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45)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145화(144/201)
145화 악동 합류!
훈련장에 도착하니 입구부터 홈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선수들이 탄 차량으로 몰려 들었다.
안전 요원들은 차량과 팬들 사이를 떼어 내는 데 애를 먹었으나 다행히 소요는 길지 않았다.
“자자! 밀지 마시고. 천천히! 이름이 뭐라고요? 필립. 오케이.”
“코리아? 오! 윤의 나라잖아!”
“리버풀전에 출전하냐고? 그건 보스에게 물어봐야지.”
선수들은 창문을 내리고 자발적으로 유니폼에 사인해 준 후 사진을 찍어줬다.
분위기가 흉흉했다면 그냥 지나갔겠지만, 아스날의 선수단 분위기는 최고조였다.
패배하지 않는 힘, 압도적인 승률과 경기력 그리고 팬들의 지지.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팬 서비스를 열심히 했다.
동료들의 차량이 훈련장으로 들어가고 자신의 차례가 다가오자 서하는 파커에게 물었다.
“얼마나 남았어요?”
“넉넉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파커의 대답에 서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창문을 내렸다.
“우와아아아아!”
“윤! 너를 줄곧 기다렸다고!”
“난 윤을 보려고 3시간 동안 차를 타고 왔단 말이야!”
서하를 본 팬들은 환호성을 지르면서도 빠르게 줄을 섰다.
서하가 질서 없이 몰려드는 걸 싫어했기 때문에 팬들이 자발적으로 줄을 만든 것이다.
서하는 빙긋 웃으며 안전 요원들의 수고를 덜어 준 팬들의 위해 서비스를 확실하게 해 줬다.
“윤을 더 잘 알고 싶어서 요즘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어요! 생각보다 정말 재미있던데요?”
“전 드라마를 잘 안 보는데 부모님이 그거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시간이 나면 몰아서 볼 생각이에요. 사인은 여기에 할까요?”
“네! 사진 찍어도 되죠?”
“물론이죠!”
팬들과 가볍게 대화도 나누면서 사진도 찍어 줬다.
정말 짧은 시간이지만, 팬들의 머릿속에 깊은 인상이 남도록 입을 움직이면서 열심히 팔을 놀렸다.
“파커, 뒤에 차량 없죠?”
“응, 우리가 마지막이야.”
서하는 고개를 옆으로 움직여 줄을 확인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행렬이 눈에 들어오고 뒷줄에 있는 팬들은 사인을 받지 못할까 봐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서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줄질 않네.”
서하는 속도를 좀 더 높였다.
대화는 최소로, 사인에 집중했다.
사인만 받는 팬들은 아쉬워했으나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안도했다.
조금만 늦었다면 사인은커녕 저들처럼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을 테니까.
분위기를 살피던 안전 요원이 시간을 확인하고 열심히 사인해 주는 서하에게 다가왔다.
“윤, 정말 미안한데 이 사람들 다 해 주면 지각할지도 몰라.”
“몇 분 남았어요?”
“대략 십오 분 정도?”
“그럼, 다섯 명만 더 받을게요.”
안전 요원은 고개를 끄덕인 후 즉시 행동에 나섰다.
정확하게 다섯 명만 남기고 팬들을 해산시켰다.
“안 돼!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사인은 무조건 받아야 해!”
“내 바로 앞에서 끊는 건 너무하잖아!”
“하아. 유니폼도 못 구했는데 윤의 사인도 못 받다니.”
처음에는 아쉬워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으나 소요를 일으키지 않았다.
지금 당장 서하가 팬 서비스 해 준 숫자만 해도 오십 명이 넘어가고 있었으니까.
“우와! 윤! 정말 고마워요!”
“고맙긴. 내가 말한 거 잊지 않았지? 지금은 밥 잘 챙겨먹고. 나중에 생선과 채식 위주로. 그래야 다치지 않고 축구할 수 있으니까 꼭 명심해야 해. 알겠지?”
“물론이죠! 윤의 조언이잖아요!”
“좋아! 기분이다. 이건 내 번호거든? 나중에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봐. 상담해 줄게.”
“진짜요? 우와! 윤의 번호라니! 이건 제 보물 1호예요!”
서하는 피식 웃었다.
“그렇다고 쓸데없이 전화하지 말고 네가 스스로 해 보고 정말 안 되겠다 싶으면 연락해.”
“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서하는 어린 소년 팬, 에밀 스미스 로우를 마지막으로 팬 서비스를 끝냈다.
에밀 스미스 로우는 부모님에게 사인을 자랑했고 부모님은 서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
12살에 불과한 꼬맹이였지만, 향후 아스날의 암흑기의 한줄기 빛으로 발돋움하는 선수였다.
기량과 재능은 훌륭했고 아론 램지와 비슷한 플레이 방식을 추구했다.
서하는 이 부분에서 살짝 손을 봐주고 싶었다.
램지 스타일도 괜찮지만, 아스날의 축구에 적합한 스타일로 변모할 필요가 있었다.
세밀한 드리블과 빌드 업 그리고 강한 압박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 줘야 했다.
그래야 더 다양한 포지션에서 뛸 수 있을 테니까.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정립하는 데 늦어져서 결국 아스날을 떠날 수밖에 없었지.’
아쉬운 선수를 꼽자면 몇몇 선수가 떠올랐으나 봐줄 시간이 많지 않았다.
서하의 손을 직간접적으로 거치는 선수들만 해도 열 명이 넘었다.
자신의 플레이를 발전시키는 데도 시간을 써야 하는데 먼 미래까지 투자할 여력이 없었다.
에밀 스미스 로우는 운이 좋았다.
서하의 빅 팬을 자처하며 런던 콜니까지 찾아왔으니까.
그럼 기회를 줘야지 않겠는가.
“윤! 여기 좀 봐요!”
“사진만 찍을게요! 사진만!”
서하는 아직 주변을 서성이는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며 사진을 찍을 기회를 충분히 줬다.
파커는 어린 나이에도 프로 의식이 넘치는 서하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다른 선수였다면 우쭐해져도 이상하지 않은데 서하는 달랐다.
항상 그대로였다.
변하는 건 플레이 스타일뿐 스타플레이어가 되었음에도 팬들을 대하는 방식은 여전히 훌륭했다.
그래선지 팬들은 유독 서하를 더 좋아하고 아껴 줬다.
얼마 전 팬 투표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서하가 압도적인 표를 받은 것만으로도 팬들의 지지가 탄탄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유니폼 판매량도 압도적이지.’
없어서 못 팔고 있었으니까.
유니폼이 입고하는 즉시 사라지자 구단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한 사람에 한 장씩 서하의 유니폼을 살 수 있게 적용했다.
그래도 시간만 조금 차이 날 뿐.
동이 나는 건 똑같았다.
아스날 팬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문이 열리면 싹 쓸어 갔다.
그래서 스토어 직원들은 왜 윤의 유니폼이 없냐며 웃돈을 줄 테니 팔라고 소리치는 사람들을 달래 주는 일이 주업무가 되었다며 하소연해 댔다.
그 정도로 서하의 인기는 슈퍼스타 못지않았다.
“왜 그렇게 봐요?”
“아무것도 아니야. 도착했다. 오늘도 훈련 열심히 받고 퇴근 시간에 맞춰서 올게.”
“알겠어요. 오늘도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내 할 일인데 뭐.”
서하는 짐을 챙긴 후 로커 룸으로 향했다.
로커 룸에서는 몇몇 선수가 벌거벗은 채 춤을 추며 떠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서하는 말도 하지 않고 자기 자리로 가 앉았다.
익숙한 광경이었으니까.
훈련복으로 갈아입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아론 램지가 웃으면서 다가왔다.
“윤! 언제 온 거야? 왔으면 말을 해야지!”
“온 지 얼마 안 됐어. 슬슬 훈련 시작할 텐데 다들 옷 안 입어?”
램지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늦으면 쟤들만 손해지. 가자!”
서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램지와 함께 조용히 빠져나왔다.
* * *
오늘은 훈련에 앞서 가벼운 입단식이 예정되어 있었다.
바로 겨울 이적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스왑딜의 주인공, 루이스 수아레스가 해맑은 미소로 선수들 앞에 등장했다.
이미 앞서 인사를 나눴던 아스날 선수들은 벌써 친해졌는지 수아레스를 보며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수아레스는 리버풀과 달리 생기발랄한 아스날의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지 연신 미소를 지었다.
“다들 알고 있겠지만, 루이스 수아레스가 아스날 선수가 되었네. 새로운 환경에 익숙하지 않을 테니 다들 성심성의껏 도와주게. 미켈, 자네에게 맡기지.”
“알겠습니다.”
수아레스의 영어 실력이 나쁜 편은 아니나 유창하지 못했던 터라 스페인어권 사람인 아르테타가 전담 마크로 붙었다.
부주장에 동료들 사이에서 인망도 높고 리더십을 갖춘 터라 다음 시즌에는 주장이 될 확률이 높았다.
물론 주장인 베르마엘렌이 건재했지만, 잔부상이 많아 예전만큼의 영향력을 끼치지 못했다.
아르테타처럼 지지해 줄 파벌도 없던 터라 차이는 더욱 컸다.
아스날의 팀 내부를 잘 알고 있던 수아레스는 매우 기뻐했다.
아르테타에 옆에 있으면 적응에도 문제없고 자연스레 중심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을 테니까.
“루이스, 정식으로 소개하게.”
수아레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안녕? 친구들, 우루과이에서 온 루이스 수아레스라고 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리버풀 소속이었는데 갑자기 리그 1위를 달리는 아스날로 오게 되어 깜짝 놀랐어. 이게 꿈인지 아닌지 구별이 안 가더라고. 이거 꿈 아니지? 진짜지?”
수아레스의 말에 동료들은 킥킥 웃으며 호응해 줬다.
서하는 수아레스가 저런 선수였나 싶었다.
자신이 알던 수아레스는 워크 에식이 좋고 과묵한 데다 수줍어하는 성격을 지닌 순수한 청년이었다.
물론 경기장에서는 갑자기 팔을 문다거나 주먹으로 때리는 기행을 벌이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훈련장에서 이런 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선수가 아닌데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농담 따 먹기를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아직 내가 모르는 것들이 많으니 옆에서 도와줬으면 해. 다시 한번 만나서 반가워! 함께 높이 날아오르자!”
짝짝짝짝짝!
박수로 환영하는 선수들.
팀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자 다들 표정들이 밝았다.
그렇지 않은 선수들도 있었지만, 서하는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수아레스의 합류로 느슨해진 최전방 스트라이커 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으니까.
지루도 키슬링도 지금보다 더 노력하고 열심히 훈련에 임할 거다.
노력하지 않으면 백업 선수로도 벤치에 앉지 못할 테니까.
벵거 감독은 시간을 확인하더니 대화할 시간을 부여한 후 코치진을 데리고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선수들은 곧장 수아레스에게 모여들었다.
여기저기서 입을 열자 주장인 베르마엘렌이 나서서 정리했다.
“다들 진정해. 한 명씩 천천히 질문하자. 미켈부터.”
아르테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루이스, 아스날에 온 걸 진심으로 환영해.”
“환영해 줘서 고마워.”
“오늘 처음 훈련장에 왔는데 리버풀 훈련장 분위기하고 비교하면 어때?”
“으음, 아직 훈련을 경험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한 가지 확실한 건 선수단 분위기는 아스날이 훨씬 좋은 것 같아! 리그 1위에다 챔피언스 리그, FA컵, 리그 컵까지 다 잘나가서 그런지 다들 표정이 밝고 활발하더라고. 난 이런 분위기가 무척 마음에 들어.”
수아레스의 말에 다들 한마디씩 거들었다.
“오! 하긴 리버풀 분위기 별로 안 좋겠네.”
“맞아. 대회 다 떨어졌잖아.”
“리그도 7위인가 8위고.”
“잭이 잘 적응할 수 있으려나.”
“어제 연락해 보니까 한숨만 나온다던데? 주전인 건 좋은데 미래가 안 보인다나 봐.”
“그래도 잭이라면 잘 적응하겠지. 실력은 확실하잖아.”
선수들은 수아레스에게 질문을 계속 던졌다.
“여자 친구 있어?”
이 질문에 수아레스는 묘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여자 친구는 없어.”
“뭐? 없다고?”
“여자 친구는 없는데 와이프는 있어. 4년 전에 결혼했거든.”
“결혼 정말 빨리 했네?”
수아레스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렇게 됐어. 난 내 아내가 없으면 살 수 없는 몸이 되었거든. 너희들도 좋은 사람 만나면 빨리 결혼해. 그게 인생의 행복이야.”
닭살 돋는 말을 하는 수아레스를 보며 동료들은 장난 섞인 야유를 퍼부었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아스날이었던 터라 아직 결혼하지 않은 선수들이 많았다.
이해가 안 되니 공감도 안 되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이 끝나가자 베르마엘렌은 마지막 질문자를 선정했다.
가만히 듣고만 있던 서하가 조용히 손을 들자 베르마엘렌은 바로 질문권을 부여했다.
수아레스는 서하를 보며 살짝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경기장에서 말고는 아직 말을 한 마디도 나눠보지 않았던 터라 무슨 질문을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하의 질문은 심플했다.
“내가 공을 주면 몇 골 넣을 수 있을 것 같아?”
수아레스는 장난기 가득한 어린아이처럼 씩 웃으며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윤이 내게 몰아준다면야 지난 시즌 반 페르시의 득점 기록은 아무것도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