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37)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137화(136/201)
137화 지난날의 복수
아스날은 적들의 저항을 꺾고 순조롭게 항해하며 리그 선두를 지켜 냈다.
지난 시즌보다 압도적인 파괴력은 떨어졌으나 짜임새 있는 조직력 그리고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전보다 다채로운 맛을 품게 되었다.
팀 차원에서 보면 나쁘지 않았다.
한 선수에게 득점이 쏠리는 것보다는 다양한 선수들이 득점하는 편이 건강한 팀이었으니까.
특히 서하의 존재가 무척 컸다.
서하가 중심을 잡아 주니 공격 패턴을 섞고 다양한 선수들이 득점을 넣을 수 있었다.
물론 단점이 없진 않았다.
지난 시즌에는 반 페르시와 서하가 서로 시너지를 내며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 줬다면 이번 시즌은 서하의 여부에 따라 경기 결과가 극명하게 갈렸다.
플레이 메이커인 산티 카솔라가 서하의 빈자리를 어느 정도는 채워 줬으나 해결사로서의 면모가 부족했다.
팀이 어려울 때 해결하는 능력이 조금 떨어졌던 터라 혼자만의 힘으로는 풀어 나가지 못했다.
그래서 서하의 중요도는 지난 시즌보다 훨씬 더 높아졌다.
반 페르시처럼 스트라이커들이 득점력을 증명하면 모를까.
올리비에 지루와 슈테판 키슬링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으로 팬들의 뒷목을 붙잡았다.
올리비에 지루
22경기 16선발 7골 2도움
슈테판 키슬링
18경기 7선발 5골 5도움
중위권 팀이라면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겠지만, 두 사람은 우승을 노리는 팀 소속이었다.
우승권 팀에 속한 선수들이 반 시즌 동안 10골도 못 넣었다?
팬들의 비판은 피할 수 없었다.
자연스레 겨울 이적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팬들이 많았다.
– 지루는 완전 똥이야! 빅 찬스 메이커라고!
└ 맞아! 어제도 동료들의 공격 포인트를 하늘로 날려버렸지.
└ 도대체 윤의 어시스트를 몇 개나 날린 걸까? 윤의 공격 포인트 봐 봐. 팬이라면 화가 날 거야.
└ 이번 시즌 윤의 기록 가져왔어.
└ 리그 13경기 9골 7도움. 초반에 휴식으로 빠지고 중간에는 부상으로 나오지 못해서 경기수가 적지만, 생각보다 공격 포인트를 잘 쌓았는데?
└ 그러게? 지난 시즌보다는 살짝 떨어졌지만, 지금 공격 포인트만으로도 리그 최고 수준이야!
└ 하지만 지루와 키슬링이 골을 넣었다면 어시스트를 두 배는 쌓았겠지! 다들 내 말이 틀려?
└ 워워. 진정해, 친구. 지루하고 키슬링 정도면 좋은 선수들이야.
└ 댓글 목록 보니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수팬이네. 두 녀석이 그렇게 좋으면 가져가고 반 페르시 다시 돌려줘!
└ 친구, RVP는 이미 우리 팀 선수야. 난 RVP를 누구와도 바꾸고 싶지 않아.
└ 지루 열 명과 바꾸는 건 어때?
└ 구너들은 양심이 없군.
– 진짜 궁금한 게 있는데 구너들은 왜 이렇게 불만이 많아?
└ 맞아! 윤도 있고 산티 카솔라도 있고 마르코 로이스에다가 카를로스 벨라까지 2선 자원이 풍부한데 도대체 뭘 더 바라는 거야?
└ 우승.
└ 지난 시즌에 했잖아.
└ 더 많은 우승.
└ 한번 우승을 맛보더니 완전히 맛이 갔네. 왜? 챔피언스 리그 우승이라도 하게?
└ 아스날이 챔피언스 리그 우승? 와우! 올해 들은 개소리 중 최고의 개소리였어!
└ 응 우린 갈라타사라이 만나.
└ 뭐, 무난하게 올라가겠지만, 8강에서 주인님 만나서 떨어질 텐데. 왜 올라가서 고생하려고 해?
└ 주인님이 누군데?
└ 바르셀로나 OR 바이에른 뮌헨.
└ ******** 나가 뒤져!
– 그런데 아스날은 진지하게 스트라이커 영입이 필요해 보여.
└ 임대 간 마루앙 샤막은 어때?
└ 완전 폐급. 진지하게 프리미어 리그에서 뛸 기량이 없어.
└ 벤트너는? 걔는 괜찮지 않아?
└ 인성 파탄자한테 뭘 바라는 거야? 개못하고 있는데.
└ 난 그 친구 괜찮던데.
└ 누구를 말하는 건데?
└ 릴에서 뛰는 재영 팍. 런던 올림픽에서도 잘했지만, 지금 프랑스 리그에서도 잘하고 있어.
└ 재영 팍? 한국인이야?
└ 응! 국가 대표 선수에다가 윤하고 호흡도 맞춰 봐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아.
└ 이번 시즌 22경기 11골 4도움으로 득점 2위를 달리는 중이지.
└ 아! 그 친구 나쁘지 않더라.
└ 하지만 이번에 이적한 선수라 데려오기 힘들 텐데?
– 뉴캐슬을 먹여 살리는 우원 진도 추천해.
└ 이번 시즌 21경기 10골 2도움이네? 나쁘지 않은데?
└ 진? 뉴캐슬은 절대 안 팔걸? 진 없으면 마무리할 선수가 없어.
– 굳이 살 필요가 있을까? 월콧 원 톱 괜찮지 않았나?
└ 월콧을 쓸 바에는 벨라를 폴스 나인으로 쓰는 편이 낫지.
커뮤니티 의견들과 달리 아스날은 겨울 이적 시장에서 움직일 생각이 없었다.
현재 스쿼드와 성적에 만족했다.
오히려 이반 가지디스 단장은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선수들을 팔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1순위는 마루앙 샤막이었다.
기량은 늘지 않고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만 보여 준 그에게 더는 기회가 없었다.
올리비에 지루와 슈테판 키슬링에도 만족하지 못하는데 첫 골도 신고 못 한 그를 데리고 있을 필요는 없었으니까.
가지디스 단장은 은근슬쩍 임대 보낸 팀에 팔려고 했으나 매몰차게 거절당했다.
2순위는 니클라스 벤트너였다.
임대를 떠난 팀에서도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문제까지 일으키기까지.
아르센 벵거 감독은 팔고 싶지 않았지만, 돌아오더라도 기회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방출 명단에 들어가는 걸 반대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기량이 하락한 요한 주루, 잠재력이 없는 칼 젠킨슨, 기량은 나쁘지 않으나 아스날에 어울리지 않는 셰인 롱 등이 방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구단이 다가오는 겨울 이적 시장에 맞춰 물밑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사이.
캐피탈 원 컵 8강전이 열렸다.
브래드포드 시티의 홈구장으로 이동한 선수들과 코치진은 열악한 로커 룸 환경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4부 리그 팀의 로커 룸치고는 나쁘지 않은 편이었으니까.
서하는 개인 짐을 로커 룸에 넣어 두고 옷을 갈아입었다.
빠르게 갈아입고 축구화를 꺼내 착용하자 옆에 있던 프림퐁이 고개를 내밀며 관심을 보였다.
“윤, 그거 새 축구화지?”
“응, 후원사가 오늘은 이 신발을 신어 달라고 해서 가져왔어.”
“길들이지 않아도 괜찮겠어?”
“미리 길들여 뒀어. 괜찮을 거야.”
서하는 진한 보랏빛이 감도는 날렵한 축구화를 신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위를 걸어 보니 착용감이 괜찮고 걸리적거리는 부분은 없었다.
게다가 특수 소재를 사용해서 그런지 굉장히 가벼웠다.
서하의 새 축구화는 동료들의 눈길을 끌었다.
부상에서 회복해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미켈 아르테타가 웃으면서 다가왔다.
“윤, 밟아 줄까?”
“아니.”
서하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자기 자리에 앉았다.
삐거덕.
오래된 나무 의자라 그런지 소리도 참 요란했다.
선수들은 피식거리고는 자기 할 일에 집중했다.
서하도 조용히 브래드포드 시티의 자료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특별히 주목할 선수는 없었다.
4부 리그는 투잡을 뛰며 축구를 하는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하는 방심하지 않았다.
‘승부차기 끝에 졌지.’
서하는 이 결과를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벵거 감독에게 면담을 요청하여 오늘 경기를 뛰고 싶다고 강하게 어필했다.
벵거 감독은 흔쾌히 수락했다.
선수가 스스로 뛰겠다는데 이를 좋아하지 않을 감독은 없으니까.
단 조건을 걸었다.
출전 시간을 60분으로 고정하고 2점 차 이상 나올 경우 벤치로 불러들이겠다는 조건이었다.
서하는 반발하지 않았다.
기회가 온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반드시 잡는다.’
서하는 굳게 마음을 먹고 경기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잔디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그럭저럭 공이 굴러다니고 선수들이 넘어져도 크게 다치지 않는 수준이었다.
가끔 흙바닥이 보였는데 다행히 라인 밖이라 큰 문제는 없었다.
서하는 여유롭게 공을 돌렸다.
브래드포드 시티 선수들이 완전히 내려앉아 수비에 올인했던 터라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물론 장신 공격수인 키슬링의 공중 볼 경합 능력을 믿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넣어 주는 방법도 나쁘지 않았다.
때로는 간단한 공격 전개가 도움이 될 때도 있었으니까.
서하는 측면으로 공을 보냈다.
“아.”
마지막에 울퉁불퉁한 바닥에 축구화 끝이 닿으며 살짝 삐끗했으나 다행히 오차 범위 내였다.
반대편으로 정확하게 날아갔다.
“굿 패스!”
가슴으로 공을 받은 헤수스 나바스는 풀백을 앞에 두고 툭툭 치며 타이밍을 쟀다.
월콧의 부상과 벨라의 장기 침체로 주전의 기회를 잡은 그는 오늘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오늘 경기의 승패에 따라 선발 출장이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었으니까.
툭툭. 툭툭툭.
나바스가 공을 몰며 안으로 짧게 치고 들어오자 그의 뒤로 아스필리쿠에타가 돌아 나갔다.
나바스는 망설이지 않았다.
가볍게 옆으로 굴려 줬다.
“……!”
아스필리쿠에타는 부드럽게 공을 터치하며 라인 끝에서 높은 크로스를 올렸다.
풀백이 옷깃을 잡았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공은 날카로운 궤적을 그리며 페널티 박스로 향했다.
박스 안은 혼돈으로 가득했다.
뚫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
하지만 힘이 좋은 키슬링은 센터백 두 명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공을 향해 점프했다.
집념으로 머리를 가져가 댔다.
아슬아슬하게 머리에 닿았다.
키슬링은 살짝 방향만 바꿨다.
목표는 파 포스트 상단.
키슬리의 의도대로 공이 목표 장소로 날아가자 골키퍼가 황급히 몸을 날렸다.
하지만 출발 자체가 늦어 버렸다.
출렁!
공은 브랜드포드 시티의 골망을 흔들며 키슬링의 리그 컵 첫 골을 신고했다.
“우와아아아아아!”
원정 팀의 환호가 쏟아졌다.
잔디 위로 무사히 착지한 키슬링은 자신의 득점에 기뻐하며 환한 미소로 내달렸다.
동료들이 그를 잡으려 했지만, 막을 수 없었다.
기어코 코너 에어리어로 달려가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를 놓쳤던 동료들은 키슬링이 일어서기 전에 재빨리 덮쳤다.
“뭉개! 더 뭉개!”
“드디어 골 가뭄에서 탈출했구나! 정말 축하해!”
“그만해! 아프다고!”
“뭘 그만해! 5경기 만에 넣은 동료를 위해 축하해 주는 건데! 뭐 해! 다들 올라타라고!”
광기에 젖은 세리머니 현장.
굳이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서하는 살짝 눈을 찌푸리다가 키슬링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고 자리로 돌아갔다.
“윤!”
벵거 감독의 부름에 서하는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달려갔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천천히 하라고 하게. 우리가 리드 중이고 주도권을 쥐었으니 템포를 높일 필요는 없으니 말이야.”
“그럴게요.”
“중반까지는 키슬링의 머리를 노리는 플레이로 위축시키고 상대가 적응했다 싶으면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하게. 내 말 이해했나?”
“물론이죠.”
“좋아. 자네도 너무 무리하지 말고 빛을 보지 못한 동료들에게 기회를 최대한 제공해 주게.”
서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로 돌아가 전광판을 바라보니 이제 막 시작한 지 15분이 흘렀을 뿐이었다.
한참 남은 시간.
서하는 상대 팀을 바라봤다.
아직 할 수 있다며 서로에게 기운을 북돋아 주고 꺾이지 않은 의지를 내비쳤다.
“그래, 쉽게 꺾일 수는 없겠지.”
서하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브래드포드 시티 선수들과 팬들에게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오늘 경기는 구단 최악의 경기로 만들 생각이었다.
나오지 않는다면 나오라고 두들기고 나온다면 뒤를 노리면 된다.
느린 템포로도 저들의 수비를 깰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으니까.
이번 시즌 최다 골을 목표로.
서하는 주심의 휘슬과 함께 브래드포드 시티 진형으로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