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42)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142화(141/201)
142화 누가 호구인가?
마무리가 필요한 아스날.
플레이 메이커가 필요한 리버풀.
서로가 원하는 선수는 있었지만, 섣불리 거래를 수락하기에는 많은 문제가 있었다.
먼저 루이스 수아레스는 팀의 득점을 책임지는 핵심 선수였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면 구세주처럼 등장해 득점을 올렸다.
물론 가끔 기행을 저지르거나 잉글랜드 언론과 관계가 좋지 않은 단점도 있었으나 장점을 상쇄할 정도는 아니었다.
스트라이커가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을 모두 지닌 컴플리트 포워드가 바로 루이스 수아레스였다.
지금은 재능이 터질 듯 말 듯 그 경계선에 걸쳐 있어 월드 클래스에 올라서지 못했으나 그것도 조만간이었다.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뛴다면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으니까.
물론 두 사람은 알지 못하는 미래였지만 말이다.
그들은 수아레스가 톱클래스가 될 선수 중 하나, 한 시즌에 최소 20골은 넣어 줄 수 있는 선수라 여겼으니까.
이안 에어 단장이 트레이드 카드로 언급한 잭 윌셔는 잉글랜드 선수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유려한 플레이를 즐겨 하는 선수였다.
잠재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17살에 데뷔해 바르셀로나 중원진을 씹어 먹은 원더 보이가 바로 윌셔였으니까.
장기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려 버렸지만, 이번 시즌에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 나가며 폼을 찾아가고 있었다.
이번 시즌 16경기 4골 3도움.
주로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로 출전했던 터라 공격 포인트는 적은 편이지만, 나올 때마다 나쁘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 줬다.
동료들과 호흡도 괜찮았다.
특히 유기적인 2대1 패스는 윌셔를 상징하는 무기였다.
좁은 공간에서 유려한 퍼포먼스로 수비진을 허물 수 있는 선수는 팀에 몇 명 없었다.
가지디스 단장은 어려운 문제를 낸 이안 에어 이사를 바라봤다.
‘정말 짧은 시간이었을 텐데. 대단하군.’
어느 쪽이 더 이득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분석 팀이나 보스에게 물어봐도 섣불리 대답하지 못할 문제였다.
“고민이 많으신가 봅니다.”
“잭 윌셔는 팀의 핵심 선수에다 로컬 보이라…….”
“루이스 수아레스 선수도 팀의 핵심입니다. 물론 구설수가 없는 선수는 아닙니다만, 재능과 기량을 놓고 보면 잭 윌셔에 전혀 밀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잭 윌셔가 수아레스보다 우위에 있는 건 브리티시 코어라는 점이죠.”
“삼사자 군단의 일원이죠.”
이안 에어 이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식은 홍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래서 잭 윌셔를 더욱 원했다.
현재 리버풀에는 삼사자 군단으로 뛰는 선수는 주장, 스티븐 제라드밖에 없었다.
잉글랜드 축구 국가 대표 팀 최다 출장 5위에 오른 정말 자랑스러운 선수였다.
하지만 올해 32살로 전성기의 끝을 달리고 있었다.
‘은퇴 시기도 얼마 남지 않았지.’
그나마 조던 핸더슨이 떡잎을 보여 주고 있으나 제라드만큼 스타성을 지닌 선수는 아니었다.
아직 더 성장해야 할 선수였다.
하지만 잭 윌셔는 달랐다.
실력과 스타성을 모두 가졌다.
유려한 플레이 스타일은 팬들의 눈을 사로잡을 정도로 훌륭했다.
잦은 부상이 살짝 흠이지만, 제라드의 뒤를 이를 리버풀의 새로운 스타로 손색이 없었다.
‘수아레스를 아스날에 넘겨주면 이번 시즌 리그 우승을 굳히겠지만, 그건 그거대로 나쁘지 않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그 우승하는 꼴은 보지 않아도 되니까.
리그 우승컵을 들고 멋지게 은퇴하려는 퍼거슨 감독의 계획을 망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봐야 해.’
아스날은 리그 우승을 거머쥐고 리버풀은 잭 윌셔를 중심으로 리빌딩에 성공한다면 이번 트레이드는 윈윈일 테니까.
아니 리버풀이 살짝 근소하게나마 우위에 있을지 모른다.
수아레스의 재능은 증명됐으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선수였다.
그런 선수가 사소한 것까지 통제하는 벵거와 잘 맞을까?
분명 트러블을 일으킬 거다.
이안 에어 이사는 여유로운 얼굴로 고민에 빠진 가지디스 단장을 슬쩍 바라봤다.
정말 어려운 문제였다.
현재냐 미래냐.
물론 두 선수 모두 꾸준하게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대답하기 어려우시다면 내일이나 모레에 다시 약속을 잡아도 되니 너무 부담 가지지 마시죠.”
이안 에어 이사의 제안에 가지디스 단장은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러는 편이 좋겠습니다.”
“그럼, 저희 쪽에서 잭 윌셔 에이전트와 접촉해도 되겠습니까? 설득할 수 있는 시간은 있어야죠.”
“물론이죠. 에이전트에게도 말해 두겠습니다. 보스에게도 말이죠. 이사님께서도 아시겠지만.”
“절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게 조심히 접근하겠습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 번째 협상 테이블은 서로의 카드만 확인한 채 끝이 났다.
이제 이적 시장 마감까지 6일.
꽤 촉박한 시간이었지만,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 * *
구단으로 돌아온 가지디스 단장은 긴급 소집 회의를 열었다.
이번에는 스카우트 팀과 분석 팀뿐만 아니라 아르센 벵거 감독과 코칭 스태프가 대거 참석했다.
리버풀의 역 제의를 들은 사람들은 침음성을 내뱉었다.
잭 윌셔는 아스날이 애지중지 키워 온 특급 유망주였으니까.
지금은 서하에게 타이틀을 내준 감이 있으나 브리티시 코어로서의 가치는 굉장히 높았다.
거래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팬들이 환영할지 의문이었다.
확실한 주포를 원했으나 특급 유망주를 내주는 걸 원했을까?
절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었다.
모두가 침묵하는 가운데.
가장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스티브 볼드 수석 코치였다.
“논할 가치도 없습니다. 트레이드는 없던 일로 하죠.”
“물론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아주 나쁜 트레이드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건 그렇지.”
“확실히 나쁜 제안은 아니야.”
분석 팀장의 의견에 몇몇 사람이 동조하고 나섰다.
지지자들이 생기자 자신감을 얻은 분석 팀장은 강하게 주장했다.
“솔직히 말해 잭 윌셔는 우리 팀의 5순위 미드필더입니다. 2선은 윤, 카솔라, 로이스, 벨라, 월콧. 3선은 아르테타, 램지가 굳건하고 플라미니, 로시츠키, 코클랭이 돌아가면서 뛰고 있죠.”
“확실히 부상 전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는 이상 어렵지.”
토니 콜버트 체력 코치가 고개를 끄덕이자 가지디스 단장도 차분하게 생각을 밝혔다.
“예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고 보네만. 감독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가지디스 단장이 바통을 넘지가 모두가 벵거 감독을 바라봤다.
벵거 감독은 사람들의 시선을 흘려보내며 입술을 움직였다.
“분명 윌셔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선수네만, 현재로서는 윤과 카솔라보다 좋은 선수라고 보기는 어렵네. 두 선수만큼 유틸리티가 뛰어나지도 않고 장기 부상 이후 성장이 멈춘 점도 불안 요소지.”
“그럼, 감독님께서는 윌셔를 리버풀로 보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십니까?”
가지디스 단장의 질문에 벵거 감독은 어려운 문제라고 말하며 천천히 문제를 풀어 나갔다.
“지금 당장은 수아레스가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윌셔는 아직 잠재력을 전부 터트리지 못한 유망주고. 수아레스는 전성기가 시작될 나이네. 앞으로 조금 더 성장할 여지가 남아 있으나 그 폭은 윌셔의 성장만큼 폭발적이지 않을 테지. 물론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니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현재냐. 미래냐군요.”
벵거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말을 이었다.
“루이스 수아레스는 우리 팀이 반드시 필요한 스트라이커네.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없지. 반면 윌셔는 윤, 카솔라, 로이스, 벨라 등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네. 윌셔가 주전 자리를 차지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노력이 빛을 발휘하면 충분히 비집고 들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네.”
여전히 벵거 감독은 윌셔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했다.
트레이드 카드로서는 가치가 있으나 다른 팀에 주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선수.
언급한 선수들에게는 없는 윌셔의 가치, 스타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프리미어 리그에는 잉글랜드 선수만의 특별함이 있으니까.
“감독님은 이 트레이드를 원하지 않으시군요.”
“원한다. 원하지 않는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아주 근소한 차이로 후자라고 말하겠네.”
“후, 어렵군요. 리버풀은 잭 윌셔가 아니면 이 거래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어 보였습니다.”
가지디스 단장의 말에 벵거 감독은 잠시 고민하더니 새로운 카드를 언급했다.
“리버풀은 스티븐 제라드의 후계자가 되려면 브리티시 코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잭 윌셔를 콕 집어 말했을 걸세. 하지만 우리에게는 다른 브리티시 코어가 있지 않은가?”
스티브 볼드 수석 코치는 손뼉을 치며 소리쳤다.
“아론 램지!”
“리버풀에서 협상 카드로 언급했던 선수니 그쪽도 크게 반대하진 않을 걸세.”
벵거 감독의 말에 다들 한마디씩 보탰다.
“램지는 재능도 있고 요즘 폼이 굉장히 좋지 않습니까?”
“윤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패스 보는 눈도 정말 좋아졌죠.”
“중앙과 측면 가리지 않고 뛸 수 있는 자원이니 리버풀도 나쁘지 않은 카드라고 생각할 겁니다.”
가지디스 단장은 흩어진 의견들을 종합해 정리했다.
“윌셔 대신 램지를 카드로 올려 두고 리버풀이 거절한다면 원래 계획대로 이적료 지불을. 이것마저 거부한다면 트레이드는 없던 일로 하면 되겠습니까?”
벵거 감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윌셔를 리버풀에 보낸다면 왠지 후회할 것 같네. 물론 트레이드가 아닌 이적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라면 반대하지 않겠네.”
“알겠습니다. 바로 구단에 연락하겠습니다.”
긴급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로 온 가지디스 단장은 이안 에어 이사에게 연락했다.
통화음은 길지 않았다.
두어 번 울리자 수화기 너머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은 가볍게 사소한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가 분위기가 무르익자 본론으로 들어갔다.
– 결론은 내리셨습니까?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보스께서 윌셔를 남기고 싶어 하십니다. 정말 긴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니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 으음, 그러게 되었군요.
“대신 새로운 카드를 제시해도 되겠습니까?”
– 윌셔가 안 된다면 윤도 괜찮습니다만.
이안 에어 이사의 제안에 가지디스 단장은 단칼에 거절했다.
“윤은 아스날의 심장입니다. 심장을 내어주는 팀은 없죠.”
-그거 참 아쉽군요.
“저희가 제시한 카드는 아론 램지입니다.”
– 으음, 아론 램지라. 램지. 윌셔만큼 확 끌리는 카드는 아닌데.
가지디스 단장은 첫 협상 때와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안 에어 이사를 속으로 씹으면서도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다.
“램지에 20M 유로를 얹어…….”
– 거절하겠습니다. 저희는 오로지 윌셔만을 원합니다. 물론 윤을 거래에 올리신다면 저희가 60M 유로(약 850억)를 얹어 드리죠.
엄청난 금액에 순간 혹했지만, 고개를 저었다.
생각할 가치도 없는 제안이었다.
물론 100M 유로 이상을 부른다면 고민해 볼 테지만 말이다.
가지디스 단장은 어떻게든 램지를 카드로 올려놓으려 애썼지만, 이안 에어는 요지부동이었다.
램지에 키어런 깁스까지 얹어 봤으나 소용없었다.
오로지 윌셔, 아니면 서하만 외칠 뿐이었다.
점점 지쳐 갈 때, 이안 에어 이사가 새로운 소식을 전해 왔다.
– 방금 들어온 소식인데 윌셔가 저희 팀으로 오는 걸 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더군요.
“그게 무슨!”
– 저희 감독님이 직접 선수와 연락해 긴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선수가 말하길 아스날에서 힘겨운 주전 경쟁을 펼치는 것보다는 출전이 보장된 팀에서 뛰고 싶다고 했더군요.
가지디스 단장은 생각지도 못한 변수에 뒤통수가 얼얼했다.
선수가 떠나고 싶다니.
이건 예상 밖의 일이었다.
하지만 아직 이안 에어 이사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쐐기를 박는 제안을 날렸다.
– 아무래도 저희 쪽이 더 간절한 듯하니 10M 유로를 얹어 드리죠. 이건 저희의 마지막 제안이라는 걸 아셨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