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26)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126화(125/201)
126화 친정 팀의 선물 (2)
동료들의 팔을 뿌리치며 코너 에어리어로 달려간 지루는 홈 팬들을 가리킨 후 아스날 엠블럼에 손을 얹으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야! 그만해!”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아르테타가 지루의 손을 치웠지만, 이미 많은 홈 팬들이 그 장면을 본 후였다.
화가 단단히 난 홈 팬들은 지루를 향해 이물질을 던지기 시작했다.
안전 요원들이 성난 관중을 진정시키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
거칠어진 입담에도 지루는 아랑곳하지 않고 홈 팬들을 도발했다.
경기장으로 난입하려는 관중들도 생기고 양 팀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이자 주심이 직접 달려와 지루를 관중들로부터 떼어 냈다.
“이러다가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어. 그만해.”
“아니, 제가 뭘 했는데요?”
“친정 팀 팬들과 괜히 척질 필요는 없잖아. 일이 더 커질 수 있으니 더는 도발하지 마. 그리고 양 팀 주장들!”
주심은 양 팀 주장들을 불러 선수들을 진정시킬 것을 요구하며 사이좋게 구두 경고를 줬다.
지루의 도발 세리머니로 성난 관중이 쉽게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터라 양 팀 주장은 주심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양 팀 선수들도 신경전을 끝내고 진형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안전 요원들의 활약으로 신속하게 경기 재개가 이뤄졌다.
이른 시간에 실점한 몽펠리에는 공격적으로 나오기보다는 안정적인 운영에 초점을 맞췄다.
“천천히 하자! 천천히!”
템포를 느리게 가져가면서 아스날의 공격적인 운영을 늦추려 했다.
일반적인 팀을 상대로는 괜찮은 방식일지 모르나 아스날은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이었다.
같은 디펜딩 챔피언이라 해도 근본적으로 선수 기량과 전술 아니, 모든 면에서 아스날이 앞섰다.
“램지! 달라붙어! 더 빠르게!”
“같이 해! 같이!”
아스날은 몽펠리에가 원하는 흐름으로 흘러가게 두지 않았다.
후방에서 볼을 돌리며 조금씩 전진하는 몽펠리에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지루가 압박하고 램지가 왕성한 활동력으로 최전방까지 달려가 압박했다.
2선 선수들도 가만히 있지 않고 조금씩 포위망을 형성했다.
“측면으로 몰아붙여!”
“자유롭게 두지 마!”
아스날의 그물망은 촘촘했다.
사방에서 달려들자 몽펠리에 선수들은 당황하며 동료들에게 공을 전가하기 바빴다.
“젠장!”
서하가 측면을 막고 로이스가 곧바로 앞을 가로 막자 몽펠리에 선수는 황급히 몸을 돌렸다.
하지만 치명적인 실수였다.
서하는 볼을 돌리려는 걸 눈치 채고 한 발 앞서 발을 쭉 내밀었다.
툭.
뒤로 굴러가던 공이 서하의 발 앞에서 멈췄다.
완벽한 패스 차단이었다.
“윤! 좋아! 멋진 커팅이었어!”
몽펠리에 선수의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
서하는 거친 눈동자를 뒤로 한 채 재빨리 자세를 잡고 공을 제 몸으로 끌어당겼다.
부드럽게 굴러오는 공.
박스 안을 바라보자 지루와 몽펠리에 센터백 두 명이 보였다.
서하는 시간을 끌지 않고 지루에게 패스하며 앞으로 달렸다.
지루는 등을 진 채 센터백들의 압박을 견뎌 내며 공을 받았다.
“올리브!”
서하의 외침에 지루는 옆으로 공을 굴려 줬다.
서하는 박스 안으로 몸을 움직이며 왼발로 짧은 터치를 가져갔다.
뒤늦게 서하의 움직임을 파악한 센터백이 허겁지겁 달려왔다.
슈팅 각도를 좁히려는 좋은 움직임이었으나 서하는 센터백 가랑이 사이로 공을 흘려보냈다.
“……!”
절묘한 타이밍에 자신의 가랑이 사이로 지나가는 공을 본 몽펠리에 센터백은 순간적으로 서하의 움직임을 놓치고 말았다.
“안 돼!”
완벽한 골키퍼 일대일 찬스.
서하는 상대 수비수의 팔을 거칠게 뿌리치며 적당한 속도로 굴러가는 공을 오른발로 감아 찼다.
목표는 파 포스트 하단 구석.
골키퍼가 방향을 잡고 힘껏 몸을 날렸으나 절묘하게 바닥에 튕기며 굴절되는 슛을 막지 못했다.
탕!
골포스트를 막고 안으로 꺾여 떨어지는 공.
또다시 골망이 흔들렸다.
“우와아아아아아!”
아스날에는 확실한 승점을.
몽펠리에에는 패배의 수렁으로 던져 넣는 득점이었다.
서하는 등을 돌려 코너 에어리어로 달려갔다.
촤르르륵!
무릎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펼치고는 고개를 두 번 끄덕였다.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유명한 세리머니였지만, 몽펠리에 팬들은 처음이었다.
그들은 말없이 서하를 바라봤다.
허나 절망하기에는 아직 일렀다.
전반전은 25분이 지났을 뿐이고 선수들이 정신을 차린다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점수 차였다.
홈 팬들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독려했다.
아직 할 수 있다고.
역전의 기회는 남았다고.
분노를 삭이며 외쳐 보지만, 아스날은 한번 잡은 주도권을 쉽게 내주는 팀이 아니었다.
이빨 빠진 맹수를 사냥하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개들을 풀어 천천히 조이다가 빈틈이 보이면 단숨에 미간을 쏴 버리는 유능한 사냥꾼처럼.
아스날은 몽펠리에를 유린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우리가 이딴 경기를 보려고 돈을 줬다고? 제발 정신 좀 차려!”
몽펠리에는 손발이 꽁꽁 묶인 듯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공격 작업하는 게 어려운지 중원을 거치지 않고 롱 킥으로 압박에서 벗어나려 했다.
아스날은 단조로운 롱 볼 공격을 손쉽게 막아 냈다.
코시엘니와 메르테자커는 낙하지점을 정확하게 파악해 공을 차지했다.
“미켈! 천천히 해!무리하게 전진할 필요 없어! 최대한 안전하게! 굿 패스!”
서하의 외침에 아르테타는 고개를 끄덕이며 템포를 조절했다.
전반전 초반처럼 템포를 올려 공격의 고삐를 죄는 방법도 괜찮았으나 사람은 기계가 아니었다.
계속 달린다면 지치기 마련.
빡빡한 일정이 기다렸기 때문에 체력과 컨디션을 조절해야 했다.
아르테타는 동료들과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몽펠리에 선수들은 쉽게 달려들지 못했다.
아스날의 짧은 패스 플레이에 태클을 걸고 싶다면 빗장을 풀고 나가야 했으니까.
하지만 빗장을 풀고 나가면 어떻게 되는지 이미 첫 번째 실점을 통해 배웠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우우우우우우!”
홈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하지만 아스날은 야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볼 돌리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체력을 회복함과 동시에 몽펠리에 선수들을 끌어내려 했다.
하지만 끌려 나오지 않았다.
아스날이 들어오길 바랐다.
그래야 역습 전개라도 펼칠 수 있을 테니까.
“안 나온다면 나오게 해 줘야지.”
서하는 절묘한 위치에서 몽펠리에 선수들의 압박을 뛰어난 테크닉으로 벗어나는 플레이를 보여 줬다.
하지만 탈압박에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조잡한 수비 조직력을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와 창의적인 공격 전개로 무너뜨렸다.
“오우우우우!”
서하의 로빙 스루 패스를 받은 램지가 침투 후 발리슛까지 가져갔으나 아슬아슬하게 골대 옆을 지나가고 말았다.
“윤!”
램지는 자신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읽고 패스해 준 서하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며 자리로 돌아갔다.
이런 상황은 계속 반복했다.
득점만 나오지 않았을 뿐.
서하를 중심으로 로이스와 지루는 원터치 패스로 압박에서 벗어나 단숨에 파이널 서드까지 뚫어 버리는 퍼포먼스를 보여 줬다.
하지만 아쉽게도 볼이 지루의 주발인 왼발이 아니라 오른발에 걸리며 득점 기회를 날려 먹었다.
“아오!”
이번에도 탄식하는 지루.
하지만 오늘 지루의 움직임은 평소보다 훌륭했다.
한발 먼저 움직이고 몽펠리에 선수들을 상대로 잘 버텨 냈다.
공중 볼 경합도 나쁘지 않았다.
힘이 좋으니 몽펠리에 선수들을 이겨 낼 때가 많았다.
“다시 하나 만들어 가자!”
서하의 발끝에서 결정적인 득점 찬스가 만들어지자 몽펠리에 선수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홈에서 두 골을 헌납하고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다가 끝난다면 폭동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결국 벤치에서 신호를 보냈다.
신호를 받은 몽펠리에 선수들은 수비 라인을 올리고 아스날이 쉽게 빌드 업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시작했다.
전반전 막바지에 이르러 몽펠리에가 공격적으로 나왔지만 아스날 선수들은 당황하지 않았다.
패스와 탈압박으로 몽펠리에 선수들의 압박에서 쉽게 벗어났다.
“단순 압박은 효율적이지 못해.”
혼자 지역을 커버할 수 없기에 압박은 함께해야 했다.
조직적으로 몰아붙여야 볼을 탈취할 기회도 늘고 상대의 실수도 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몽펠리에의 압박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돼지와 비슷했다.
“마지못해 나가는 거지.”
어떻게든 아스날의 빌드 업을 방해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으니까.
아무튼 이로 인해 몽펠리에 선수들의 간격이 벌어지고 활용할 공간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서하는 직접 나서지 않았다.
중심에 서서 동료들을 움직였다.
아르테타의 패스를 받은 서하는 단 두 번의 터치로 몽펠리에의 압박에서 벗어났다.
툭. 툭.
하지만 이번에는 쉽게 퇴장당할 수 없다는 듯 곧바로 달려들었다.
서하는 구질구질하게 변명을 늘어놓는 선수를 거칠게 뿌리치며 반대편으로 길게 뿌려 줬다.
“나이스 패스!”
오늘은 라이트 윙포워드로 출전한 카솔라가 가슴으로 공을 받아 부드럽게 발로 연결했다.
카솔라는 툭툭 공을 치며 몽펠리에 풀백에게 심리전을 걸었다.
곧바로 램지가 다가오고 아스필리쿠에타가 뒤로 뛰어 들어갔다.
두 사람의 움직임에 몽펠리에 수비진은 또다시 조잡한 수비 조직력을 드러냈다.
카솔라는 사방에 둘러싸인 램지가 아닌 자유를 만끽하는 아스필리쿠에타에게 패스했다.
“측면! 측면 막아!”
아스필리쿠에타는 공을 몰아 박스 앞까지 전진했다.
몽펠리에 센터백이 다급히 달려 나와 막아섰다.
아스필리쿠에타는 하프 스페이스로 침투하는 카솔라에게 내줬다.
카솔라는 슬쩍 골키퍼를 보더니 지체하지 않고 중앙으로 내줬다.
골 냄새를 기가 막히게 맡은 지루가 성큼성큼 달려와 오른발로 공을 가볍게 때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루의 슈팅 방향을 읽은 골키퍼가 몸을 날려 간신히 쳐 냈다.
멋진 선방이었다.
“아오!”
지루의 탄식이 이어졌지만, 아직 상황은 종료되지 않았다.
램지가 흘러나온 공을 차지하자 몽펠리에 박스 안은 다시 긴장감이 치솟았다.
툭. 툭툭.
슈팅을 가져가기에는 페널티 박스에 사람이 너무 많았다.
다른 수를 찾아야 했다.
“램지! 뒤로 돌려!”
램지는 무리하지 않았다.
서하의 외침을 듣고 뒤로 내줬다.
서하는 오른발 논스톱 슛을 가져가는 모션을 취하다가 재빨리 왼쪽으로 꺾었다.
“……!”
페인팅 모션에 넘어간 몽펠리에 선수들은 역동작에 걸려 밸런스를 잃어버렸다.
그리고 그 공간 사이로 작은 빈틈이 만들어졌다.
서하는 재빨리 왼발로 공의 아랫면을 강하게 때렸다.
몽펠리에 선수들과 아스날 선수들 사이로 공이 빠르게 통과했다.
골키퍼가 방향을 읽고 몸을 날려 팔을 쭉 뻗었다.
골키퍼 장갑에 살짝 걸린 공.
하지만 조금 밀어내기만 했을 뿐.
공은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출렁!
다시 한번 골망이 출렁였다.
“우와아아아아아!”
원정 팬들의 환호성이 쏟아졌다.
아스날의 세 번째 득점이 터져 나오자 홈 팬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몇몇 홈 팬은 실망한 얼굴로 경기장을 떠나고 있었다.
세 골 차가 되면서 희망이 사라졌으니까.
서하는 이번에도 코너 에어리어로 달려가 세리머니를 펼치려고 했지만, 지루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동료들 사이에서 세리머니 브레이커로 자리 잡은 지루는 서하의 양팔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이거 놔!”
“윤! 정말 멋진 골이었어!”
“아니! 놓으라고!”
지루는 웃기만 할 뿐.
절대 놓지 않았다.
우악스럽게 양 팔에 힘을 줬다.
결국 서하는 세리머니를 포기하고 득점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전반전에만 3골을 몰아친 아스날은 신바람을 타고 몽펠리에를 계속해서 밀어붙였다.
남은 시간은 3분.
선제 득점 주인공인 지루는 정말 열심히 뛰어다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추가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또 시작이네.”
서하는 어시스트를 도둑맞은 걸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반 페르시의 빈자리를 대체할 거라고 기대조차 하지 않았으니까.
아스날의 마지막 프리킥.
키커는 카솔라였다.
카솔라는 왼발로 강하게 차 니어 포스트로 바짝 붙였다.
지루의 머리를 노린 킥이었다.
힘이 좋은 지루는 몽펠리에 선수들을 누르고 점프해 머리를 살짝 돌렸다.
지루의 이마에 맞은 공은 굴절되어 골키퍼 손을 스치고 파 포스트로 상단으로 날아갔다.
그런데 궤적이 미묘했다.
살짝 틀어지더니 공이 골대 밖으로 나가려 했다.
이대로 지루의 멀티 골이 좌절되나 싶던 찰나.
몽펠리에의 스트라이커, 술레이만 카마라가 누군가에게 떠밀려 등으로 공을 건드렸다.
골문 밖으로 나가려던 공은 그대로 술레이만과 함께 골문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공은 조용히 몽펠리에의 골망을 건드리며 아스날의 네 번째 골을 알렸다.
지루는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고 주심에게 달려가 소리쳤다.
“제 골이에요! 제가 넣었어요! 자책골 아니에요! 그대로 뒀어도 들어갔다고요!”
하지만 주심은 냉정했다.
몽펠리에의 자책골을 선언했다.
지루는 허망한 표정을 지었고 자책골을 넣은 술레이만은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