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24)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124화(123/201)
124화 가능한 빨리
전반전에만 3골을 몰아치며 리버풀을 굴복시킨 아스날은 후반전도 기세를 이어 나갔다.
[압박을 견뎌 낸 윤서하 선수가 왼쪽으로 열어 줍니다! 가슴으로 공을 받은 나초 몬레알! 라인을 타고 쭉쭉 올라갑니다!] [오늘 윤서하 선수의 몸놀림이 정말 가볍네요! 넓은 시야와 정확한 롱 패스로 경기를 쉽게 풀어 가고 있어요.] [리버풀은 이 순간을 견뎌야 합니다!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상황이지만, 안방에서 승리를 포기할 수 없죠! 몬레알! 로이스에게! 로이스! 여의치 않자 무리하지 않고 뒤로 내줍니다!] [윤서하 선수가 적절한 위치에서 공을 받아 주니 동료들이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죠. 지금처럼 로이스 선수에게 패스 선택지를 늘려 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거든요.] [이게 바로 윤서하 선수의 장점 중 하나죠! 윤서하, 조 알렌을 앞에 두고 중앙에서 버티는 지루에게 넣어 줍니다! 지루! 몸으로 버텨 내며 카솔라에게 원터치 패스! 카솔라! 다시 윤서하에게! 윤서하 감각적으로 돌려주고! 카솔라 슛! 골키퍼가 막아 냅니다! 하지만 월콧! 월콧이 사이드에서 쇄도하며 오른발로 툭! 골! 골입니다! 월콧의 시즌 첫 득점! 안필드에서 아스날의 오늘 경기 네 번째 골이 터졌습니다!] [정말 멋진 연계 플레이가 나왔어요! 오늘 아스날 축구가 무엇인지 리버풀에게 제대로 알려 줍니다!] [로저스 감독 고개를 흔들며 벤치에 앉네요. 답이 없다는 거죠!]이제 남은 시간은 15분.
절망한 홈 팬들은 경기를 볼 수 없는지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팬들의 결정은 치명타였다.
시궁창으로 향하던 리버풀의 경기력은 아예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나마 어설프게라도 유지했던 수비 조직력은 아스날 선수들의 작은 몸짓에 휘청거렸다.
교체로 들어온 아스날 선수들은 적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 내고자 활발히 움직였다.
서하는 무리하지 않고 동료들을 위해 판을 깔아 줬다.
“적극적으로 침투해!”
카솔라 대신 교체로 들어온 램지는 험난한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정말 열심히 뛰어다녔다.
서하는 플레이를 통해 램지가 활약할 수 있는 위치로 조정해 줬다.
‘링커.’
연결 능력만큼은 팀 내에서 램지를 따라올 자가 없었다.
부상으로 긴 회복기를 거친 램지였지만, 자신이 가진 재능을 잊지 않았다.
오히려 서하를 통해 박스 안팎에 자신의 영향력을 끼쳤다.
램지가 이곳저곳으로 뛰어다니며 활기를 불어넣자 아스날의 공격도 활발하게 변했다.
서하는 철저하게 연계 플레이로 동료들에게 루트를 만들어 줬다.
정점에 이른 플레이메이킹.
리버풀은 서하의 플레이메이킹을 막고 싶어도 막을 수가 없었다.
램지가 활개를 치고 측면에서는 로이스와 교체로 들어온 월콧이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이들을 무시하고 서하만 막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오우우우우우!”
램지의 기습적인 슈팅이 골대 위로 살짝 벗어나며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램지는 아쉬워하는 기색도 없이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다.
팀의 승리가 확신으로 변하는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해내려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제 남은 시간은 5분.
4대0으로 앞서는 상황이었지만, 골은 많이 넣을수록 좋았다.
아스날은 로이스를 빼고 마지막 교체 카드로 세르주 그나브리를 투입했다.
서하는 프리미어 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그나브리에게 가벼운 눈짓을 보냈다.
그나브리는 씩 웃고는 손바닥으로 서하의 엉덩이를 가볍게 때렸다.
“나 한 골만.”
“하는 거 봐서.”
그나브리는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 줬지만, 의욕이 앞선 나머지 자잘한 실수들이 나왔다.
그나브리의 실수들은 서하와 몬레알이 재빨리 처리했다.
서하는 기가 죽은 듯한 그나브리에게 다가가 등을 두드려 줬다.
“조급해하지 마. 천천히 해.”
“응, 알겠어.”
다행히 그나브리는 전처럼 잔실수를 하지 않았다.
이제 정규 시간도 모두 지나고 추가 시간 3분이 주어졌다.
많으면 두 번, 적어도 한 번의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이었다.
3선까지 내려와 공을 받은 서하는 천천히 끌고 올라갔다.
리버풀의 단단했던 수비는 물렁살로 변한 지 오래였다.
요소요소에 아스날 선수들이 암처럼 퍼져 있었다.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툭. 툭툭. 툭.
선택지는 많았다.
사이드로 보내 크로스를 시도해도 되고 하프 스페이스 공략도 괜찮았으며 중앙으로 가도 뚫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서하는 한 사람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전반전에 행운의 골 이후 후반전 별다른 활약이 없었던 한 사람.
지루가 정말 절묘한 타이밍에 움직였다.
서하는 본능적으로 공에 발을 가져갔다.
서하가 찬 공이 빠르게 선수들 머리 위로 통과해 박스 안으로 떨어졌다.
센터백들이 다급히 지루의 뒤를 쫒았다.
하지만 지루는 주어진 기회를 완벽하게 받아들였다.
몸을 앞으로 날리며 머리를 가져가 댔다.
공이 잔디에 한 번 바운드되고 지루의 이마에 닿았다.
레이나는 황급히 몸을 날렸다.
방향은 잘 잡았지만, 팔이 짧았다. 공이 닿지 않았다.
출렁!
리버풀의 골망이 흔들렸다.
아스날의 다섯 번째 득점이었다.
* * *
주심은 경기 종료 휘슬을 불었다.
삐익! 삐익! 삐익!
경기가 끝나자 원정 팀의 무덤으로 불린 안필드는 슬픔에 잠겼다.
3경기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한 리버풀은 강등권으로 떨어졌고 로저스 감독은 인터뷰를 거절하고 황급히 경기장을 떠났다.
초상집이 된 리버풀과 달리 승리를 거둔 아스날은 축제였다.
빈공에 시달렸던 팀이 리버풀을 상대로 다득점을 기록하며 비난을 순식간에 잠재웠기 때문이다.
올리비에 지루의 행운의 골을 비롯해 다양한 선수들이 득점포를 가동한 점도 고무적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만장일치로 MOM을 받은 서하는 오랜만에 기자들 앞에 섰다.
서하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마이크를 잡았다.
“윤! 정말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잘 지냈나요?”
“물론이죠. 런던 올림픽 결승전이 끝나고 집에서 푹 쉬었어요. 몸 관리도 좀 해 주고 경기 관람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죠.”
“휴가를 떠나지 않았다는데 사실인가요?”
서하는 볼을 긁적이며 대답했다.
“네, 딱히 떠날 생각이 없었어요. 집에서 편안하게 쉬면서 경기를 보는 편이 제게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사실 부모님이 너무 바쁘셔서 떠날 수 없다는 게 더 맞는 말이지만요.”
기자는 서하의 대답에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동의했다.
서하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포케 가게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맛도 맛이지만, 아스날 팬들은 포케 가게를 성지로 취급하며 방문하지 않으면 구너가 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까.
“윤, 이번 시즌에 안필드에서 첫 경기를 치렀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오늘 경기 승리로 팀이 연승 기록을 이어 나갈 수 있게 되어 기분이 정말 좋네요.”
“올리비에 지루의 선제 득점에 관여했는데 골 장면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골 장면이요? 어…음, 솔직히 전 제 슛이 막혀서 별 생각은 없었는데 확실히 신기한 장면이었죠. 제 축구 인생이 길진 않지만, 걷어 낸 공이 상대 얼굴에 맞고 실점한 장면은 드물지 않나요?”
“아마 찾아보면 있을 텐데. 확실히 드문 장면이긴 하죠!”
“네, 그런데 거기서 더 나아가 쌍코피를 흘린 선수는 아마 지루가 유일할 거예요. 쌍코피를 흘리면서도 상대 관중석으로 달려가 세리머니를 펼치는 장면도 잊지 못할 장면이었고요. 물론 팀 입장에서 생각하자면 지루의 골로 막혔던 둑이 터져서 많은 득점을 기록할 수 있었죠. 아! 이 자리를 빌려 지루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두 사람은 편안하게 대화를 주고받다가 다른 화제로 넘어갔다.
“오늘 산티 카솔라와 윤의 호흡을 안 짚고 넘어갈 수 없죠!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파트너처럼 훌륭한 연계 플레이를 보여 줬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요?”
“저는 동료들이 선호하는 플레이를 필드에서 펼칠 수 있도록 도와줬을 뿐이죠. 이번에도 마찬가지예요. 산티의 플레이들을 쭉 관찰하며 분석해 왔고 훈련 때 조금씩 맞춰 보며 최적의 플레이를 끌어냈죠. 저뿐만 아니라 산티도 제 플레이를 이해해 주고 존중해 준 덕분에 오늘 좋은 연계 플레이들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세 골을 합작할 수 있었던 거군요!”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저희는 아스날의 축구 스타일에 잘 어울리는 선수들이니까요.”
약속했던 종료 시간이 점점 다가오자 기자는 재빠르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이번 시즌도 맨체스터 형제들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는데 윤은 어떻게 생각해요?”
“두 팀 모두 좋은 팀이죠. 지난 시즌에도 저희 자리를 위협한 팀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아스날도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다른 팀을 신경 쓰지 않고 해야 할 일들에 집중한다면 이번 시즌도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오! 리그 우승을 말하는 거죠?”
서하는 자신 있는 눈빛과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리그 우승에 어울리는 팀은 아스날 말고는 없잖아요.”
[돌아온 이블 지니어스! 리버풀을 안필드에서 5대0으로 격파!] [환상적인 복귀 경기. 윤의 활약으로 아스날 리그 선두 탈환!] [최전방 고민을 날려 버린 아스날? 행운의 주인공! 올리비에 지루의 멀티 골 폭발!] [아스날 벵거 감독, ‘이제 출발선에서 달렸을 뿐. 갈 길이 멀다.’] [윤의 자신감 넘치는 인터뷰! 아스날의 리그 우승 확신!]– 와! 아스날 다시 살아나나.
└ 죽은 적도 없고 살아난 적도 없어. 윤이 곧 아스날이니까.
– 반 페르시가 떠나고 망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하네?
└ 윤이 본체였으니까.
– 지난 두 경기 동안 아스날이 보여 준 경기력은 똥이었어. 전부 엉망이었지. 하지만 윤이 돌아오니까 팀이 달라지더라.
└ 솔직히 윤이 문제가 아니라 공격수들이 문제였지. 기회를 다 날려 먹었잖아.
└ 그건 맞지. 지루하고 키슬링이 날려 먹은 골만 해도 몇 개야?
└ 아무튼 윤이 반짝 스타라고 했던 놈들은 전부 대가리 박아야 해. 어딜 봐서 한 시즌 반짝이야? 오늘 경기 지배했는데.
└ 리버풀이 너무 못하던데?
└ 거긴 감독부터 글러 먹었어. 오늘 본 사람들은 알 거야. 전술 자체가 없다는 걸.
└ 아스날에게 맞기만 하던데?
└ 그게 로저스의 전술이지.
└ 맞는 거 하나는 잘하더라!
– 솔직히 나는 리버풀이 지루가 쌍코피를 터트리기 전까지만 해도 잘했다고 생각해.
└ 아스날이 못한 게 아니라?
└ 아스날 공격진을 너무 내려치는 거 아니야? 리버풀 정말 잘했어.
└ 수비는 잘 준비해 왔지. 그것만 준비해서 문제였지만…….
└ 아무튼! 행운의 득점 이후 그냥 말렸다고 보는 게 맞아. 윤은 부가적인 문제였어.
– 윤의 퍼포먼스를 깎아내리려는 놈들은 딱 정해져 있지.
└ 50년 동안 리그 우승 없는 팀?
└ 걔들은 매일 배 아파하잖아.
└ 윤을 깎아내리면 지들 팀이 잘하는 줄 아나 봐.
└ 내버려 둬.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도 못 한 팀이잖아. 유로파도 감지덕지라고.
– 뭐, 거기서도 우승은 못 하겠지.
* * *
리버풀전이 끝나고 12/13 UEFA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 조 추첨식이 열렸다.
서하는 편안한 마음으로 조 추첨식 방송을 시청했다.
리그 우승 팀인 아스날은 자연스레 B조에 안착했다.
차례대로 팀들이 호명되고 조 편성은 서하의 기억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A조
포르투, 디나모 키이우, 파리 생제르맹, 디나모 자그레브
B조
아스날, 샬케 04, 올림피아코스, 몽펠리에
C조
AC 밀란, 제니트, 안데를레흐트, 말라가
D조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아약스, 도르트문트
E조
첼시, 샤흐타르, 유벤투스, 노르셸란
F조
바이에른, 발렌시아, 릴, 바테
G조
바르셀로나, 벤피카,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셀틱
H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브라가, 갈라타사라이, 클루지
가장 눈에 들어오는 조는 역시 강팀들이 모인 D조였다.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도르트문트 여기에 아약스까지.
지난 시즌 리그 우승과 준우승을 한 팀들이 모아 놓으니 역대급 죽음의 조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서하는 기억을 더듬어 D조 결과를 떠올렸다.
“맨체스터 시티 성적이 어땠더라. 16강 진출은 못 했던 것 같은데.”
강팀의 면모를 갖춰 나가는 맨체스터 시티와 다르게 레알 마드리드와 도르트문트는 각 리그에서 정점을 찍은 팀들이었으니까.
다른 잉글랜드 팀들의 조 편성은 대체로 무난했다.
아스날은 지난 시즌 리그 3위를 기록한 샬케만 조심한다면 조 1위는 문제없어 보이지만, 몽펠리에가 변수였다.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 우승 팀이고 우승 주축들이 이탈했다곤 하나 방심은 금물이었다.
발목 잡히지 않게 조심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림피아코스를 다시 만나니 기쁘네.”
올림피아코스는 자국 리그를 씹어 먹는 팀이지만, 지난 시즌에 1차전과 2차전 모두 완승을 거뒀던 터라 어렵지 않은 상대였다.
컨디션 조절만 잘해 준다면 덜미를 잡히는 일은 없을 터.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우승 팀인 첼시는 무난한 조에 속했다.
샤흐타르가 변수고 지난 시즌 무패 우승을 달성한 유벤투스와 1위를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예상됐다.
마지막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야말로 꿀조에 속했다.
“이번에는 안 떨어지려나.”
서하는 부질없는 기도를 올려보며 동료들과 문자를 주고받았다.
다들 조 편성에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스마트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서둘러 확인하니 은디아예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메이사 은디아예]윤, 방금 막 재계약 협상이 끝났어요. 정말 오래 걸렸지만, 윤이 제시한 조건을 대부분 받아들이겠다는 약속을 받아 냈으니 구단에서 움직임이 있을 거예요. 구단에서 재계약을 빠르게 마무리 짓고 싶어 하는데 이번 주 금요일에 시간 괜찮을까요?
서하는 안도하며 답장을 보냈다.
[윤서하]가능한 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