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68)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168화(167/201)
168화 해결사
프리미어 리그 30라운드 스완지 시티 VS 아스날.
A매치 데이를 앞두고 다시 만난 양 팀은 생각 외로 전반전부터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엠마누엘 프림퐁, 무리하지 않고 사이드로 벌려 줍니다. 바카리 사냐가 툭툭 치면서 위로 올라가지만 줄 곳이 여의치 않자 시오 월콧이 내려와서 받아 주고 다시 돌려줍니다.] [스완지 선수들의 압박 강도가 좋네요! 거리 조절도 훌륭합니다! 라인이 거미줄처럼 촘촘해요!] [확실히 지난 리그 컵 결승전에서 아스날에게 졌을 때와는 확연히 다르네요. 몸이 가벼워 보입니다.] [결승전에서는 윤서하 선수를 너무 자유롭게 뒀어요. 선수들이 자리를 지키려고 했기 때문에 아스날이 빠르게 공을 돌리면 몸이 굳어 있을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윤서하 선수를 좀 더 타이트하게 압박해 중앙에서 자유롭게 볼이 돌지 못하게 만들고 있어요. 이게 잘 먹히는 중이죠.] [그렇군요! 공을 잡은 프림퐁! 프림퐁이 아르테타에게, 아르테타, 이번에는 반대쪽으로 보냅니다만! 스완지 시티 선수들이 기민하게 움직여 진로를 방해합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뒤로 공을 돌리는 아스날! 전반전 30분이 지나도록 골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바짝 추격을 받는 아스날으로선 오늘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데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아스날 선수들의 움직임은 나쁘지 않아요. 다만 오늘 라우드럽 감독이 정말 잘 준비해 왔어요. 공격보다는 우선 수비를 단단하게 가져가고 무리한 역습 전개보다는 우리도 점유율 축구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자 했는데 확실히 오늘 경기에서는 스완지가 추구하는 축구가 나오고 있어요.] [바르셀로나식 티키타카 축구를 말씀하시는 거죠?] [어느 정도는 맞는 말씀입니다만, 정확히는 포지션 플레이라고 하죠. 자세하게 들어가면 길어지니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자신의 포지션이 스트라이커라고 해도 사이드에 있으면 사이드에서 해야 할 역할을 플레이하는 겁니다.] [오! 심 위원님의 말씀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은데 새로운 개념이라 살짝 이해하기 어렵네요.] [하하하! 제가 어렵게 설명한 것 같은데 아무튼, 라우드럽 감독은 상대보다 오래 볼을 소유하면서 공격 기회를 만드는 축구를 추구하거든요. 바르셀로나의 축구와는 닮긴 했지만, 깊게 파고 들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아스날이 공을 잡고 돌립니다. 윤서하가 받아 주고! 두 명 사이로 파고 듭니다! 하지만 거칠게 밀어냅니다! 스완지 시티의 반칙! 하지만 주심은 카드를 꺼내지 않습니다.] [윤서하 선수가 다치지 말아야 할 텐데요.]서하는 거칠어진 호흡을 천천히 고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우.”
넘어질 때 잘못 넘어졌는지 옆구리 부분에서 살짝 통증을 느꼈으나 빠르게 사라졌다.
오늘 잔디와 친해진 횟수만 몇 번째인지,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확실히 지난 경기와 다르게 오늘은 사람을 거칠게 다뤘다.
“이해는 해. 이해는.”
리그 컵 결승전 패배의 충격으로 3연패를 겪었으니 우승 주역인 서하를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
리그 순위도 9위로 미끄러지고 유로파 리그 진출권도 멀어졌으니 악밖에 남지 않은 거다.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거칠었다.
그동안 거친 경기는 많았다.
서하를 봉쇄하기 위해 갖은 동원을 다해 압박하고 타이트하게 마킹했으나 전부 실패로 돌아갔다.
거친 태클과 몸싸움도 서하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몸싸움 자체를 피하지 않은 데다 상대에게서 카드를 끌어내는 데 도가 텄기 때문이다.
태클을 당해 넘어지는 연기만큼은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받을 정도로 훌륭했다.
주심과 동료들은 물론 태클한 선수까지 속였으니까.
그래서 서하를 상대하는 선수들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환상적인 발재간과 드리블을 저지하려면 반칙으로 끊어 내야 하는데 뚫려도 문제, 가만히 내버려 둬도 문제, 태클을 걸어도 문제였으니 골치가 아팠다.
“하지만 오늘은 달라.”
일정 강행군으로 동료들의 떨어진 컨디션 문제도 있고 스완지 시티가 추구하는 플레이가 잘 나왔다.
공을 잡으면 머뭇거리지 않고 볼 처리를 빠르게 가져갔다.
선수들 포지션도 조금 달라졌다.
레온 브리튼은 센터백들 사이로 내려오지 않고 측면으로 이동해 뛰어난 패스 실력과 조율로 아스날의 전방 압박을 견뎌 냈다.
개인기와 드리블보다는 원터치 패스, 2대1로 풀어 나가는 플레이가 꽤 인상적이었다.
결승전과 다르게 아스날의 전방 압박이 통하지 않으니 우위를 점하기 어려웠다.
“오우우우우우!”
기선우의 기습적인 롱 패스를 받은 라우틀리지가 코시엘니 뒤로 침투하는 미겔 미추를 보고 줬으나 슈체스니가 달려 나와 쳐 냈다.
정말 간발의 차였다.
슈체스니가 나오지 않았다면 꼼짝 없이 실점으로 이어졌을 테니까.
“다들 집중해! 편하게 플레이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라고! 프림퐁!”
아스날의 위기는 계속 이어졌다.
굵직한 축구뿐만 아니라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로 아스날을 구석으로 몰아넣었다.
결승전과 다른 다채로운 공격 전개들.
“정말 많이 준비해 왔네.”
프림퐁과 아르테타가 정신을 못 차리고 실수를 연발하자 서하는 수비에 가담할 수밖에 없었다.
조나단 데 구즈만이 몸을 돌려 반대편으로 공을 보내려 할 때.
서하는 강하게 몸을 밀치며 플레이를 끊어 냈다.
“아악!”
삐익!
주심이 달려와 고통을 호소하는 구즈만을 보더니 서하에게 옐로카드를 꺼냈다.
서하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항의했다.
“정당한 몸싸움 아니에요? 설사 반칙이라고 해도 카드까지 나올 상황은 아니잖아요.”
“정도가 심했어.”
“그러면 아까 저 친구가 저한테 했던 반칙은요? 그건 왜 카드를 안 준 건데요?”
“지금 내 판정에 불만 있나?”
뻔뻔하게 나오는 주심의 행동에 서하는 순간 화가 치밀었으나 아르테타가 빠르게 달려와 말렸다.
“윤! 그만해.”
“자자! 여기까지만 하자고.”
“서로 얼굴 붉힐 것까진 없잖아. 좋게 좋게 가자.”
동료들도 주심 주변으로 몰려든 스완지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며 과열된 분위기를 해소시켰다.
아르테타는 주심에게서 서하를 멀찍이 떨어뜨리며 말했다.
“윤, 지금까지 잘해 왔잖아. 참아야 해. 이러다가 퇴장당할 수 있어. 알잖아? 저 인간이 저러는 거 한두 번도 아니고.”
“하아. 아는데.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당하니까 억울해서 그래.”
“억울해도 참아야지.”
서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축구화로 잔디를 꾹꾹 눌렀다.
요 2년간 성질을 죽이고 살다 보니 순간적으로 폭발하려는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차분하게 다스리며 간신히 잠재웠으나 이제는 슬슬 한계를 느꼈다.
한 번은 해소해야 했다.
해소하지 않으면 정말 중요한 경기에서 통제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날지도 몰랐다.
‘지금 당장은 아니야.’
서하가 가만히 서 있자 아르테타가 등을 두드려 주며 칭찬을 늘어놓았다.
“우선 쟤들 템포를 끊어 놓을 필요는 있었어. 내가 너였어도 반칙으로 끊었을 거야. 정말 잘했어.”
“고마워.”
“고맙긴.”
서하는 천천히 일어나는 구즈만과 몸 상태를 살피는 주심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윤.”
“알아.”
말은 그렇게 해도 주심의 얼굴만 보면 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오늘 주심은 아스날 팬이라면 절대 모를 수 없는 주심, 바로 마이크 딘이었으니까.
다른 경기에서는 잘만 뽑아 내는 카드를 오늘 경기에서는 아스날에게만 두 장 선물했다.
서하와 프림퐁.
물론 프림퐁의 태클은 카드를 받아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반대로 아스날 선수들이 반칙을 당하면 선심 쓰듯 스완지 시티의 반칙을 선언했다.
카드가 나올 상황에도 나오지 않았다.
초반에 간을 보던 스완지 시티 선수들은 주심의 성향이 관대?하자 아스날 선수들이 공만 잡으면 달려들어 반칙으로 끊어 냈다.
덕분에 경기가 어렵게 흘러갔다.
“지긋지긋한 인간이야.”
무슨 억하심정으로 아스날에 불리한 판정을 주는지 알 수 없었다.
이제는 이해하길 포기했다.
“오우우우우우!”
스완지 시티의 프리킥은 관중석으로 날아갔다.
다시 아스날의 골킥.
착! 착! 착!
서하는 두 볼을 가볍게 때리며 부정적인 생각들을 전부 지웠다.
뺏긴 흐름을 되찾아야 했다.
이 상태론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플레이에 변화를 줘야 했다.
서하는 자신의 영향력이 퍼지지 않자 아래로 내려왔다.
“나한테 줘!”
2선에서 머무르지 않고 3선으로 내려와 사이드로 뿌려 주고 올라가 동료들의 공을 받아 줬다.
답답했던 아스날의 공격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좋아! 빠르게 처리해!”
전반전 내내 잠수를 타던 수아레스도 기지개를 펴며 중앙과 사이드로 활발히 움직였다.
카솔라와 벨라는 수아레스가 만들어 준 공간을 활용해 유효 슈팅을 만들어 내며 기세를 끌어올렸다.
꽉 막혔던 흐름이 돌아온다.
긍정적인 변화였다.
“좋아! 다들 잘하고 있어!”
“빠르게 볼 처리해! 굿!”
중앙에서 거센 압박을 받던 서하는 아예 내려와서 볼을 받았다.
서하를 밀착 마크하던 레온 브리턴은 주춤거리다가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괜히 자리를 비웠다가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아스날의 윙어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하가 노리는 바였으나 레온 브리턴은 끌려 나오지 않았다.
대신 그의 짝인 기선우가 조금 더 앞으로 나와 서하를 막아섰다.
정확히 수아레스와 서하의 연결 고리를 끊는 데 집중했다.
7경기 16골, 경기당 2골 이상을 합작하며 리그 최고의 듀오로 우뚝 섰다.
당연히 상대하는 입장으로선 반드시 끊어야 하는 고리였다.
사이드를 조금 비우더라도 두 선수가 원활하게 공을 주고받지 못하도록 막는다면 파괴적인 시너지는 나오지 않을 테니까.
라우드럽 감독의 의도는 좋았다.
“괜찮은 선택이지.”
눈을 번뜩이며 서하의 진로를 방해하는 기선우.
서하는 무리하지 않고 측면으로 돌리며 빠르게 뛰었다.
기선우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빠르게 달라붙어 같이 뛰어 주자 몬레알은 서하에게 주지 못하고 직접 몰고 올라갔다.
“형, 너무 달라붙는 거 아니야?”
“…….”
결연한 의지가 느껴지는 눈빛.
좋은 눈빛이었다.
서하는 전광판을 확인했다.
전반전 남은 시간은 5분.
스코어는 아직 0대0.
스완지 시티 선수들은 힘이 남아도는지 활발하게 뛰어다니며 아스날 선수들을 강하게 압박했다.
지칠 줄 모르는 황소처럼 말이다.
리그밖에 남지 않았기에 스완지 시티는 체력을 무기로 사용했다.
점점 체력 차이를 보이는 선수들.
아스날은 어떻게든 유효 슈팅을 만들어 냈으나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한 방이 필요해.”
일방적인 홈 팬들의 응원을 받는 스완지 시티 선수들, 홈에서는 절대 질 수 없다는 듯 플레이했다.
평소라면 말려들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무거운 몸놀림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니 더더욱 한 방이 필요했다.
“윤!”
센터 서클에서 프림퐁의 패스를 받은 서하는 스완지 시티 골문을 바라봤다.
중앙으로 과도하게 밀집된 스완지 시티의 두 줄 수비가 눈에 들어왔고 그 사이로 아스날 선수들이 들어와 있었다.
양 윙어들은 사이드에 머물지 않고 하프 스페이스를 오갔고 윙백들이 높이 전진해 윙어처럼 움직였다.
늘 하던 대로. 보던 대로.
동료들은 역할을 수행했다.
밀집 수비를 깨는 일은 일상이었으니까.
벨라가 사이드로 이동하면서 풀백이 따라 나가고, 카솔라가 다시 들어오면서 풀백들을 끌어들였다.
양 윙백들은 노 마크 상황.
아르테타가 서하 대신에 조금 높은 위치까지 올라갔으나 기선우에게 짓눌려 받기 어려워 보였다.
‘줄 곳은 사이드뿐.’
하지만 사이드는 스완지 시티가 일부러 비워 둔 공간이었다.
지루가 있었다면 모를까.
현재 아스날에는 크로스를 받을 선수가 없었다.
사이드부터 잘게 잘라 먹으며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하는 방법이 최선이었으나 전반전 내내 하던 작업이었다.
오늘만큼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서하는 공을 몰고 달렸다.
툭. 툭. 툭.
일부러 길게 건드리며 태클을 유도했다.
센터 서클을 넘어 스완지 시티 진형으로 공을 몰았다.
선수들은 머뭇거리지 않았다.
서하를 향해 몸과 발을 내밀었다.
촤르르륵!
서하는 걸어온 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거친 싸움을 즐겨 한 지네딘 지단처럼, 화려한 발재간과 민첩한 몸놀림으로 선수들을 하나둘씩 벗겨 나갔다.
“미친!”
“뭐 해! 막아!”
흐름이 돌아왔다.
서하는 그렇게 느끼며 집중력을 고도로 끌어올렸다.
관중들의 야유가 사라졌다.
선수들의 거칠어진 호흡이 사방에서 들려왔지만, 이내 침묵했다.
오로지 서하 본연에만 집중했다.
호흡과 심장 박동 소리, 공과 축구화가 부딪치며 나는 소리만 들려왔다.
굳이 상대를 페인팅 모션으로 속일 필요는 없다.
지금은 속도 그리고 타이밍으로만 결투를 걸어온 적들을 차례대로 무찔렀다.
“후우. 후우.”
박스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수아레스가 타이밍에 맞춰 센터백들을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수아레스가 공간을 만들어 주자 서하는 머뭇거리지 않았다.
양발 모두 자신이 있었지만, 오늘은 오른발을 선택했다.
왼발로 도움닫기를 하고 오른발로 힘껏 힘을 실어 공을 찼다.
서하의 몸이 순간 붕 떠올랐다.
오른발이 무사히 착지한 순간.
스완지 시티의 골망이 흔들렸다.
그 순간 침묵이 사라지고 거대한 함성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