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76)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176화(175/201)
176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1)
서하는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 경기에 앞서 벵거 감독과 함께 기자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 회견장에는 다양한 국적을 가진 기자들이 참석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홈경기라 그런지 스페인 기자들이 굉장히 많았다.
물론 영국과 한국에서 온 기자들도 꽤 보였다.
아스날이 유일한 프리미어 리그 소속 팀이라는 화제성도 한몫했지만, 기자들의 관심은 온통 서하에게 쏠려 있었다.
며칠 전 주제 무리뉴 감독이 서하의 실력을 칭찬하면서도 완벽하게 봉쇄할 수 있는 무기가 있다며 입을 털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기자들은 두 사람의 관계를 넘어 레알 마드리드와 서하와의 분홍빛 기류에 주목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꾸준히 관심을 보내며 적극적으로 영입을 추진해 왔다.
아쉽게도 서하가 재계약을 맺으며 이적이 무산되었다.
하지만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인터뷰에서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서하를 영입하겠다며 다시 한번 화제를 끌어올렸다.
[윤을 데려오기 위해 아스날에 백지 수표를 건네겠다. 아스날은 당연히 윤을 내놓을 것!]기사를 접한 가지디스 단장은 재빨리 NFS을 선언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페레즈 회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스포르트 커버 대표와 저녁 식사를 가진 페레즈 회장, 윤을 데려오기 위한 작업인가?]서하의 에이전트인 은디아예와 만난 사실까지 밝히며 반드시 데려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사실 서하는 페레즈 회장의 뜨거운 관심이 살짝 부담스러웠다.
하루가 멀다하고 노골적으로 플러팅을 해 댔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위대하다.
역대 슈퍼스타들은 레알 마드리드를 거쳐 갔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명문 구단이다.
아스날도 훌륭한 구단이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선수들이 꿈꾸는 최고의 구단이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도 네가 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월드 클래스 선수들과 뛰어 보고 싶지 않은가.
지금 받는 주급의 3배를 주겠다.
한국 유망주들을 영입하겠다.
프리 시즌에는 한국 구단과 경기를 가지겠다.
서하가 혹할 만한 아니면 한국 사람들이 혹할 조건들을 내세웠다.
‘솔직히 조금은 끌렸어.’
페레즈 회장의 말대로 레알 마드리드는 선수들이 가장 뛰고 싶은 구단이었다.
아스날과 달리 주급과 수당을 많이 지급했으며 선수들의 만족도도 굉장히 높았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구단답게 트로피도 많이 들어올렸다.
레알 마드리드는 ‘위대한’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구단이었다.
하지만 서하는 아스날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
기량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마드리드에 오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윤! 영국과 비교하면 어떤 것 같나요? 음식이나 축구나 문화 등 아무거나 대답해 주셔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작년에 바르셀로나에 갔을 때도 느꼈지만, 스페인은 날씨가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공을 차기 좋은 날씨라 그 점은 부럽습니다.”
“오! 그럼 이번에 스페인 리그로 오시는 건 어떤가요?”
“저는 지금 생활에 만족합니다. 동료들과 마음도 잘 맞고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 그리고 구단 직원들과 사이가 좋습니다. 저를 응원하는 팬들이 존재하는 한 스스로 떠날 생각은 없습니다.”
에둘러 거절했음에도 스페인 기자는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이 백지 수표를 내민다고 해도 말이죠?”
“음, 백지 수표 가격이 얼마가 될지 모르겠지만, 돈으로는 행복을 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질문들이 계속 들어오자 벵거 감독은 이적과 관련된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 후로는 일반적인 질문들이 쏟아졌다.
“올해 아스날은 부상자들이 굉장히 적은데 감독님의 선수 관리 방식에 변화가 있었습니까?”
“프리미어 리그는 타 리그보다 경기 수가 많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적절한 휴식을 부여해야 합니다. 또한 스쿼드가 두터워야 하죠. 저는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구단에 요청해 스쿼드를 두텁게 만들었고 선수들의 컨디션과 체력 유지에 각별히 신경 썼습니다. 솔직한 생각으로는 운이 좋지 않았나 싶습니다. 네, 정말 운이 좋았죠. 어쩌면 신께서 저를 도운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벵거 감독이 직접 운이 좋았다며 너스레를 떨자 기자 회견장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벵거의 아스날은 중요한 시기가 되면 부상자들이 넘쳐나 고통을 받았으니까.
“윤, 이번에 새로 합류한 루이스 수아레스는 어떤 동료입니까? 서로 연락을 자주하나요?”
“재미있는 친구죠. 수지, 그러니까 루이스는 훈련장에서나 경기장에서나 경기장 밖에서도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에너지 넘치는 친구입니다. 집도 가까워서 연락보다는 자주 보곤 합니다. 자꾸 저보고 마테차를 마시라 하는데 글쎄요. 제가 어려서 그런지 입맛에 맞지 않더라고요.”
서하의 대답을 들은 우루과이 기자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제공한 훈련장에서 뛰어 본 소감은 어떤가요?”
“훌륭했습니다. 런던 콜니보다 좋은 점도 있었고요. 아까도 말했듯이 가장 좋았던 건 역시 날씨였습니다. 하루 종일 맑은 날을 볼 수 있다는 건 축복이거든요.”
스페인을 띄워 주는 대답에 스페인 기자들의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국뽕은 어느 나라든 먹히는 소재였으니까.
“무리뉴 감독은 윤을 미래에 리오넬 메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선수라며 칭찬했지만, 모레 경기에서 완벽하게 봉쇄할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한 해법을 들어 볼 수 있습니까?”
벵거 감독은 서하를 바라봤다.
서하는 볼을 살짝 긁적이며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먼저 저를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독님께서 저를 봉쇄하겠다고 하셨는데 아스날은 저 혼자만으로 돌아가는 팀이 아니라는 걸 알려 드리고 싶네요. 저를 봉쇄하더라도 동료들은 제 몫까지 해낼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저를 봉쇄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말씀드린 겁니다.”
“자신감이 굉장히 넘치시는데 현실은 레알 마드리드 전력이 아스날보다 스쿼드가 좋지 않나요?”
“축구는 스쿼드가 좋다고 무조건 이기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기세, 전술, 조직력, 마음가짐, 운 등 다양한 조건에 영향을 받죠. 분명 객관적인 전력은 레알 마드리드가 우세할지 모르나 아스날은 올해 들어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리그에서는 2패만 기록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죠. 반면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패배가 많은 데다 선수단 분위기도 좋지 않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종합하자면 저희가 압도적인 우위에 있죠. 원정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서하는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생각보다 길게 대답했던 터라 입이 바짝 말랐다.
벵거 감독이 바로 물병을 건넸다.
“감독님, 감사합니다.”
벵거 감독은 말없이 웃으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감독님께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핵심이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핵심이라. 많은 사람들이 챔피언스 리그 최다 득점을 기록 중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언급할지 모릅니다만, 레알 마드리드의 핵심은 중원에 있습니다. 저도 호날두를 좋아하고 그의 플레이를 보며 열광합니다만, 레알 마드리드는 사비 알론소가 굉장히 큰 역할을 해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기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벵거 감독의 의견에 공감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기자도 있었다.
“중원이라. 혹시 이유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적인 스타들이 모인 구단입니다. 대부분의 스타는 공격에 재능을 보이죠. 호날두, 곤살로 이과인, 앙헬 디마리아, 메수트 외질, 카카 등 팬들은 이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를 볼 수 있어서 기쁠 겁니다. 하지만 이 선수들이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그 선수가 바로 사비 알론소죠. 후방에서 전방으로 공을 공급하고 센터백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 주니 공격수들이 마음 놓고 공격을 펼칠 수 있는 겁니다. 사비 알론소가 없다. 그러면 레알 마드리드는 평범한 팀으로 전락하겠죠. 이미 앞선 경기에서 드러났다고 봅니다.”
“챔피언스 리그 조별 예선 도르트문트전에서 말이죠.”
한 기자의 말에 벵거 감독은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만 아니라 리그에서도 사비 알론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나오는 문제점을 우리는 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밸런스가 무너지고 위험한 장면이 다수 나온다는 걸 말이죠. 어제 무리뉴 감독이 윤을 봉쇄하겠다고 말했는데… 그러면 저는 알론소를 봉쇄하겠습니다. 누가 더 결과가 좋을지는 경기가 끝나면 알게 될 겁니다.”
“승리에 확신이 찬 목소리신데 아스날이 원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이길 수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저는 언제나 이길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합니다. 지난 대회에서는 아쉽게 8강에서 멈췄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더 높은 무대까지 올라가고 싶습니다. 이번 시즌 아스날은 강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승리할 겁니다. 레알 마드리드라고 해도 말이죠.”
기자들의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서하와 벵거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자신감이 넘치는 목소리로 승리를 확신했다.
“이제 마지막 질문을 받겠습니다. 네, 두 번째 줄, 안경 쓰신 분.”
“아스날이 이번 대회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두 분 중 한 분만 대답해 주셔도 좋습니다.”
벵거 감독은 서하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서하는 거부하지 않았다.
“제 대답이 현실적인 대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릅니다만, 저는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히고 싶습니다. 아스날은 우승할 겁니다. 이번 챔피언스 리그 우승은 아스날입니다.”
* * *
[사랑하는 축구 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2/13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 아스날 대 레알 마드리드 경기 중계를 맡은 HBS 스포츠의 캐스터 김윤하입니다!] [해설 심훈기입니다.] [한국 시각으로 새벽 3시 50분! 드디어 많은 분들이 기다려온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 경기가 조금 있으면 시작할 텐데요. 심 위원님께서는 오늘 경기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하하! 이거 정말 어려운 질문인데요. 대답에 따라 제 목숨이 왔다 갔다 할 수 있기에 정말, 정말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1차전 경기가 레알 마드리드의 홈경기고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 경기력이 조금 좋지 못하다지만, 산티아고 베르나우에서 패배한 경기는 많지 않았습니다. 홈에서는 극강의 포스를 보여 줬죠.] [올해 단 1패네요. 홈에서요.] [맞습니다. 밖에만 나가면 고생한다는 말이 돌 정도로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력은 좋지 않았지만, 홈만큼은 달랐죠. 그 1패도 바르셀로나였으니 말 다 했죠.] [그럼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를 점치신다는 말씀인가요?] [음, 현재 레알 마드리드에는 부상자들이 많거든요? 마르셀루, 앙헬 디마리아, 페페도 나서지 못하는 데다 지난 경기에서 부상으로 실려나간 사미 케디라도 출장이 불투명하죠. 반면 아스날은 베르마엘렌과 칼 젠킨슨을 제외하면 부상자가 없습니다.] [오! 그럼 아스날이 이긴다는 말씀인가요?] [결론을 내리기는 정말 어렵지만, 아마 윤서하 선수에게 달려 있지 않을까요? 무리뉴 감독이 예고한대로 윤서하 선수 봉쇄에 성공한다면 아스날의 공격은 급감할 테고 밸런스가 무너지게 될 테니까요. 그래도 저는 윤서하 선수가 쉽게 봉쇄될 거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이미 많은 팀이 윤서하 선수를 막으려고 대인 마크도 붙여 보고 갖은 시도를 다 했는데 통하지 않았거든요. 레알 마드리드에는 대인 봉쇄에 적합한 선수가 없기도 하고요.] [마이클 에시앙 선수가 있지 않나요? 사비 알론소도 있고요.] [두 선수로는 윤서하 선수를 막기 어렵죠. 제가 한국인이라서가 아니라 진짜로. 윤서하 선수는 막으려고 한다고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에요. 중앙, 측면, 후방을 자유롭게 오가며 경기를 넓게 쓰는 선수인데 이걸 막겠다고 따라다닌다? 아마 아스날 선수들에게 공간을 공략당할 겁니다.]두 사람은 계속해서 만담을 이어 나갔다.
서하와 외질을 비교하는 자료가 나오자 심훈기 위원은 신이 난 얼굴로 떠들어 댔다.
[메수트 외질 선수는 대단한 선수가 맞습니다. 확실히 클래스가 있는 선수죠! 하지만 이번 시즌은 부활한 카카에게 밀려 후보로 나올 때가 많거든요. 결정적으로 무리뉴 감독은 외질의 플레이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죠.] [활동량이 적으니까요.] [그렇죠. 이외에도 여러 단점이 있어서 써먹기 참 어려운 선수입니다. 아무튼 결론은! 우리 윤서하 선수와 비교하기에는, 이번 시즌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네요.] [그렇군요. 자! 드디어 양 팀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입장하고 있습니다! 역시 카메라가 윤서하 선수를 비춰 주는데요. 확실히 윤서하 선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하하하! 그래서 많은 빅 클럽 팀이 윤서하 선수를 데려오려는 거죠. 실력도 있고 스타성도 있으니까요.] [자, 아스날의 선발 라인업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오늘도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합니다. 골키퍼는 보이치에르 슈체스니. 포백은 나초 몬레알, 로랑 코시엘니, 페어 메르테자커, 바카리 사냐. 미켈 아르테타와 아론 램지가 중원을 구성하고 마르코 로이스, 윤서하 산티 카솔라가 2선을 책임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트라이커는 루이스 수아레스가 나왔습니다.] [예상했던 선발 라인업이죠. 현재 아스날의 베스트 11. 와! 정말 숨 막히는 라인업이네요. 리그 최소 실점 포백 라인, 탄탄한 3선에 파괴적인 2선과 득점 1위를 달리는 수아레스까지. 상대가 레알 마드리드가 아니었다면 저는 아스날의 승리를 말했을 겁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적수를 찾아보기 어려우니까요. 다음은 홈 팀! 레알 마드리드의 선발 라인업입니다. 이케르 카시야스, 파비오 코엔트랑, 라파엘 바란, 세르히오 라모스, 알바로 아르벨로아, 사비 알론소, 루카 모드리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메수트 외질, 호세 카예혼 그리고 카림 벤제마가 나왔습니다.] [역시 부상의 여파로 약간의 변화가 있네요. 제가 눈여겨볼 포지션은 역시 센터백입니다. 페페가 빠지고 특급 유망주인 라파엘 바란이 선발로 나왔는데 아스날의 파괴력을 신인 선수가 견딜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렇군요! 드디어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뒤로 공을 쭉 뺍니다! 아스날이 빠르게 올라가 전방 압박을 가하는데… 어! 이게 뭔가요! 바란이 공을 뒤로 놓칩니다! 카시야스가 다급히 나오지만, 수아레스! 빠릅니다! 루이스 수아레스! 공을 잡고 슈웃! 골! 경기 시작 7초 만에 아스날이 선제 득점에 성공합니다!]