… 발로텔리는 이번 시즌에 폼이 많이 떨어져서 감독의 신임을 받지 못했잖아요.”
“그게 문제죠.”
이탈리아가 가진 고민거리였다.
현재 이탈리아 대표 팀의 공격 자원은 5명으로 발로텔리, 카사노, 디 나탈레, 파비오 보리니, 세바스티안 조빈코가 있었다.
이중 파비오 보리니와 바스티안 조빈코는 스페어에 가까웠다.
자연스레 남은 자원은 발로텔리.
카사노를 빼고 발로텔리를 뺀다?
가진 재능만 놓고 본다면 탁월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발로텔리는 데뷔 시즌 이후 최악 폼을 보여 주었다.
교체로 나와도 지친 카사노보다 잘할 거라는 보장이 없었다.
“오! 윤! 이탈리아가 교체 카드를 꺼냈어요! 윤의 말대로 카사노를 빼고 발로텔리가 들어가네요!”
카메라가 발로텔리의 얼굴을 잡아 주고 있었다.
발로텔리는 근엄하고 진지한 얼굴로 동료들에게 지시를 전달했다.
“재미있는 포인트가 생겼네요.”
“망치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서하는 은디아예의 의견에 동의하며 경기를 지켜봤다.
발로텔리는 카사노의 역할을 이어받아 중앙에서 동료들을 도와 강하게 압박하고 어그로를 끌었다.
발로텔리가 공을 잡으면 모타와 마르키시오가 스페인 진형으로 빠르게 넘어갔다.
스페인의 미드필더 선수들은 두 선수의 움직임에 따라 나올 수밖에 없었다.
발로텔리에게 공간이 만들어지자 이탈리아의 공격 템포가 한층 더 빨라졌다.
“윤, 생각보다 괜찮은데요?”
“확실히 이번 시즌 폼은 아니에요. 절치부심이라도 했는지 나쁘지 않네요.”
발로텔리의 몸놀림은 괜찮았다.
드리블에 자신감이 있었고 패스도 지체하지 않았다.
적절한 타이밍에 동료에게 전달하고 전방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우우우!”
발로텔리가 들어오자 경기 분위기가 이탈리아 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스페인의 패스 플레이도 생각보다 잘 먹히지 않았다.
이탈리아의 선수들이 분위기를 타고 더 타이트하게 스페인 선수들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승부수를 던진 프란델리 감독의 카드는 성공적이었다.
이제는 방점을 찍어야 할 때.
스페인이 변화를 주기 전에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어?”
순간적으로 파브레가스가 피를로의 움직임을 놓치며 자유롭게 풀어 줬다.
전반전에도 종종 나왔던 장면이었지만, 이번에는 치명타였다.
피를로는 과감하게 공을 몰고 전진했다.
순식간에 센터 서클을 넘어 스페인 진형으로 넘어온 피를로는 주변을 재빨리 살폈다.
양 윙백인 크리스티안 마조와 에마누엘레 자케리니는 사이드를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디 나탈레는 스페인의 선터백 사이로 침투했고 발로텔리는 사비를 방해하며 공간을 만들어 줬다.
피를로는 압박하기 위해 달려드는 부스케츠를 발재간으로 벗기고 발로텔리가 만들어 준 공간으로 공을 몰았다.
서하는 익숙한 장면이 나오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한 발자국, 두 발자국.
“이제 중앙으로 스루 패스를 넣어 주겠지.”
서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피를로는 센터백들 사이에서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디 나탈레를 보고 스루 패스를 찔러 넣었다.
절묘한 타이밍과 완벽한 침투.
베테랑 스트라이커, 디 나탈레는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왼발로 공의 속도를 죽였다.
카시야스가 슈팅 각도를 좁히며 달려 나오자 오른발로 감아 차 골문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흔들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스페인의 골망이 흔들렸다.
후반 23분에 터진 디 나탈레의 선제 득점, 이탈리아 팬들은 거대한 함성을 만들어 내며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우와아아아아아!”
파브레가스의 압박 실패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저번과 골 장면은 똑같았다.
선수 구성이 조금 달랐을 뿐.
원인과 결과가 바뀌지 않았다.
서하는 내심 다른 결과가 나오길 원했지만, 자신이 알던 장면과 똑같아 조금 김이 샜다.
“윤, 왜 그래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제 이탈리아는 수비에 전념할 거예요. 목적은 달성했거든요.”
“하긴 1대0을 가장 훌륭한 스코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니 빗장을 걸겠죠.”
추가 시간까지 대략 25분 정도.
남은 시간은 많았다.
두 사람의 예상대로 이탈리아는 빗장을 걸어 잠갔다.
디 나탈레를 제외하고 모든 선수들이 중앙으로 밀집해 수비 태세를 갖췄다.
촘촘하게 포위망을 형성한 중앙과 달리 측면은 완벽하게 열렸다.
아르벨로아와 호르디 알바는 프리하게 서 있었고 스페인 미드필더들은 이탈리아의 측면을 마음껏 사용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선수들은 나가지 않았다.
박스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을 뿐 그 외는 자유롭게 뒀다.
측면을 버리고 중앙을 막는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지독하네요.”
“지독하죠.”
“윤은 스페인이 이탈리아의 빗장을 풀 수 있다고 생각해요?”
“측면을 잘 활용하면 가능성은 충분해요. 잘 보면 이탈리아도 측면을 완전히 버리진 않았거든요.”
서하의 말대로 이탈리아 선수들은 중앙에 밀집했지만, 측면 수비를 완전히 버리지 않았다.
깊은 위치까지 들어오면 이탈리아 윙백들이 나가 마크했으니까.
그리고 여기서 오는 딜레마.
윙백과 센터백의 간격이 벌어지는 순간이 이탈리아에게는 고비였다.
키엘리니, 데 로시, 보누치 삼인방이 미친 활약으로 잘 막아 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간격이 넓어지고 있었다.
이를 스페인 미드필더들이 모르지 않았다.
계속해서 측면으로 공을 배급해 간격을 벌렸다.
이니에스타는 중앙과 측면으로 자유롭게 오가며 동료들과 공을 주고받았다.
슈팅까지 가지 못했지만, 공격 작업은 차근차근 만들어 갔다.
“괜찮네요.”
“네? 뭐가요?”
“스페인 선수들의 위치를 보세요. 이탈리아 선수들이 중앙에 밀집해 있는데도 적재적소에 서 있어요.”
은디아예는 서하의 말을 듣고 스페인 선수들과 이탈리아 선수들의 위치를 봤다.
뭔가 처음과 달리 이상했다.
파이브백 라인과 미드필더진 사이로 스페인 선수들이 서 있었다.
공이 있는 방향에는 이탈리아 선수들이 밀집되어 있었지만, 반대편은 비어 있었다.
순간적으로 이니에스타가 프리해졌다.
“이제 시작하겠네요.”
서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비가 앞으로 슬쩍 나온 이니에스타에게 패스했다.
실바와 파브레가스에 대한 압박은 잘 되어 있었지만, 이니에스타의 움직임을 놓쳤다.
뒤늦게 실수를 깨달은 보누치가 이니에스타를 강하게 압박했다.
“와!”
이니에스타는 팬텀 드리블에 이은 숏패스로 실바에게 패스했다.
실바는 등을 진 채로 오른쪽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침투하는 파브레가스를 슬쩍 봤다.
곧바로 공을 잡고 등을 돌렸다.
깔끔한 턴 동작에 이은 드리블.
“멀린(마법사)!”
그 순간 이니에스타는 왼쪽 윙백과 보누치가 떠난 자리로 빠르게 침투했다.
시선을 끈 사이 키엘리니까지 끌어낸 실바는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 넣었다.
키엘리니와 오른쪽 윙백 사이.
벌어진 간격 사이로 공이 빠르게 굴러갔다.
파브레가스는 공을 잡고 오른발 논스톱 슈팅을 때렸다.
멋진 선방 쇼를 보여 준 부폰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막지 못했다.
이탈리아의 골망이 흔들렸다.
“우와아아아아!”
붉은 물결이 거칠게 요동쳤다.
이탈리아에게 선제 득점을 내주고 8분 만에 나온 동점 골이었다.
이탈리아 선수들은 허무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밀집 수비로는 스페인의 완벽한 패스 플레이를 막을 수 없었다.
은디아예는 자신이 골을 넣은 듯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이예에에에! 호우!”
서하는 의아한 표정을 짓다가 내기를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윤, 왜 웃어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제 남은 시간은 25분 정도.
스페인은 칼을 꺼내 들었다.
파브레가스와 실바를 빼고 토레스와 헤수스 나바스를 투입했다.
패스 플레이보다 직선적인 공격으로 역전 골까지 노리겠다는 의도가 담긴 교체였다.
이에 맞서 이탈리아도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모타를 빼고 몬톨리보를 투입해 미드필더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결과를 내고 싶은 두 팀의 결말.
“이탈리아가 라인을 올렸네요?”
“계속 얻어맞다가는 손도 쓰지 못하고 당한다는 걸 경험했잖아요. 차라리 전방 압박을 강하게 걸어서 높은 위치에서 볼을 탈취해 역습을 펼치는 편이 낫죠. 물론 뒷공간을 내주겠지만,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스페인을 이길 수 없어요.”
“윤의 의견이 일리 있네요.”
이탈리아는 강수를 꺼내들었지만, 선공은 스페인에게 있었다.
부스케츠의 패스를 받은 이니에스타가 원터치 패스로 환상적인 스루 패스로 센터백 세 명의 뒷공간으로 넣어 줬다.
토레스는 데 로시 뒤로 침투했다.
완벽한 1대1 찬스를 만든 토레스는 터치를 길게 가져갔다.
“어?”
하지만 부폰이 재빠르게 나와 가볍게 발로 공을 탈취해 밖으로 걷어냈다.
완벽한 득점 기회를 날려 먹은 토레스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와! 토레스가 저걸 날리네요.”
“요즘 폼이 안 좋잖아요.”
토레스의 수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파브레가스의 스루 패스를 받은 토레스는 과감하게 박스 밖에서 슈팅을 가져갔지만, 부폰의 정면으로 향했다.
계속된 실패에 흐름은 이탈리아로 넘어갔다.
데 로시는 압박 받는 피를로를 대신해 측면으로 길게 찼다.
사이드에서 공을 잡은 자케리니는 신나게 라인을 타고 달렸다.
피케가 재빨리 달려와 마크하자 자케리니는 반대편으로 침투하는 발로텔리에게 공을 넘겨줬다.
발로텔리는 여유롭게 공을 잡고 천천히 박스 안으로 몰고 갔다.
“와.”
하지만 슛 시도도 하지 못한 채 뒤에서 달려온 아르벨로아에게 공을 빼앗겼다.
발로텔리의 어이없는 장면을 본 은디아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저 친구는 여전하네요.”
빠른 템포로 치고받은 양 팀은 결국 승부를 내지 못하고 무승부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훌륭했다.
양 팀 감독은 치열한 전술 싸움과 수 싸움을 보여 주었고 선수들은 최고의 퍼포먼스로 보답했다.
그야말로 눈이 즐거운 경기였다.
“아 참! 윤, 요즘 이상한 소문이 들려오고 있는데 혹시 알아요?”
“이상한 소문이요? 구체적으로 어떤 소문인데요?”
“올해가 반 페르시의 재계약 해라는 거 알고 있죠?”
“네, 이번에 안 하면 내년에 FA로 풀려나니 여름이 마지막 재계약 시즌이죠. 그런데 그게 왜요?”
은디아예는 살짝 심각한 얼굴로 대답했다.
“영감님이 반 페르시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