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16)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116화(115/201)
116화 결승전 (1)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브라질 경기는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올라온 한국과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의 맞대결은 축구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물론 대부분 축구 팬들과 도박꾼들은 브라질의 승리를 점쳤다.
브라질이 모래알 조직력을 보여 줬다곤 하나 공격력 하나만큼은 대회 최고의 팀이었다.
한국이 끈끈하다 못해 질식할 정도로 탄탄한 수비를 보여 줬지만, 브라질에게도 통할지 의문이었다.
팬들은 브라질의 첫 올림픽 금메달을 조심스레 예상했다.
[사랑하는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결승전 중계를 맡은 HBS 스포츠의 캐스터 김윤하입니다.] [해설 심훈기입니다.] [자! 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 정말 많은 분이 오늘 경기를 손꼽아 기다렸을 텐데요. 심훈기 위원님께서는 오늘 경기,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제가 원래는 객관적으로 또 깐깐하게 프리뷰를 하는 편인데. 오늘만큼은 주관적인 프리뷰가 될 수 있다는 점, 시청자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시작하고 싶네요.] [오늘은 다들 이해해 주실 겁니다! 지금 화면에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대회 성적이 나오고 있는데. 와! 확실히 브라질의 공격력이 대단합니다!] [득점의 절반은 일본전이라는 걸 감안하고 봐야 합니다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정말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죠. 5경기 동안 20득점을 기록하며 대회 최다 골을 경신했으니까요.] [그렇군요. 그런데 득점과 달리 9실점이나 했네요?] [이것이 브라질이 약점이죠. 양 풀백은 너무 공격적이고 포백 라인을 보호해야 할 볼란치가 앞으로 몸이 쏠려 있어서 본연의 임무를 잊는 플레이가 꽤 자주 나옵니다. 이번 대회 내내 불안정한 수비를 보여 줬기 때문에 우리가 파고들 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서하 선수가 상대 약점은 기가 막히게 포착하고 집요하게 노릴 줄 알죠!] [맞습니다. 소속 팀에서도, 대표 팀에서도 상대가 빈틈을 보이면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무너뜨리는 데 도가 튼 선수입니다. 브라질도 윤서하 선수를 언급하면서 철저하게 대비하겠다고 했지만, 조직력이 하루 아침에 완성되는 건 아니거든요.] [개인 기량을 과시하는 선수들이라면 더더욱 어렵죠.] [말이 조금 길었는데 저는 한국이 3 대 1 정도로 완승을 거두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3 대 1이요? 정말 과감하신데요?]심훈기는 씩 웃으며 대답했다.
[이번에야말로 브라질을 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단단한 조직력을 앞세워 침착하게 그리고 깔끔하게 플레이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군요. 자! 드디어 양 팀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홍인수 감독이 인터뷰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며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는데, 오늘만큼은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자랑스러운 태극전사들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윤서하 선수의 표정이 정말 밝네요. 컨디션이 좋아 보입니다.] [윤서하 선수뿐만 아니라 출전하는 모든 선수들이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보여 주길 바라며. 마지막을 장식할 대한민국의 선발 라인업이 나오고 있습니다!]박재영
손호민-구재칠-진우원
기선우-윤서하
윤석형-김영원-홍석후-김장수
오범연
[홍인수 감독은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습니다. 라인업 변화도 굉장히 적네요.]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운 장소룡 선수와 박정운 선수를 제외하고 베스트 일레븐으로 나왔네요. 많은 사람이 궁금했던 기선우 선수와 윤서하 선수의 조합이 중요한 경기에서 나올 줄은 생각하지 못했지만, 윤서하 선수가 워낙 밸런스도 좋고 동료들을 잘 맞춰 주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주장 구재칠 선수의 선발 복귀도 기대가 되네요!]심훈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구재칠 선수는 다른 선수들보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적기 때문에 많이 뛰어 주고 수비 가담을 적극적으로 해 줘야 합니다. 1차적으로는 기선우, 윤서하 조합 앞에서 막는 역할이죠.] [그렇군요. 자, 브라질의 선발 라인업이 나오고 있습니다!]레안드루 다미앙
네이마르-오스카-헐크
산드로-호몰루
마르셀루-실바-제주스-하파엘
가브리엘
서하는 브라질 선수들과 한 명씩 악수하며 얼굴들을 살폈다.
‘멕시코전과 똑같이 나왔네.’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은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헐크, 간수 등 몇몇 선수가 선발로 나왔지만, 기본적으로는 똑같았다.
서하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잡는 네이마르에게 미소로 화답했다.
아무튼 손발을 많이 맞출수록 조직력이 튼튼해지고 점점 호흡이 좋아져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브라질은 나아지지지 않고 오히려 역행했다.
영국에서 열리는 대회라 그런지 몇몇 선수가 개인 퍼포먼스를 보여 주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결승전까지 올라왔지.’
조직력이 엉망인 팀이었음에도 압도적인 화력을 앞세운 브라질.
서하는 치아구 실바와 마지막으로 악수를 나누고 동료들과 함께 한국 진형으로 향했다.
“얘들아! 모여 봐!”
주장 완장을 찬 구재칠이 동료들을 불러 모았다.
“라커 룸에서도 말했었지만, 오늘이 마지막 경기야. 어쩌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를 기회지만, 승패에 집착하지 말고 주어진 경기에 최선을 다하자. 뭐든지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동료들을 믿고. 자! 다들 파이팅 한번 외치자. 대한민국!”
“파이팅!”
선수들은 박수를 치며 자리로 돌아갔다.
“후우. 후우.”
손호민은 거칠게 호흡을 고르며 양팔을 앞뒤로 움직였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서하는 손호민의 등을 가볍게 때리며 말을 걸었다.
“형, 긴장 풀어. 누가 보면 형이 에이스인 줄 알겠어.”
손호민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 너 잘났다. 다 해 먹어라.”
“형, 하파엘의 약점 기억하지?”
“어, 수비 방식이 구닥다리고 기복이 심한 데다 멘탈이 약하니까 신경전을 끊임없이 펼치라고. 당연히 기억하고 있지.”
“좋아. 그거면 됐어.”
서하는 손호민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주며 자리로 돌아왔다.
손호민은 서하의 머리를 슬쩍 만지며 삐죽 튀어나오게 만들었다.
순간 화가 치밀었지만, 긴장을 푼 손호민의 얼굴을 보며 참았다.
박재영이 뒤를 돌아보며 손뼉을 쳤다.
“자자! 다들 집중하자!”
“공 보지 말고 사람 봐!”
주심은 양 팀 선수들을 둘러보고는 휘슬을 입으로 가져갔다.
삐익!
“우와아아아아아!”
런던 올림픽 결승전이라 그런지 팬들은 우렁찬 함성으로 경기 시작을 알렸다.
브라질 선수들은 공을 뒤로 돌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네이마르는 공을 잡고 측면으로 뛰었다.
“우원이 형!”
진우원이 재빨리 길을 막자 네이마르는 무리하지 않고 빠르게 뒤로 돌렸다.
브라질은 천천히 공을 돌렸다.
한국은 박재영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들어와 벽을 만들었다.
중앙에 밀집된 형태.
스페인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브라질 선수들은 단단한 중앙을 뚫기보다는 측면으로 돌렸다.
다시 공을 받은 네이마르는 라인을 타고 쭉쭉 올라왔다.
진우원은 네이마르를 일정 범위 안에 두고 천천히 물러났다.
“달려들지 마! 거리 유지해!”
툭툭. 툭툭툭. 툭.
브라질리언 특유의 리듬으로 공을 툭툭 치며 진우원의 신경을 긁어 댔지만, 달려들지 않았다.
김장수와 함께 측면을 틀어막으며 막아섰다.
“좋아! 잘하고 있어! 장수야! 좀 더 옆으로! 굿!”
홍인수 감독은 두 사람을 칭찬하며 수비 위치를 잡아 줬다.
네이마르는 여의치 않는지 오스카에게 내주고 슬금슬금 올라갔다.
오스카는 반대편으로 크게 벌려 주며 한국의 측면을 공략했다.
반대편도 상황은 비슷했다.
헐크가 드리블로 측면을 돌파하려고 했지만, 윤석형과 손호민이 달라붙어 중앙을 틀어막자 크로스조차 올리기 어려웠다.
여기에 기선우와 서하가 보조해 주자 한국은 브라질의 초반 공세를 무리 없이 막아 냈다.
“서하야! 나이스 플레이!”
서하는 산드로가 무리해서 드리블을 치고 나오자 과감하게 슬라이딩 태클로 끊어 냈다.
공은 라인 밖으로 흘러나갔다.
서하는 재빨리 자리로 돌아와 기선우와 함께 중앙을 보호했다.
워낙 깔끔한 태클이라 브라질 선수들은 항의하지 않았다.
재빨리 공을 주워 스로인으로 공격을 이어 나갔다.
몰아붙일 때는 확실하게.
브라질은 한국의 수비를 끊임없이 시험했다.
“오우우우!”
확실히 브라질은 브라질이었다.
헐크는 기어코 손호민을 뿌리치고 뚫어 내 중앙으로 끌고 와 중거리 슈팅을 가져갔다.
아쉽게도 임팩트가 제대로 걸리지 않아 관중석으로 날아갔다.
서하는 흔들리려는 동료들에게 크게 소리쳤다.
“집중해! 녀석들에게 기회를 주면 안 돼! 거칠게 밀어붙여야 해!”
브라질 특유의 리듬이 나오는 순간 게임은 끝이었다.
나오지 못하게 틀어막아야 했다.
서하는 오스카가 공을 잡고 돌기 전에 거칠게 몸으로 밀어붙였다.
“아악!”
오스카가 버티지 못하고 잔디에 넘어지자 주심은 바로 휘슬을 불었다.
서하는 미안하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주변을 재빨리 살폈다.
브라질 선수들의 위치가 묘했다.
측면에 있던 네이마르는 중앙으로 두 걸음 정도 자리를 옮겼고.
윙백인 마르셀루가 굉장히 높은 위치까지 올라왔다.
여기에 산드루까지 올라와 짧은 패스를 주고받자 오른쪽 측면이 점차 열리기 시작했다.
“장수야! 뒤!”
네이마르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은 마르셀루는 김장수를 따돌리며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마르셀루는 박스를 슬쩍 보더니 크로스를 올렸다.
190에 육박하는 장신 스트라이커 레안드루 다미앙이 김영원의 어깨를 누르며 높이 뛰어올랐다.
하지만 홍석후가 뒤늦게 같이 뛰어 준 덕분에 다미앙이 정확한 헤딩슛을 가져가지 못했다.
골대 위로 높이 치솟은 공을 본 다미앙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다들 집중해! 위험하면 무조건 반칙으로 끊어!”
네이마르를 시작으로 브라질 선수들의 기세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아직 중앙은 뚫리지 않았지만, 사이드와 하프 스페이스를 계속 공략당했다.
툭. 툭. 툭툭. 툭툭.
한국 선수들은 브라질 특유의 리듬감을 따라가지 못했다.
공을 쫓는 데 급급했다.
하지만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서하가 아니었다.
“한 방이 필요해.”
오스카의 과감한 중거리 슈팅이 골문을 살짝 빗겨 나갔다.
완전히 주도권을 잡았다고 생각한 브라질은 수비 라인을 올리고 강하게 전방 압박을 걸었다.
센터백들은 브라질의 압박에 허겁지겁 공을 돌리며 책임을 전가하기 바빴다.
서하는 강하게 소리쳤다.
“형! 패스!”
김장수는 네이마르를 앞에 두고 중앙에 있던 서하에게 패스했다.
서하는 공을 잡기도 전에 오스카가 압박하러 나오는 걸 보고 왼발로 공 아래를 툭 찍었다.
공이 튀어 오르자 한 바퀴 돌아 오스카의 뒤로 뛰어 들어갔다.
“……!”
공은 오스카의 머리 위를 지나 서하의 발 앞에 툭 떨어졌다.
툭.
서하는 즉시 길게 찼다.
오스카가 만들어 준 공간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며 브라질 진형을 향해 달렸다.
툭툭. 툭!
서하가 과감하게 치고 나오자 브라질 선수들은 물러서기 바빴다.
산드루가 참지 못하고 발을 뻗었으나 서하는 가볍게 방향만 바꿔 쉽게 벗겨 냈다.
“우와아아아아!”
서하의 시원한 치달에 팬들은 환호성을 보냈다.
‘공격 숫자는 셋, 수비 숫자는 넷. 나쁘지 않아.’
영리한 박재영은 중앙으로 달리며 센터백들을 쭉 끌고 갔고 손호민은 사이드로 뛰어 하파엘을 데리고 다녔다.
호몰루만 벗겨 낸다면 완벽한 득점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상황.
호몰루는 침착했다.
섣불리 발을 뻗기보다는 제어하는 데 초점을 뒀는지 조금씩 오른쪽 사이드로 밀어내려 했다.
센터백인 치아구 실바도 박재영에게 끌려 다니지 않았다.
사선으로 달리며 호몰루와 함께 서하에게서 공을 뺏으려는 자세를 취했다.
‘박스 앞까지는 여섯 걸음.’
하지만 두 사람 사이를 돌파하기에는 성공 확률이 너무 낮았다.
통한다면 단독 찬스까지 노려볼 수 있겠지만, 한국은 확실한 득점이 필요했다.
브라질의 기세를 누를 득점이.
정말 절실했다.
그렇다면 혼자 해결하려는 생각은 버려야 했다.
구재칠의 말대로 동료들을 믿어야 했다.
서하는 달리는 방향을 오른쪽 사이드로 급격히 틀었다.
자세가 틀어지면서 가속도가 줄어들었다.
먹잇감을 포착한 치아구 실바는 소리쳤다.
“지금이야!”
치아구 실바는 호몰루와 함께 서하에게 달려들었다.
퇴로만 열어 준 채 공간을 좁히고 앞을 가로막았다.
역습을 완전히 저지했다고 생각했을 때, 서하는 왼발 끝으로 두 사람 공간 사이로 툭 찔러 넣었다.
“미친!”
공은 치아구 실바와 호몰루 발 사이를 빠르게 지나갔다.
살짝 회전이 머금은 공은 적당한 속도로 잔디 위를 지나가다가 박재영과 주앙 제수스의 앞을 통과했다.
페널티 박스를 건드리고 사이드로 천천히 빠져나가려는 그때.
“……!”
손호민이 끼어들었다.
손호민은 지체하지 않고 왼발로 강하게 때렸다.
뒤늦게 하파엘이 손호민의 유니폼을 잡아당겼으나 이미 공은 발끝을 떠난 후였다.
가브리엘은 오른쪽 골문 구석으로 굴러가는 공을 쳐 내려고 했다.
하지만 역동작에 걸려 움직이지 못했다.
출렁!
브라질의 골망이 흔들렸다.
“우와아아아아아!”
웸블리 스타디움이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었다.
넘어졌던 손호민은 벌떡 일어나 코너 에어리어로 달려가 점프하며 주먹을 들어 올렸다.
서하는 손호민의 세리머니를 보며 피식 웃었다.
“멋대가리 없는 세리머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