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36)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136화(135/201)
136화 우리뿐이겠네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으니 숨 쉴 틈조차 없었다.
경기 템포가 평소보다 두 배, 아니 세 배는 더 빨랐다.
선수들은 공을 소유하는 시간을 극단적으로 줄였다.
동료들에게 빠르게 패스하고 끊임없이 공간으로 움직여 틈을 만들어 내려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서하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자연스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 라인에 이지선다를 걸어 빈틈이 보이면 바로 파고들었다.
서하는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아 플레처의 압박에서 벗어났다.
플레처의 표정이 제법 볼만했다.
“윤!”
영리한 윌셔는 플레처가 비워 둔 자리로 뛰어 들어갔다.
서하는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공을 보냈다.
윌셔는 부드러운 터치로 공을 제 입맛에 맞게 컨트롤한 후 과감하게 슈팅을 가져갔다.
하지만 너무 정직했다.
데 헤아에게 슈팅 방향이 읽히며 멋진 선방을 만들어 주고 말았다.
“우와아아아아!”
홈 팬들의 입에서 환호성이 쏟아지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데 헤아는 동료들에게 호통을 치며 집중하라고 소리쳤다.
“아오! ****!”
윌셔는 머리를 쥐어 잡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지나간 일은 빠르게 잊어버렸다.
현재와 미래만을 생각했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떠올리며 동료들과 함께 압박을 가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맞고만 있지 않았다.
플레처 카드는 실패로 끝났지만, 아직 카가와 카드가 남아 있었다.
루니의 발끝은 이제 발렌시아로 향하지 않았다.
패턴이 읽힌 뻔한 역습에서 벗어나 반대편 사이드를 활용했다.
바로 카가와였다.
루니의 패스를 받은 카가와는 주어진 기회를 활용할 줄 모르는 바보가 아니었다.
도르트문트의 돌풍을 이끌었던 선수로서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다.
힘겨운 주전 경쟁을 이겨 내려면 오늘 경기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야 했다.
그렇기에 과감하게 라인을 따라 빠르게 공을 몰고 올라갔다.
풀백으로 이동한 플라미니가 카가와에게 달려들었다.
“마티유! 성급하게 달려들지…….”
메르테자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플라미니는 거친 몸싸움으로 카가와의 역습을 끊어 냈다.
“아악!”
카가와는 1초도 버티지도 못하고 잔디를 뒹굴었다.
플라미니는 고통스러워하는 카가와를 보지도 않은 채 카가와가 지나온 길을 그대로 올라갔다.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야유가 쏟아졌으나 급한 쪽은 아스날이었다.
만회 골을 터트렸지만,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남지 않았다.
동점 골도 빠듯한 시간이었다.
“윤!”
플라미니는 자신의 한계를 잘 알고 서하에게 공을 넘겼다.
서하는 플레처의 압박을 양발을 사용해 공을 지그재그로 컨트롤하여 돌파했다.
너무나도 쉽게 돌파당하자 플레처의 표정이 썩어 들어갔다.
예전이었다면 모를까. 현재의 플레처는 허수아비에 불과했다.
서하는 잡다한 생각을 버리고 필드를 빠르게 살폈다.
‘나쁘지 않아.’
월콧은 센터백 사이로 움직였다.
카솔라는 중앙으로 들어와 캐릭과 경합을 벌였고 몬레알은 사이드로 움직이여 하파엘의 시선을 꽉 붙잡아 주었다.
나바스는 에브라와 함께 우측 측면에 있었다.
‘공간이 많이 열렸어.’
배지석의 빈자리가 매우 컸다.
밸런스를 유지하던 배지석과 중원을 누비던 필 존스를 빼고 플레처와 카가와를 투입해 좀 더 공격적으로 나가려 했던 퍼거슨 감독의 생각은 패착이었다.
본인도 인정하는지 시뻘겋게 변한 얼굴로 껌을 굉장히 빨리 씹으며 코치와 부지런히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랐다.
퍼거슨 감독이 빗장을 걸기 전에 동점 골을 뽑아내야 했다.
“후우. 후우.”
턱 끝까지 숨이 차올랐다.
교체로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만회 골 이후 경기 템포가 너무 빨랐던 터라 오버 페이스를 하고 말았다.
물론 문제될 것은 없었다.
서하는 자신의 상태를 잘 알았다.
오늘은 뭐든 될 것 같은 느낌.
일 년에 몇 번 없다는 그 느낌이 자신감을 채워 주고 있었다.
그래선지 길이 보였다.
그 길로 공을 보낸다면 치명적인 일격을 가할 수 있다는 걸 감각적으로 느꼈다.
서하는 상대와 거리를 재며 동료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달렸다.
그리고 지금!
방금 전에 본 길이 더욱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더는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서하는 자신의 감각에 맡겼다.
오른발로 강하게 센터백과 풀백의 간격이 벌어진 그 공간으로 공을 보냈다.
동시에 나바스가 움직였다.
서하가 보낸 그 공간으로.
나바스는 에브라의 팔을 뿌리치며 달려와 공을 받아 오른발로 강하게 때렸다.
방향은 반대편 골문 구석.
니어 포스트에 바짝 붙어 있던 데 헤아는 나바스의 슛을 막지 못하고 역동작에 걸린 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출렁!
후반전 87분.
드디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망이 흔들렸다.
이번이 두 번째, 동점 골의 주인공은 헤수스 나바스였다.
“우와아아아!”
나바스는 원정 팬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관중석으로 달려와 포효했다.
동료들은 나바스에게 달려와 득점을 축하해 주었다.
서하를 발견한 나바스는 한껏 미소를 지으며 강하게 포옹했다.
격한 포옹과 함께 시큼한 땀 냄새가 났지만, 못 버틸 정도는 아니었다.
“윤, 내가 거기로 뛰어 들어갈 거란 걸 어떻게 알았어?”
“글쎄. 느낌으로? 그냥 보내야 한다고 느꼈어.”
서하의 대답을 들은 나바스와 동료들은 헛웃음을 흘리면서도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았다.
난놈은 난놈이었으니까.
뒤풀이를 마친 아스날 선수들은 웃으면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똥 씹은 표정으로 주심을 바라봤다.
카가와가 플라미니에게 거친 파울을 당했음에도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스노우볼이 굴러가 동점 골을 만들었으니 좋게 볼 리가 없었다.
퍼거슨 감독은 실점 이후에도 성난 얼굴로 대기심에게 강하게 어필했지만, 판정을 뒤집진 못했다.
“우리가 이득을 보긴 했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서하는 전광판을 바라봤다.
스코어는 2대2.
정규 시간은 모두 끝나고 추가 시간 3분이 주어졌다.
“기회는 한 번 남았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기회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었다.
다 잡은 경기를 놓친 퍼거슨 감독이 젖 먹던 힘까지 다 짜내 공격적으로 나온다면 열릴 것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한다면 이대로 경기가 끝날 가능성이 높았다.
“역시 현실적이네.”
퍼거슨 감독의 선택은 실리였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경기력, 흐름, 분위기 모두 아스날에게 있었다.
화를 참지 못하고 수비 라인을 끌어 올렸다가 역전 골을 내주고 진다면 시즌 전체를 망칠 수 있을 정도로 타격이 컸다.
그렇기에 지키는 선택을 내렸다.
사실 오늘 경기에서 승점 1점만 가져가도 나쁘지 않았다.
아스날이 한 경기만 미끄러져도 단숨에 선두로 치고 올라올 수 있었으니까.
양 팀 모두 마지막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아스날은 헤수스 나바스를 빼고 세르주 그나브리를 투입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부상이 의심되는 카가와를 다시 불러들이고 루이스 나니를 투입했다.
교체 카드로 시간을 흘려 보내니 3분이라는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서하는 그나브리에게 공을 찰 기회를 두 번 정도 제공했다.
본인은 만족하지 못하는 얼굴이었지만, 나니보다는 나았다.
나니는 교체로 들어와 공을 잡아 보지도 못했으니까.
삐익! 삐익! 삐이익!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너나할 것 없이 잔디에 널브러졌다.
선발로 출전한 선수들뿐만 아니라 교체로 들어온 선수들도 지친 얼굴로 숨을 헐떡거렸다.
오늘은 아무 말도 필요 없었다.
양 팀은 최선을 다해 최고의 경기력을 뽐냈고 팬들을 만족시킬 만한 멋진 경기를 만들어 냈으니까.
숨을 고른 서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서하를 발견한 반 페르시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두 사람은 가볍게 포옹을 나눴다.
“윤, 오늘 너무 날뛴 거 아니야?”
“평소대로 한 거야.”
“평소대로라니. 할 말은 없네. 다음에 만나면 살살해 줘.”
“너나 살살해.”
“아무튼 복귀 축하하고 다음에 저녁 식사라도 하자.”
“그래.”
반 페르시는 피식 웃고는 다른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윤! 인터뷰 준비하래!”
스티브 볼드의 외침에 서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터뷰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혈전 끝에 극적인 무승부를 거두며 리그 선두를 지킨 아스날은 서하의 복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혹독한 11월을 보낸 지난 시즌과 달리 이번 시즌은 폭주 기관차처럼 앞으로 쭉쭉 내달렸다.
샬케 원정에서 1대1 무승부를 거뒀으나 리그 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5경기 3승 2무라는 훌륭한 성적표를 받아 냈다.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아스날은 좀 더 수월하게 일정을 짤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프리미어 리그 치열했다.
프리미어 리그 순위
1. 아스날 15경기 10승 3무 2패
2. 맨유 15경기 9승 3무 3패
3. 첼시 14경기 9승 2무 3패
4. 맨시티 15경기 8승 4무 3패
5. 에버튼 15경기 7승 5무 3패
아스날이 10승 고지에 가장 먼저 오르며 선두로 치고 나갔지만, 1위부터 5위까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한번 미끄러지면 쭉 떨어질 수 있었던 터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 아니! 아스날은 언제 지는 거야!
└ 이블 지니어스가 복귀했잖아. 당연히 질 리가 없지!
└ 아스날 12월 일정 보면 다른 팀들보다 수월해서 떨어질 일은 거의 없을 거야.
아스날 12월 일정
12월 5일 챔스 올림피아코스 원
12월 9일 리그16 WBA 홈
12월 12일 캐피털원컵 8강 브래드포드 시티 원정
12월 16일 리그17 레딩 원정
12월 22일 리그18 위건 원정
12월 26일 리그19 웨스트햄 홈
12월 30일 리그20 뉴캐슬 홈
└ 누가 짰냐? 완전 편애잖아!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일정도 만만치 않게 좋은데 왜 그래?
└ 맞아. 첼시하고 맨체스터 시티가 죽어나지. 진짜 죽이고 싶다.
└ 리버풀도 언급해 줘…….
└ 그 팀 아직도 해체 안 했어?
– 리버풀이 11위? 아니! 왜 이렇게 된 거야?
└ 이번 시즌에 돈을 안 썼어. 그래서 완전 망했지. 하하!
└ 음 뭐, 안타까운 일이네.
– 이번 시즌 진짜 치열하네. 작년보다 더 치열한 것 같아.
└ 비슷하지 않아? 세 팀에서 치고받으면서 경쟁했잖아. 올해도 세 팀으로 좁혀지겠구먼.
– 아스날 망해라! 제발 지라고!
└ 윤이 있는데 아스날이 지겠냐?
└ 윤 또 부상 안 당하려나.
└ 끔찍한 소리는 그만해!
– 그래서 누가 우승할 것 같아?
└ 한 바퀴는 돌아야 뭐든 나오지.
└ 늘 그렇듯이 크리스마스 지나기 전에 리그 1위하는 팀이 리그 우승하겠지.
└ 아스날이 가장 유력하네.
└ 미끄러지지 않는다면 그렇지.
└ 3연전이 WBA(9위), 레딩(18위), 위건(19위)인데 설마 지겠어?
부상자들이 속속히 합류한 아스날은 12월 첫 경기인 스완지를 2대0으로 잡으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이미 조별 예선 1위를 확정 지었던 터라 올림피아코스 원정 경기는 그동안 나오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었다.
서하를 비롯한 주전 선수들은 가뭄에 단비와 같은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었다.
아스날은 비주전 선수들을 내보냈음에도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이변이 일어났던 조별 예선이 모두 끝나고 16강 진출 팀들이 가려졌다.
A조는 예상대로 파리 생제르맹과 포르투가 조 1위와 2위를 차지하며 강팀의 면모를 보여 줬다.
B조도 이변은 없었다.
아스날과 샬케 04가 16강 진출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 시즌 리그 우승 팀인 몽펠리에는 6패를 당하며 승점 자판기로 전락했다.
C조는 말라가와 AC밀란.
죽음의 조였던 D조는 도르트문트와 레알 마드리드가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기대를 모았던 맨체스터 시티는 유로파 리그로 떨어졌다.
E조는 유벤투스와 첼시가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원래는 샤흐타르가 올라가고 첼시가 떨어졌는데 미래가 변했네.”
팀의 버팀목이었던 페르난지뉴가 맨체스터 시티로 조기 합류해선지 샤흐타르는 영 힘을 쓰지 못했다.
전 대회 우승 팀인 첼시의 합류가 인상적이었으나 그뿐이었다.
이번 시즌 첼시의 목표는 리그 우승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으니까.
F조는 이변이 있긴 했으나 뒷심 부족으로 바이에른 뮌헨과 발렌시아가 16강에 진출했다.
G조는 바르셀로나와 셀틱.
H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갈라타사라이가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챔피언스 리그 16강 조 추첨은 일주일 후에 열렸다.
서하는 동료들과 함께 자리에 모여 조 추첨식을 시청했다.
“제발 셀틱. 셀틱 아니면 갈라타사라이도 좋고 그것도 아니라면 발렌시아도 나쁘지 않아.”
“레알 마드리드만 피하자.”
“그러다가 레알 마드리드 만나면 어떻게 해!”
“아니! 애초에 얘들이 조 2위에 있는 게 이상한 거라고!”
서하는 동료들의 대화를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잘게 썬 양상추를 입에 넣었다.
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괜찮았다.
“오! 시작한다!”
챔피언스 리그 16강 조 추첨식은 빠르게 진행됐다.
포르투와 말라가를 시작으로 차례대로 팀들이 호명됐다.
호명이 될 때마다 동료들은 환호성과 아쉬움을 쏟아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옆에 레알 마드리드가 호명되자 다들 환호성을 질렀다.
“우와아아아아아!”
“꼴 좋다! 새끼들!”
“이거지! 이거라고!”
“이제 우리야!”
“제발 갈라타사라이!”
“오오오오! 진짜다! 롤로의 기도가 통했어!”
갈라타사라이 VS 아스날
아스날은 16강에서 갈라타사라이를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
파리 생제르맹을 끝으로 모든 팀이 호명되고 대진이 완성됐다.
서하는 포크를 내려놓고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챔피언스 리그 16강 대진을 살폈다.
말라가 VS 포르투
셀틱 VS 유벤투스
AC 밀란 VS 바이에른 뮌헨
샬케 04 VS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VS 맨 Utd
갈라타사라이 VS 아스날
첼시 VS 도르트문트
발렌시아 VS 파리 생제르맹
“8강에 올라갈 프리미어 리그 팀은 우리뿐이겠네.”
서하의 평가는 적절했다.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시즌 리그 1위 팀과 붙는 영광을 누리게 됐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