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28)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128화(127/201)
128화 최고의 복수 (2)
흘러나온 공을 잡은 아르테타는 재빨리 밖으로 걷어 냈다.
삐익!
주심이 사고 현장으로 달려와 서하의 부상 상태를 살폈다.
서하가 일어서지 못하고 어깨를 부여잡자 벤치에 신호를 보냈다.
쓰러졌을 때부터 들어갈 준비를 마친 의료진이 한걸음에 달려와 부상 부위를 살폈다.
“윤! 자세 바로 할 수 있겠어?”
서하는 고개를 흔들며 오른쪽 어깨를 가리켰다.
“좋아. 아플 수 있으니 참아.”
팀 닥터는 유니폼을 살짝 걷어 올리고 부상 부위를 살짝 눌렀다.
서하의 입에서 짤막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팀 닥터는 부상 부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주변을 만졌다.
“으윽.”
“여기가 제일 아파?”
“네.”
“다행히 심각하진 않을 것 같아.”
팀 닥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부상 부위에 응급 처치용 냉각 스프레이를 뿌렸다.
피부에 닿자 전신이 찌릿찌릿했지만, 고통은 줄어들었다.
서하는 부상 부위를 조심스레 잡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팀 닥터는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고 주심은 밖으로 나가라는 지시를 내린 후 야야 투레를 불러 구두 주의를 주는 데 그쳤다.
아스날 선수들이 주심의 판정에 강력하게 항의했으나 관대한 주심은 번복하지 않았다.
아르테타와 코시엘니는 분통을 터트리는 동료들을 진정시키며 주심에게서 떼어 놓았다.
라인 밖으로 나온 서하는 팀 닥터의 지시에 따라 어깨를 움직였다.
“어때? 아프진 않아?”
“네, 참을 만해요.”
“참을 만한 게 아니라 아프면 안 되지! 우선 천천히 뛰어 보고 괜찮으면 그때 결정하자.”
서하는 당장이라도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팀 닥터의 의견을 거부하지 못했다.
“알겠어요.”
“좋아. 심호흡 한 번 하고 천천히 뛰어 보자.”
크게 심호흡을 하자 전류가 흐르는 듯 어깨가 살짝 찌릿했다.
하지만 인상을 찌푸리지 않았다.
아무렇지 않은 듯 오른팔을 천천히 돌리며 사이드를 돌았다.
“윤, 조금 더 빨리 돌려 봐.”
“이 속도로요?”
“어, 아파? 아프면 말해야 해. 저번처럼 참지 말고.”
“괜찮아요. 안 아파요.”
팀 닥터는 서하가 아프지 않다고 말했음에도 무시한 채 부상 부위를 가볍게 눌렀다.
고통이 온몸으로 퍼지자 저도 모르게 눈살이 살짝 찌푸려졌다.
서하는 재빨리 원래대로 돌렸다.
다행히 팀 닥터는 발견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괜찮은 거 맞지?”
“물론이죠!”
“좋아. 바로 들어갔다가 탈 나면 큰일 나니 조금 더 휴식을 취하고 들어가자.”
“알겠어요.”
“벤치에는 괜찮다고 신호를 보냈어. 뛰다가 아프면 바로 말해 줘야 해. 알겠지?”
서하는 팀 닥터의 걱정스러운 표정에 고개를 끄덕이며 필드로 시선을 옮겼다.
서하가 빠지자 아스날은 맨체스터 시티에 주도권을 뺏긴 채 계속해서 얻어맞고 있었다.
아스날 벤치가 분주해졌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나와 선수들의 위치를 짚어 줬다.
지루가 미드필더로 내려오고 윙포워드도 라인을 내려 공간을 메꿔 주자 맨체스터 시티의 공세를 조금은 견뎌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버티기도 한계가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는 다비드 실바를 중심으로 측면에서부터 빠르게 풀어 나가기 시작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중앙에서 측면으로 자유롭게 공을 보내며 끈질기게 아스날의 골문을 노렸다.
맨체스터 시티가 경기를 주도하자 신이 난 홈 팬들은 찬트로 목소리를 높였다.
“오오오! 아스날은 아무것도 아니라네! 어린 소년이 없으면 무기력하게 변한다네! 오오오! 지 난 시즌 챔피언은 아동 착취 팀이야. 너희들은 인정할 수밖에 없지!”
즉석에서 찬트를 만들어 내는 팬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아스날의 위기는 계속됐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우오오오오오!”
야야 투레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슈체스니가 간신히 쳐 냈다.
아구에로는 흘러나온 공을 안전하게 뒤로 공을 돌리며 흐름을 이어 나갔다.
계속해서 밀리자 슈체스니는 머리를 가리키며 동료들에게 고함을 질렀다.
“빌어먹을! 다들 집중해!”
아스날만 만나면 녹슨 전차처럼 삐걱거린 야야 투레는 신형 전차를 타고 아스날의 중원을 무자비하게 박살 냈다.
아르테타와 램지는 피지컬과 속도로 밀고 들어오는 야야 투레를 막지 못했다.
심지어 램지는 몸으로 밀어붙이려다가 나가떨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야야 투레가 중원에서 활개치고 측면에서는 실바와 나스리가, 아구에로와 테베즈가 박스 타격을 가하자 아스날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위험한 흐름이야.’
서둘러 흐름을 끊고 정비하지 않으면 실점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서하는 팀 닥터를 바라봤다.
팀 닥터는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정말 괜찮겠어?”
“네, 무리하지 않을게요.”
팀 닥터의 허락이 떨어지자 서하는 주심을 향해 손을 들었다.
하지만 주심은 서하를 보지 못하고 경기에 집중했다.
다비드 실바가 오른쪽에서 공을 잡고 중앙으로 들어왔다.
로이스가 실바를 마크하기 위해 따라붙자 순간적으로 측면에 공간이 생겼다.
그 공간으로 페르난지뉴가 슬그머니 발을 디뎠다.
다비드 실바는 야야 투레에게 패스하는 모션을 가져가다가 발뒤꿈치로 페르난지뉴에게 패스했다.
페르난지뉴가 프리한 상황에 놓이자 아르테타가 소리쳤다.
“나초! 막아!”
몬레알이 앞으로 달려 나와 페르난지뉴를 막아섰으나 뒷공간을 파고드는 풀백, 마이카 리차즈의 움직임을 놓치고 말았다.
“……!”
완벽한 가불기였다.
몬레알은 움직일 수 없었다.
페르난지뉴를 막지 않는다면 하프 스페이스를 내줄 테니까.
영악하게도 페르난지뉴는 몬레알이 움직일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툭.
가볍게 공을 건드려 뒷공간으로 보내 리차즈에게 완벽한 크로스 기회를 제공했다.
“롤로!”
뒤늦게 코시엘니가 측면으로 달려가 리차즈를 마크하려 했지만, 리차즈는 코시엘니를 속도로 이겨 내고 박스 안으로 파고들었다.
슈체스니가 다급히 슈팅 각도를 좁히며 나오자 리차즈는 무리하지 않았다.
아르테타를 밀치고 튀어나오는 테베즈를 보고 발밑으로 공을 굴려 줬다.
테베즈는 발끝으로 공을 밀어 넣으며 아스날의 골망을 흔들었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
홈 팬들의 우렁찬 함성이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가득 채웠다.
선제 득점의 주인공 카를로스 테베즈는 관중석으로 달려가 주먹을 쥐고 팔을 높이 들어 올리며 짐승처럼 포효했다.
서하는 테베즈의 세리머니를 바라보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아직 시간은 충분히 많이 남았다.
다시 주도권을 쥐고 맨체스터 시티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든다면 동점에 역전 골까지 노려 볼 수 있었다.
문제는 동료들의 멘탈이었다.
매 경기 경기를 주도했고 선제 득점을 넣었던 터라 오늘처럼 얻어맞은 경기는 거의 없었다.
승리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몰아넣는 흐름에 적응했기 때문에 지금 상황이 혼란스러울 수 있었다.
“빠르게 분위기를 전환해야 해.”
서하는 왼손을 높이 올렸다.
그제야 주심은 서하를 발견하고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서하가 필드로 들어오자 맨체스터 시티 팬들은 야유를 쏟아 냈다.
“우우우우우우우!”
서하는 야유를 보내든 욕을 내뱉든 신경 쓰지 않고 동료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다들 뭐 해? 왜 여기에서 멍 때리고 있어. 설마 한 골 먹혔다고 이러는 건 아니지?”
서하의 말을 들은 아르테타는 자신의 실수를 빠르게 인정했다.
“미안. 내가 잘 수습했어야 했는데 자책하고 있었어. 윤, 어깨는 괜찮아?”
“응급처치 받아서 괜찮아졌어. 그보다 우리 운영 방향을 바꿔야 할 것 같아. 가장 먼저 맨체스터 시티의 흐름을 끊어 줘야 해.”
“우리도 거칠게 하자는 거지?”
코시엘니가 생각을 읽고 동의를 구하자 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벤치에서 어떤 지시가 내려올지 모르겠지만, 가장 급한 건 주도권을 되찾아오는 거야. 상대보다 거칠게 플레이하든 패스 플레이로 주도권을 가져오든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
“윤의 말이 맞아. 윤이 나가고 나서 너무 사렸어. 놈들이 활개 치지 못하도록 밀어 붙어야 해!”
메르테자커까지 지지하자 동료들의 마음이 하나로 똘똘 뭉쳤다.
분위기를 읽은 아르테타는 손뼉을 두 번 치며 정리에 나섰다.
“좋아! 지금은 동점 골에 매달리지 말고 놈들로부터 흐름을 가져오는 것만 생각하자. 흐름만 가져오면 놈들의 기세를 꺾을 수 있을 거야. 자, 다들 기운 내고. 좀 더 집중해서 플레이하자. 콜도 열심히 하고. 알겠지?”
“당연하지! 한번 해 보자고!”
“아주 그냥 박살을 내자고!”
아스날 선수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르테타의 말에 크게 호응했다.
경기는 지금부터였다.
주심이 휘슬을 불자 지루는 뒤로 공을 보냈다.
서하는 램지에게 패스하고 앞으로 이동해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의 시선을 끌었다.
덕분에 램지는 여유롭게 동료에게 공을 전달해 압박에서 벗어났다.
아스날은 자신들이 잘하는 패스 플레이로 맨체스터 시티의 전방 압박을 견뎌 냈다.
서하와 램지가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패스 루트를 만들어 주자 맨체스터 시티의 압박이 조금씩 무뎌지기 시작했다.
여유를 되찾은 아스날 선수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템포로 맞추기 시작했다.
“좋아! 급하게 플레이하지 말고! 안전하게 해! 윤! 굿 패스!”
서하는 압박받기 전에 원터치 패스로 지루에게 보냈다.
지루는 다시 서하에게 보냈고 서하는 사이드에 있던 로이스에게 안전하게 패스했다.
아스날은 야금야금 점유율을 높여 가며 맨체스터 시티의 흐름을 빼앗아 왔다.
선제 득점을 넣고도 주도권을 내주는 흐름으로 흘러가자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도 라인을 올려 압박을 가했다.
거친 플레이는 덤이었다.
하지만 전반전 초반과 달리 아스날도 피하지 않았다.
눈에 눈, 이에는 이로 갚아 줬다.
당연히 타깃은 정해져 있었다.
선제 득점을 터트린 테베즈였다.
“아악!”
코시엘니는 교묘하게 무릎으로 테베즈의 엉덩이를 가격했다.
고통스러운 얼굴로 잔디에 넘어졌지만, 주심은 코시엘니의 반칙을 보지 못하고 진행시켰다.
이건 기회였다.
“롤로!”
서하의 외침에 코시엘니는 아구에로가 달라붙자 재빨리 패스했다.
아구에로의 발끝에 살짝 닿아 굴절됐지만, 서하는 이동 경로를 계산해 움직여 공을 받았다.
“윤! 뒤에!”
공을 잡고 돌아설 때 야야 투레가 육중한 몸으로 끊으려 했지만, 서하는 두 번 당해 주지 않았다.
공을 왼발에서 오른발로 보낸 후 앞으로 길게 차고 달렸다.
“젠장!”
야야 투레는 재빨리 몸을 돌려 따라붙으려 했으나 밸런스가 무너지자 비틀거리며 넘어졌다.
서하는 야야 투레를 뿌리치고 빈 공간으로 공을 몰았다.
“으윽.”
어깨가 살짝 욱신거렸다.
그러나 꾹 참고 계속 달렸다.
속도에 힘이 붙자 순식간에 중앙선을 넘어 맨체스터 시티 진형으로 발을 디뎠다.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 진로를 방해하기 위해 따라붙었다.
하지만 서하는 왼쪽 측면으로 공을 보내 몸을 자유롭게 만들었다.
“나이스 패스!”
공을 받은 로이스는 독특한 리듬으로 드리블을 구사하며 발을 뻗은 리차즈를 속이고 맨체스터 시티의 사이드를 뚫었다.
서하는 중앙으로 밀고 들어갔다.
서하의 움직임에 지루가 살짝 오른쪽으로 방향으로 틀어 달렸다.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 두 사람의 움직임에 당황하지 않고 맞춰 달렸다.
툭. 툭툭툭.
로이스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꺾어 박스 침투를 시도했다.
페르난지뉴가 진로를 막아서자 로이스는 무리하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온 서하에게 공을 전달했다.
박스 앞에서 공을 받은 서하는 귀찮게 구는 어깨를 잠시 잊어버리고 오른발로 가볍게 감아 찼다.
콤파니가 몸을 날려 슈팅을 막아 내려 했으나 이미 늦은 후였다.
공은 절묘하게 휘어 파 포스트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출렁!
골망이 흔들렸다.
시끄럽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 찬물을 맞은 듯 침묵이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