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32)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132화(131/201)
132화 소소한 내기
[이블 지니어스, 아스날과 5년 재계약! 2018년까지 함께한다!] [아르센 벵거, ‘윤과 새로운 계약을 맺게 되어 기쁘다. 윤은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 [부상에서 돌아온 윤, 프리미어 리그 11라운드 올드 트래퍼드 원정 명단에 포함되나?] [올해도 혹독한 아스날의 11월, 윤의 복귀로 분위기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 Prince is back!
– 드디어 복귀다! 진짜 기다렸다고!
– 한동안 재계약 소식이 안 들려서 불안했는데 복귀 소식하고 같이 오니 정말 최고야!
– 미드필더진에 부상자들이 많아서 걱정했는데 윤이 온다면 이야기가 다르지! 대환영이야!
– 윤! 제발 부상당하지 말아 줘!
– 유리 몸까지 닮을 필요는 없다구!
– 윤이 선발로 나오겠지?
└ 윤의 몸 상태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보스가 말했어.
└ 이제 막 복귀했는데 선발로 내보내는 건 급하다고 생각해.
└ 나도 동의해. 윤은 소중한 선수야. 좀 더 관리해 줘야 해.
└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지면 우리 2위로 떨어지지 않아? 무조건 이겨야 하는데.
└ 그건 그렇지만.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았고 시즌이 끝나려면 멀었으니 길게 보는 편이 좋아.
– 윤의 복귀는 대환영이야!
– 우리의 영웅이 돌아왔다고!
부상자들이 속출하면서 점점 동력을 잃어갔던 터라 팀에 변화가 필요한 타이밍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서하의 복귀와 재계약 소식은 아스날 팬들에게 큰 힘이 되는 소식이었다.
오랜만에 1군 훈련장으로 복귀한 서하는 동료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윤! 몸은 좀 어때? 괜찮아?”
“괜찮아. 걱정해 줘서 고마워.”
“얼굴색이 더 좋아진 것 같다?”
“그야 푹 쉬었으니까.”
서하는 동료들과 농담 따 먹기를 주고받으며 훈련장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데 힘썼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쓸어버린 선수들은 입가에 연신 미소를 지으며 원정 경기 전 마지막 팀 훈련을 소화했다.
서하는 지난주에 부상에서 복귀한 윌셔와 함께 떨어져 나왔다.
체력 코치인 토니 콜버트는 두 사람을 데리고 가벼운 몸 풀기를 시작으로 체력 테스트를 시작했다.
“후우. 후우.”
“윤, 숨소리가 커. 천천히. 자연스럽게 숨을 쉬어야 해.”
“알겠어요.”
토니 콜버트는 서하를 구박한 후 옆에서 뛰는 윌셔에게도 깐깐하게 굴었다.
“잭, 보폭을 일정하게. 그렇지. 제멋대로 보폭을 바꾸면 리듬감이 떨어져서 체력 소모가 더 커져. 지금 느낌 그대로! 굿!”
두 사람은 거친 숨을 내쉬며 부지런히 훈련장을 돌았다.
입으로 전달하는 대화는 필요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몸짓과 눈빛으로 대화를 나누며 트집을 잡는 토니 콜버트를 욕했다.
“두 사람! 집중해! 오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감독님께 원정 경기 명단 빼라고 말할 거야!”
토니 콜버트의 엄포에 두 사람은 이를 악 물고 달렸다.
덕분에 두 사람은 첫 번째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토니 콜버트는 숨을 헐떡이는 두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겨우 그걸로 지친 거야? 이거 실망인데?”
자극을 받은 서하는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윌셔도 얼굴을 찌푸리며 일어났다.
토니 콜버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좋아. 당연히 이래야지! 어서 다음 테스트로 가자고!”
서하는 오늘따라 묘하게 신이 난 토니 콜버트의 뒷모습을 보며 볼을 긁적였다.
“뭐, 좋은 일 있으셨나.”
“윤, 좋은 일이 있었으면 왜 우리한테 풀겠어?”
“하긴 그렇지?”
“하아. 또 재촉한다. 어서 가자.”
오전부터 이리저리 끌려 다닌 두 사람은 팀 훈련이 끝난 후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토니 콜버트는 바닥에 널브러진 두 사람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며 입꼬리를 씰룩였다.
“점심 먹고 오후에 연습 경기 있으니 그때까지 푹 쉬어.”
두 사람은 말도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비로운 토니 콜버트는 두 사람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코칭 스태프 무리로 합류했다.
서하는 한 숨을 푹 내쉬며 잔뜩 구름이 낀 하늘을 올려다봤다.
금방이라도 곧 비가 올 것처럼 난동을 피우려는 모습이 고집이 센 어린아이처럼 느껴졌다.
익숙한 런던 날씨라 별로 감흥이 없지만, 그래도 비는 싫었다.
축축한 유니폼이 피부에 딱 달라붙는 그 감촉을 좋아하지 않았다.
“윤, 올지 안 올지 내기할래?”
내기라면 사족을 못 쓰는 영국인답게 윌셔가 승부를 걸어왔다.
서하는 피식 웃었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은데.”
“난 안 올 것 같아.”
“오, 자신감이 대단한데?”
윌셔는 누운 채로 어깨를 으쓱거리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난 하늘을 보면 딱 알 수 있어, 비가 내릴지 안 내릴지. 그래서 내기할 거야 말 거야?”
“받을게. 대신 내가 먼저 말해도 되는 거지?”
윌셔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난 비가 내린다에 걸게.”
서하가 유리한 고지에 올랐음에도 윌셔는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말을 기다렸다는 듯 서하의 반대쪽에 서며 구체적인 조건까지 제시했다.
“시간은 오후 훈련이 끝날 때까지로 하자. 감독님이 종료하면 딱 끝나는 거지!”
“좋아. 그런데 뭘 거는 거야?”
“간단하게 소원 들어주기 어때?”
“으음, 나쁘지 않네.”
두 사람은 잔디에 누운 채로 손을 맞잡았다.
어느 정도 체력을 회복한 두 사람은 선수들 무리에 합류해 구단에서 제공한 점심을 해치웠다.
맛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다.
집에서 매일 먹는 샐러드와 생선 조합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
동료들은 철저하게 식단을 지키는 서하를 보며 혀를 내둘렀지만 트레이닝 코치는 무척 흡족해했다.
가벼운 휴식 이후 오후 훈련으로 넘어갔다.
예고했던 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상정한 자체 청백전 경기였다.
서하는 조끼를 입고 왼쪽에 섰다.
조끼를 입은 선수들은 대부분 주전이었다.
시작부터 마음에 들었다.
“이런 미친! 윤! 뭐야?”
“아니! 아예 못 따라가겠어!”
“약이라도 먹은 거야?”
서하의 깔끔한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동료들의 불평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가 맞는지.
전보다 훨씬 부드럽고 예측하기 힘든 퍼포먼스를 보여 줬다.
서하는 전반전 동안 3골에 관여하는 미친 활약을 펼치며 왜 자신이 팀의 중심인지 증명해 냈다.
불편했던 어깨는 문제없었다.
재활 훈련하는 동안 꾸준히 해온 하체 운동이 도움이 됐는지 버티는 힘도 전보다 더 좋아졌다.
경합 과정에서도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중심을 잡고 플레이하니 볼 처리가 좀 더 수월해졌다.
볼을 컨트롤할 때마다 깃털처럼 가벼우니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다.
선택지가 다양하면 다양할수록 수비수들은 당황하기 마련.
서하가 공을 잡고 움직일 때마다 상대 선수들이 혼란스러워했다.
지금도 상체 페인팅 모션에 선수들이 완벽하게 속아 넘어갔다.
“뭐 해! 안 잡고!”
“윤에게 달라붙지 말고! 거리를! 젠장! 저걸 어떻게 막아!”
램지의 짧은 패스를 받은 서하는 왼발로 부드럽게 컨트롤하며 코클랭의 가랑이 사이로 밀어 넣었다.
“……!”
코클랭은 황급히 서하의 뒤를 쫒았으나 이미 늦은 후였다.
풀백과 센터백 사이로 살며시 침투하는 벨라를 보며 몸을 슬쩍 비틀어 발밑으로 깔아 줬다.
적당한 속도. 정확한 타이밍이 맞물리며 서하의 패스가 벨라의 발밑으로 빨려 들어갔다.
벨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파비안스키가 슈팅 각도를 줄이며 달려 나오자 오른발로 가볍게 툭 찍어 찼다.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완벽한 칩 슛, 벨라의 전매특허 슛이었다.
출렁.
“우와아아아아아!”
또다시 골망이 흔들렸다.
벨라는 활을 쏘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윤! 정말 멋진 패스였어!”
“네 움직임이 좋았지.”
“역시 내 움직임을 봐주는 선수는 윤밖에 없다니까!”
벨라의 득점 이후.
서하는 완벽한 통제를 보여 주며 조끼를 입지 않은 선수들을 밀어붙였다.
그동안 뛰지 못한 한을 풀겠다는 듯 압도적으로 찍어 눌렀다.
서하는 문이 열리자 지체하지 않고 중거리 슈팅을 가져갔다.
파비안스키가 몸을 날렸으나 이미 늦었다.
잔디에 쓰러진 채 하단 구석으로 정확하게 빨려 들어가는 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와!”
이건 연습 경기가 아니었다.
학살의 현장이었다.
연습 경기가 안 되자 스티브 볼드 수석 코치는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서하를 불러들였다.
서하는 그의 판단을 존중했다.
본인도 이 정도로 경기가 잘 풀릴 줄은 몰랐으니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꽤 많이 놀란 상태였다.
“윤, 고생했어. 들어가 쉬어.”
“감사합니다.”
서하는 벤치에 앉아 하늘을 바라봤다.
내릴 듯 말 듯, 여전히 먹구름만 잔뜩 낀 채 애꿎은 햇빛을 차단하고 있었다.
이제 남은 시간은 30분.
30분 안에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내기에서 패배하게 된다.
“윤, 뭐 해?”
그나브리가 묻자 서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며 경기를 살폈다.
서하가 빠지자마자 조끼를 입은 팀이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압도적으로 상대를 밀어붙이다가 정상적인 경기 흐름을 되찾았다는 말이 맞았다.
약속했던 연계 플레이도 나쁘지 않게 나오고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도 괜찮았다.
코치들은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선수들의 세세하게 분석했다.
“세르주!”
“나 다녀올게!”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그나브리는 신이 난 얼굴로 스티브 볼드에게 달려갔다.
그나브리는 조끼를 입지 않는 팀으로 들어갔다.
서하는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그나브리를 보며 올 시즌 기록을 떠올렸다.
이번 시즌 5경기 1선발 4교체로 유망주치고는 출장 시간이 나쁘지 않았다.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리그 컵에서 득점과 도움을 하나씩 올리며 8강 진출에 도움을 줬다.
결론은 5경기 1득점 1도움.
“주전으로는 한참 부족하지.”
경쟁자들이 워낙 쟁쟁해서 교체로 출전하면 감지덕지였으니까.
하지만 본인은 만족하지 못했다.
틈이 날 때마다 서하에게 문자를 보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조언을 구했다.
서하는 따뜻한 조언으로 그나브리의 멘탈을 케어해 줬다.
아직 어리고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였으니까.
하지만.
“플레이가 너무 급해.”
보여 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는지 혼자 해결하려는 경향이 심했다.
리저브 팀에서는 저 플레이가 통했을지 모른다.
지난 시즌 리저브 팀을 이끌고 우승컵을 거머쥐었으니까.
그러나 1군 무대는 2군과 달랐다.
좀 더 파워풀하고 빠르고 좀 더 높은 테크닉이 요구됐다.
조직적인 압박에 애를 먹는 그나브리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안타까운 한숨만 흘러나왔다.
좀 더 침착하게, 동료들을 활용하는 플레이를 보여 준다면 코칭 스태프에게 믿음을 줄 수 있을 텐데.
수비에서 약점을 보이는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에게 볼을 뺏기는 그나브리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많이 부족하네.”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일까.
서하는 연습 경기가 끝날 때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늘을 보니 답도 없었다.
“결국 안 내렸네.”
서하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오는 윌셔를 바라봤다.
어떤 소원을 빌까.
괜히 불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