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05)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105화(104/201)
105화 원 샷 원 킬
서하의 동점 골로 흐름을 되찾은 대표 팀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서하는 자유롭게 움직이며 동료들과 공을 주고받았다.
“나이스 패스!”
뉴질랜드 선수들은 침착하게 다시 수비적인 경기 운영으로 한국의 공세를 막아 내려 했다.
하지만 아까와는 달리 한국은 거북이처럼 느릿하게 플레이하지 않았다.
서하를 중심으로 템포를 빠르게 끌어올리며 짧은 패스 위주로 밀집 수비를 뚫었다.
“서하야!”
진우원의 패스를 받은 서하는 뉴질랜드 미드필더를 등에 진 채로 왼발로 공을 오른쪽으로 몰았다.
상대가 발을 들이대자 재빠르게 오른발로 회수하며 반대쪽으로 돌아 나갔다.
“Fuck!”
날렵한 몸놀림으로 상대를 무력화한 서하는 기세를 몰아 하프 스페이스로 침투했다.
공을 짧게 툭툭 치며 달렸다.
뉴질랜드 수비수가 뒤로 주춤거리며 타이밍을 재자 사이드로 방향을 틀었다.
기다렸다는 듯 따라 나오자 서하는 오른발로 공을 건드려 상대 선수 가랑이 사이로 밀어 넣었다.
“……!”
역동작에 걸린 뉴질랜드 선수는 빠져나가는 서하의 유니폼을 잡아당겼다.
서하는 거칠게 뿌리치며 골문과 주변 상황을 확인했다.
‘침투가 늦었어.’
박재영이 센터백들보다 살짝 뒤에 있어서 공을 받기 어려워 보였다.
반대편 사이드는 말할 것도 없고.
진우원은 박스 밖에 있었다.
혼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서하는 뉴질랜드 골키퍼의 위치를 확인했다.
달려 나오려다가 다시 물러나 니어 포스트를 사수하는 골키퍼.
슈팅 각도를 좁히려는 판단은 나쁘지 않았으나 공을 소유한 선수의 실력을 과소평가했다.
서하는 골문을 향해 살짝 몸을 틀었다.
“그렇다면.”
골키퍼가 서하의 오른발을 의식하며 니어 포스트로 정확히 반걸음 움직였다.
그 순간 서하는 왼발로 가볍게 파 포스트 하단을 향해 감아 찼다.
“……!”
역동작에 걸린 골키퍼는 움직이지 못하고 실점하는 장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출렁!
골망이 다시 한번 흔들렸다.
역전골까지 걸린 시간은 단 5분.
서하는 코너 에어리어로 달려가 점프하며 양손을 위아래로 교차하며 파이팅 넘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동료들은 서하에게 달려와 득점을 축하해 줬다.
“와! 거기서 그렇게 때려 넣는다고? 진짜 미친 자식이네.”
“역시 윤서하다! 오른발도 아니고 왼발로 감아 찰 줄이야. 나였으면 엄두도 못 냈을 거야.”
“아무튼 잘했어! 잘했다고!”
열기가 과해지자 주장 완장을 찬 박재영이 후배들을 진정시켰다.
“자자! 아직 남은 시간 많으니까 끝까지 집중해야 해! 서하야, 혼자 하려고 하지 말고. 형들 기 좀 살려 줘. 무슨 말인지 알지?”
“그럴게요.”
“좋아.”
박재영은 피식 웃고는 서하의 등을 두드리며 자리로 돌아갔다.
서하의 투입 이후 한국은 완벽하게 주도권을 쥐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평가전인 만큼 후보 선수들을 투입해 실력을 점검했다.
안타깝게도 막내 라인인 손호민은 선택을 받지 못했다.
손호민은 벤치에서 불만 가득한 얼굴로 경기장을 바라봤다.
“서하야!”
교체로 들어온 박정운이 서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감독님께서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서라고 하셨어.”
“네? 어떻게요?”
박정운은 볼을 긁적였다.
“으음, 네 마음대로라고 해야 하나. 훈련 때도 그랬지만, 감독님께서는 네가 아스날에서 보여 준 플레이를 기대하시는 것 같아.”
서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속으로는 혀를 찼다.
애초에 뻥 축구만 준비했으니까.
플랜 B 자체가 없었다.
박정운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뭐, 어쩌겠어. 열심히 해야지.”
“알겠어요. 해 볼게요.”
“그래, 우리도 최대한 맞춰 볼 테니까 자신감 가지고 해.”
한국의 선수 교체 이후 뉴질랜드도 선수들을 교체 투입하자 경기장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상대가 경기장에 적응하기 전에 추가 득점을 노려야 했다.
서하는 공을 잡고 선수들의 위치를 빠르게 파악했다.
뉴질랜드의 수비 라인이 엉성하고 선수 간격도 제각각이었다.
빈틈이 여기저기 보였다.
분석을 끝낸 서하는 공을 몰고 올라가며 소리쳤다.
“저 믿고 공간으로 들어가요!”
서하는 뉴질랜드 진형에서 공을 잡고 온갖 어그로를 끌며 뉴질랜들 선수들을 끌어당겼다.
두 명, 세 명을 한곳으로 몰아넣고 빈 공간으로 침투하는 동료들에게 패스하는 플레이는 뉴질랜드 선수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Shit!”
패스뿐만 아니라 드리블과 개인기로 돌파하는 패턴을 섞어 가며 변칙적인 공격 전개를 보여 줬다.
프리미어 리그를 씹어 먹은 화려한 플레이들을 연이어 선보였다.
“와!”
관중이 있었다면 환호성과 박수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아쉽게도 오늘은 무관중 경기였다.
“형! 패스!”
서하는 아래로 내려와 기선우의 패스를 잡지 않고 반대편 사이드로 길게 뿌려줬다.
가로 잰 듯한 정확한 롱 패스.
진우원은 가슴으로 공을 받고 중앙으로 몰고 올라갔다.
“나이스 패스!”
박재영이 박스 침투 움직임으로 센터백 두 명을 묶어 놓았다.
서하가 빠르게 위로 올라오자 뉴질랜드 수비 조직력이 무너졌다.
진우원 앞에 넓은 공간이 만들어지자 서하는 강하게 소리쳤다.
“때려!”
진우원은 과감하게 중거리 슈팅을 가져갔다.
발등에 제대로 얹힌 슈팅이었다.
하지만 힘과 속도는 괜찮았지만, 공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뉴질랜드 골키퍼는 제자리에서 점프해 공을 골대 위로 쳐 냈다.
세 번째 득점이 물 건너가자 진우원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오! 이게 안 들어가냐!”
서하는 등을 치며 위로했다.
“형, 오늘 컨디션 정말 좋으니까 자신감 가지고 때려 봐요.”
“오케이! 네 말대로 해 본다.”
한국의 파상 공세는 계속됐다.
이제 뉴질랜드 선수들은 서하를 타이트하게 압박하지 않았다.
자유롭게 플레이하게 두되 박스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작전으로 변경했다.
덕분에 서하는 여유롭게 주변을 살필 수 있었다.
“아예 다 들어갔네.”
두 줄 버스를 세운 뉴질랜드.
거미줄처럼 촘촘했고 비집고 들어갈 공간은 사이드밖에 보이지 않았다.
“무리할 필요는 없지.”
서하는 사이드로 공을 돌렸다.
조금이라도 뉴질랜드 수비진에 균열을 내기 위해 사이드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나가지 마!”
“자리 지켜!”
뉴질랜드는 필요 이상으로 끌려 나오지 않았다.
사이드를 유린당해도 내버려 뒀다.
지역 예선에서부터 한국은 크로스 능력이 별 볼 일 없고 공중 볼 경합에 약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뉴질랜드는 높이를 내세워 철저하게 박재영을 마크했다.
사실상 박재영의 머리만 봉쇄하면 헤딩을 따낼 사람이 없었다.
“사람 잡아!”
“좋아! 이렇게 하자!”
뉴질랜드 선수들은 서하의 위치를 주시하고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한국 선수들을 마크했다.
후반전 막바지에 이르러 공격이 지지부진하자 한국은 마지막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드디어 손호민이 나왔다.
손호민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5분이면 충분하지!”
왼쪽 윙으로 나온 손호민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잔디를 밟으며 서하에게 다가왔다.
“알지? 공 주는 거 잊지 마.”
“알겠어. 제대로 받아먹기나 해.”
“흐흐흐. 원 샷 원 킬이 뭔지 보여 줄게!”
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손호민은 떠먹여 주면 못 받아먹을 선수가 아니었다.
다른 건 몰라도 슈팅 하나만큼은 훌륭했으니까.
그냥 공간으로 넣어 주면 된다.
“자자! 호민이 너무 들떠 있지 말고. 다들 마지막까지 집중하자!”
“이대로 마무리 짓자!”
“화이팅!”
베테랑 선수들이 동료들을 독려하며 흐트러진 분위기를 잡았다.
서하는 공을 천천히 몰고 뉴질랜드 진형으로 올라갔다.
중앙으로 밀집한 뉴질랜드 선수들의 위치를 본 서하는 사이드로 벌려 준 김장수에게 패스했다.
김장수는 공을 받고 진우원에게.
진우원은 다시 서하에게 패스해 압박에서 벗어났다.
“녀석을 막아!”
서하는 공을 잡고 역동적인 상체 페인팅을 가져가며 뉴질랜드 선수들을 속였다.
“……!”
두 명 사이를 부드럽게 공을 몰며 지나가는 서하.
“와우!”
뒤에서 쓸데없는 감탄사가 들려왔지만, 서하의 집중력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끝까지 주변 상황을 살피며 빠르게 공을 몰고 올라갔다.
오른쪽 사이드가 텅텅 비었다.
진우원이 사이드로 벌려 주자 뒤늦게 뉴질랜드 선수가 따라 나갔다.
중앙은 혼전 상황.
뉴질랜드 선수들이 밀집되어 있던 터라 숫자도 부족하고 박재영이 침투할 공간이 나오지 않았다.
서하는 슬쩍 반대편을 바라봤다.
‘비어 있어.’
이대로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꺾어 들어가도 괜찮았다.
하지만 역시 맛이 살지 않았다.
뉴질랜드 수비도 바보가 아닌 이상 박스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을 테니까.
그렇다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패스를 보여 줘야 했다.
그리고 마침, 조용히 웅크리고 있던 한 소년이 앞으로 움직였다.
신호도 보내지 않아서 하마터면 못 볼 뻔했다.
“후우.”
서하는 달려드는 뉴질랜드 수비수를 양발 드리블로 벗겨 냈다.
자리를 완전히 잡지 않은 자세로 왼발로 가볍게 공을 툭 찍어 차 반대편 사이드로 보냈다.
낮은 포물선을 그리며 센터백과 풀백 뒤로 떨어지는 공.
손호민이 폭발적인 속도로 달려들어 오른발로 공을 잡으려 했다.
툭.
“앗!”
하지만 퍼스트 터치가 길었다.
실수를 눈치챈 골키퍼가 재빨리 뛰어나왔다.
공은 골키퍼와 점점 가까워졌고 손호민과 거리는 멀어져 갔다.
그러나 손호민은 이를 악물고 두 다리를 놀렸다.
서하가 만들어 준 완벽한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온 힘을 다해 왼발을 쭉 뻗었다.
공이 발끝에 살짝 닿았다.
툭.
손호민이 왼발 끝으로 공을 건드리며 넘어졌다.
공은 니어 포스트로 굴러갔다.
골키퍼는 황급히 두 발을 멈추고 오른손을 뻗었다.
하지만 공은 골키퍼의 옆구리를 스치고 지나가며 다시 한번 방향이 바뀌었다.
드라마틱한 굴절은 아니었다.
골대에서 골대 안쪽으로 아주 미세하게 변했을 뿐이었다.
탕!
공은 골포스트를 맞고 천천히, 아주 느릿하게 안으로 굴러갔다.
“안 돼!”
안타까운 목소리와 함께 또다시 뉴질랜드의 골망이 흔들렸다.
세 번째 득점자는 손호민이었다.
손호민은 환호성을 지르며 세리머니를 펼쳤고 동료들이 달려와 득점을 축하해 주었다.
서하는 손호민의 뒤통수를 가볍게 때려 줬다.
당연히 맞은 사람은 화를 냈다.
“아이! 누구야!”
서하는 숨기지 않고 불만을 쏟아 냈다.
“원 샷 원 킬이라면서. 하마터면 놓칠 뻔했잖아.”
손호민은 씩 웃으며 전광판을 가리켰다.
“어쨌든 넣었잖아! 그러면 됐지!”
“그거 못 넣었으면 패스 안 했을 거야.”
“하여간 쪼잔한 자식. 두 살 많은 형 뒤통수나 때리고 말이야. 내가 마음이 넓어서 용서해 준다.”
두 사람의 콩트를 본 기선우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카메라가 안 보이는 자리에서 가볍게 꿀밤을 먹였다.
“지랄들 한다. 자리로 돌아가.”
“넵!”
“알겠어요.”
손호민의 득점은 쐐기 골이었다.
뉴질랜드 선수들은 전의를 상실하며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이를 놓칠 서하가 아니었다.
“……!”
서하는 센터백 뒤로 침투하려는 박재영을 발견하고 진우원이 준 공을 원터치 패스로 전달했다.
뉴질랜드 수비수를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서하의 깔끔한 스루 패스.
박재영은 부드러운 퍼스트 터치로 공의 속도를 죽였다.
골키퍼의 위치를 확인한 그는 완벽한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판단이 늦은 골키퍼가 뒤늦게 뛰쳐나오자 가볍게 툭 찍어 차 골문으로 집어넣었다.
“우와아아아아!”
깔끔한 패스에 이은 완벽한 칩슛.
박재영의 기도 세리머니를 끝으로 경기는 종료됐다.
한국 올림픽 대표 팀의 대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